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질병 제품별 제약사 브로슈어 약국에 넘쳐한정선 약사가 말하는 '일본 약국'목동정문약국 한정선 약사-안녕하세요, 데일리팜 독자들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정문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정선 약사입니다. 제가 다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좋은 기회에 이렇게 일본 약국 문화의 일부를 데일리팜을 통해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어떤 계기로 일본에 '빠삭한' 약사가 되신 건가요.처음부터 약대에 입학한 건 아니었어요. 화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약학과에 편입하기 전엔 롯데중앙연구소에서 8년간 근무했었습니다.롯데 기업이 최근 이미지가 실추되긴 했죠. 롯데가 일본에 근간을 둔 기업이다 보니 저도 일본어로 소통할 일이 많았습니다. 일본 출장도 잦았고요. 약사가 되기 전부터 일본에 가면 드럭스토어나 약국이 눈에 띄어 유심히 보곤 했어요.-올해 두차례 일본을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어땠나요지난 3월에는 '제15회 일본 드럭스토어쇼'에, 8월 초에는 처음 열리는 '제1회 약국 박람회'(팜페어)에 다녀왔습니다. 드럭스토어쇼는 말 그대로 일반의약품 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의료용품, 뷰티용품, 건강식품 등 다양한 드럭스토어 판매 제품이나 아이템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팜페어에서는 우리 일반적인 약국과 더 근접한 형태의 약국 조제와 상담 위주의 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팜페어 전시장 입구일본에서도 '잘 된 약국' 위주로 돌아봤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요. 다만 일본 트렌드는 어떤지, 우리보다 노령화가 많이 진행된 일본 상황은 어떤지 참고하면 좋을 듯 합니다.-특히 눈에 띄는 변화라면 무엇이 있었나요큰 흐름으로 보면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 노인 특화 제품 활성화, 진단을 통한 환자 상담과 진단제품 판매 활성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셀프메디케이션은 우리나라나 전세계의 흐름으로 보여지는데요, 아무래도 인구가 고령화되고 정부의 의료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민간 기업과 약사, 의사가 협력하는 형태로 활성화되고 있어요.또 하나, 초고령화사회인 일본은 이미 노인 특화 제품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세밀하게 발달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요. 관련 제품을 보다보면 '아 정말 필요할 법 하다' 싶은 제품이 이미 다양하게 출시돼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참고할만한 부분인 듯 합니다.같은 맥락에서 약사가 환자 집에 방문해 복약상담을 하고 약력 관리를 해주는 재택 복약 지도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재택환자 방문 약제관리 지도료'라고 해서 약사가 환자의 약수첩과 약력을 관리하고 재택방문해 상담해주는 것까지 별도의 조제수가로 산정해 약사 소득의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셀프메디케이션이라면 쉽게 OTC만 떠올리기 쉬운데요, 다음편 연재에 앞서 간단히 맛보기를 보여주세요. 일본에는 OTC의약품협회가 있습니다. JSMI(Japan Self Medication Industry)으로 활동하는 이 협회는 OTC 생산 제약사들의 모임인데, 웬만한 제약사는 다 회원사로 가입했습니다. 이들이 나서서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 프로모션을 진행해요.일본 OTC의약품 협회(Japan Self Medication Industry)제약사가 나서는 수준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주체적입니다. OTC의약품협회가 셀프메디케이션 홍보를 위해 학교나 노인시설에 의약품 정보 교육을 하고요, 의약품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홍보합니다. 질병마다, 제품마다 제약사가 제작한 관련 브로슈어를 약국 어디에서나 쉽게 구해볼 수 있어요.또 한편 약국에 셀프메디케이션을 위한 진단기기 부스를 설치하도록 권유합니다. 약사회도, 약국체인도 아닌 제약사 협회가 말이죠.-어찌 보면 우리 약사회가 하는 일을 일본에서는 제약사가 하고 있는 듯 하네요. 어떻게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죠?혈액 검사 부스셀프메디케이션과 진단기기 활성화가 국민 건강과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국민성의 차이인가 싶을 정도로 부러웠던 부분이에요.예를 들어 진단기기가 활성화되면 환자는 병을 일찍 발견할 수 있어 좋고, 약사는 관련 질병에 대한 환자의 검사결과를 토대로 영양상담이나 생활습관 개선 등 조언을 해줘, 약사의 위상을 올리고 진정한 셀프메디케이션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잠재 환자를 발굴할 수 있고요, 정부는 중증질환으로 진행되기 전 가벼운 치료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어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런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부, 제약사, 약사, 의사가 하나로 움직이고 있습니다.실제 약국에는 진단 키트, 진단부스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약사들도 진단과 상담, 의사 연계까지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고요.참고로 일본에서 정의하는 '셀프메디케이션'이란, 시판된 약을 잘 사용하고 일상적으로 건강관리하고 체크하는 것 뿐 아니라 '정확한 약과 질병에 대한 지식을 가지기 위해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약사라는 전문가가 셀프메디케이션 안에 녹아있는 거죠.-가장 인상깊었던 점이 약국의 진단 시스템이었나요? 또 다른 인상깊었던 점이 있다면.두 차례 전시회에서는 이런 점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관련 기업들은 박람회인 만큼, 제품 카달로그와 제품을 가지고와 다양한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약국 현장에서는 그 시스템이 어떻게 사용되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고요.결국, 사람 사는 건 비슷하고, 일본 환자들이 필요한 건 우리나라 환자도 필요로하고 있지 않겠어요?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점이라면, 시장의 니즈가 아니라 생산자의 배려와 관심이라고 생각해요.제품과 카달로그만 봐도 '약국과 제약사, 의료기기 의약외품 생산업체들이 환자를 상당히 세밀하게 관찰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제품을 고안했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산 제품을 또 조밀하게 타게팅해 적재적소에 홍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제약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질병 브로슈어-큰 약국과 작은 약국 차이는 없나요. 소개해주신 것들도 큰 약국 위주로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특히 진단 기기들은 큰 약국일수록 돋보이게 세팅하고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도 역시 체인 약국이나 대자본 법인 약국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듯 합니다. 큰 약국은 어려움이 적다고 하는데, 근처에 큰 약국이나 대규모 체인드럭스토어가 생기면 1인 법인약국이나 지역 약국이 폐업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점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듯 합니다.-약사로서 가장 부러웠던 시스템이 있다면?제네릭 활성화였어요. 이것 역시 일본에서는 약사뿐만 아니라 제약사가 나서 홍보하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놀랍죠.우리는 약사들이 나서도 대체조제 비율이 높지 않은데, 일본은 제약사들이 자사 제네릭 제품을 홍보하기 보다 '제네릭 대체조제 제도' 자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어요.제약사들이 나서서 홍보 책자를 제작하고, 약국에 넉넉하게 비치해요. 제네릭의 장점, 저렴한 가격, 안전한 생산 과정 등 환자가 안심할 수 있게 충분한 정보를 주죠.환자의 약력카드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배부하는데, 인기 여배우를 만화 캐릭터화 한 스티커에는 '대체조제 해주세요'라고 적혀있어요. 이런 스티커가 붙여진 약수첩을 받은 약국은 맘편히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이요.제네릭 권장 홍보물(왼쪽)과 약수첩에 부착하는 제네릭 권장 스티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사도 반대하지 못하지요. 약사들이 '대체조제 해주세요', '제네릭 의약품을 써주세요'라고 환자들에게 요청을 받는다니,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국민 인식도 높다고 할 수 있죠.일본이 제네릭 사용률이 낮아서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정확하지 않지만 현재 일본은 대체조제율이 전국 평균 45% 이상이라고 해요. 일반적으로, 대체조제가 활성화된 약국은 70% 이상 대체조제하고 있고요. 그런데도 대체조제율을 더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의원 눈치보기 급급한 우리 약국 현실에서 이 부분이 가장 예사롭지 않게 보이더라고요.-이렇게 계속 듣다간, 한도끝도 없겠네요. 다음 편에 소개할 내용까지 다 여쭤보게 생겼어요. 이어지는 세 편의 연재에서는 한 약사님이 말씀하신 일본 약국 현장을 생생한 사진과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확인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일본 약국에서 유용한 시스템부터 당장 우리나라 약국에도 도입할 수 있는 아이템까지, 제가 찍은 사진과 참고자료로 최대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15-09-21 12:15:00정혜진 -
"폐허 속 희망"…해방둥이 두 장수 제약기업일제 식민통치와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대한민국이 현재 OECD 회원국으로 전세계 경제의 중심에 우뚝 서기까지 일등 공신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1945년 광복과 함께 탄생해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해방둥이' 기업들이다.이 기업들은 광복 직후 산업 토대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초기 기업의 형태를 만들었고 대한민국 경제와 맥을 함께하며 성장했다.그 주인공은 필수의약품 수액제 국산화를 통해 국민건강과 보건주권에 이바지한 #JW중외그룹과 선화약국을 모태로 현재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대웅제약이다.이 두 기업은 해방 직후 기반시설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남다른 기업가 정신을 통해 국내제약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1945년 광복과 함께 자생의 날개를 펴기 시작한 해방둥이자 장수기업인 두 곳의 히스토리를 살펴본다.[대웅제약]◆선화약국에서 대한비타민사까지=대웅제약의 모체는 부산 수정동 경남여고 앞에 있던 '선화약국’이다.대웅제약 모태인 선화약국대웅제약의 설립자 윤영환 명예회장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약학에 대한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선화약국’을 개업했다.많은 공부와 노력을 통한 차별화를 통해 약국의 매출은 연일 대박이 났고, 윤 명예회장은 기업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했다.1966년 평소 약품 관계로 윤 명예회장과 알고 지내던 대한비타민사의 박문수 사장이 제약회사의 인수를 제안했다.윤 명예회장은 자신의 생각과 맞물린 제의에 인수 결정에 주저가 없었고, 전액 1억 2000만원 중 현금 6000만원에 공장과 기계, 원료 일체를 인수받고 나머지는 1년 내 지불하는 조건으로 회사를 인수했다.대한비타민이라는 회사를 인수한 윤 명예회장은 회사에 뿌리내린 고질적인 병폐와 부실 기업의 흔적 등을 고치기 위해 편법 없이 정도를 걷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겼다. 또한 원료 입고에서부터 생산과정, 영업사원들의 판매 장애요인 그리고 세일즈 테크닉 등 모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1966년 인수 당시 업계 34위이던 대한비타민사는 67년 24위, 68년 19위, 69년 16위, 70년 상반기에는 12위까지, 말 그대로 매년 60%가 넘는 급성장을 이루었다.◆일류제약사를 위한 서울 진출=하지만 정의와 노력의 산물로 거뒀던 성장에도 한계가 나타났다. 바로 부산이라는 입지적 여건의 한계였다. 당시 부산은 서울에 비해 유능한 인재와 양질의 원자재 확보, 경영정보 및 의약기술정보 수집 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명예회장은 과감히 서울로의 진출을 감행했다.대한비타민사 공장 및 사옥1972년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에 4300평의 대지를 마련하고 1400평 규모의 공장건물 공사에 착수했고, 1972년 9월에 성남 공장이 완공됐다. 서울의 일류 제약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일대의 혁신이 필요했고, 곧바로 공장시설의 현대화를 비롯해 신제품 개발과 원료합성, 제제기술 개발에 매달렸다.또한 1973년에는 제약업계에서는 네 번째로 과감히 기업공개를 단행했고 우리사주조합도 발족시켰다.성남 진출 3년 후인 1975년에는 서울 중구 동자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사옥도 마련했다. 1981년 서초동 사옥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회사의 모든 주요 업무는 이곳에서 싹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대웅제약으로 첫발, 우루사와 함께 열다=1974년에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개선을 위해 부설 제약연구소를 설립했다. 부설 제약연구소에서 독자적인 원료합성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대중약 중심의 제품 구조를 병원 약품 중심으로 변경해 나갔다.이 때 대웅제약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웅담성분 간장약 ‘우루사’가 탄생했다. 당시 간장약 시장은 이미 다른 업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던 상황이었다. 윤 명예회장은 타사의 제품들과는 차별화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함을 인지했고, 그 순간 최고의 약효를 낸다는 웅담을 생각해냈다. 예로부터 간장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웅담을 어떻게 약효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탄생한 약이 바로 우루사였다.'웅담성분 간장약' 우루사는 61년 정제로 발매된 이후 74년 세계 최초로 연질 캅셀화, 77년 연질 캅셀 자동 생산화 등으로 품질과 효능이 향상됐다. 1974년 1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이 제품은 85년에는 무려 1백27억 의 매출을 올렸고, 90년에는 200억원에 이르렀다.10년간 100배 성장. 도저히 믿기지 않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이었다. 우루사로 대웅제약은 80년대 중반 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으며 이는 실로 센세이션이라 할 수 있는 결과였다.◆대웅제약이란 이름으로 다시 시작=어느 날부턴가 윤 명예회장은 회사 이름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1978년 2월, 드디어 대한비타민사 창립 33주년을 맞아 대한비타민의 '대'자와 우루사에서 영감을 받은 '웅'자를 합쳐 대웅제약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재탄생했다.대웅제약은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했다. 1982년에는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일라이 릴리사와 합작계약을 체결해 대웅릴리를 설립했으며, 1983년에는 세계 제일의 연질캅셀 회사인 미국알피쉐러사와 50대50 합작비율로 한국알피쉐러를 설립, 이를 통해 선진 기술을 공유할 수 있었다.1988년 2월에는 국내 최초로 국산 배합신약 종합 소화제 베아제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특허도 획득했다. 67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였지만 원료 단독 공급을 계약했던 일본 제약사와의 트러블, 갑작스러운 약사법 개정 등으로 베아제의 개발에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자체적으로 제대로 된 소화제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윤 회장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베아제는 제품 발매 몇 해만에 2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대웅제약이 종합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신약개발, 그리고 글로벌 대웅으로 도약=대웅제약은 88년 삼성동으로 본사 사옥 이전, 89년 대웅경영개발원 개원 등 사업 규모를 점차 확대시켜 나갔다. 하지만 1990년 이후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필수 조건이 필요했다. 선진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약물질의 개발과 기업운영 전반의 정보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좋은 약과 원활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대웅제약은 먼저 신약개발에 몰두했다. 그 노력의 최초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국내 바이오 신약 1호인 ‘이지에프’였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인 이지에프는 1988년부터 약 13년간 연구, 개발, 임상시험 끝에 순수 국내 생명공학 기술로 얻어진 값진 결과였다.대웅제약 나보타 론칭 행사2002년 10월 윤 명예회장은 대웅제약을 지주회사인 대웅과 대웅제약으로 분할 상장함으로써 회사를 제약기업의 범주에 머물기보다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경영체제로 본격 개편했다.2012년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글로벌 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월드클래스300선정기업에 지정돼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 등에서 원활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상호 협력의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2013년에는 중국의 제약회사 바이펑을 인수해 2017년 말까지 중국 심양에 제약공장을 완공하고 2018년부터 세파계 항생제와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직접 생산 및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국가별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각 진출국가에서 넘버10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JW중외그룹]1945년 '조선중외제약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JW중외그룹은 8년 만인 1953년 '대한중외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현대적 기업 형태를 갖추고, 1958년 의료현장의 요청으로 수액 개발에 뛰어들었다.그 때만 해도 국내에는 수액을 생산하는 업체도 없었거니와 의사들조차 수액요법을 잘 아는 이가 드물었다.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수액은 크게 약액과 유리병, 고무마개가 결합된 단순한 구조였지만 이 모두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은 힘든 과정이었다.JW중외그룹은 이런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하며 1959년 10월 마침내 '5% 포도당' 수액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면서 국내 수액사업의 기원을 열었다.◆수액 개발 속에 담긴 혁신의 역사와 CSV 실천=초창기 수액제 생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수액을 담을 병을 구하기가 어려워 미군이 사용하던 고병을 모래, 수세미 등으로 닦아 사용했다. 이후 자동화 병을 도입했지만 이 역시 멸균과정에서 병이 깨지기 일쑤였다.JW중외그룹 초창기 수액제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JW중외그룹은 40여년 동안 최적의 용기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지금의 Non-PVC 수액백 시대를 열었다.수액 생산은 철강, 화학 같은 대표적인 장치산업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 JW중외그룹은 1964년 국내 최초로 수액제 일관 제조 시설을 도입했다.1980년대에 들어서는 수액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했으며, 2006년에는 16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제조 전문 공장을 준공했다.이 같은 투자와 연구개발에 대한 집념은 2013년 7월 세계 3대 수액제조 회사인 글로벌 제약사 박스터에 영양수액 '위너프'를 독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됐다.이는 JW중외그룹이 수액사업을 시작한 이래 56년 동안 이어온 수액 개발과 생산 경험이 축적된 결과라는 평가다.JW중외그룹이 수액 생산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창업주 故 성천 이기석 사장의 생명존중의 가치를 강조했던 경영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적은 이익에 비해 엄청난 설비투자 등이 요구되는 수액사업은 국민 건강에 꼭 필요한 생명수를 만든다는 사명감 없이는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분야다.이처럼 수액생산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기업의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것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공유가치경영(CSV·기업이 수익 창출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추구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혁신신약 개발을 향한 열정=JW중외그룹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1992년 국내 최초로 해외제약사와 합작 연구소인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JW Theriac 연구소 등을 통해 韓-日-美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JW당진 생산단지 전경대다수 제약사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일반적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데 반해 JW중외그룹은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글로벌 임상을 통한 혁신 신약 개발로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대표적인 프로젝트는 wnt 표적항암제다. 이 약물은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wnt 경로를 차단하는 혁신신약으로 아직 세계 어느 제약사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그러나 JW중외그룹이 지난 5월 29일, 제51차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의미 있는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전세계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미국 MD앤더슨 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진행 중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완전관해와 부분관해 사례가 1명씩 확인되면서 세계적으로 CWP29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것이다.JW중외그룹은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센스 아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연구개발과 함께 상업화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일본 바이오 기업인 프리즘 파마에 wnt 기술수출을 체결했다.국내 제약사가 원천기술을 활용해 혁신신약 분야에서 외국 기업으로부터 자사의 특허 기술 사용료를 받은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이 계약에 따라 프리즘 파마는 앞으로 일본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신약을 팔 때 마다 계약에 따른 기술료를 지급해야한다. JW중외그룹은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약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JW =JW중외그룹은 올해 7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70주년이라는 표현보다 미래 지향적인 를 선택했다. 추구하는 방향은 도전과 혁신을 담았던 초심에서 다시 출발해 70년 이후 미래를 향한 준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JW 70+5 비전 선포식JW중외그룹은 최근 ‘70+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이 행사를 '70+'로 향하는 모멘텀으로 삼아 더 큰 미래를 향한 임직원의 의지를 더욱 공고하게 다졌다. 한편,또 70주년을 맞아 JW중외그룹은 모든 임직원들에게 지주회사인 JW홀딩스 주식을 지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지급한 주식은 JW중외그룹 임직원으로서의 증표와 같은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2015-08-13 06:14:57가인호 -
[이 藥] "독립운동 활명수, 매일 역사를 새로 쓰다"[광복 70주년, 독립운동 집안 동화약품 활명수 이야기]광복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에서 활명수(活命水)는 독립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일제시대 활명수 판매액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였다. 초대사장 민강 선생 등 3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동화약품은 활명수를 통해 격동의 역사 속에서 쓰리고 더부룩한 민족의 속을 달랬다.대한제국 원년부터 지금까지 118년을 산 활명수는 우리나라 약계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 한다. 활명수가 등장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양약이 등장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대중화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대한제국 원년인 1897년 궁중 선전관 민병호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양약인 '활명수'를 개발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그의 아들 민강(동화약품 초대사장)과 함께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을 창업하면서 활명수의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 제약의 역사도 시작됐다.초창기 가내수공업적인 생산체제에서 생산되던 활명수는 이제 전자동 액제 생산라인에서 연간 1억병이 생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된 활명수는 84억병에 달하며, 이를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를 25바퀴나 돌 수 있는 양이다.활명수가 개발될 당시에는 약이라고는 달여 먹는 탕약밖에 몰랐던 시기였다. 약을 구하기 힘들어 급체, 토사곽란에도 목숨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민병호 선생이 활명수를 제일 먼저 개발한 것도 소화불량이 가장 흔하면서 백성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병이었기 때문이다.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복용이 간편한 활명수는 그 이름처럼 ‘생명을 살리는 물’로 민간에 널리 알려졌다.제조회사 설립 최초 브랜드...약방 활성화에 기여침술과 한약에만 의존하던 우리 의약계에 활명수는 새 바람을 일으켰다. 현호색, 창출, 진피, 후박 같은 전통 한약재에 아선약과 정향 등의 수입 약재를 배합한 활명수는 특유의 효능과 편리함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제조 회사 설립을 통해 브랜드를 갖고 판매된 최초의 제품으로 대한민국 제약업과 브랜드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동화약방 본포 입구활명수는 창업 초기부터 전국적인 유통 경로를 만들어 나갔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했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 곳곳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동화약방이 창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00년대에 약방들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화의 창업과 활명수의 개발이 제약업이라는 산업군을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의 도매상에 해당하는 판매소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해 중간 상인 등 유통을 담당하는 구성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도 앞장서며 상생을 도모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일제강점기 민족의 혼으로...판매금액 독립운동 자금으로 활용일제 강점기라는 풍전등화의 상황에서도 동화약품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자 승전보를 알리는 축하 광고를 이틀후인 11일 일간지에 게재했다. 당시 광고에서 조선 청년의 의기충천(意氣衝天)을 알려, 암울한 시대에 국민들의 자부심을 북돋았다.당시 동화약방은 민강 사장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경영 위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체력의 근원이 건전한 위장이며 이를 위해 ‘건강한 조선을 목표로 하자’는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한 것은 동화약품의 남다른 민족 정신을 보여준다.1936년 8월 11일 동화약방(現 동화약품) 활명수 광고동화약품 광고 이후, 다른 일간지 (조선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일장기를 지운 마라톤 우승자의 사진을 실어 일제의 탄압으로 휴간·정간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동화약품 민족정신은 초대 사장 민강 선생(1883~1931)부터 발현됐다. 민강 선생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 연락을 위해 만들어진 비밀단체 '서울연통부' 행정책임자로 국내외 연락 및 정보 활동을 담당했다. 당시 활명수 판매금액을 독립운동가의 활동자금을 지원하는데 힘썼다.5대 사장 보당 윤창식 선생(1890~1963)은 '조선산직장려계', '신간회' 등 조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독립운동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제약업계 최악의 시기였던 40년대에도 침체한 활명수 시장회복 및 만주국 진출 등 사세확장의 업적을 세웠다.‘좋은 약이 아니면 만들지 말라. 동화는 동화식구 전체의 것이요, 또 이 겨레의 것이니 온 식구가 정성을 다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라’라는 윤창식 사장의 경영철학은 후대 경영자들에게도 이어져 현재까지 동화약품 경영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윤광열 명예회장(1924~2010)은 광복군으로 활동했다. 보성전문학교(現 고려대학교) 재학시절, 자발적으로 중국 상해에 있는 정부군을 찾아가 주호지대 광복군 5중대 중대장직을 맡았다. 동화약품 독립운동가 CEO 라이벌 맞서 까스활명수로 역전...부채표 달고 승승장구동화약품은 한국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력제품인 활명수의 영업에 힘쓰고, 다양한 신제품을 꾸준히 발매해 매출을 증대시켜 1960년대에도 승승장구해나갔다.이때 생각지 못한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탄산을 삽입한 까스명수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다. 당시에는 동화약품은 무조건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침착하게 까스활명수를 개발해 경쟁 상황을 역전시켰다.또 발포성 소화제 시장의 규모를 확대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까스활명수는 높은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놀라운 결단력을 보여줬다.'부채표 캠페인'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나서며, 소비자의 신뢰를 강화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발매 초기인 1910년대부터 각종 유사품에 시달렸던 활명수는 1990년 중반부터 '부채표 캠페인'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고, 소화제 대표브랜드로서의 입지까지 확고히 했다.최근 활명수는 탄산 첨가, 성분 보강, 무보존제 제품 출시, 프락토올리고당 함유 등 지속해서 진화를 추구해왔다. 한국 사람의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변화로 한결같이 소비자의 사랑을 얻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복잡한 여성의 소화불량을 위한 '미인 활명수'를 출시했다. 오매(매실을 훈증한 생약)를 첨가해 정장 기능까지 더한 것이 특징이다.2015-08-13 06:14:56이탁순 -
"글리타존, 비만·대사증후군 두마리 토끼 잡아"과거 당뇨병 치료는 인슐린 분비 촉진제와 혈당 강하제 등이 주류였다.그러나 비(非) 비만형 당뇨에 비해 비만형 당뇨가 증가하는 현재 추세를 볼 때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이상지혈증 ▲혈전증 등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특히 한국인 대사증후군은 증가하고 있고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유병률은 더욱 높다는 분석이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 424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대상환자의 77.9%가 대사증후군을 동반했다.무엇보다 국내 당뇨병 환자들이 과거 서양에 비해 인슐린 분비 자체가 떨어지던 것에 비해 최근 들어 비만 등의 영향으로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는 서구형 특성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지난 2012년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2'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4명 중 3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평균 체질량지수 25.2kg/㎡)였으며, 남성 당뇨병 환자의 약 40%, 여성 당뇨병 환자의 약 60%에서 복부비만이 동반됐다.비(非)비만형 당뇨병의 경우 대사증후군이 적어 단순하게 당뇨에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분비기능의 결함이 지배적이다.그러나 비만형 당뇨병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 위험인자가 선행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동반될 위험이 높다. 이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핵심이 된다.국내 당뇨병유형·비만 추세 감안, 인슐린 저항성 개선 주목문제는 국내 성인당뇨병의 유병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당뇨병 유형 대부분이 제2형이라는 점이다.2010년 기준으로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특히 65세 이상은 22.7%가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50년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약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당뇨병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당뇨병 진료인원은 240만 6047명으로 이중 제2형 당뇨병 진료인원의 비율은 전체의 86.6%인 208만 3812명을 차지한다.그러나 이는 진료인원에 대한 통계일 뿐 미진료 당뇨환자까지 감안하면 전체 당뇨환자의 95% 이상이 제 2형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같은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가 있는 #글리타존 계열 약물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는다.글리타존 계열 약물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뿐 아니라 혈당 변화가 심하지 않고 베타세포 보호에 긍정적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이와함께 지방간 또는 지방간 우려 환자 처방시 적합하고, 메트포민 병용 처방시 효과적인 부문도 부각된다.이밖에 저혈당 부작용이 적고, 제2형 당뇨병 진행을 늦춘다는 점도 글리타존 계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글리타존 계열 신약 출시로 관련 시장 동반성장국내 글리타존 계열 약물 시장 변화는 이같은 사실을 입증한다.듀비에 출시 이전 유일한 글리타존 계열 약물인 다케다 '액토스'(pioglitazone)의 2013년 실적(IMS 기준)은 74억원이었다.그러나 지난해 국내 오리지널 글리타존 계열 의약품 처방액은 158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종근당 국산신약 '듀비에'(lobeglitazone) 등장으로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지난해 '액토스' 실적은 106억원으로 30% 이상 성장했고, 신규 론칭한 '듀비에'는 52억원을 기록하면서 양대산매급을 형성하고 있다.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처방량이 늘었다는 의미다.제2형 당뇨병이 대부분인 국내 당뇨병 유형과 비만 증가 추세 등 복합적인 부분이 맞물리면서 글리타존에 대한 의료진들의 관심과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다만 아직까지 개원가 글리타존 처방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허갑범 박사는 "당뇨병 환자별로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을 봐야 한다"며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데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면 글리타존 계열의 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허 박사는 "개원가에서 글리타존 계열의 처방이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문제"라며 "과거 한국인의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었고 저항성은 낮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서구화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은 늘고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을 구분해 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 역시 "비만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비만도는 인슐린 저항성과 정확하게 비례하기 때문에 비만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인슐린 저항성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훨씬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윤 교수는 "글리타존 계열의 약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특화된 약물인데 초기에 적극적으로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리타존 계열의 병용처방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약제를 늦게 사용하는 것보다 젊고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임상시험으로 입증한 신약 듀비에, 성장 가능성 높아종근당 글리타존 게열 신약 '듀비에'글리타존 계열에 대한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리타존 계열 내에서도 로베글리타존(듀비에)은 집중 조명을 받는다.실제로 글리타존 계열 중에서도 로베글리타존은 유효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인슐린저항성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환자를 위해 탄생한 듀비에(Lobeglitazone)는 국내 최초개발된 Insulin sensitizer로서 췌장의 베타세포 보존을 통해 오랫동안 당뇨환자의 Durability를 유지시켜 제2형 당뇨병 초기환자들에게 우수하게 혈당조절을 해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특히 단독 및 병용요법의 임상시험에서 TG(중성지방)과 Small dense LDL-C를 감소시켜 Lipid profile을 개선했으며 Placebo 대비 대사증후군 14% 감소를 입증했다는 분석이다.종근당에 따르면 24주 HbA1c가 placebo 대비 유의하게 0.6% 감소했으며, 피오글리타존 15mg을 직접 비교한 제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시작시점 대비 당화혈색소가 각각 0.82% 및 0.76% 감소했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small dense LDL, 유리지방산을 호전시키는 경향도 상호 유사했다.듀비에의 가장 큰 장점은 Insulin sensitizer 답게 BMI지수가 25이상인 환자 및 허리둘레가 두꺼운 환자 (남자 90cm이상, 여자 80cm 이상)에서 약 1%에 가까운 HbA1c 감소를 보였다는 점이다.제약사들도 글리타존 시장 확대에 주목한다.지난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전체시장은 5358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8.9% 성장했다. 특히 글리타존 계열은 2013년 대비 전체 감소세를 벗어나 지난해 전체 성장으로 전환됐으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글리타존 시장 성장은 듀비에 출시 이후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도 전체 당뇨병치료제 중 듀비에를 포함한 글리타존 계열의 성장률이 전월 대비 성장세를 기록중“이라고 말했다.그는 "지금까지의 시장 성장률을 볼 때 듀비에는 국내 글리타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글리타존 계열은 액토스와 듀비에 2 품목“이라며 ”듀비에가 피오글리타존 만큼의 임상시험 등 근거를 확보해서 만들어 간다면 미국에서 DPP4 억제제와 글리타존 사용 비율이 동등한 것처럼, 듀비에의 국내 평가 및 주요 국가 해외수출에서의 시장점유율도 긍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2015-06-23 06:14:58가인호 -
"오늘 아침, 무슨 색깔의 약을 드셨나요?"[Color in Drug]#'그 사람 참 색깔 없는 사람이군.'색깔이 없다는 건 특징이 없다는 말과 동의어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말할 때 '색'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색은 이미지다. 모양, 촉감, 질감, 향기. 사물을 바라볼 때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많지만 분위기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색'이다. 보는 색깔만 달라져도 불안, 편안함, 기쁨, 상쾌, 안정 등 감정이 변화한다.몸 안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에도 약사와 의사, 환자가 알게 모르게 색깔에 영향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 정제 색 뿐만이 아니다. 포장부터 용기는 어떤 것이든 색을 가지고 있다. 회사 이미지를 결정짓는 로고와 의약품 포장에 어떤 색을 쓰느냐는 약을 접하는 이에게 큰 영향을 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정할 때 색은 중요한 요소다. '컬러 마케팅'이란 말도 그래서 나왔다.인간이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먹는 약. 약물과 색깔의 무관한 듯 유관한 상관관계를 정리했다.◆WHITE=청결·치유·순수생산과정에서 특별히 인공착색료를 넣지 않는다면 정제는 흰색을 띈다. 부형제 색이 대부분 흰색 또는 미색이기 때문. 흰색이라는 범주에 티타늄 화이트부터 아이보리까지 무수한 그라데이션이 존재하듯, 우리가 보는 '흰색 정제'도 각기 다른 흰색을 띈다. 이 색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부형제를 쓰느냐에 달렸다.제조할 때 색소를 쓰지 않는 이유는 흰색이 의약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흰색은 전통적으로 청결, 순수, 순결을 상징한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반드시 흰색 드레스를 입는 것은 그래서다.미술에서는 중세시대부터 르네상스까지 그려진 수많은 종교화들이 흰색을 모티프로 했다. 청결과 순결, 고결의 이미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종교적이고 경건한 색깔로 여겨진다. 절대적인 존재를 단지 하얗고 밝은 빛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선과 악을 대비시키는 가장 극명한 색깔로 흰색과 검정색을 사용하는데, 많은 작품에서 '절대 선'을 의미하는 천사는 흰 살결에 밝은 금발, 흰 날개와 흰 옷을 입고 있다.한편 흰색은 고요하고 안락한 인상을 준다. 치유의 공간인 의료기관들이 흰색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예로부터 병원은 흰색 건물로 꾸며졌고, 흰색 가운은 보건의료인의 상징이 됐다. 지금도 병원과 약국 외관이나 간판에 가장 많이 쓰이는 색이 흰색이기도 하다.국내제약사 의약품 생산공정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정제 한 알에 약물 주성분은 비율이 크지 않아 정제 색을 결정짓기에 미약하다"며 "흰색이 약물로 거부감이 없고 깨끗한 느낌을 주어 80% 이상의 정제가 흰색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PINK=사랑·여성·키치사랑 관련 제품 중 분홍색이지 않은 색을 찾기란 힘들다. 핑크는 사랑을 상징한다. 그리고 여성을 상징한다. 서양화에서도 분홍색은 숙녀와 여인네들의 장신구나 우아한 드레스를 치장하는 색이었으며 현대미술에 들어서서 '여성'을 상징하는 색깔로 많이 쓰이고 있다.'여자=분홍색'이라는 편견은 태어나서부터 주입된다. 산부인과에서 성별을 이야기할 때에는 '남·녀' 대신 '파랑색·분홍색'으로 빗대 말하고, 여자아이 장난감 점에는 온통 분홍색으로 도배질이 되어있다. 여자로 태어난 아이는 분홍색을 싫어할 수 없는 환경에 일찌감치 노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의약품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여성을 겨냥한 제품은 환자의 연령과 상관 없이 분홍색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피임약, 갱년기 치료제는 물론 같은 영양제라 해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은 정제도 패키지도 분홍색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남성 타깃 제품은 검정과 파랑, 진한 초록색이 자주 사용된다.장난감 회사 마텔사가 출시한 바비인형만 봐도 그렇다. 바비인형은 핑크색 화장을 하고 핑크색 드레스를 입는데, 이것이 여자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여자아이들'의 상징물이 되었다.팝아트를 창시한 미국의 앤디 워홀은 많은 판화 작품 중 유독 마릴린 먼로에는 핑크색을 많이 사용했다. '키치'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팝아트는 싸구려, 대량생산, 짖궂음, 천박함을 표방하는데, '유치하다'고 느낄 법한 핑크색이 팝아트에서, 특히 '여성'을 상징하는 색채로 쓰이면서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분홍'이라는 공식을 거부하기도 했다.◆YELLOW=태양·에너지·경고노랑은 황금, 태양 등 고귀한 존재를 상징해왔다. 이집트가 태양신 파라오를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신전을 노랗게 꾸민 것은 파라오를 태양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전해내려온 노란색의 시그널은 '에너지', '고귀함', '활력'이었다.노란색은 또 다른 이유에서 '경고'를 상징한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만큼, 가독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눈에 잘 띄도록 검정색과 교차 배치해 차도, 표지판, 경고판과 같은 위험·주의 표시에 이용된다. 노란색은 모든 색깔 중 명시성이 가장 높으며, 확산성(색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 또한 가장 높아 사람들의 주목도를 높인다. 눈에 잘 띄어야 하는 어린이 시설, 어린이 용품, 통학 차량, 교통 표지에 많이 사용한다.동양철학에서 노란색은 담즙, 간 비장 쓸개 활동을 자극해 내장 운동을 활성화한다고 알려져있다. 통증 완화 효과가 있어 관절염 패치나 파스가 이러한 효과를 노리고 노란색으로 출시되기도 한다.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반고흐는 노랑색을 잘 사용했다. 불타는 듯한 태양과 밤하늘을 장악하는 별빛 모두 샛노란 색으로 소용돌이 친다. 노란꽃의 대명사 해바라기는 같은 이유로 반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다. 사람들은 반고흐 그림의 '해바라기'와 '태양', '별빛'에 서린 노란색에서 역동성과 열정을 느낀다.에너지와 활력을 주는 제제는 그래서 노란색을 자주 이용한다.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갈색 병과 달리 액제 는 노란색이다. 노란색은 리보플라빈 성분으로 인한 것으로, '레모나', '삐콤씨' '임팩타민' 등 에너지 공급 효과를 강조하는 비타민 제제는 제제 뿐 아니라 포장에서도 어김없이 노란색을 강조한다.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 중 명도가 가장 높은 노란색은 어린이 제제에도 흔히 쓰인다. 어린이 비타민이나 영양제에는 활기, 밝음, 귀여움을 연상하는 어린이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경쾌하고 맑은 노랑이 만화 캐릭터와 함께 단골로 등장한다.◆GREEN=자연·치유·공감녹색은 자연의 색이다. 인간이 태초에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 안에서 살아왔기에 녹색을 보면 안정을 느낀다. 먹을 것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자연을 의미하는 녹색. 녹색의 뜻은 자연, 조화, 공감이다. 녹색을 보면 감정이 진정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알려져있다.역대 작가들 중 녹색물감을 가장 많이 쓴 작가를 꼽으라면 모르긴 몰라도 앙리 루소일 것이다. 앙리 루소는 원시주의 작가라고 할 만큼 밀림과 숲, 자연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사실과 환상을 적절히 조합한 인물화와 풍경화가 대표작인데, 모두 화폭의 90% 이상이 녹색이다. 앙리 루소는 '자연 밖에 다른 스승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자연에 천착했다.일찍이 초록색에 주목한 제약사는 정신과 계열 치료제 개발사였다. 심리적으로 자극을 주지 않아 감정 균형을 찾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녹색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 관련 질환 치료제에 많이 쓰인다.특히 항우울제는 초록색과 연관이 깊다. 약물의 기전이나 효능효과 외에도 초록색이 환자 스스로 감정을 콘트롤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돕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제제가 릴리의 '푸로작'이다. 초창기 우울증 치료제의 고유명사로까지 일컬어졌던 '푸로작'은 캡슐과 포장 모두에 초록색을 사용한다. 치료제에 컬러마케팅이 적절히 조화된 사례로 손꼽힌다.◆BLUE=우울·감성·신뢰서양에서 파란색은 전통적으로 우울함을 상징한다. 미국 흑인들이 노예생활과 빈민으로서의 고단함을 애절하게 노래한 장르의 이름은 '블루스'(Blues)이며, '우울하다'는 표현에 색을 나타내는 단어가 'Blue'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푸른색은 죽음을 상징하며,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죽음의 색 파랑을 탐미해왔다. 우울함을 동력삼아 작품에 몰입하는 예술가들에게 푸른색은 애증의 색이었다. 여기에서 파란색은 감성과 감각으로 의미가 확장됐는데, 감성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색깔로 자리매김됐다.'절규'로 유명한 에드바르트 뭉크의 초기작은 파란색 일색이다. 불우한 어린시절, 어머니와 누이의 병사, 연이은 가족들의 자살로 뭉크는 불안하고 우울한 정신세계를 가졌다. 그의 초창기 작품은 '죽음'과 '파랑' 두가지 단어로 설명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우울한 감정을 온통 파랑 색채로 표현했는데, 초창기 작품의 주요 색은 파랑색이 이끌어간다.화이자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에 눈길을 끄는 컬러 마케팅을 투입한다. 남녀 관계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보기 드문 푸른색 정제를 만들어내는데, 파랗다기 보다는 청색에 가까운 이 색은 이후 색깔 만으로 '비아그라'를 연상시킬 만큼 유명해진다.제약 마케팅 리서치 전문가 럿커스 대학 최승찬 교수에 따르면 비아그라의 푸른색은 루틴한 성생활보다 일상적이지 않고 감성적인 성생활을 타깃으로 한다. 경쟁품목으로 거론되는 '시알리스' 정제는 노란색을 띄는데, 부부 간의 일상적이고 평온하며 안정적인 성생활에 어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죽음에서 출발해 우울함과 감성으로 나아가, 이제 감성을 자극하는 대표색 '파랑'이 비아그라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이유다.반면 짙은 푸른색은 '신뢰'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화이자는 모든 제품에 흰색과 파란색을 황금비율로 배치한 패키지로 통일했는데, 이는 보는 이로 하려금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짙은 감색 정장 신사는 신뢰감을 높여주며, 젊고 신선해보인다.◆RED=사랑·열정·피뜨거움을 가장 잘 나타낸 색은 단연 빨강이다. 붉은색은 피와 심장의 색이며 여기에서 열정, 열의, 사랑이 파생됐다. 열정과 단결을 강조하는 많은 조직들은 붉은색을 차용해 깃발과 상징에 사용했다.빨강은 미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열정을 나타내는 데 아낌없이 등장했지만, 이러한 관계로 크게 강조되기 힘들었다.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이 과도한 화면은 보는 이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줄 수 있다. 붉은색을 전면에 내세운 그림은 현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데, 색깔을 사용하는 데 막힘이 없었던 앙리 마티스는 대표작 '붉은 방', '붉은 화실'에서 빨강의 진면목을 보여준다.현대에 들어서면서 '붉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 곳은 동양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붉은색이 기묘한 아이콘으로 작용한 작품들이 세계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피', '혁명'을 주창한 중화인민공화국은 국기 전체를 피를 상징하는 빨강으로 채우고 혁명의 색으로 빨강을 꼽았다. 문화혁명 등의 근대사를 지나 중국 공산주의를 문화적으로 이용할 줄 알게 된 쟝 샤오강과 같은 중국 젊은 작가는 작품에서 붉은 색을 '공산주의' 상징으로 사용한다.반면 일본에서 붉은색은 욕망과 정욕이다. 여인의 붉은 입술과 빨간 기모노를 대상화한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는 외설적이고 충격적인 사진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그의 작품에서 붉은색은 본능과 성적 충동을 자극한다.잇몸약 '인사돌'은 하얀색과 붉은색을 조합한 패키지로 눈길을 끈다. 잇몸과 치아가 연상된다. 건강한 잇몸은 붉은색을 띄고 충치가 없는 치아는 하얀색이다. 붉은색의 건강함을 반영해 잇몸약의 효능을 눈으로 느끼게 해준다.◆BLACK=어둠·악·젊음검정은 오랫동안 어둠을 기반으로 한 악의 심볼이었다. 검정은 모든 색을 뒤덮고 동시에 모든 것을 감춘다.빛을 통해 무한한 어둠의 깊이를 표현한 작가로는 렘브란트가 거론된다. 몇백년 이어져내려온 유화기법의 정점을 찍은 작가로 평가받는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인물의 성격과 심경을 깊이있게 표현했다.그가 그린 인물은 전체 어둠 가운데 얼굴 주요 부위만 쨍하도록 밝다. 보는 이가 밝은 얼굴에 집중하다 보면 성격과 심리상태까지 짐작이 간다. 얼굴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언뜻 보기에 하나의 어둠 덩어리로 뭉쳐있지만, 켜켜이 쌓인 어둠 속에 깊이와 단계가 숨어있어 2차원 화폭 속 어둠에는 깊은 공간이 느껴진다.'치료'라는 측면에서 의약품과 가장 거리가 먼 색깔이 검정색 아닐까 한다. 검은 머리카락은 젊음의 상징이기에, 늙음을 위장해 젊음을 덮어쓰려는 이들이 사용하는 염모제를 제외하고는 검정색을 내세운 경구제는 흔치 않다. '팔팔정'을 제외하고는 말이다.한미약품은 팔팔정 개발부터 패키지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 한미약품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같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팔팔정만은 유독 다른 색과 디자인을 가진다. 한미약품 커뮤니케이션팀 서성교 디자인파트장은 검정의 강렬한 이미지를 의약품에 적용하기 쉽지 않지만 팔팔정에는 적합했다고 말한다.그는 "검은색이 주는 남성, 권위, 공포, 어두움 이미지가 발기부전제를 사용하는 대상과 밤에 주로 사용된다는 점, 힘과 권위 등에 잘 맞았다"며 "많은 제네릭 속에서 분명한 차별점을 주기 위해 흔치 않은 색을 채택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우리나라는 의약품에 쓸 수 있는 색을 식약처가 '의약품용 색소'로 정해놓고 있다. 환자가 복용하는 만큼 일반 식품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정제 색깔을 전문으로 만들어주는 의약품 조색업체도 성업 중이다.현재 국내제약사가 정제 색깔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점은 ▲오리지널과의 비교 ▲색깔 안전성 ▲시각적 효과 순으로, 아직까지 색깔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의약품 색깔을 선정할 때에, 쉽게 변하지 않는 색인지를 따지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그 다음 기준이 거부감 없는 색인지, 환자가 선호하는 색인지 등"이라며 "아직까지 안정성을 가장 많이 생각하며 그 다음은 큰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어 "우리나라 정제는 대부분 오리지널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 정제 모양과 색깔이 오리지널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신약 개발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의약품 색깔에도 약의 효능과 콘셉트에 맞는 색채를 대입하도록 조금씩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2015-06-12 06:15:00정혜진 -
인류 VS 튜머, 제약왕과 항암용병단의 전설[이 기사는 항암제의 역사를 독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러티브 형식으로 작성됐습니다. 극적인 요소를 위해 수술과 시술 등 치료법의 언급은 배제됐으며 항암제가 작용하는 수용체, 유전자 명은 각색해 실제 명칭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항암력(降癌曆) 원년. 대악마 튜머(Tumor)가 인간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인류는 멸족의 위기에 처한다.튜머는 '암령(癌令)'이라 일컬어지는 수하 악마들을 풀어 무참한 살육을 시작했다. 암령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인간의 신체부위, 혹은 장기를 뜯어 먹는 극악무도함으로 인류의 생명을 하나씩 앗아갔다. 위, 대장, 폐, 췌장, 뇌, 간…. 부위도 다양했다. 개중엔 유방, 자궁 등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부위만 탐하는 변태 성향의 암령들까지 나타났다. 인류는 훼손되는 부위에 따라 이들을 'OO암령'이라 불렀다.저항은 무의미했다. 인간의 무력은 암령들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왕국군은 처참한 패배와 함께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백성들은 통탄에 빠졌다.속수무책 당하던 인류는 '제약왕(製藥王)'이 왕좌에 앉으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는다. 제약왕은 즉위하자 신비한 능력을 갖춘 이들을 찾아 나서는 한편 암령들의 목에 거금의 현상금을 걸었다. 전국 각지에서는 현상금을 노린 암령 퇴치 용병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항암용병단의 기나긴 여정이 펼쳐진다.1장. 탁산독과 백금검항암력 90년. 흑마법을 기반으로 한 용병단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드디어 암령 침략의 최초 저지에 성공한다. 이 시기에는 BMS군의 탁솔부대, 사노피아벤티스군의 탁소텔부대, 릴리군의 젬자부대 등 3개 용병단의 명성이 하늘을 찔렀다. 이들은 모두 '탁산'이라는 맹독을 기반으로 암령들에게 독공을 퍼부어 곳곳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BMS군은 암령들이 '백금'에 약하다는 사실을 간파, 백금검으로 무장시킨 플라티놀부대까지 승전보를 올리면서 당시 맹위를 떨쳤다.그러나 흑마법은 역시 흑마법이었다. 맹독 탁산은 암령만이 아니라, 백성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탁산에 노출된 사람들은 머리가 빠지고 심한 구토 증상에 시달렸다. 백금검도 마찬가지였다. 백금검에 찔린 암령들의 괴명과 피에 닿은 이들은 귀가 멀고 신장이 망가져 버렸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탁산독과 백금검을 사용하는 용병단의 참전을 반대하는 백성들도 적지 않았다.제약왕은 고민에 빠졌지만 대책이 없었다. 여전히 암령들이 창궐한 상황에서 용병단을 물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백성들 대부분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이후 오랜시간, 인류는 제한된 무기로 암령들과 싸워야만 했다.하지만 암령 퇴치에 대한 왕국의 의지는 식지 않았다. 제약왕은 더 높은 현상금을 제시했으며 용병단들은 부와 명예, 그리고 백성을 위해 혹독한 수련을 견뎌냈다.2장. 표적항암부대의 궐기수많은 전투를 거치면서 용병단들은 각 암령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공격할때 저마다 다른 루트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 루트를 차단하면 암령의 힘은 상실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되고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술식과 무기 개발에 힘을 쏟았다.실제 이 때문에 용병단들은 채용시 선천적으로 악마에 대한 방어력이 강한 '닙(Nib)' 가문과 '맙(Mab)' 가문의 자제들을 우대하게 됐다. 이들은 입대하면서 군명(軍名)을 사용했기에, 활약상이 일반 백성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용병단들 사이에서는 유명세를 떨쳤다.결국 항암력 100년대에 접어들면서 왕국은 대 암령항쟁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른바 '표적항암부대'들의 궐기가 시작된 것이다.말 그대로 특정 암령을 표적으로 무서운 공격력을 갖춘 이들 부대의 공적은 현세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표적용병들은 전투시 백성들에게 피해를 거의 입히지 않아 환영을 받았다. 후문이지만 처음에는 용병단원들 자신 조차 이정도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3장. 폐암령과 유방암령실력을 확신한 용병단들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특히 폐암령과 유방암령의 퇴치는 비약적인 성과가 있었다.폐암령은 본디 흡연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었지만 어느 순간 비흡연자, 그것도 여성들을 살해하기 시작해, 왕국의 집중 척결대상이 됐다. 사람들이 자는 틈을 타 폐만을 공격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자신의 폐가 망가진 것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하기 일쑤였다.처단의 선봉장은 아스트라제네카군의 이레사, 로슈군의 타쎄바라는 주술사부대가 맡았다. 이들은 폐암령에게 치명적인 술식을 걸었는데, 이 술식은 기이하게도 몸에 붉은 반점이 있는 사람들을 해할때 강해지는 폐암령의 힘을 봉쇄했다. 전장에는 힘을 잃은 폐암령들의 시체가 연일 쌓여갔다. 이레사부대와 타쎄바부대는 주술 시전시 'EGFR'이라는 뜻을 알 수 없는 고대 주문을 외웠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은 붉은 반점을 'EGFR 반점'이라 불렀다.이후 베링거인겔하임군의 용병부대 지오트립이 폐암령 정벌에 투입됐다. 지오트립부대는 이레사, 타쎄바 부대가 미처 막지 못했던 3종류의 미세한 EGFR 반점까지 봉인하여, 술식의 힘을 더했다. 이제는 타 용병단의 단점을 극복해 왕국의 총애와 민심을 얻으려는 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벌써 아스트라제네카군은 새로운 부대 편성에 돌입했다. 지금껏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동방의 용병단 한미군도 독자적인 암살부대를 구축중이다. 다만 아직 이들 용병단은 왕곡의 대악마관리국(FDA, Fight Devil Administration)의 참전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타쎄바 부대를 보유한 로슈군의 전투력은 유방암령 정벌에서 빛을 발했다.여성의 가슴을 탐하는 악질적인 유방암령은 여인네들 뿐 아니라 그녀들 남편의 가슴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실제 아름다운 자태로 뭇 남정네들의 추파를 받았던 안젤리나 졸리 공녀는 유방암령이 두려워 스스로 가슴을 도려냈는데, 그의 남편 브래드 피트 경은 한달 간 식음을 전폐했다는 풍문이 있다.유방암령들 사이에서도 취향이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젖가슴의 사이즈가 크고 허리가 잘록한 여인들만 공격하는 악질 유방암령들이 세간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남성들은 그 유방암령을 당한 여인네들의 몸매가 숫자 '2'와 모양이 비슷하다 하여 'HER2(그녀의 2) 밝힘 유방암령'이라 불렀다.로슈군의 척결 대상이 바로 'HER2(그녀의 2) 밝힘 유방암령'이었다. 로슈군이 처음 출범시킨 허셉틴부대는 용병단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했다. 이 부대는 모두 어려서부터 차출된 거인들로 구성됐다. 거인들은 보통 인간의 4~5배에 달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거인들은 항시 고도의 훈련을 받은 매 한마리와 함께였는데 매들이 창공에서 HER2 라인 여인을 탐색, 신호를 보내면 암령이 덥칠때 화살로 그들을 제압했다. 활의 크기만 2미터가 넘었으며 거인들은 천리 밖에서도 명중시켰다고 한다.허셉틴부대의 승승장구 와중에도 로슈군은 퍼제타부대를 투입시켜 협공을 퍼부었다. 심지어 백성의 안전 때문에 도태된 흑마법의 파괴력을 유방암령에게만 집중되도록 하는 술식을 완성하여 허셉틴부대에게 전수해 암령들을 아비규환에 빠뜨렸다. 현재 흑마법을 사용하는 허셉틴부대는 캐싸일라부대로 이름을 바꿨다.이대로만 가면 폐암령과 유방암령은 인간세상에서 전멸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용병단의 무공이 일취월장하는 동안 암령들도 진화를 시작했다. EGFR 반점 봉인술 보호막을 두른 폐암령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거인들의 화살을 피하는 놀라운 동체시력을 보유한 유방암령이 여기저기 나타났다.4장. 항암령 전쟁의 앞날진화를 통해 표적항암용병단을 격파한 암령들은 숫자는 줄었어도 여전히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때 빛의 힘을 사용하는 성직자들로 구성된 용병단이 출현, 인류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MSD군의 키트루다부대와 BMS의 여보이부대, 이들은 성직자의 권능을 통해 인간 본연이 갖고 있는 항마력을 극대화 시켜 암령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힘을 갖게 됐다.키트루다 소속 성직자들은 특정 암령과의 전투가 시작되면 그 암령에 맞는 대항의 오오라를 뿜어낸다. PD-L(Purify Devil-Light)라 명명된 이 빛의 오오라는 암령의 생명 에너지를 모조리 흡수해 암령을 수사(瘦死)시켜 버렸다.여보이부대의 권능은 왕국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법구를 통해 천사를 소환, 암령들에게 생기의 대포(Cannon Type Limpid Angel)를 발사하는 여보이의 전투방식도 전례가 없다.두 용병단은 우선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흑색종암령 전투에 긴급 투입됐다. FDA는 폐암령, 유방암령, 두경부암령 등 수많은 암령 토벌에 파병을 고려중이다. 이제 인류와 튜머 간 전쟁은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항암 전쟁은 끝은 여전히 단정할 수 없다. 제약왕도 아직까지 승리를 단언하지는 않았다. 분명한 것은 인류 최대의 적 튜머와 맞서 분투한 용병단이 있었다. 때로 용병단들은 명성지키기에 급급해 상호간 직접 대결을 피하고 지나친 몸값 요구로 왕국과 백성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 그들은 생존에 기여했고 아직까지 위, 간, 췌장 등 무시무시한 암령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새로운 용병단의 승전보를 기다리고 있다.2015-06-10 06:15:00어윤호 -
"언제까지 화학약만"…약대도 바이오의약품 주목바이오산업 성장과 맞물려 제약, 바이오 의약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가까운 미래엔 합성신약, 바이오약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란 말이 나온다.세계 수많은 업체들은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새로운 기술과 의약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문제는 향후 그 기술과 의약품을 직접 다룰 국내 전문가들이 이 같은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다. 그 중심에 미래 약학전문가로 활동할 약대생들이 있다.현장에선 여전히 약대 교육이 시대 흐름과 괴리된 채 화학의약품에만 매몰돼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약학전문가인 미래 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의 기본 개념이 될 생체의약품을 정확히 이해할 만한 학습 비중과 커리큘럼 마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하다못해 백신도 바이오약…여전히 화학약에만 치중"약학교육 현장에서 바이오약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 싹텄다. 2008년 서울대 약대는 교과부에 바이오제약학과 신설과 관련한 과제를 신청해 눈길을 끌었었다.약대 차원에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이 분야가 당시엔 생소했던 바이오 관련 분야였다는데 학계는 물론 제약업계도 관심을 모았었다. 당시 학과 개설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를 비롯한 일부 교수들은 정부, 제약업계 등과 연계해 바이오의약품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하지만 정작 약대 학부과정에선 관련 분야에 대한 인식이나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약대 교수들의 설명이다. 약제학, 독성학, 제제학 등 주요 과목이 여전히 화학의약품의 개념, 작용기전 등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6년제 약학교육에선 단순 화학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을 이해할 수 있는 생물의약품 개념을 현재 교육 중인 각 과목에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심창구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는 "점차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화학의약품과 생물의약품 구분 자체가 모호해 지고 있다"며 "하다못해 백신도 바이오의약품에 속하는데 반해 현재 국내 약학교육은 여전히 화학약에만 치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심 교수는 "약학교육이 기존 화학약의 물질, 작용 기전 중심을 뛰어넘어 생물의약품에 대한 이해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바이오의약품 교육 비중 늘려야…별도 커리큘럼 고민도현재 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한 별도 커리큘럼이 있는 곳은 성균관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의 '바이오의약품인허가론' 정도다.이 과목조차 인허가 관련 제도적 내용을 다루는 대학원 과정으로 현재로선 바이오의약품 기본 개념을 교육하는 별도 커리큘럼을 마련한 약대는 전무하다.약대 교수들은 미래 의약품 시장을 반영해 바이오의약품 관련 별도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현재 약학교육 상황과 바이오분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이범진 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은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바이오 의약 분야는 분산돼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일부 과목에 반영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별도 과목을 만들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는데는 교수들 모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존 교과목에 생물의약품 관련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화학의약품 중심 과목들에 생물약 관련 개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더불어 바이오의약품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연구, 개발 분야에서 활동할 학생들이 전문적 식견을 키울 수 있도록 심화 분야의 선택과목 등을 개설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성균관대 약대 하동문 교수는 "임상약학 교육을 강조하는 6년제 취지와 약사국시 등을 생각할 때 약대에서 바이오약 관련 별도 커리큘럼을 다시 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면역학, 미생물학 등 바이오로직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를 심화해 관심있는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 등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미래엔 약사가 약 이해 못할 수도"…시대 흐름 반영한 교육 필요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교육이 지속된다면 약의 전문가라는 약사가 신개념의 의약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더불어 관련 분야 약사 출신 전문가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약대 교육 과정에서부터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심창구 교수는 "다른 분야에 비해 약의 제제화, 작용기전 등 기초를 이해하고 있는 약대 졸업생들이 향후 바이오의약 연구,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낼 잠재력이 가장 크다"며 "의약품 연구, 개발자를 넘어 가까운 미래에는 바이오의약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약학전문가, 약사로서 활동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하동문 교수도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약대를 졸업한 약사들이 모두 해당 의약품을 다루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며 "반면 세계적 추세가 바이오약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약학교육 차원에서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문가로 활동할만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2015-06-09 12:15:00김지은 -
합성신약 VS 바이오약물? "구시대 유물"바이오약 이미 먼 미래 의약아냐...중국, 인도 무섭게 성장 대학원을 마치고 럭키화학(현 LG생명과학)을 입사한 것은 1993년이었다. 당시 신규 프로젝트를 구상함에 있어서 모두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약물이 둘 있었다.제약계의 황태자는 스웨덴의 중소형 제약사인 아스트라를 일약 다국적 제약회사로 만들어준 위궤양 치료제인 로섹(Losec, omeprazole, 프로톤펌프 저해제)과 미국의 신생 바이오벤처 암젠을 세계 최고의 바이오벤처로 성장케 한 에포젠(Epogen, erythropoietin, 적혈구 성장인자)이 모두가 닮고자 했던 그 약물들이다.합성신약의 경우는 로섹을, 단백질치료제 (당시만 해도 항체치료제는 그야말로 초기 아이디어단계였으므로 대부분 생리활성단백질의 유전자재조합 방식 생산에 의한 치료제들)은 에포젠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서, 성공적으로 기술발이 되면 제2의 로섹과 제2의 에포젠이 될 수 있다고 열심히 주장했던 기억들이 선명하다.그 후로 20여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사이 매우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1. 제약과 바이오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미국 나스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하면 이미 길리아드가 릴리, 애보트, 앱비, GSK 등 다수의 전통적 다국적 제약회사를 넘어섰다. 이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을 바이오파마라고 칭하고 있다. 국내의 모 제약사 회장도 최소한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바이오벤처라고 임직원들에게 말한다는 일화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만큼 신흥 바이오텍들의 급성장과 관료화된 조직으로 인해 신약 창출 생산성이 떨어진 다국적제약사들의 부침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합성신약과 바이오 약물의 패러다임도 구시대의 유물이다. 어떤 형태의 약물이든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2. 가장 큰 관심질환분야들이 변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1980년대에만 해도 고혈압, 고지혈증, 에이즈, 감염증 등이 주요 연구 관심 질환이 되었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점점 암, 자가면역질환 그리고 각종 희귀질환들로 관심이 옮겨갔고, 2000년대 암,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그리고 최근에는 면역항암요법 등으로 그 관심질환분야가 옮겨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심의 변화에는 기존 약물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과 기초과학 및 각종분석기술 (단백질체학, 유전체학 등)의 발달이 어우러진 결과이다.3. 항체치료제가 그 사이 주류로 자리 잡은 후 이제 조금씩 포화의 단계로 가고 있다.항체치료제가 주류로 자리를 잡은데는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분야의 공이 매우 크다. 아바스틴, 허셉틴, 리툭센 등과 같은 항체항암제들과 엔브렐, 레미케이드 그리고 휴미라와 같은 TNF 알파 저해제들의 공이 매우 크다.4. 선구자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치료제들(유전자 치료제, 핵산기반치료제, 세포치료제 등)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면역세포치료제 (줄기세포는 잠시 잊어주시길…)라고 하겠다. 면역세포들을 재활성화시켜 암을 치료하자는 생각은 이미 20년이 넘은 아이디어였는데, 이제 CAR- T라는 기술로 "기술의 실현"이라는 수준을 넘어 "암치료 분야의 신기원"으로 인식되어 불과2년 사이에 전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유전자치료제와 핵산기반 치료제들도 허가를 받거나 개발 후기단계에 도달해서 비전가들의 비전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5. 수많은 기술들이 제안되고, 성장하고, 이제는 일상화돼 사용되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이다. 과거 20억불이 들었던 인간게놈의 분석은 이제 한달도 안되는 시간에 1000~2000만원이면 끝난다. 너무나 일상화 되어 Fun Genomics (흥미 게놈연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기술 발전의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6. 그리고 국내의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가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 가며 성장하고 있다.1993년도에 국내 선두기업들은 이제 신약을 해야겠다고 뛰어든 시기이고, 바이오벤처는 거의 전무하던 시대였다.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 개별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조원인 회사들이 다수가 있다. 또한 바이오벤처들 중에도 매출실적이나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다수가 있다.얼마전부터 해외 언론에 나오는 새로운 용어가 있다. Futuristic Medicine ( 미래의약)이라는 용어이다. 이제 더이상 항체의약품은 미래적(futurist)이지 않다. 이미 그 효용성이 입증이 끝났고,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시장참여 티켓을 얻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점점 적색시장화되고 있는 시장이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우리가 약간은 무시하던, 중국과 인도업체들의 추격은 이미 무서움의 경지를 넘어서서 점점 국내 업체들에게는 공포의 경지까지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우리 국내 언론에서 언급이 안되고 있을 뿐이다. 국내 언론과 업계 일부에서 몇년전에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사실 미래의약과는 거리가 먼, 과거 지향적 사업기회 창출이라고 생각한다.이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용어는 잊어야 할 시점이다.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단어는 이미 미래지향적이지 않기 때문이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과거에는 상상못할"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들을 대변할 수 없는 단어이다. 그래서 미국 언론에서 미래의약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우선 이 미래의약 중에서 가장 가까운 미래의 의약이 유전자치료제, 핵산기반치료제 그리고 세포치료제들이다. 그 다음 미래의 치료제들이 어떻게 될지는 현재는 좀 허황되어 보일 수 있다지만 분명 그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바이오벤처가 설립된 유전자편집기술은 분명 조금 먼 미래에 현실화될 미래의약 중의 하나이다. 또한, 웨어러블이나 이식가능한 치료제와 의료기기가 합처진 형태의 새로운 의료기기도 미래의약 중의 하나이다.이제 이러한 미래의약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관점에서 두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첫째는, 경영진의 해외기술동향 파악 능력-즉, 실시간 현황 파악 및 미래예측 능력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경영진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미래의약의 향방을 탐지하고, 전략을 짜는 일에 쓰여지길 바란다. 일상적인 운영 (daily operation)을 경영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둘째는 협력 능력 이 곧 생존능력이 되는 환경에 들어와 가고 있다. 해외 선진 바이오파마들은 서로 "자신들이 혁신신생기업들 (innovative startup)들의 가장 좋은 협력자"라는 것을 자랑하면서 큰 조직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는 "작은 혁신자"들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다.이에 비하면 국내 제약사들의 협력 지능(Collaboration Quotient)은 현저히 낮다 (물론 꾸준히 CQ가 향상되고는 있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서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의식을 빨리 떨쳐버리고, 어떤 규모의 기업이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기업철학, 전략, 조직 및 소통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특히 외부 협력을 검토할 때, 제약회사 사장들이 연구소장에게 "이거 확실히 신약되는거야?"라고 되묻는 순간 연구소장은 "불확실하지만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이 기대되는 혁신적인 연구"는 할 수 없게 된다.또 생각해보자. 그렇게 확실하게 신약이 될거면, 왜 다국적제약회사로 바로가지 국내제약사들과 협력을 시도하겠는가? 함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서 가치를 창출해보자는 건데…. 여기다 대고 "확실해?"라고 묻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은 질문이요, 협력능력을 죽이는 질문이다.이미 바이오의약품은 미래의약이 아니다. 이제는 미래의약을 꿈꾸고, 준비하고 경쟁해야 할 미래의약의 시대이다. 마치 반도체 혁명을 넘어 인터넷 혁명, 그리고 초연결의 시대로 넘어가듯이. 그렇다고 미래의약의 시대에 세포치료제등 새로운 것만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을 빨리 파악하고 생존 및 성장 전략을 짜자는 것이다.좀더 눈을 넓게 뜨고 사방을 보자.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자.2015-06-08 06:15:00데일리팜 -
조제실수로 약사 처벌하면 끝?…근본원인 해결해야덕용포장에 들어있는 시럽제를 개봉한다면 사용기한은 어떻게 될까?경기도 군포 편한약국의 엄준철 약사는 지난 2014년 데일리팜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궁금증에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다."투약병에 두 가지 이상의 시럽제를 혼합해서 조제해 준 경우 14일 이내 - USP795의 non-sterile compounded products 규정을 따름."엄 약사의 기고문은 약사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국회에서도 개봉된 의약품 유효기간을 표시하자는 정책 입안으로까지 이어졌다.엄 약사가 제시한 해답은 결국 미국에서 적용되는 규정이다. 보건복지부, 식약처, 대한약사회도 이같은 지침이나 규정을 갖고 있지 않다.디테일한 차이. 여기서 메디케이션 에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1999년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개념을 세상을 알린 아주 중요한 자료가 하나 공개된다.미국의 Institute of Medicine(IOM)가 1999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정부, 업계, 의약계의 관심을 받게 된다.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와 제도화는 20년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미국 메디케이션 에러 리포팅 프로그램 상의 유사한 명칭 주의 약물그러나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은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정부 조직부터 보자. 미국은 '국가약화사고 예방위원회(NCC MERP)와 FDA에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와 분석을 위한 전담 부서가 있다.보고 시스템도 활성화 돼 있다. 미국은 Medication Error Reporting Program(MERP)과 MedMARx®가 운영 중이고 유럽도 European Medication Error Reporting Program (EMERP)을 통해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가까운 일본도 공익재단법인 일본의료기능평가기구에서 의료사고방지사업의 일환으로 약국 ME 사례 수집 및 분석을 하고 있다.시판전 의약품 명칭 검토와 사후관리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제품명을 정하기 전에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조제과오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미국에서는 POCA(Phonetic and Orthographic Computer Analysis) 분석 알고리즘을 운영한다.즉 발음과 철자에 근거해 제품 브랜드을 정하라는 것이다. 약국 조제 과정에서 혼동을 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Phonetic and Orthographic Computer Analysis (POCA) 분석 시스템. 제약사는 임상시험 중(IND) 또는 NDA/BLA 승인 신청과 병행해 심사받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미리 심사받는 사례가 늘고 있고 약 3분 1정도는 제품 이름을 변경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동국대 약대 약사정책연구소 김대진 팀장은 "제품명으로 인한 조제과오는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는 인식이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제품명 정할 때 활용하면 좋은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일본의 경우 사전 심사 프로세스는 없지만 재단법인 일본 의약정보센터(JAPIC)가 2008년 3월부터 의약품유사명칭검색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명칭유사성을 객관적 지표로 보여주고 승인전 이 시스템 이용해서 명칭 검토가 권장되며 승인 과정에서 변경이 요구되는 사례도 있다. 승인 후에도 메디케이션 에러 관련 명칭 변경 지시 건수는 약 1% 수준이다.우리나라도 2008년도에 완성된 복지부의 의약품 사용과오(Mdication Error)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복지부가 2008년 발간한 의약품 사용과오(Mdication Error)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가이드라인은 지금도 유효한 자료지만 강제성이 없고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가이드라인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즉 약국에서 소아용 조제를 할때 0.33T 분절조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분절조제를 하지 않도록 해당 의약품이 출시되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은 시장 상황에 맡겨 놓고 있다.정부내에 전담 조직 신설이나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이유다.김대진 팀장은 "제조사나 정부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책임을 일정 부분 져야 하는데 너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 팀장은 "지난 2005년 아스트라제네카 수액제에서 메디케이션 에러가 발생해 4차례나 발생했는데 제약사는 수차례의 개선을 통해 대책을 마련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며 "결국 제약사는 모든 책임을 지고 해당 품목 판매를 중단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현장에 맡겨 놓다 보니 동일한 약물에 대해 어떤 약국은 호일상태 그대로 조제하지만 다른 약국은 환자 요구대로 포장을 개봉해 조제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여기에 거의 0.5정 등 저용량으로 처방되는 디고신정, 라식스정 등은 저용량 제품을 생산하도록 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다.제약사가 용량변경, 포장변경 등 정부가 정한 일정 수준의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에 기여했다면 약가를 인상해주는 보상책도 대안이 될 수 있다.구본기 의약품안전관리원장이 일산백병원 약제부 근무시절 발표한 논문에서 구 원장은 "의약품 사용 과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약물사용의 안전성 문제는 공공보건 정책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구 원장은 "이를 기본으로 의약품 사용과오를 개인이나 의료기관의 차원이 아닌 국가의 보건 정책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특히 실수한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보다 용이하게 보고 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보고토록 하고 국가적 보고시스템을 통해 보고 수집된 정보는 법적인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결국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제약사의 노력, 그리고 의약사들의 관심이 한데 모아져야 안전한 약제투약으로 인하 환자 건강, 사회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2015-06-04 06:15:00강신국 -
美·日 안전한 약사용 위해 정부-제약-약국 '한마음'자, 이제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과 일본은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조제과오를 예방하려는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활발하다.미국은 '의약품 사용과오 보고와 예방을 위한 국가조정위원회'(NCC MERP)'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수집, 관리되는 의약품 사용 과오는 미미한 수준의 '레벨0'에서 사망을 유발한 '레벨 6'까지 7 등급을 나눠 관리한다.특히 FDA에도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전문관리 부서가 설치돼 있다.미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약을 만드는 제약사, 약을 다루는 병원과 약국, 심지어 비영리단체까지 나서 메디케이션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미국 = 제품명 대문자 표기와 민간기구의 활동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가 단순 약을 최종 조제하는 약사 만의 책임이라고 보지 않는다. 환자의 약물 치료 과정에서 정부와 제약사, 의사, 환자가 통합적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안전한 복용이 가능하고 복약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게 사회 인식이다.ISMP에서 약국에 제공하는 혼동하기 쉬운 의약품 리스트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민간기구 ISMP(Institute For Safe Medication Practices) 활동. 해당 기관은 지속적으로 의약품 처방, 조제 활동의 안전과 동시에 실수를 막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관련 자료를 병원은 물론 외래 약국에까지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간단한 예로 조제 과정에서 혼동하기 쉬운 약 이름이나 산제, 분절조제가 불가한 약 목록 등을 정리해 전송하면 약국에선 해당 내용을 숙지하거나 필요한 내용은 프린팅 해 조제실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미국의 대다수 병원 약국이나 외래약국에선 조제실 선반 등에 필요한 내용이나 리스트를 선별해 부착해 놓고 조제 과정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경희대 약대 정은경 교수는 "미국 외래 약국에서 일할 당시 ISMP 자료는 바쁘면 그냥 넘기기 쉬운 상황에서 체크포인트로 활용했었다"며 "한국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됐다면 관련 자료를 약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작은 배려는 큰 의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의약품 라벨의 변화다.예를 들어 doxorubicin과 daunorubicin. 두 개 약 모두 같은 계열의 항암제로 언뜻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 바쁘게 조제에 쫓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그래서 해당 의약품을 생산 중인 미국 제약사들이 활용 중인 방식은 DOXOrubicin / DAUNOrubicin. 의약품 라벨 상에 대소문자를 구별해 놓으니 비슷한 이름의 약이 쉽게 구분이 가능해졌다. 대다수 회사가 비슷한 이름의 약의 경우 대소문자 구별 라벨을 통해 조제실수를 방지하고 있다.대문자로 제품명을 표기해 메디케이션 에러를 최소화하고 있다.정은경 교수는 "미국은 성분명처방이다보니 그나마 이름이 유사한 약이 종류가 적은데 반해 국내는 상품명으로 처방이되다보니 심바스타틴 계열 하나의 약만해도 제약사마다 비슷비슷한 이름의 약이 수십가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야말로 약 이름에 차이를 주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조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소분과 분절, 산제조제도 미국 약국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소아용 시럽제의 경우 대부분이 환자에게 덕용으로 제공하고 직접 소분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단, 환자가 편리하고 정확하게 시럽을 소분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사용 중인 시럽병보다 바늘이 없는 경구용 주사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약사가 소분하는 과정에서 용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은 처방전에 mg, ,ml 단위가 혼재돼 있어 약사가 일일이 계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그 과정에서 또 한번 실수가 유발될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국내 일부 제약사가 시럽제를 1회 개별 포장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더불어 미국에선 처방 의사들조차 분절조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 처방을 거의 내지 않고 있고, 꼭 필요한 약에 대해선 환자가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정 교수는 "가루약의 복약순응도가 정제나 시럽에 비해 높지 않고, 분절한 약은 표면적이 늘어나 산화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분절조제가 꼭 필요한 약의 경우 환자가 정제커터칼을 구입해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본 = 조재과오 약사들의 관심...갈 필요 없는 PTP 조제 대세일본은 PTP조제가 대세다. 산제조제는 거의 없다. 또 용량별 투약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주의 표시를 진열장에 부착했다.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 대책을 마련 실천하고 있다.일본약제사회는 지난 1998년 조제과오방지 매뉴얼을 제작해 전체 약국에 배포했고 일본 후생성도 2001년 조제과오 사례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약국에서도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 일본 약국의 조제현장을 스터디하고 온 목동정문약국의 한정선 약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되짚어 봤다.도쿄 쇼와대학 병원 문전약국인 파코스약국은 1200~1300개의 전문약을 비치하고 있다. 문전약국이지만 ATC(조제자동화기기)가 없다. 대부부분 PTP조제기 때문이다.사진 1=액상제제 조제지침, 사진2=소아약용량 가이드북, 사진3=소아 신장과 체중 계산법, 사진4=주의할 약은 붉은선반에 위치 중요한 점은 질환별 금기약을 분류해 라벨을 붙여 놓았다. 임부금기약은 붉은색, 녹내장 금기약은 초록 라벨, 천식환자 주의약은 파란라벨로 눈에 뜨게 해놓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금기약이 투약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아울러 다양한 규격의 제품에 주의 표시를, 제형별 구분 표시를 통해 조제약장을 관리한다.소아용약 조제 특징도 살펴보자. 약국에 시럽제 조제 지침이 비치돼 있어 약사들이 언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또 소아약용량 가이드 책도 참고하며 소아의 연령에 따른 신장과 체중계산법을 소아과 처방전 검토시 사용한다.소아용약은 진열에도 신경쓴다. 주의해서 조제해야 하는 약은 빨간 선반에 진열해 조제과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소아용 시럽제 자동 포장기또한 국내 약국에서는 보기 힘든 시럽제 충전 시스템과 소아용 시럽제 약병 세척기구도 눈여결 볼 대목이다. 한정선 약사는 "우리나라 달리 일본은 소아용약은 정제를 갈아서 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산제로 나오거나 건조시럽이 처방된다"고 설명했다.일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판전 의약품 명칭 검토 및 사후관리 체계가 확립돼 있다는 점이다.미국, 일본, 한국의 경우 유사한 제품명과 포장이 조제 실수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일본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 의약정보센터(JAPIC)는 의약품 유사명칭 검색 시스템을 운영, 제약사들이 제품명을 정할 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2015-06-03 12:30:00강신국·김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