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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큐브 "BTN1A1, PD-L1 비발현·내성암서 효과 확인"[베를린 2025 ESMO=황병우 기자] 에스티큐브가 면역항암의 미개척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회사는 BTN1A1을 표적한 신약 후보물질 '넬마스토바트'를 통해 PD-L1 비발현·내성암 환자에서도 반응 가능성을 탐색하며, 정밀면역항암의 현실화를 향한 첫 단계를 밟는 중이다.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5)에서 에스티큐브는 연구자임상과 전임상 등 두 건을 공개했다. 연구자임상은 BTN1A1 발현도와 무진행생존기간 차이를, 전임상은 화학요법 병용 시 BTN1A1 억제의 상호보완 효과를 제시했다.데일리팜은 베를린 현장에서 유승한 에스티큐브 연구총괄(CSO)과 이수현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연구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이수현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포스터 발표 모습. "PD-L1 비발현 환자서 반응 확인…정밀면역의 새로운 가능성"회사에 따르면 BTN1A1은 에스티큐브가 세계 최초로 규명한 타깃으로 PD-L1과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이다.정상조직에서는 발현이 거의 없지만 암세포에서는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지녀, 치료 표적이자 예측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유 총괄은 "BTN1A1은 PD-L1이 거의 발현되지 않는 암종, 특히 대장암과 비소세포폐암에서 강하게 발현된다"며 "기존 면역관문억제제가 듣지 않던 환자군에서 새로운 반응 경로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발표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진행 중인 전이성 대장암 연구자임상 1b/2상의 중간분석 결과로, BTN1A1 발현 정도에 따른 무진행생존기간 차이를 중심으로 공개됐다.전임상 포스터에서는 BTN1A1이 화학항암제 투여 후 오히려 발현이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됐다.유 총괄은 "기존 PD-L1은 빠르게 자라는 암세포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BTN1A1은 치료 후 남는 느린 성장세포, 즉 휴면암세포에서 높게 발현된다"며 "이 때문에 화학요법과 병용 시 상호보완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의 폴폭스(FOLFOX, folinic acid + fluorouracil + oxaliplatin)와 폴피리(FOLFIRI, folinic acid + fluorouracil + irinotecan), 폐암의 도세탁셀 등 표준항암제와 BTN1A1 억제제를 함께 투여했을 때 종양 억제 효과가 크게 향상됐다"며 "PD-1 계열의 내성환자에서도 병용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BTN1A1 고발현 환자서 생존기간 연장…바이오마커 임상 가속"고대안암병원에서 진행 중인 대장암 연구자임상(1b/2상)에서도 BTN1A1 발현 정도와 임상 반응 간의 상관성이 관찰됐다.유승한 에스티큐브 연구총괄유 총괄은 "BTN1A1 발현이 높을수록 반응이 뚜렷했다"며 "BTN1A1 H-Score 250 이상 환자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mPFS)이 6.3개월, 150~249군은 4.2개월, 150 미만군은 4.0개월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이 같은 결과는 기존 3차 치료 표준요법의 평균 2~3개월 대비 개선된 수치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BTN1A1 양성 환자를 선별한 바이오마커 기반 임상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비소세포폐암 대상 회사주도 2상도 올해 말 투약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이날 이 교수는 유승한 연구총괄의 설명을 종합해 BTN1A1 억제제의 임상적 의미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그는 "기존 PD-1 중심 치료에서 반응이 없던 암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PD-1 내성이나 불응 환자에서 병용 파트너로 적용할 수 있다"며 "바이오마커 기반 임상 설계의 의미와 함께 병용 시 독성이 거의 없어 안전한 면역항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또 이 교수는 "PD-1 병용요법은 예기치 못한 면역 이상반응이 발생할 때가 있지만, BTN1A1 억제제는 기존 약물과 병용해도 독성이 추가되지 않는다. 오히려 안전성이 높아 새로운 병용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실제 환자 투여에서도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대규모에서의 안전성 확인은 후속 과제로 남는다고 언급했다."데이터 쌓으며 글로벌 협업 타진…정밀면역의 현실화 목표"회사는 이번 결과를 BTN1A1 기반 정밀면역 플랫폼의 임상적 근거로 삼아, 후속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구체적으로 내년 초까지 대장암과 폐암 임상 데이터를 추가 확보한 뒤,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장기적으로 BTN1A1 억제제를 중심으로 한 정밀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PD-1 이후 시장의 미충족수요를 채우겠다는 전략이다.유 총괄은 "BTN1A1은 PD-L1로 설명되지 않는 면역반응의 공백을 채울 열쇠가 될 수 있다"며 "정밀면역항암의 가능성을 임상 데이터로 차근히 증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2025-10-23 06:02:39황병우 -
"차세대 CAR-T 치료제, 도약 위해선 고형암 극복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ADC(항체약물접합체) 열풍에 가려진 CAR-T 치료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GMP와 임상 가시밭길을 걸으며 국내 첫 CAR-T 치료제 허가가 다가오고 있지만, 향후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기술적 한계 극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큐로셀 김건수 대표.22일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약학회-제약바이오협회 신약개발 공동심포지엄에서 차세대 CAR-T 치료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큐로셀은 재발성 및 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LBCL) 치료제인 ‘림카토(RIMQARTO, 성분명 안발셀)'로 국내 첫 CAR-T 치료제 허가에 도전하고 있다. 복지부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2호 대상 약제로 선정된 상태다.김건수 대표는 “2017년 킴리아를 시작으로 예스카타, 브레얀지 등의 CAR-T 치료제가 나왔다. 킴리아는 소아급성백혈병을 최초 적응증으로, 예스카타는 림프종에서 허가를 받아 좋은 효과를 보였다”며 약 8년 간의 CAR-T 치료제 변천사를 설명했다.3차 치료제에서 1~2차 치료제로 임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성패가 갈렸고,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김 대표는 “글로벌 관점에서는 혈액암에 치중돼 있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고형암에서 작용하는 치료제가 없고, 아직 기술 진보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국내에서도 킴리아가 도입되며 환자들과 연구자들의 기대감을 모았고, 국내사들도 개발 연구를 시작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김 대표는 “임상승인 과정에서 난감한 것은 GMP였다. 줄기세포 중심의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시설이 있었지만, 당시 유전자 조작을 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GMP 시설은 없었다. 직접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국내에서는 분석법도 없었고, CAR-T에 대한 실질적 경험을 가진 임상 의료진도 없다는 게 모두 난관이었다. 결국 삼성서울병원에 국내 최초 CAR-T GMP를 완공하는 등의 공을 들였다.김 대표는 “2021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임상을 진행했고, 67% 완전관해율을 보고했다. 심각한 부작용도 상당히 낮았다”면서 “이번에 허가를 받으면서 킴리아 데이터와 유사 환자군으로 분석해서, 두 약물의 비교 데이터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김 대표는 “하지만 지난 2022년 ADC 치료제 엔허투의 임상결과 발표 후 모두 ADC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ADC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반면 CAR-T 치료제는 고형암에서 한계라고 인식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와야 많은 회사와 연구자들이 새로운 기술개발에 매진하게 될 것이다. 차분히 기술을 개발해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5-10-22 20:31:57정흥준 -
'엑스코프리·렉라자'...K-신약 글로벌 공략 성공 공식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K-신약들의 성공 공식이 제약바이오산업과 연구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가 그 주인공이다.박정신 SK바이오팜 부사장.박정신 SK바이오팜 부사장과 이승오 유한양행 임상개발실장은 22일 오후 약학회-제약바이오협회 신약개발 공동심포지엄에서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하며 이목을 끌었다.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 FDA 승인과 미국 현지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 진행해 성공을 거둔 첫 사례다.SK바이오팜에게도 새로운 길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계획은 아니었다.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유력한 안으로 검토했다. 다만, 개발 과정에서 우수한 약효 데이터가 확인되며 전 과정 자체 수행으로 방향을 틀었다.박정신 부사장은 “2001년도 후보물질 탐색을 시작했고, 2005년에 FDA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임상 기간만 14년이 소요됐고 2020년 미국 출시해 판매됐다”면서 “처음부터 전부 자체 수행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박 부사장은 “초기임상까지만 하고 라이센스 아웃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되면 목표가 단절되고, 최종 허가까지 가는 역량에 한계가 생긴다는 판단이었다”면서 “또 파트너사 재무상황에 따른 개발 중단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했다.박 부사장은 “우수한 임상데이터를 보고 직접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것도 우수한 약효 덕분이었다”고 말했다.SK바이오팜은 작년 4300억을 기록했던 엑스코프리 매출이 올해 6000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성인 부분발작에만 허가돼 있는 적응증을 전체 발작과 소아 대상으로까지 확대 추진하고 있다.전 세계 100여개 국가, 5개 대륙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그는 글로벌 진출에서 타깃 시장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그는 “국가 선정이 중요하다. 그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우리는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이자 궁극적인 진출 목표였던 미국으로 타깃을 정했다. 여기에 유럽시장을 함께 타깃했다”면서 “타깃 국가를 정확히 정해야 과학적 기반을 어떻게 마련하고 허가를 충족할 것인지 기본적인 전략이 세워진다. 환자 모집전략을 세울 때도 유병률과 의료접근성 등 현지에 맞는 고민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그는 “나라별 샘플이 수출입되는 조건도 다르다. 문화적, 언어적 차이도 중요하다”면서 각 국가에 맞는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성공경험이 재산...파트너십과 구체적 전략 관건 K-신약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렉라자’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도 공유됐다.이승오 유한양행 임상개발실장.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개발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 개발하고, 존슨앤존슨에 기술 이전한 뒤 작년에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이승오 유한양행 임상개발실장은 “글로벌 라이센스 아웃을 진행할 때 공동개발 계약을 했다. 각각 나눠서 개발해야 할 부분을 나눴고, 공동개발이다보니 한 팀처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이승오 실장은 “빅파마가 임상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배울 수 있었고, 내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그 경험을 이후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개발 초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앞선 회사들이 허가 심사단계이거나 개발 진행단계였기 때문이다.이 실장은 “늦게 착수했던 과제였고 회사 입장에서도 첫 항암제였다. 후발주자여서 임상을 끝까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운신의 폭이 적더라도 기회에 집중하기로 했고, 임상적 미충족 요구사항 해결에 집중했다. 또 존슨앤존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변화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이어 “항암제 병용투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때가 아니었는데 병용까지 확대하려고 했다. 또 파트너사, CRO를 포함해 파트너십을 강하게 구축한 게 성공의 키가 됐다”고 강조했다.아시아인에게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점, 뇌 전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이 점을 임상에서 주요 요건으로 정해 놓은 것도 한몫했다.이 실장은 “늦게 개발에 착수한 회사였고, 가장 빨리 진행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속도뿐만 아니라 개발되고 있는 약제의 부족함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며 접근했다”며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조언했다.2025-10-22 20:27:26정흥준 -
한미약품 "비만신약 후보 발굴에 AI 활용…기간 절반 단축"[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한 시점부터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까지 불과 30개월이 걸렸습니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전체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전해민 한미약품 상무는 22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AI의 신약개발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지난 2023년 3월 착수했다. 목표는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기존 비만 치료제의 경우 체중감소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이 동시에 감소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특히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데, 이때 근육보다는 지방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오히려 체지방량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진다.한미약품은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했다. 근육량을 늘리면서 동시에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는 약물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비만 치료 영역에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기존의 문헌연구를 검색해 ‘CRF(corticotropin-releasing factor)’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CRF는 스트레스 반응에 의해 유도되는 신경펩타이드 물질 중 하나다. 이 물질은 수용체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R1수용체가 붙으면 CRF-R1, R2수용체가 붙으면 CRF-R2가 되는 식이다.문제는 CRF-R2가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기대했던 효과를 내기 위해선 후보물질을 CRF-R1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CRF-R2만 타깃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해야 했다.여기서 AI가 활용됐다. 구글의 알파폴드를 활용해 CRF-R2를 기반으로 한 단백질 구조를 모델링했다. 또한 이 물질이 실제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예측하고, 해당 효과를 재검증하는 데도 AI의 도움을 받았다. 그 결과, CRF-R2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가 높은 정확도로 예측값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 상무는 “보통 펩타이드로 약물을 디자인할 때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에는 하나의 특성을 확인한 뒤 다음 단계의 검증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AI는 단계 구분 없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를 통해 후보물질을 최종 선택할 때까지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최소 3배는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당초 기대했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강조했다.약물의 기전을 확인하고 임상 단계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도 AI가 활용됐다.약물 기전 확인은 퍼스트인클래스 약물 개발에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기존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후보물질을 공개하는 것뿐 아니라, 해당 후보물질이 어떤 기전으로 작용해서 효과를 내는지 설명해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전 상무는 “여기서도 AI를 활용했다. AI를 통해 동물실험에서 이 후보물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HM17321이 다양한 기전으로 근육을 늘리고, 이는 근력 운동을 할 때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전 상무는 “나아가 AI를 통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했다. 영국 UK BIO BANK의 5만3000명 규모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지방이 감소하고 근육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 결과를 AI가 내놨다”고 설명했다.이렇게 확보한 후보물질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지난달 말 미 식품의약국(FDA)에 임상1상 계획을 신청했다. 2023년 3월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30개월 만이다.전 상무는 “프로젝트 착수부터 임상시험 진입까지 빠르게 달려왔다. IND 제출까지 30개월이 걸렸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해보니,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하나를 던지면 AI가 전략과 방향을 모두 제시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모든 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깊이 파고드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2025-10-22 18:06:43김진구 -
"AI 병리가 바꾼 치료 패러다임...루닛, 새 근거 제시"[베를린 2025 ESMO=황병우 기자]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5) 현장에서 루닛이 인공지능(AI) 병리 분석의 새로운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특히 면역항암제 반응이 거의 없던 정상 불일치 복구형(pMMR) 대장암 환자군에서 AI가 치료 반응을 구분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데일리팜은 ESMO2025 현장에서 임유주 루닛 온콜로지그룹 메디컬디렉터(혈액종양내과 전문의)를 만나 연구의 임상적 의미와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루닛 ESMO2025 구연발표(Oral Presentation) 모습 "슬라이드 하나로 치료 반응 예측...AI 바이오마커 실용성 입증"이번에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활용한 연구초록 2편을 발표했다.그중 특히 주목된 발표는 구연발표(Oral Presentation)로 채택된 루닛은 키아라 크레몰리니 피사대학교(University of Pisa)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 결과다.연구는 루닛의 AI 병리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활용해 아테졸리주맙(티쎈트릭)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예측한 것이 핵심이다.임유주 디렉터는 "pMMR 대장암은 면역항암제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대표적 난치 암종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추가로 혜택을 보는 특정 환자군을 구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새로운 검사나 조직 채취 없이 기존 H&E(Hematoxylin & Eosin-stained slide) 슬라이드만으로 종양미세환경을 정량화해 치료 반응을 예측했다"며 "AI가 바이오마커로서 임상적 효용성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강조했다.H&E 슬라이드는 병리 진단 시 대부분의 환자 검체에서 기본적으로 제작되는 염색 조직 슬라이드로, 별도 검사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성이 높다.연구를 살펴보면, 연구진은 환자 161명의 병리 슬라이드를 루닛 스코프로 분석해 림프구·종양세포 등 6종 세포의 밀도를 정량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자를 두 그룹(A/B)으로 분류했다.분석 결과, 아테졸리주맙 병용군의 A그룹은 B그룹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이 모두 개선됐다. 특히 화학요법 단독군에서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던 반면, 병용군에서만 차이가 확인돼 루닛 스코프가 면역항암제 특이적 예측지표임을 입증했다."면역 반응 복합요소 반영...AI로 종양미세환경 정밀화"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한 세포 밀도 분석을 넘어 종양미세환경(TME)을 복합적으로 해석한 점이다.임 디렉터는 "면역항암제의 반응은 PD-L1 발현뿐 아니라 T세포 침윤, 항원전달 과정, 신생항원 등 복잡한 면역 반응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며 "루닛 스코프는 이러한 다층적 변수를 AI 병리 분석으로 수치화해 해석 가능한 형태로 제시한다"고 말했다.임유주 루닛 온콜로지그룹 메디컬디렉터특히 이번 모델은 기존 면역활성(Inflamed) 중심의 분류를 넘어, 혈관내피세포와 섬유아세포 등 다양한 세포 간 상호작용까지 반영했다.임 디렉터는 "림프구의 분포와 함께 분열 중인 종양세포 비율이 반응 예측에 가장 기여도가 높았다"며 "AI가 단일 인자 중심의 기존 바이오마커 한계를 극복했다"고 덧붙였다.또 그는 "슬라이드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장 분석에 5~10분 정도 소요된다"며 "대용량 데이터의 경우도 수십 분 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이 속도면 임상 판독 과정과 병행해 즉시 참고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지난 2021년부터 5년 연속으로 ESMO에 참석한 루닛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 논의도 확대하고 있다.임 디렉터는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미 승인된 약제가 많아 신규 임상보다는 후속 적응증과 신약 개발에 맞춘 동반진단 협업이 활발하다"며 "연구자 주도 임상 데이터를 통해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현재 루닛 스코프 IO를 기반으로 BiTE(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항암제 바이오마커 연구도 병행 중"이라며 "임상시험 단계부터 파트너 제약사와 협력해 실질적인 치료 예측 도구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AI, 약물개발의 새 동반자...ADC·TKI로 확장 중"매년 유럽임상종양학회에서는 면역항암제뿐 아니라 ADC 등 새로운 모달리티에 대한 발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 루닛 역시 AI 바이오마커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임 디렉터는 "ADC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디지털 병리 AI 기반 동반진단(CDx)을 적극 도입하고 있어, 루닛의 분석기술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루닛은 면역염색 슬라이드 기반 IHC 분석 기술을 통해 ADC 약제용 바이오마커를 개발 중이며, 형태학적 패턴 분석을 활용한 TKI 반응 예측 모델도 구축 중이다.그는 "AI가 약제별 반응 패턴을 정량화하면, 향후 동반진단과 환자 맞춤 치료를 모두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루닛은 이번 ESMO에서 대장암 외에도 신세포암과 비소세포폐암 관련 연구를 동시에 발표했다.신세포암 연구에서는 면역활성 환자군이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60.5%를 보여 비활성군(23.2%)보다 현저히 높았다.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일본 다기관 환자군을 대상으로 면역활성 표현형이 우수한 반응을 보여, AI 모델의 재현성을 확인했다.그는 "AI 병리 분석은 특정 암종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조기 치료 단계나 보조요법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다암종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결국 AI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바꾸는 실질적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그는 "AI 병리 분석은 특정 암종에 한정되지 않는다. 조기 치료 단계나 보조요법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다암종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2025-10-22 12:05:35황병우 -
HK이노엔 "케이캡 6번째 적응증 임상3상 성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의 6번째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 HK이노엔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장기 복용으로 인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무작위배정, 이중 눈가림, 활성약 대조 디자인으로 전국 33개의 시험기관에서 총 39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케이캡25mg과 PPI 계열의 란소프라졸 15mg을 투여한 후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24주 후 위·십이지장 궤양 발생 비율 평가 결과 케이캡25mg 투여군은 란소프라졸15mg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약물과 관련된 우려할만한 이상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NSAIDs는 두통, 근육통, 관절염 등 다양한 통증과 염증성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그러나 장기 복용 시 위염, 위궤양, 위출혈 등 위장관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케이캡시리즈 제품 사진 HK이노엔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케이캡의 6번째 적응증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지난 2018년 국내개발 신약 30호로 허가받은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다. 위벽 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 분비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케이캡의 국내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의 치료 ▲소화성 궤양 및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개로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2025-10-22 09:22:33천승현 -
EZH1·2 동시에 잡는다…한미약품, 차세대 항암제 공개[베를린 2025 ESMO=황병우 기자] 한미약품이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의 또다른 축을 공개했다. 유럽종양학회(ESMO 2025) 현장에서다.회사는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며, 내성 극복을 겨냥한 새로운 항암 기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데일리팜은 베를린 현지에서 노영수 한미약품 ONCO임상팀 이사를 만나 HM97662의 임상적 의미와 향후 개발 전략을 들어봤다.노영수 한미약품 ONCO임상팀 이사 포스터 발표 모습 "내성 억제·반응 유지 근거 확인…EZH1 병행의 가치 입증"이번 포스터 발표를 살펴보면 HM97662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보하고 초기 항종양 반응을 확인했다.총 28명의 환자가 50~350mg QD, 7개 용량군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일부 환자에서 부분관해(PR)와 장기 안정병변(SD)이 관찰됐다.노영수 이사는 "HM97662는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된 약물로, 단독 억제보다 내성 억제와 반응 지속성에서 우위를 보였다"며 "EZH2 단독 저해 시 EZH1이 보상적으로 활성화돼 내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두 타깃을 함께 잡아주는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임상에서도 장기 안정병변이 확인됐고, 이는 EZH1 병행 억제가 반응 유지에 기여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임상적 근거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이번 발표에서 주목받은 대목은 SMARCA4 결손 환자에서의 부분관해 사례였다.노 이사는 "SMARCA4 변이 환자에서 PR이 관찰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이 환자군은 기존 치료 반응률이 낮은 고위험군인데, EZH1/2 이중 저해 전략이 분자 변이 기반 환자에서도 치료 활성을 보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고형암에서는 PRC2(Polycomb Repressive Complex 2) 복합체 이상이 관여하는 경우가 많고, 혈액암은 EZH2 변이가 직접 관련돼 있다"며 "HM97662는 이런 분자적 특징을 반영해 고형암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라고 언급했다.현재 한미약품은 HM97662의 임상 1상을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 중이며, 추후 미국 등으로 확장도 검토 중인 상태다.노 이사는 "EZH1/2 이중 억제 타깃이 특히 잘 작용할 수 있는 암종으로 소세포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을 주목하고 있다. 전이성 고형암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시작했지만, 반응이 뚜렷한 암종으로 점차 좁혀갈 것"이라고 밝혔다."글로벌 협업·자체 개발 병행…한미식 항암 생태계 구축"한미약품이 이번 ESMO2025에서는 HM97662를 중심으로 발표했지만 이외에 다수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노 이사는 "라이선스아웃(L/O)은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것만이 목표는 아니다"며 "한국과 아시아에서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공략해 자체 개발과 상업화를 병행할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병용 임상도 준비 중"이라며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 화학요법과 병행 시 시너지 가능성을 전임상에서 확인했고 이를 임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미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EZH1/2 기전의 임상 근거를 강화하는 한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에도 진입할 계획이다.노 이사는 "단독요법 중심으로 용량과 내약성을 확보한 뒤, 병용 전략으로 확장해 나가려 한다"며 "화학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에서 시너지 가능성을 시사하는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특히 노 이사는 한미약품의 꾸준한 항암 연구 노력을 언급하며,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화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질환으로 주목받지만, 항암 분야에서도 오랜 연구 경험과 축적된 역량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의 임상·연구 경험이 현재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또 노 이사는 "한미는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 경험이 있고, 반환된 과제들도 다시 자체 개발 중"이라며 "EZH1/2 이중저해제처럼 독자적 역량으로 신약을 완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미는 차세대 연구 영역으로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노 이사는 "면역항암제 병용뿐 아니라 mRNA, TPD(단백질 분해 유도) 등 차세대 플랫폼에서도 연구를 병행 중"이라며 "ESMO 이후에도 SITC 등 주요 학회에서 후속 발표를 이어가 항암 포트폴리오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025-10-22 06:15:16황병우 -
"연령별 맞춤형 백신으로 폐렴구균 미충족 수요 해결"최정현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폐렴구균 시장에 가장 많은 혈청형을 타깃하는 새로운 백신이 국내 등장했다.한국MSD는 기존 소아용에 이어 성인용 백신을 통해 연령별 맞춤형 예방 전략으로 폐렴구균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21일 한국MSD는 JW매리어트호텔 서울에서 폐렴구균 백신 '캡박시브'의 국내 허가 기념 간담회를 열고, 백신의 임상 근거와 예방 효과를 소개했다.지난 8월 국내 허가된 캡박시브는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혈청형 21가지(3, 6A, 7F, 8, 9N, 10A, 11A, 12F, 15A, 15C, 16F, 17F, 19A, 20A, 22F, 23A, 23B, 24F, 31, 33F, 35B)에 의한 침습성 질환 및 폐렴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특히 최근 국내 시장에 등장한 화이자의 20가 백신 '프리베나20'에는 포함되지 않은 8가지 고유 혈청형(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을 커버한다.이들 혈청형은 65세 이상 성인 감염자의 약 30% 이상에서 검출되는 만큼, 성인 폐렴구균 질환 예방에서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가진다.폐렴구균은 폐렴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약 100가지 유형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성인 15만명 이상이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입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이에 제약사들은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 개발 경쟁을 이어왔으며, 21가 백신인 캡박시브의 등장으로 혈청 커버리지 경쟁이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캡박시브는 임상3상 STRIDE-3 연구를 통해 기존 20가 단백결합 백신(PCV20)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26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캡박시브는 20가 백신과 공통 혈청형에 대해 비열등한 면역반응을 보였으며, 고유 혈청형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항체 반응을 나타냈다.또 기존에 13가·15가 단백결합 백신이나 23가 다당류 백신을 접종받은 대상자에게서도 추가 접종 시 일부 혈청형에서 향상된 면역반응이 확인됐다.최정현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접종으로 형성된 군집면역 만으로는 성인 감염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며 "항생제 내성이 높고,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 늘어나면서 성인 전용 백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21가 백신은 커버리지 스펙트럼이 기존 백신과 완전히 다르다"며 "성인에서 예방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혈청형 대치 현상으로 인한 예방 공백…소아·성인 분리 전략 부각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 한국MSD는 연령별 백신 전략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소아용 '박스뉴반스(15가)'와 성인용 '캡박시브(21가)'를 각각 허가받으며, 연령별 면역 특성과 감염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예방 체계를 구축했다.이는 소아부터 성인까지 동일 백신을 사용하는 화이자 '프리베나' 시리즈와 달리, 연령에 따른 최적화된 접근을 추구하는 전략이다.한국MSD는 캡박시브가 성인에 특화된 맞춤형 백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다양한 백신의 보급으로 전체 폐렴구균 감염률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혈청형 대치 현상(serotype replacement) 으로 인한 예방 공백이 존재한다. 2014년 이후 개발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으로 인한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성인군 중심의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변화는 해외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관리청(CDC)은 최근 폐렴구균 백신 접종 지침을 개정해, 기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50세 이상 성인에게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특히 CDC는 기존 13가 백신 접종자라도 추가로 20가 또는 21가, 23가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며 더 넓은 혈청 커버리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최 교수는 "PCV20과 비교했을 때 캡박시브의 고유 혈청형으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예방 효과는 21~30%로 예상된다. 캡박시브 접종시 PCV20 고유 혈청형의 예방 효과는 8% 정도 감소한다고 보여진다"라고 평가했다.이어 "일부 공통 혈청형에서는 예방 효과가 비슷하지만, 캡박시브 만의 고유 혈청형을 통해 추가적인 보호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며 "결국 연령별 맞춤형 백신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각 연령에 맞는 맞춤형 백신으로 성인 폐렴구균 질환의 입원, 사망 위험을 줄이며 의료비 절감과 생산성 유지, 고령사회 부담 완화에 기여하겠다"며 "캡박시브가 성인 폐렴구균 예방의 새로운 스탠다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캡박시브의 출시 시기는 내년 1~2분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도 출시 시점에 맞춰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2025-10-22 06:07:01손형민 -
퓨처켐 "루도타다이펩, 조건부 허가 연내 신청"[베를린 2025 ESMO=황병우 기자=황병우 기자]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5)에서 공개된 퓨쳐켐의 차세대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루도타다이펩(FC705)’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회 투여 임상에서 주요 장기의 누적 방사선량이 국제 안전 기준을 하회하며, 반복 투여 시에도 내약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데일리팜은 현지 베를린에서 박찬수 퓨쳐켐 개발본부 이사를 만나 이번 결과의 의미와 향후 개발 전략을 들어봤다.박찬수 퓨쳐켐 개발본부 이사 ESMO2025 포스터 발표 모습. "알부민 결합 구조로 체내 순환 연장…안전성 우려 해소"박 이사는 "알부민 결합형 구조로 체내 반감기를 늘리면서 종양 축적은 높이고, 정상 장기 피폭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데이터로 입증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2상으로, mCRPC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총 68회의 치료 주기를 분석했다 . 첫 투여 시 침샘(1.22±0.53 Gy/GBq)과 신장(0.674±0.33 Gy/GBq)에서 가장 높은 흡수선량을 보였고, 골수(0.053±0.011 Gy/GBq)는 가장 낮았다. 반복 투여 후 침샘 선량은 유의하게 감소(p2025-10-21 12:00:28황병우 -
이식편대숙주병 신약 '레주록', 공단 약가협상 돌입[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이식편대숙주병치료제 '레주록'이 보험급여 등재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사노피코리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재 ROCK2억제제 레주록(벨루모수딜)에 대한 약가협상을 진행중이다.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될 경우 연내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레주록은 미국 FDA로부터 신속 승인된 약제로 지난해 8월 국내 허가를 받고 11월 비급여 출시됐다. 가장 큰 특징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염증 반응 및 섬유화 과정을 표적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인 ROC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이다.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질환 특성상 환자 수가 적을 수 있지만 이식 환자의 절반에서 나타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질환으로 치료가 필수적이다.이식편대숙주질환은 재발을 제외한 혈액암 환자 사망의 37.8%를 차지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문제는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이 매년 증가(2023년 기준 총 1794건)함에 따라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식 환자 중 42%가 평균 3년 이내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겪으며, 66%는 이미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겪고 있다.하지만 치료 전략에 공백이 있다.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1차 치료로 권고하는 스테로이드는 장기 사용이 어렵다. 오래 사용할 경우 골다공증, 관절 괴사, 장기 부전증, 고지혈증, 위장 장애, 성장 저하 등 다양한 전신 부작용을 일으키는 쿠싱증후군(Cushing’s Syndrome) 때문이다.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 96%가 1차 치료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70%는 2차 료를 받으며, 이후 3차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50%에 달한다. 2차치료에 실패한 경우 효과적인 3차요법 옵션이 부재한 상황에서 환자들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조절제 등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해야 했다.또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97%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경험하는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이 감염(79.5%)이다. 전신에 다발적으로 발생한 증상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데 폐나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특히나 치명적이다.이같은 상황에서 레주록이 급여 적용과 함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한편 레주록은 2차 이상의 전신요법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75%의 높은 전체반응률(ORR)을 기록하며 기존 치료법에 비해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기존 치료법으로는 개선이 어려운 관절, 간 및 폐에서도 각각 71%, 39%, 26%의 반응률을 보였다.김희제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혈액병원장)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42%는 전신에 다발적으로 증상이 발생해 삶의 질을 현격히 저하한다. 특히 폐와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혈액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했다"고 말했다.2025-10-21 06:10:01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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