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직접조제" 의사 항변...법원 "현실성 없는 주장"[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가 병원에 출근하지 않는 날 자신이 조제실에서 직접 조제하거나 직원의 조제를 감독했다는 의사의 항변이 법정에서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이 의사는 2억원대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대전지방법원은 최근 A의사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이 의사는 복지부가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이 무자격자 조제 혐의로 복지부로부터 2억29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청구했다.사건의 의원은 지난 2018년 복지부 현지조사에서 총 26개월 동안 무자격자가 의약품을 조제한 후 약제비를 청구한 것으로 확인돼 7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A의사는 해당 처분을 인정하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의사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일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심 판결을 취소했다.복지부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반영해 병원 내에서 무자격자 조제 후 약제비를 청구하는 등의 부당 금액을 산출해 총 2억2900여만원의 과징금을 청구했다.과징금 청구 배경에 대해 복지부는 “약사법 제23조 제1항 및 제24조 제4항에 따라 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고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면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하도록 돼 있다”며 “의원은 무자격자인 직원 B에게 의약품을 조제하게 한 후 약제비 등을 요양급여비용으로 부당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A의사 측은 운영 중인 의원의 입원 환자는 동일한 약을 처방 받는 경우가 많아 처방을 미리 했으며, 일주일 중 약사가 출근하는 요일에 몰아서 조제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의사인 본인이 직접 조제를 했다고 밝혔다.의사 측은 “이 사건 의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입원 환자는 동일한 약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복약 시작 일이 도래하기 전 미리 15일 분 약을 처방하고, 약사가 일주일에 2번 출근해 처방 된 약을 한 번에 조제했다”고 말했다.이어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의사가 직접 약을 조제하거나, 약무보조원에게 조제를 지시한 후 약제실에서 직접 이를 감독했다”면서 “약사법 위반 행위가 없었으며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법원은 사건의 의원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 조제가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사건의 의원에서 무자격자에 의해 약이 조제됐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법원은 “이 사건 의원의 약사는 월요일, 수요일에만 근무했고,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약사가 아닌 약무보조원이 약 조제 업무를 담당했다는 내용의 약무보조원, 원무부장, 약사의 각 사실확인서가 있다”며 “작성 경위, 작성자들과 원고(A의사) 간 관계를 비춰 볼 때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이어 “진료실과 약국은 별개 층에 위치하고 있어 의사 단독으로 진료와 약 처방, 조제에 대한 감독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는 어려웠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법원은 또 “A의사가 입원 환자에 대해 복약 시작 일을 처방 일자 이후 특정 시점으로 정해 15일분이 약을 미리 처방했다는 사실을 의사 처방 당일에 약사가 아닌 약무보조원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같은 날 조제한 약을 병동으로 가져다줬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2024-07-23 11:45:21김지은 -
법원 "재진환자 전화로 같은 처방한 의사 행정처분 부당"[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사가 재진 환자에 대해 전화로 진료를 한 후 동일한 처방전을 발행했다면 이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3개월 영업정지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의사에 대한 복지부의 면허자격정지 3개월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A의사는 지난 2019년 4월 4일과 5일 양일간 모친상 기간 중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해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서울 마포구보건소로부터 경찰에 고발됐다.경찰서는 같은 취지로 A의사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약식기소 했다. 이에 의사 측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A의사에 대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의사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상고에서 기각돼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이에 복지부는 이 의사에 대해 의료법 제33조 제1항의 의료기관 외에서 의료업을 한 경우로 보고 자격정지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A의사는 이번 재판에서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신의 행위에 비해 복지부의 처분이 과도하다면서 이는 재량권의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의사 측은 ”재진환자에 동일 병명으로 처방한 것인 만큼 직접 진찰에 해당해 적법한 진료를 한 것이지만 검사가 법령을 잘못 적용해 원고를 기소해 처벌을 받은 것“이라며 ”설령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위반행위는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2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재진환자에 대해서는 전화 진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환자 요청에 따라 재진환자 동종 처방에 한해 전화 진료를 한 점, 벌금형 집행유예 기간(1년)이 이미 도과한 점, 최근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점 등으로 비춰볼 때의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은 행위에 비해 과도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우선 복지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는 봤다. A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료해야 한다는 법을 어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법원은 “원고가 의료기관 외부에서, 환자에 대한 정보 검색 및 의료기관에 설치된 시설 내지 장비의 활용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환자를 대면하지도 않고 전화를 통해 처방전을 교부했다”며 “이 행위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 재진 환자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하지만 법원은 복지부의 처분이 과도하다는 A의사 측 주장은 받아들였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그로 인해 입게 될 의사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만큼, 이는 재량권 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법원은 문제가 된 전화 진료 대상이 사건의 병원의 재진 환자였던 점을 주목했다.법원은 “사전에 대면 진찰하지 않았던 초진 환자를 전화로 진찰하거나 전혀 진찰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해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 등과 비교해 이 사건 위반행위를 통해 환자에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비교적 적고,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나쁜 결과가 초래됐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이어 “피고(복지부)는 원고에 유리한 참작요소를 고려함 없이 기계적으로 이 사건 처분기준을 적용하고, 이 사건 처분의 양정에 다른 요소를 고려하는 등으로 재량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는 이 사건 위반행위의 내용과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춰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했다.법원은 또 “이 사건 위반행위는 원고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위반 기간도 이틀에 불과하다”면서 “이 사건은 위반행위 경위 특수성이 있어 동일 위반행위가 반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국민 보건위생을 해치거나 의료행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하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적다. 원고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고 판시했다.2024-07-21 17:19:35김지은 -
"재고 틀리면 업무정지"...마약류관리시스템 개선점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의료용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가 시행된 지 6년. 7억 건 이상의 데이터가 누적되는 성과를 남긴 만큼 이제는 적정 보상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지난 2018년 5월 시행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하 NIMS)은 시작부터 병원, 약국 등에 혼란을 불러오며 엄청난 반발을 샀습니다. 최근까지도 약사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지만 다사다난했던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NIMS를 활용한 의료용 마약류 감시제도는 최근 OECD 공공혁신협의체가 뽑은 혁신사례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작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NIMS 5주년 성과 발표에서도 누적 보고 6억 4000만건, 일 보고 50~60만건으로 의료용 마약류 빅데이터가 마련됐습니다. 정부는 이를 활용해 오남용 모니터링을 하고, 안전한 마약류 사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마약류 입고와 사고마약류 관리, 양도양수, 폐기 등 마약류 관리 전 과정에서 보고를 주도한 약사들의 업무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2018년 시행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2019년 6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현장에 정착했다. 정부의 의료용마약류 관리 강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마약류 오남용 사전알리미’, ‘마약류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을 시행했고,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도 추진하고 있습니다.지난 2019년 1월 신설돼 현재 외래환자 160원, 입원환자 240원을 보상하고 있는 마약류관리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병원약사회는 관련 연구까지 진행하면서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 시행이 6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담 없이 기존 인력에 업무 부담...유명무실 ‘마약류관리자’마약류관리자에 관한 법률 제33조에서는 마약류관리자 지정 기준을 ‘4명 이상의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의료에 종사하는 의료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병원에 의사 4명이 있으면 마약류관리자를 둬야하지만, 처방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1명만 지정을 하면 되는 겁니다. 빅5 병원이든, 지역 종병이든 관계없이 말이죠.그렇다면 이들이 전담인력이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결국 근무약사들이 마약류관리에 투입되고 있고, 병원약사회에 따르면 약제부 인력 중 9~12%가 됩니다. 기존 인력들이 업무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정경주 병원약사회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NIMS 도입 후 연구에서 마약류 관리 업무에 병원약사 3%가 투입됐었는데, 지금은 업무들이 늘어나 약 9~12%까지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마약류 관리에 투입되는 인력은 늘어나는 반면, 인건비 보상률은 6~9%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병원약사회는 식약처에 전담인력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의료기관에 마약류 관리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즉, 현장을 변화와 약사 업무량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마약류관리자’ 지정 기준을 이제는 고쳐보자는 주장입니다.재고량 다르면 업무정지...업무 스트레스 보상은요?이번 연구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들어가는 약사들의 노동력과 소요시간 외에도 업무스트레스가 반영돼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마약과 향정은 약사가 보고한 수량과 재고량이 다르면 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마약은 1알만 차이가 나도 1차 적발 시 업무정지 3개월이 나오는데, 의료기관의 경우 사실상 마약류 업무가 중단될 경우 운영 불가한 상태가 됩니다.향정은 3개월 평균 사용량의 3% 이상이 될 경우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 역시도 업무정지 처분을 피하기 위한 보고 관리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죠.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행정처분 수준이 결정됐다면 그만큼의 보상도 마련돼야 한다는 게 약사들의 입장입니다. 마약류 관리 전 과정에서 엄격한 모니터링이 될 필요를 강조하면서도, 그 업무를 맡고 있는 주체들의 동기 부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죠.재고와 보고량이 다를 경우 마약은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게 된다. 향정은 월평균 3% 이상이 다르면 업무정지 1개월을 받는다. 거의 모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마약류 철제 금고와 향정 캐비넷, 마약류용 CCTV 등을 구비해두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현장에 인프라 마련에 대한 책임만 부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번 연구에서는 관리 업무를 하는 약사들의 인건비 9%에 못 미치는 보상 체계로는 관리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마약과 향정을 구분하고 수가 조정을 하자는 의견이, 다른 한편으로는 행정처분의 정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의료용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 시행 6년. 보고 관리 강화로 유명연예인을 비롯 각종 오남용, 불법 사례들을 잡아내고 있고 OECD 공공혁신사례로 꼽히는 성과도 있었습니다.앞으로 제도를 고도화하는 과제만 남았다면, 더 이상은 현장의 이해와 협조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보상의 적정성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2024-07-21 10:18:33정흥준 -
집창촌 '약사이모'의 새 약국..."더우면 들어오세요"이달 건강한약국을 이전 개업한 이미선 약사.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몸과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더라고요. 남은 약사로서의 삶도 그들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서울 마지막 집창촌으로 불리는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에서 약국을 운영해 온 이미선 약사(63, 숙명여대 약대)가 새 터전을 마련했다.성매매 여성들에게 온기를 내어준 쉼터였던 하월곡동 ‘건강한약국’은 재개발 철거를 앞두고 문을 닫았다. 지난 1996년 운영을 시작해 만 28년. 상처를 뒤집어 쓴 사람들은 하루를 씻어내기 위해 건강한약국을 찾았고, 친구이자 이모였던 이 약사 앞에 서면 마음의 그늘을 털어놓기 일쑤였다.이 약사는 정든 약국을 정리하며 선물로 준비한 수건을 그들에게 쥐어줬고,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들르라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들이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 약사는 이전할 약국 위치도 기존 약국과 멀지 않은 곳으로 물색했고, 이달 약 500미터 거리에 동일한 이름으로 약국 문을 열었다.“기존에 약국을 오던 친구들도 찾아올 수 있는 곳이길 바랐어요. 마침 이달 개업하고 나서 축하금이 든 봉투를 쥐고 찾아왔는데, 그 마음이 고마워 울컥하더라고요. 약국을 옮기고 보니 아프고 어려운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껴요. 마음이 지치고 몸이 망가진 사람들이 이곳에도 참 많습니다.”좁고 어두운 골목을 벗어나 대로변 상가로 나온 이 약사는 그동안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약국을 꾸며나가고 있다.아픈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무더위 쉼터’를 마련하고, 입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약장에는 책을 가득 채웠다. 심혈을 기울였다며 보여주는 한쪽 벽면의 수직정원은 약국이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이 약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약국 입구에는 '수직정원'과 책이 가득 채워진 약장이 있다. 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주민들과 소통을 넓혀갈 계획이다. “다시 약국을 하려고 찾다보니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더 부담이더라고요. 반 셀프로 인테리어를 했고 다행히 도와준 분들이 많아요. 층고가 높은 곳에서 레일 조명이 있는 약국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이제야 이뤘네요.”외부 유리 벽면에는 ‘건강한 약국 무더위 쉼터’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덥고 힘들면 잠시 들어오세요. 약 안 사셔도 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쉬었다 갈 곳을 마련해 놓고 지친 손님들에게는 시원한 부채와 물도 내어준다.이 약사는 테이블과 원목의자를 가리키며 ‘심리치유공간’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는, 아픈 환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는 인문학 책을 꺼내 들었다. “책을 무상으로 주면 약을 사도 손해가 아니냐”는 질문에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처럼 들려 보내는 것이라며 “상관없다”고 웃어보였다.“삶에 목표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아픈 사람들이 참 많아요. 10권을 사서 그런 분들에게 한 권씩 주고 있어요. 약국 공간도 주민들 쉬는 공간을 더 넓게 쓰고 싶어서 내가 쉴 공간을 줄였습니다. 나중에는 저 공간을 더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어요. 책이 매개가 되면 더 좋을 것 같고요.”약국 입구 벽면에는 이미선 약사가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적혀있다. 이 약사의 손길이 닿은 POP, 직접 주문해 설치한 목재 손잡이, 약장 하나를 가득 채운 책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자리 잡은 식물들에는 모두 약국을 찾아올 환자들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묻어있었다.이 약사는 약국 밖에서도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립청년들을 지원하는 ‘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라파엘클리닉 의료봉사도 총괄약사로 참여하고 있다.그는 약국 약사를 꿈꾸는 후배들이 아픔에 공감하는 약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약사는 다른 분야는 상관없지만 약국과는 잘 맞지 않아요. 아픔에 공감하며 치료를 돕고, 또 복약상담과 건강상담을 해주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며 노력하는 약사가 되길 바랍니다.”2024-07-19 17:58:09정흥준 -
"우리는 '푸드&드럭 댄스팀', 어디든 불러주세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에프더블디(FDD). 푸드&드럭 댄스팀(Food&Drug Dance Team)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9월 결성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댄스동호회다.분명 댄스가 취미인 사람들끼리 만났는데, 취미로만 끝내기 아쉬운 실력자들이 모였다.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fdd.danceteam)을 통해 숏츠, 릴스를 촬영해 공유하고 외부 초청 공연, 내부 게릴라 공연 등 벌써 2번의 무대 공연도 마쳤다.(왼쪽부터) 임나영 보건연구사, 박주연 식품위생주사보, 한지혜 보건연구사 지난 7월 12일 식약처 행정동 208호 대강당에서 진행된 FDD 게릴라 공연을 마친 동호회장 한지혜(29) 화장품연구과 보건연구사와 총무 임나영(28) 약리마약연구과 보건연구사, 박주연(42) 비상안전담당관실 식품위생주사보를 데일리팜이 16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FDD 댄스팀을 만나 가장 먼저 한 일은 인스타 팔로우다. 아직까지 팔로워가 57명 뿐이라는 말에 단번에 58번째 팔로워가 됐다. FDD 인스타에는 식약처 동호회실에서 진행되는 연습 영상 뿐 아니라,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짧은 동영상 '숏츠'나 '릴스'가 올라와있다. 지난 6월 진행한 외부 공연과 7월 진행한 내부 공연 영상도 물론 인스타에서 찾아볼 수 있다.이들이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한 보건연구사는 "어릴적부터 춤 추는 걸 좋아했다"며 "세종에서 댄스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직원들과 취미생활 이야기를 하다가 댄스를 즐기거나, 배우고 싶은 분들이 많은걸 깨닫고 지난해 9월 댄스동호회를 만들었다"고 했다.처음엔 댄스를 취미로 하는 직원들과 댄스학원을 다닐까 했지만, 식약처 본부가 있는 오송에는 댄스학원이 없었다. 결국 세종 댄스학원의 선생님들 초빙해 식약처 동호회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댄스를 배울 수 있는 동호회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현재 FDD 회원은 20여명 정도다.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중반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연령 제한은 없다. 40~50대 직원들도 열심히 활동 중이다. 여성 회원들이 많아 남성 회원 5명이 모아지면 남성 댄스팀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현재 가입된 남성 회원 수는 1명이다.연습시간은 주 1회. 춤을 출 수 있는 마루와 거울이 있는 식약처 동호회실은 다양한 동호회가 번갈아 가며 사용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제한적이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댄스동호회는 다른 동호회가 사용하지 않는 요일을 배정 받아 저녁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한 회장은 "육아를 하는 회원분들도 있는데, 동호회실 사용이 허락된 시간이 평일 저녁 시간 뿐이라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이 많다"며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점심 시간을 활용한 연습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40대 '맘'을 대표하는 회원 중 1명이 박 주사보다. 인기를 끌었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아이키를 닮은 듯한 박 주사보는 자신의 소개를 하면서 "세 아이 키워요"라는 유머를 던졌다.박 주사보는 어릴적부터 댄스가수를 꿈꿨을 정도로 춤을 사랑한다고 한다. 동네에서는 이미 인기 있는 동네 가수, 댄스 가수로 불린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육아 휴직이 길어졌고, 그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고 영상을 찍어 공유하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박 주사보는 "본부에 12~13년만에 복직하면서 댄스동호회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봤다"며 "복직 한 달전 FDD가 만들어졌고,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지난 6월 진행한 외부 공연(왼쪽)과 7월 식약처에서 진행한 게릴라 공연 모습. FDD는 꾸준한 연습 이후 지난 5월 유성온천축제 댄스경연대회에 참가를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고 전문 댄서팀들의 출전으로 아쉽게 영상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하지만 좋은 기회로 지난 6월 서울에서 진행된 '브랜드앰버서더어워즈' 행사 무대에 초청 댄스팀으로 설 수 있었다.임 보건연구사는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모여 2~3시간씩 연습을 하면서 6월 외부 공연을 준비했다"며 "외부 공연을 진행하고 나니 내부에서 직원들과 즐거운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내부 게릴라 공연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언급했다.특히 식약처 내부에서 진행된 공연은 150여명의 관객을 예상했지만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FDD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뉴진스 리믹스 노래를 시작으로 이벤트 무반주 댄스, 게임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1, 2부를 진행했다고 한다. 블랙핑크, 여자아이돌 등 요즘 K-POP 노래가 이들의 주 플레이리스트다.한 보건연구사는 "매년 1, 2회 정기 공연을 하는게 목표"라며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에도 서보고 싶고, 지역 축제 무대에도 다니고 싶다"고 했다.일반 사람들에게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공무원 문화를 깨보겠다는 FDD. 중앙부처의 댄스동호회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2024-07-18 06:29:23이혜경 -
CNS강자, 룬드벡…'이익환원·환자배려' ESG경영 주목[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중추신경계(CNS) 질환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룬드벡이 관련 질환 인식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신경정신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접근성 확대로 환자들의 치료 허들이 낮아진 상황. 이에 발맞춰 성장한 회사의 정체성을 알리고 캠페인을 통한 환원을 고민하는 중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우울증 진료 추이를 살펴보면,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69만1164명 대비 2021년 93만3481명으로 35.1%(연평균 7.8%) 증가했다.우울증 환자의 연간 총진료비는 2017년 3038억원에서 2021년 5271억원으로 73.5%(연평균 14.8%) 증가했으며, 1인당 진료비는 2017년 43만9501원에서 2021년 56만4712원으로 28.5%(연평균 6.5%) 늘었다.이 같은 흐름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접근 방식의 다변화가 허들을 낮췄다는 평가다.신경정신과학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정신과 진료라고 하면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진료실의 문턱을 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정신과 진료를 충분히 길게 하는 것에 대해 수가를 제공한 것과 함께 개원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것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우울증 진료현황 분석 발표 데일리팜 재구성 실제로 우울증의 2017~2021년 세대별 환자 수 증가비율은 ▲20대 127.1%(연평균 22.8%) ▲10대 90.2%(연평균 17.4%) ▲10대 미만 70.2%(연평균 14.2%) ▲30대 67.3%(연평균 13.7%) 순으로 타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치료제 처방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CNS 분야 치료제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가지고 있는 룬드벡도 영향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룬드벡의 대표 제품으로는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브린텔릭스(보티옥세틴) 등 항우울제와 아질렉트(파킨슨병 치료제), 에빅사(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이 존재한다.우울증 환자의 증가와 함께 관련 제품의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렉사프로와 브린텔릭스는 각각 272억원, 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제품을 합쳐 전체 항우울제 시장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아이큐비아 자료 데일리팜 재구성 출범 22주년 맞은 한국룬드벡의 고민, 성과와 CSR 연결지난 2002년 출범해 올해 22주년을 맞은 한국룬드벡이 국내 항우울 시장에서 성과를 낸 만큼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활동(CSR)을 실시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대표적인 캠페인이 지난 2019년 론칭해 매년 이어가고 있는 ‘러브백(LoveBack)’ 캠페인이다.기업명인 룬드벡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붙여진 캠페인명으로, 환자들의 관심과 성원을 토대로 성장한 만큼 '사랑(Love)을 받은 만큼 보답하겠다(Back)'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크게 정신질환 인식개선 활동, 임직원과 함께하는 봉사활동, 기부 및 후원 등을 진행 중이다.룬드벡 관계자는 "CNS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정신과, 신경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주변인들을 위한 다양한 CSR 활동을 중요시 하고 있다"며 "환자 가족이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지원하고, 사회적으로 뇌 질환자를 보다 넓은 관용으로 품을 수 있을 때 환자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또 매년 10월 세계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지난해는 정신질환 노숙인 환경 개선을 위한 기부금을 조성하는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이러한 제약사의 활동이 아직 부족한 국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비율(2023년 기준 4.5%)을 높이는 등 환자 진료 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제약사뿐만 아니라 정부, 학회 등이 질환 인식을 개선하고 치료를 돕기 위한 여러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룬드벡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의지를 갖고 활동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정신질환자들은 질환을 앓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러한 환자 지원에 목말라 한다"며 "기업으로서 다양한 상황이 고려되겠지만 화려한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궁극적으로 룬드벡은 1915년 설립 이후 1940년대부터 70여 년간 신경·정신과 질환 치료제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한 경험치를 제품 판매와 인식 개선이라는 시너지로 연결하겠다는 시각이다.룬드벡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 치료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잔재해 있는 만큼, 룬드벡은 앞으로도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더 많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부와 캠페인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2024-07-17 06:00:52황병우 -
"식물성 멜라토닌으로 수면건강 챙기세요"이상하게 잘 자는 앨리스 약국 : 식물성 멜라토닌의 비밀 약국 수면 관리를 위한 이야기 앨리스 약국 앞, 잠을 못 자는 사람들 약국에선 다양한 수면장애 환자들을 만날 수 있어요. 가벼운 수면장애라면 그리 걱정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 공감하시죠? 이상하게 잠은 적게 잤는데 개운한 날이 있고, 많이 잤는데 찌뿌둥한 그런 날이 있잖아요. 사실 이 모든 건 우리 몸의 멜라토닌 때문이에요. 정확히는 멜라토닌의 분비량이죠. "잠을 잘 자기 때문에 건강한 것이 아니라 멜라토닌 분비가 많기 때문에 건강한 것" 이라는 리터 러셀 세포생리학 박사의 말처럼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인체 치유에 아주 중요한 호르몬이죠.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깊은 수면 뿐 아니라 항산화, 항치매, 항암, 항노화 등 다양한 효과가 확인되었고 관련 논문은 70만편이 넘을 정도로 활발히 연구 되고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뇌 속 노폐물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을 억제하고 이미 쌓인 베타아밀로이드를 분해 및 배출하여 치매 예방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멜라토닌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미FDA 승인 치매 치료약 4종보다도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멜라토닌은 10대에서 분비량이 가장 높았다가 50대가 되면 젊었을 때의 5%가량만 남기 때문에 자는 것도 문제지만 취침 후 회복 속도도 더디게 되죠.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수면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약사 : 하지만 이제 부족한 멜라토닌을 제대로 보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바로 앨리스 약국의 비밀! 식물성 멜라토닌으로 말이죠! 환자 : 합성말고 식물성?! 앨리스랩 식물성 멜라토닌 멜라맥스(약국전용)는 1정당 멜라토닌 2mg를 함유하고 있어요 토마토에서 얻은 안전한 식물성 제품으로, 토마토 74톤에서 단 1kg 극소량 추출되는 100%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사용해 인체에 부담 없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멜라토닌의 생성과정에서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한데 멜라맥스는 멜라토닌의 매커니즘을 고려하여 배합한 과학적 포뮬러로 체내 멜라토닌 생성에 최적화 되어 있죠. 마지막으로 6가지 첨가제 ZERO! 깐깐하게 만들었어요.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HPMC, 합성향료, 착색료, 합성감미료 ZERO! 이런 멜라맥스는 단독으로 섭취해도 좋지만 약국에서 궁합도 좋습니다. 약사: 식물성 멜라토닌 멜라맥스 시도해보세요! 손님: 아하~ 하루 마무리를 위한 1~3정! 취침 전 30분~1시간 전 멜라토닌을 직접 섭취하세요! 약사: 지금까지 잘 자는 앨리스 약국의 비밀을 모두 알려드렸어요!2024-07-16 06:49:54노병철 -
시신경척수염 신약 속속 등장…글로벌제약 경쟁 본격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시신경척수염(NMOSD) 신약들이 국내 허가 이후 보헙급여권에 진입하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NMOSD는 평생동안 신체를 쇠약하게 하는 중추신경계 자가면역 희귀질환으로 발병 후 5~10년 이내에 심각한 시력 소실이나 보행 장애를 초래한다. 전체 환자 중 62%가 5년 이내 기능적인 시력 소실을 경험할 수 있고 환자 절반이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로 운동 또는 감각 기능을 상실한다는 보고도 있다.특히 NMOSD 환자의 80~90%는 반복적인 재발을 경험할 수 있는데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시력 소실이나 마비 등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치료를 하더라도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비가역적인 특성이 있어 증상 발생 시 회복을 위한 급성기 치료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그간 NMOSD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과량 투여해 증상을 억제하거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나 악템라(토실리주맙) 등을 통해 재발을 억제했다. 다만 두 치료제의 재발 억제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새로운 치료옵션의 필요도가 높았다.2021년 허가된 로슈의 엔스프링(사트랄리주맙)은 지난해 12월 국내 본격 보험급여 적용되며 NMOSD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했다. 엔스프링은 5년 이상 장기 연구에서도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올해 4월에는 아스타라제네카의 신약 솔리리스(에쿨리주맙)가 보험급여 적용됐으며 이달 12일에는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의 적응증이 NMOSD로 확대됐다. 두 치료제는 C5 보체 억제제 계열 신약으로 임상 연구에서 NMOSD 재발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국내 정식 승인된 시신경척수염 신약 현황 엔스프링, 병용·단독요법 모두에서 임상적 유용성 입증엔스프링은 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인 성인 NMOSD 치료에 허가된 약제로 이 질환에 핵심 발병인자인 인터루킨(IL)-6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한다. 이 치료제는 새로운 리사이클링 항체 기술을 적용해 약물이 혈류로 재순환돼 IL-6 억제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엔스프링은 NMOSD 허가 신약 중 유일한 피하주사형 제제로 유지요법 투여 시 4주마다 1회 자가 투여가 가능해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을 높였다.엔스프링은 2건의 글로벌 임상3상 연구를 통해 NMOSD 환자의 재발 위험 감소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이 치료제는 중증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상태의 AQP-4 항체 양성 환자군에서 면역억제제와 병용요법을 투여했을 때 10명 중 9.2명이, 단독요법 투여 시 10명중 7.7명이 약 2년(96주)동안 NMOSD가 재발하지 않았다.엔스프링과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SAkuraSky’ 연구는 12세부터 74세 NMOSD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임상 결과, 엔스프링+면역억제제는 치료 48주 시점에서 89%, 96주 시점에서 78%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위약군(위약+면역억제제 병용) 대비 재발 발생 위험을 6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QP-4 항체 양성 환자의 경우 엔스프링 투여 시 48주, 96주 시점에 92%의 환자가 재발하지 않았고 위약군 대비 재발 위험을 79% 감소시켰다.엔스프링은 위약 대비 재발 위험을 62% 감소시켰다. 18세부터 74세까지의 NMOSD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엔스프링의 단독요법 치료 효과를 평가한 ‘SAkuraStar’ 임상연구에서는 엔스프링 투여 48주 시점에서 76%, 96주 시점에서 72%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다. 엔스프링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 대비 재발 발생 위험이 5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두 임상연구에서 엔스프링 투여 이후 사망 또는 아나필락시스(초과민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경도와 중등도로 나타나 안정적인 안정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또 엔스프링의 효과는 AQP-4 항체 양성 NMOSD 환자에서 엔스프링의 장기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오픈 라벨 임상 ‘SAkuraMoon’ 연구 결과에서도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엔스프링 단독요법 또는 면역억제제와 병용 시 장기 효능을 평가했을 때 228주차(5.5년)에 환자의 72%가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91%의 환자는 심각한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다.또 환자 83%는 확장 장애 상태 척도(EDSS)에 지속적인 악화가 없었고 약 5년 동안 낮은 연간 재발률을 보였다. 재발은 소수의 환자(~28%)에서 발생했고, 비교적 경미하고 양호한 회복을 보였다.엔스프링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AQP-4 항체 양성 NMOSD에 1차 치료제로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C5보체 억제제 계열 신약 국내 처방환경 진입아스트라제네카의 C5 보체 억제제 계열 신약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역시 국내 처방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솔리리스는 올해 4월 보험급여 적용됐으며 울토미리스의 적응증은 지난 12일 NMOSD에 확대됐다.솔리리스는 NMOSD 재발 환자에서 효과를 나타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PREVENT 임상연구에 따르면, 치료 48주 차에 솔리리스 치료군의 98%가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위약군의 무재발률은 63%에 그쳤다. 솔리리스의 재발 방지 효과는 144주 간의 치료 기간 동안 지속됐다.PREVENT 확장연구에서는 솔리리스 투여 후 197주차에 무재발률 94.4%를 확인했다. 또 장기 지속적인 재발 방지 효과도 확인됐다.울토미리스는 AQP-4 항체 양성인 NMOSD 환자를 대상으로 울토미리스 치료 효과를 확인한 3상 임상 CHAMPION-NMOSD에서 장기간 무재발이 지속됨을 확인했다.임상 결과, 울토미리스 치료 군은 연구가 진행된 73주 간 재발이 1건도 발생하지 않아 연간 재발률이 0%로 나타났다. 위약군 대비 재발 위험은 98.6% 감소했다.안전성 측면에서 울토미리스 투여군에서 수막구균 감염이 2명 발생했지만 모두 후유증 없이 회복해 치료를 지속했다.이처럼 신약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까다롭게 설정된 급여조건으로 인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현재 엔스프링과 솔리리스의 급여 기준은 AQP-4 항체 양성인 만 18세 이상의 성인 NMOSD 환자에게 투여 시점에 EDSS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최근 1년 혹은 2년 이내 증상 재발을 경험해야 한다.환자가 신약들을 투여받기 위해서는 재발을 여러 차례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 NMOSD 치료제로 쓰이는 맙테라를 비급여로 투여받고 있는 환자는 엔스프링이나 솔리리스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환자가 질환이 악화돼야 신약들을 급여로 투여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2024-07-15 06:18:40손형민 -
"대형 CHC 브랜드 육성…약사와 동반성장 목표"이정우 GC녹십자 CHC본부장.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GC녹십자는 만들기 힘들지만 꼭 있어야 하는 필수의약품을 제조하며, 성장해 온 제약사다. 기업 이념인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CHC(컨슈머헬스케어) 본부도 마찬가지다. OTC 시장은 전반적으로 정체됐지만 꼭 있어야하는 일반의약품을 개발하고, 약사와 환자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함께 성장하려 한다.이를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2018년 OTC는 CHC로 본부명을 개편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육성, '비맥스'는 2021년 5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출시한 감기약 시리즈 '콜록'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호흡기 카테고리에서 훌륭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CHC본부의 최종 목표는 약사에게 가장 신뢰받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사들이 믿고 판매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를 키우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정우(53) GC녹십자 CHC본부장을 만나 일반의약품 사업의 방향을 들어봤다.-CHC 본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 CHC 본부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CHC 본부는 크게 전국 약국을 커버하는 Sales Unit과 일반의약품 마케팅, 소비재 판매와 마케팅을 진행하는 마케팅팀으로 구성됐다. Sales Unit은 전국을 11개 팀으로 나눠 각 팀장이 관리하고 Sales 전체를 관리하는 Unit장(사업부장) 1명을 두고 있다.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CHC 본부는 Sales 영역을 관리했고, 마케팅팀은 마케팅 본부 소속으로 운영됐다. 작년부터 사업부제로 전환해 마케팅팀 역시 CHC 본부 내로 편입시켰다. 이를 통해 현장의 니즈에 대해 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빠른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2018년 OTC를 CHC본부로 개편하고 일반약 사업을 확대했다. 5년 이상 시간이 흘렀다. 조직 재정비, 품목 구조조정, 라인업 구성 등 변화가 감지된다. 그간 성과는 어떠한가. =2018년 회사는 녹십자에서 GC녹십자로 사명을 바꾸고 OTC는 CHC(Consumer Health Care)로 본부명을 개편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육성하고자 노력했다. 2017년 비맥스가 100억원을 돌파한 후 2020년 321억원, 2021년 5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빅 브랜드로 성장했다. 탁센과 제놀 역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속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감기약 시리즈 ‘콜록’ 또한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호흡기 카테고리에서 훌륭한 브랜드로 자리 잡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 액상 소화제 백초는 시장점유율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품목 및 조직은 지속성장 가능하고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지향점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GC녹십자 내에서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 선도적으로 변화, 발전하며 건강에 이바지하는 꼭 필요한 조직으로 성장해가고 있다.-향후 마케팅 활성화 방안은. 광고, 약사 심포지엄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다. =OTC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소비자 니즈를 자극할 수 있는 광고 캠페인이 필수라고 생각한다.회사는 비맥스 광고의 메인 카피인 '자세한 설명은 약사님이 하신다'라는 문구처럼 일반의약품의 경우 의료전문가인 약사가 환자(소비자)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주실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따라서 GC녹십자는 1차 고객인 약사님에게 도움이 되고자 힘이 되는 광고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시장의 크기를 키우고자 한다. 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복약 지도에 도움되는 정보와 Tool 등을 제공해드리는 한편 광고, 약사 심포지엄, 약사회 관련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빠른 트렌드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CHC 본부의 단기 중기 장기 목표가 있다면=GC녹십자는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고자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하는 필수의약품을 만들며 성장해온 회사다. GC녹십자 CHC 본부는 정체됐지만 꼭 있어야하는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약사와 환자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함께 성장하고 싶은 조직이다.향후 중단기적으로 약사님들게서 믿고 판매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약사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CHC는 전체 매출의 90% 가량은 OTC가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약국과의 동반성장이 중요하다.2024-07-15 06:00:01이석준 -
카톡 채팅으로 일반약 택배 판매...법원 "약사법 위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채팅으로 의약품을 판매하고, 심부름 업체 직원을 통해 약을 전달한 약사가 ‘약국 외 판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사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A약사는 지난해 6월 오픈 채팅방에서 특정 고객에게 일반의약품인 영양제를 주문받고 B씨가 운영하는 심부름 업체를 통해 약을 택배로 발송해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약사의 범행은 민원인이 해당 사건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밝혀졌으며, 이 과정에서 민원인은 의약품 판매 관련 계좌이체 내역 등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법정에서 A약사와 심부름 업체 대표인 B씨는 며느리와 시아버지 사이인 점이 밝혀졌다.A약사 측은 이번 재판에서 고객의 의뢰를 받고 약국을 방문한 심부름 업체 직원에게 의약품을 판매한 만큼, 약사법 제50조 제1항이 규정한 ‘약국 외 판매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A약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사법 제50조 제1항 규정은 의약품의 주문, 조제, 복약지도,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뤄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 주목했다.재판부는 “약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약국이라는 장소 내에서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와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복약지도를 하고 의약품을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약을 주문하고자 한 고객이 피고(A약사) 소개로 B가 운영하는 심부름 업체를 알게 됐고, 피고와 B업체 대표는 시아버지와 며느리 관계”라며 “고객이 약사에게 직접 약 대금을 입금한 점, 심부름 업체 업무 내용 등에 비춰 피고가 B가 아닌 고객이 약을 구매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피고는 오픈 채팅방에 입장한 고객에게 심부름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주문받고 이를 전달해 줬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는 의약품 판매 행위 주요 부분이 약국 외부에서 이뤄진 것에 해당하는 만큼, 허용될 수 없다. 피고가 초범인 점, 사건 범행으로 인해 얻은 이익이 경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2024-07-14 18:07:06김지은
오늘의 TOP 10
- 1무상드링크에 일반약 할인까지…도넘은 마트형약국 판촉
- 2실리마린 급여 삭제 뒤집힐까...제약사 첫 승소
- 3췌장 기능 장애 소화제 국산 정제 허가…틈새시장 공략
- 4임상 수행, 사회적 인식…약국 접고 캐나다로 떠난 이유
- 5안과사업부 떼어낸 한림제약…'한림눈건강' 분할 속내는
- 6주사이모 근절..."신고포상금 최대 1천만원" 입법 추진
- 7비상장 바이오 투자 건수↓·금액↑...상위 6%에 40% 집중
- 8대웅 '엔블로', 당뇨 넘어 대사·심혈관 적응증 확장 시동
- 9“약 수급불안 조장”…제약사 거점도매 정책 약사회도 반발
- 10'엘라히어' 국내 등장…애브비, ADC 개발 잇단 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