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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부터 의료진과…'한국형 신약' 필요과거 #신약개발은 의료진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대개 의료진의 참여는 후보물질 발굴과 동물실험이 끝나고 임상시험 단계부터 이뤄져 왔다.하지만 최근에는 초기 개발단계부터 의료진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물질발굴 단계부터 의료진과의 협력을 선호한다.또한 거의 논문수준에서 그치는 의료진들의 아이디어를 제약사가 재빠르게 캐치하면 더 좋은 약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국내 제약사들도 초기 개발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의사 출신 개발 임원을 초빙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하면 인프라에서 절대 열세에 있다.의료현장과 중개연구를 연결해주는 외부기관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이디어 도출부터 상품화까지 제약사와 의료현장을 이어주는 '대한민국 표 글로벌 #CRO'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의사 머릿속에서 나온 '헌터라제'...제약-의료진 협력하면 신약개발 수월의료진과 협력 속에 세계 두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 의료현장의 아이디어가 제품화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 약물로 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있다.세계 두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삼성서울병원 진동규 소아과 교수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15세 전후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헌터증후군 환자를 진료하면서 의약품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진 교수는 2002년 산자부 과제를 통해 2007년까지 항체 개발과 동물모델의 개발 및 효력확인, 실험실 규모에서 생산공정을 혼자 힘으로 확립했다. 헌터증후군이 유전되는 마우스를 만드는 데만 만 4년이 걸렸다.개발 당시엔 비교할 수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도 없었다.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 '엘라프라제'는 2006년에나 허가를 받았다.2008년 녹십자를 만나면서 상업화의 속도가 붙었다. 녹십자는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비임상부터 임상시험을 진행, 4년만에 시판승인을 얻어냈다.헌터라제는 의료진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제약사가 상업화에 나선 케이스인데, 처음부터 의료진과 제약사가 손을 잡았다면 개발기간이 크게 단축됐을 것이다.녹십자 박두홍 종합연구소장은 "최근 신약개발은 의료현장의 아이디어에 의해 출발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을 통해 진행한다"고 말했다.박 소장은 "신약개발 초기단계부터 의료진과 협력하면 현장 아이디어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환자의 샘플조직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타깃의 효력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국내 제약사들도 의료진과의 중개연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의료진들이 참여하면 후보물질에 효능을 보이는 환자군을 보다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임상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다국적 제약사들은 중개연구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상위 제약업체 관계자는 "임상 단계 이전에 필요할 때가 있으면 의료진들과 협력을 타진하지만 조직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제약과 의료현장 연결창구 필요...정부 중개연구 지원체계 절실대형병원에서 이뤄지는 연구자 임상의 관리나 지원도 그때그때 뿐이다. 제약사를 연결하는 창구가 없다보니 병원은 병원대로, 제약사는 제약사대로 따로 따로 연구만 진행될 뿐이다.2010년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최근 서울아산병원까지 연구자임상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원내 CRO(A-CRO)가 설치되면서 작게나마 중개연구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듀크 TRI 등 대학병원 내 임상-중개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A-CRO는 연구자임상 단계를 지원하는데, 상업화 임상을 지원하는 일반 CRO 역할까지 합쳐진다면 신약개발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삼성서울병원 A-CRO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료현장의 임상-중개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가 따라잡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도출부터 제품화까지 서포트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인 한국형 'T-CRO'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아이디어 도출부터 비임상, 임상, 제품 허가까지 신약개발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한국형 CRO를 민관 주도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의료진과 제약회사의 중개연구를 도모하기 위해 미국이 1998년 설립한 CIMT(Center for Integration of Medicine and Innovative Technology)도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CIMT는 보스턴 지역의 의료·공학 연구관련 12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60개 이상의 기업이 파트너로 나서고 있다.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기관은 설립 이후 총 550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해 200개가 넘는 특허를 취득했다. 한해 예산만 1500만 달러에 달한다.늦었지만 우리 정부도 의료현장과 제약회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서울대병원 등 10곳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해 기초연구 및 중개연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과 제약회사의 공동연구 과제에 정부의 자금지원이 활성화되면 논문수준에 그친 많은 연구결과들이 제품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2014-01-07 06:25:00이탁순 -
신약 밸류업…글로벌이 요구하는 제품 만들자종근당의 당뇨병치료제 '듀비에'를 포함, 2013년 연말 현재 총 20개의 토종신약이 세상에 나왔다.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들 품목중 해당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 경쟁품목을 제치고 굳건히 자리매김한 약을 찾아 보긴 힘들다.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제품은 더더욱 없다. 아쉬움이 남는다.'Pharma 2020',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을 비롯 보건복지부, 미래과학부 등 각 부처별 지원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정부도 업계도 그 어느때보다 #신약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00번째 국산신약이 나왔습니다"라는 보도가 쏟아지는 것도 좋지만 얼마만큼 효능·안전성·편의성 면에서 기존에 출시된 약에 비해 우월한 약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정부도 지원하고 업계도 R&D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진정한 의미의 블록버스터 탄생에 우리는 얼마나 다가서고 있을까?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프로세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Money Game' 어려워 방법은 찾았다. 그런데...현재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 FDA에서 시판승인을 받은 품목은 팩티브와 성장호르몬 2개에 불과하다.통상 임상시험에 있어 미 FDA, 유럽 EMA 수준에 부합하는 신약을 허가받기까지 약 2조원의 R&D 비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이다.국내 1위 기업이었던 동아홀딩스 연매출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볼때 '자본'이라는 하나의 요소만 놓고 봐도 아직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신약 독자개발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토종 제약사들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은 '후보물질을 2상까지 진행하고 좋은 데이터를 구축해 빅파마에 아웃소싱한다'라는 목적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신약개발은 전세계 모든 정보를 동원해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영역"이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경험이 없는 곳이 우리나라다. 다국적사와 제휴를 통해 그 확률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문제는 '후보물질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다. 단순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없다. 독창적이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실제 많은 다국적사들도 R&D의 페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어떤 기전을 가진 약이 나오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얼만큼 이득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고 있다.내부적으로 개발에 대한 '이정표'가 있다. 최초의 연구를 시작하고 임상 진행중, 그 단계마다 이정표를 적용해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단계가 올라 갈수록 논의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다.개발이 가능한 다양한 후보 물질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투자위원회'도 따로 두고 있는 회사도 적잖다. 위원들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담당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과학기반의 판단 뿐 아니라 수익성도 논의된다.남수연 유한양행 소장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의 니즈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새롭다' 싶으면 마구잡이 식으로 달려 든다"며 "일단 개발부터 하고 보자는 논리로는 아무리 신약을 만들어 내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분별력있는 전문가와 리더의 부재, 그리고 CRO'투자위원회'는 토종기업들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서다. 그러나 별도 부서 구성의 여력이 있더라도 구성원이 문제다.국내 제약업계는 기초과학에 있어 전문 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의약사 출신에, 글로벌 법인 근무경험이 있는 이들도 마케팅 쪽에 쏠려있는 경우가 많다.다국적사 한국법인에서 근무하는 의약사들의 경우 현상이 더 심하다. 국내 시장에서 회사의 국적을 떠나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연구인력의 수출이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얼마전 내한한 A 다국적 본사 연구수석은 "한국은 제대로된 연구인력의 확보를 위해 보다 많은 인력을 선진국으로 내보내고 또 선진국의 인력을 국내로 끌어 들여야 한다"며 "신약개발은 누가 빠른지 겨루는 경마보다 양떼몰이에 가깝다"고 조언했다.단순히 처방을 많이 하는 의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키닥터' 역시 부족하다.국내 의료진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인지도와 명성 면에서 미국, 유럽 등 전문의들과 차이가 있다.국내 의사중 이같은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의사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전문가인 서울성모병원의 김동욱 교수 정도다.그는 아시아 최초로 백혈병 진료 지침을 만드는 유럽백혈병네트워크의 패널위원으로 선정됐으며 노바티스, 화이자 등 회사 본사의 공식 자문위원이다.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본사에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에 국내 의료진을 주력 연구자로 추천해도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이 임상센터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연구자 개인에 대한 니즈는 부족한 현실"이라고 밝혔다.이같은 차원에서 영향력있는 #CRO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임상의 대부분을 CRO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다.그러나 국내 제약사의 아웃소싱 규모는 2011년 기준 10~50억이 가장 많고 10억 미만이 35%인 등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추진역량과 체계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국내 CRO 상위 2개사가 연매출 80∼150억원, 중견 2개사가 40∼60억원이며 대다수는 20억 미만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1위사와 비교해 매출액은 1/230, 인력은 1/93 수준에 불과하다. 경험이 없으니 글로벌 CRO와 견줄 경쟁력을 기르기도 힘든 상황이다.김동욱 교수는 "경쟁력있는 CRO가 있으면 실력있는 의사, 국내사가 어우러져 다국가 임상(혹은 임상내 아시아 파트)을 주도하는 경험을 쌓기 용이하다"며 "아시아에서는 이미 중국, 일본 등의 CRO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임상 경험이 많은 의사, CRO가 늘어나고 국내 제약사가 CRO 활용에 대한 니즈를 인식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연구자와 제약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2014-01-06 06:15:00어윤호 -
제약공장을 지키는 아버지와 아들, 그 사연은?여동생 학비 대고, 두 아들 키운 회사 아버지의 평생 직장, 아들의 첫 직장되다정기두(57) 씨는 대웅제약에 1974년에 입사해 40년 동안 일하고 작년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대웅제약에 또 재취업했다.그야말로 '뼈웅인(대웅제약에 뼈를 묻는 직원을 일컫는 내부 직원들의 말)'의 표본이다.그런데 인연은 2대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큰 아들 경윤(25) 씨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아버지 기두 씨는 현재 대웅제약 향남공장에서 수출입 제품의 입출고 관리업무를 보고 있고, 경윤 씨는 성남 공장에서 알약 코팅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경윤 씨가 대웅제약에 입사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추천이 크게 작용했다.아버지는 아들이 전문대를 나와 4년제 대학 편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취업하라며 대웅제약 입사를 권했다.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잠깐 일한 적이 있는 경윤 씨는 대학 편입을 포기하려니 고민도 됐지만, 아버지의 자랑이던 '대웅제약'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그렇게 부자는 대웅제약의 직원이 됐다. 처음 1년동안 향남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부자는 아들 경윤 씨가 올해 여름부터 성남공장으로 근무지로 변경되면서 따로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같이 있을 때보다 따로 떨어져 있는 지금이 편하다는 부자는 딱 봐도 한국의 전형적인 어색한 '부자지간'이었다.그런 둘이 인터뷰에 응했으니 말이 술술 나올리 없었다. 그나마 40년 동안 제약업계에 몸담았던 아버지 기두 씨는 '산증인'으로서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었지만, 이제 갓 1년 넘게 일한 경윤 씨는 이야기거리가 없어 스스로 분량을 걱정하기도 했다.푸근한 인상의 아버지와 아이돌 가수 2PM의 '닉쿤'을 닮은 경윤 씨, 다들 어렵다는 제약업계에서 2대에 걸쳐 생계를 맡긴 사연은 무엇일까?지난 12월 11일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부자를 만났다. 닮은 모습을 찾기 위해 한참을 들여다봐야 할만큼 다른 아버지와 아들이었지만, 지독한 대웅제약 사랑은 똑같았다.아버님, 대웅제약이 얼마나 좋길래 아들까지 대웅제약에 추천하셨나요? 한눈 팔지 않고 평생을 바치신 이유라도 있을까요?옛날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제가 대웅제약에 입사한 게 그러니까 1974년, 약 40년 전이었죠. 그때는 상호가 대웅제약이 아니라 대한비타민이었어요.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 전북 남원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나중에 지인을 통해 들으니 9명이 지원했는데, 저 혼자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젊은 사람의 힘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그런데 입사하자마자 회사를 떠나게 됐어요. 시골에 군대영장이 나온 거였어요. 그래서 3년동안 군대를 갔다 왔는데, 제대하고 인사하러 회사를 가니까 주임 과장이 '니 자리 여기 있다'는 거에요. 3년을 빠져 있었는데, 제 자리를 남겨놨던거죠. 아 그때부터 이 회사에 충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렇게 40년을 다니면서 결혼도 하고 아들 둘을 낳았죠. 그동안 한번도 월급이 밀린 적이 없어요. 번 돈으로 여동생 학비도 대줘고, 아들 대학등록금까지 회사에서 지원해줬으니, 저한테 대웅제약은 한마디로 '일하고 싶은 회사' 였습니다.경윤 씨는 그래도 본인 꿈도 있었을텐데, 아버지를 따라 제약사에 들어오는데 망설여지지 않던가요?전문대 전자과를 나왔는데,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편입공부를 했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가 아버지가 정년퇴직도 했을 때라 차라리 취업하는 게 나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웅제약에 자리가 나서 아버지가 추천하시는데 왠지 딱 좋은 기회라고 느껴졌어요.경윤 씨도 처음 입사했을 때는 아버지와 같은 향남공장에서 일했다고 들었어요. 서로 불편하지 않던가요?(아들)솔직히 지금 성남에서 일하는게 좋아요. 향남에서 일했을 때는 조금 불편했어요. 지금은 출퇴근 시간도 줄었고, 남는 시간에 운동도 하고 책도 보고 하니까 훨씬 좋은 것 같아요.(아버지)같이 있을 땐 저 녀석이 무슨 실수라도 할까봐 마음이 안 놓였었죠. 쉴 때 담배를 피는 거 보면 '빨리 피고 시간 안에 들어와야 할텐데'하면서 가슴졸였죠.(아들)아, 저 담배 끊었어요. 회사에서 하는 금연운동 덕분에 이제 손도 안 댑니다.대웅제약에서 일하면서 어떨 때 가장 자부심을 느끼나요?(아버지)퇴직하고 다시 재취업해서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그렇고. 지금까지 복지혜택은 다른 어느 회사 못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대웅제약하면 우루사, 곰 그렇게 인식해 준다는 게 제일 마음이 뿌듯합니다.(아들)전자회사에 다니는 같은 과 친구들이 대기업 못지 않은 임금 수준을 듣고 부러워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얼마전 친구들을 만났는데 어떻게 전혀 다른 제약회사에 들어갔냐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40년 동안 근무하셨는데, 아버님에게 대웅제약은 어떤 회사인가요?항상 가족같은 회사였어요. 예전에는 3박4일동안 무주에서 전직원이 텐트를 치고 놀기도 했죠. 그때 윤영환 회장님이 텐트마다 방문하셔서 사원들과 고스톱을 치기도 했어요. 얼마나 잘하시는지, 절대 잃는 법이 없으셨죠.예전과 지금 제약업계도 많이 변했죠? 아버님.그럼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다 했어요. 그러니까 지금 지게차들이 하는 것도 사람이 대신했죠. 모든게 기계화되고 자동화됐죠. 글로벌 시대에 맞게 360도 변화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고요.서로 어떤 아버지, 아들인가요?(아버지)딸이 없어서 그런지, 큰아들이 딸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엄마를 대신해 인터넷으로 생활용품을 사기도 하고. 장남이라 아무래도 작은놈보다는 든든한 게 있어요.(아들)지금도 그렇지만 엄격하신 분이었어요. 보수적으로 보일 때도 있고요. 그래도 가장 기대고 싶은 분이세요. 군대 첫 휴가 때도 복귀 날이 다가오니, 아버지가 생각나더라고요. 소주 세 병 사가서 술 한잔 하자고 했었죠.아, 경윤 씨는 첫 월급 타서 아버지에게 어떤 선물해주셨나요?(아들)구두를 사드렸어요. 매번 싼 구두만 신으셔서 좋은 걸로 하나 해드렸죠.(아버지)(발을 들어 구두를 보이게 하며)오늘 인터뷰한다고 해서 신고 왔습니다.성남공장에서 코팅업무를 맡고 있는 아들 경윤 씨(왼쪽)와 향남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 정기두 씨서로 고쳤으면 하는 점도 있을텐데요?(아버지)회사 생활한지 2년째라 궁금한 게 많을 텐데, 제대로 묻지를 않아요. 본인한테도 회사 조직이나 내역 같은 걸 들으면 도움이 될텐데 말이죠.(아들)술을 좀 줄이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건강도 걱정하실 나이니까.(아버지)사람들과 소통하다보니 술 한잔 씩 사주고 그러는거지, 집에서는 술 한 병도 안 먹습니다.(아들)그러시긴 하는데, 주량이 예전같지 않으시니까 본인 건강도 생각해서 적당하게 드셨으면 좋겠어요.앞으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아버지)회사 배려로 일을 하면서 대학을 나왔어요.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 전공해서 자격증도 땄는데. 만약 대웅제약에서 노인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여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아들)지금은 코팅업무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타정이나 과립 업무도 배워서 2~3년 후에는 이쪽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2014-01-03 06:25:00이탁순 -
"새해 금연과 함께 '119음주' 서약은 어때요?"[신년캠페인] 폭음으로부터 건강 챙기자"처음에는 1차만 하기로 했지. 그런데 9시가 다 되니까 어느새 내가 '소폭'(폭탄주)을 만들어서 돌리고 있지 뭐야."제약업계 마케팅 담당임원인 A씨에게 매일 저녁과 아침은 '다짐과 후회'의 연속이다.약속 장소에 나갈 때만해도 9시 전에 1차만 간단히 한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술을 마시다보면 2차, 3차 술집을 순회하고 자정을 훌쩍 넘긴다. 그리고 다음날엔 쓰린 속을 부여잡고 후회하는 게 그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속설이지만 국민건강 지킴이로 살고 있는 보건산업계 종사자들의 음주습관이 다른 산업 종사자들보다 더 '고약'하다는 점은 아이러니다.WHO 2000년 발표를 보면 음주는 고혈압, 뇌졸중, 알코올성 심근병증 등 30개 질환과 관련이 있다. 고위험 음주비율이 높은 연령대에서는 각종 알코올성 간질환이 나타난다.최근에는 간암, 식도암, 후두암 등 음주와 관련된 암 뿐 아니라 대장암이나 직장암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술자리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 암 발생위험을 배가시킨다.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음주와 관련 있다고 보고된 30개 질환 총진료비가 2005년 3조2127억원에서 2009년에는 6조1226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더욱이 음주는 음주운전이나 음주관련 폭력, 알코올 중독, 알코올 의존성 등 정신사회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데, 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기준 20조990억원에 달한다.국민건강 지킴이로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의약산업계 종사자들이 절주운동에 솔선해서 나서야 하는 이유다.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음주수칙은 '절대음주량 줄이기'와 '음주상태 살피기'다.복지부에 따르면 술이 센 사람도 인체가 알코올의 위해에 노출되는 정도는 같다.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음주수칙인 셈이다. '천천히 나눠 마시기', '2차 가지 않기', '대화 많이 하기', '금주일 정하기' 등을 체크하는 게 도움이 된다.일단 취기가 오르면 주취 정도를 자각하기 어렵다. 따라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줄이기 위한 수칙도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은 '물 자주 마시기', '안주와 함께 먹기', '폭탄주 피하기' 등을 들 수 있다.복지부는 이런 수칙을 기초로 2011년부터 '119 절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가지 술로, 1차만 하고, 9시 전에 끝내는 술자리'를 의미한다.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는 이렇게 권했다. 술을 줄이기 위해 자신만의 동기를 만들고 (금연처럼) 주변에 알려 음주를 권하는 환경에 대비한다. 필요하면 지역 보건소나 알코올 상담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는다. 음주를 대신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음주일지를 작성한다.복지부 관계자는 "절주를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 뿐 아니라 주위환경과 접대문화도 중요하다"면서 "처음 약속을 잡을 때부터 '119음주'로 정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2014년 갑오년 새해, '119 절주운동'으로 의약산업계 종사자 자신부터 건강을 챙기는 건 어떨까.2014-01-03 06:24:52최은택 -
"도전·실험·소통하라" 변화 주도하는 파워 약사들부산 싱싱약국 김성일 약사(부산시약사회 정보통신이사)는 '약사 3.0' 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김 약사는 의약분업 이전 약사를 '약사 1.0', 의약분업 시대의 약사를 '약사 2.0', 원격진료 시대의 약사를 '약사 3.0'이라고 명명했다.정부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원격진료가 향후 약국 변화의 핵심 키워드라는 것.김 약사는 서울시약사회 정책포럼에 강사로 나서 원격진료와 약국 영향을 알리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김 약사는 "환자와 의사가 원격으로 진료를 한 후 의약품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 즉 의약품 택배배송이 시작되면 약국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약사는 "예를 들어 대기업이 조제전문주식회사를 차리고 원격진료 후 수집된 처방정보로 원거리 환자에게 약을 택배로 배송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며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이 포함된 원격진료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약사는 "특히 온라인약국 도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투약의 개념에 '대면'이 빠지지 않도록 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2013년. 김현익 약사는 약국 경영 컨설팅 전문가로 맹활약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이용, 약국 경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취지.성남시약사회 약국경영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약사는 먼저 3개 시범약국 선정을 완료하고 컨설팅 지원을 시작했다.김 약사는 약국경영개선 및 IT환경, POP, 약국관리, 인테리어 등 총 4개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시에 참여한다.또 대한약사통신, 디자인담, H&A컨설팅, 팜스프렌 등이 지원업체로 나섰다.김 약사의 컨설팅을 받은 약국들은 일반약 매출은 물론 조제환자 유입까지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했다.김 약사는 "행동하고 실천하면 약국경영 활성화는 어느 약국이나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한편 데일리팜은 해당 약국의 컨설팅 현장을 기획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약국이 곧 마케팅 실험무대라고 말하는 약사. 제주 메디칼약국 오원식 약사가 주인공이다.오 약사는 1년 전 약국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시도했다. 약국은 오 약사가 직접 고안, 제작한 이벤트 장에서부터 제품 영상광고, 투명 조제실까지, 도전과 시도 그 자체였다.매달 진행하는 기획 이벤트와 약사가 만들어 놓은 직원·제품·매출관리 시스템 등은 약국 매출로 고스란히 돌아왔고, 리모델링 후 1년도 안돼 약국 매출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오 약사는 직접 체험하고 연구한 근무약사 시스템의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작성, 지난 5월 개최된 경기약사학술제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그가 연구한 제도는 인천시약사회 등에서 자체 설명회를 갖고 실행을 계획 중에 있다.오 약사는 무엇보다 약국 전반이 변화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약사들과의 소모임과 학회 등을 통해 소통하는 일을 게을리지 하지 않고 있다.최근에는 대한약사회에서 주관하는 약국경제포럼 구성원으로 약국의 유통변화를 분석, 전망하고 관련된 정책 자료를 생산하는데 중심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오 약사는 "약사들의 개개인별 역량의 조합으로 약사사회는 완벽한 전체가 될 수 있다"며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약사들 간의 경영학회와 경영 관련 소모임, 그룹 활성화 등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올 한해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계기로 약국 복약지도와 의약품 부작용 보고 등 기본 의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청구액 1위 약국으로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열린약국은 기본 책무에 충실한 것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를 잘 대변해 주는 약국 중 하나로 꼽힌다.수년간 자체 제작한 복약지도문을 통해 꼼꼼한 복약지도를 놓치지 않고 의약품 부작용 보고를 생활화하고 있는 약국, 그 중심에는 이병각 약사가 있다.이 약사는 개국 당시부터 약국 자체적으로 학술팀을 운영하며 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검토하고 모니터링 제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이 같은 노력은 매월 평균 60~100건의 약물 부작용 보고로 이어졌고, 병원에만 치중되던 부작용 모니터링 제도가 약국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열린약국은 지난해 약국 중 부작용 보고 건수 전국 1위에 올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창을 받았다.최근에는 약국에서 운영 중인 팜포트 홈페이지 내 일선 개국약사들이 활용 가능한 부작용 보고 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이 약사는 "국민이 의약품 위해성으로부터 사전 예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약사들의 중요한 책무"라며 "많은 조제가 원외 약국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국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부작용 보고에 참여하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앞, 뒤 한 장으로 코팅된 '만화 복약지도서' 안에는 질환과 기전별로 인체 특성과 질환, 이에 맞는 약 등이 빽빽하게 여러 가지 그림과 도표로 정리돼 있다.바로 이준 약사가 만든 만화복약지도다. 입소문을 탄 만화복약지도는 동료 약사들에게 인기 콘텐츠 중 하나다.이 약사는 "오랜시간 약국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갖게된 노하우와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을 '엑기스'로 뽑아 정리해 놓은 것을 많은 약사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약사들과 직접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면 같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도 많아 유익하다"고 말했다.이 약사는 약준모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약사들이 모여 주제를 정해 강의를 듣고 약국에서 겪었던 경험담도 풀어놓자는 취지로 마련한 오프라인 강의를 2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약사들 눈높이에 맞춘 강의로 약국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하자는 취지다.이 약사는 한방 생약 조제학, 방제학 등 '한방에 끝내는 한방'을 주제로 한 만화방제학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스타 약사 배출이 절실하던 지난해 한 여약사가 의사가 진행하는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 올바른 복약방법과 약국 실정 등을 명쾌하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그동안 의사들이 독점적으로 출연해 의약정보를 소개해 왔던 한 종편 프로그램에 약사로서 첫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지현 약사.고양 우리온누리약국을 운영 중인 이 약사는 캐나다 약사면허 보유자로 약사대상 교육사업과 강사로도 맹활약 중이다.그런 그가 최근 약사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시민, 환자와 소통하는 것이 곧 약사 직능 바로 살리기의 중요한 과제이자 책무라는 것이다.이를 위해 현재 그는 동국대 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스킬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복약지도와 상담 등 구체적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이 약사는 약사 스스로가 진정한 약의 주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약사는 "의약분업 후 환자들이 병원을 먼저 찾게 되다보니 약사 조차 병원에 주인의식을 뺏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약사들이 소통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면 환자들도 약사가 권한 약을 먹고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약국의 파워는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드럭스토어의 약국시장 위협 등 외부 도전에 직면한 약국가에 협동조합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약국이 한데 뭉쳐 바잉파워를 확보해보자는 게 목표다.약사사회에도 협동조합 실험이 시작됐다. 유창식 약사를 이사장으로 아로파약사협동조합이 출범했다.또 대한약국협동조합도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대한약국협동조합을 창립한 이진희 약사는 "매출 1억의 약국 100곳이 모이면 100억원의 바잉파워 발생할 수 있다"며 "약국들 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나누고 실천하며 경영 활로를 모색해 가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현재 부천, 창원, 시흥 등에서 총 27명 약사가 조합원 등록을 마치고 이미 각 300만원씩 출자금을 낸 상태다.이 약사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의약품과 건기식, 의약외품 이외에 생협과의 협력을 통한 유기농산물 등도 거래할 계획도 갖고 있다.이 약사는 "제약사와 도매업체, 생협과도 연계가 돼 있다"며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생필품, 유기농 식재료까지도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과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난해는 수의사처방제와 맞물려 동물약국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였다.그만큼 동물약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약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한해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임진형 약사가 있다.지난 11월 출범한 동물약국협회 회장에 선출된 임 약사는 동물의약품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2년 전 약국을 찾은 한 고객과의 만남을 계기로 동물약을 접한 한 젊은 약사의 열정은 동물약 전문서적 출간으로 이어졌다.임 약사가 '약국 동물용 의약품 가이드'를 펴낸 데에는 더 많은 동료약사들이 정확한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 동물의약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서적 출간을 시작으로 임 약사는 현재 일선 개국 약사뿐만 아니라 약학대학에서도 동물약 관련 인기 강사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임 약사는 "동물약은 몸무게에 맞춰 투약해야 해 정교한 복약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동물은 평생 약물 오남용에 시달려야 한다"며 "그만큼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임 약사는 "지난 5년간 박카스가 나가고 편의점 의약품이 생기는 등 약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동물약은 약사의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매출 다각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2014-01-02 12:25:00강신국·김지은 -
제약 CEO "시장형제 발목…그래도 글로벌"[2014년 30개 제약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약가인하 여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제약업계는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맞추는데 일단 성공했다. 의외의 결과다.그래도 걱정은 남는다. 올해 2월부터 시장형실거래가제가 본격 재시행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베이트 조사에 대한 공포감은 여전하며 지난해 실적에서 상위사와 중소업체 간 발생한 양극화 현상도 과제다.데일리팜이 2014년을 맞아 제약사 30곳 CEO(국내사 24곳, 다국적사 6곳)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제약경기와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 등에 대해 우려감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설문에 참여한 회사들은 매출 1000억원 이하가 1곳, 1000억원~2000억원 이하가 8곳, 2000억원~3000억원 이하가 5곳, 3000억원~4000억원 이하가 3곳, 4000억원 이상이 12곳이었다먼저 지난 하반기 가장 큰 이슈였던 시장형실거래가제 재시행으로 인해 제약사들은 적잖은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100~200억원, 0~50억원의 손실 규모를 측정한 곳이 각각 1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200억원 이상 손실액을 점친 회사도 5곳에 달했다.50~100억원이라고 응답한 곳이 4개 업체였고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1군데도 없었다. 1개 회사는 응답하지 않았다.조사대상 업체 30곳 중 절반정도가 시장형제도로 인해 매출 100억원대 이상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장형실거래가제는 올해 목표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목표달성에 장애가 되는 요소로 30개 업체중 무려 19개사가 시장형실거래가제를 꼽았기 때문이다.약가인하를 가장큰 우려 대상으로 지목했던 지난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약가인하는 8개사가 선택했으며 6개 회사는 국내외 경기불황을, 1개 업체가 기타사항으로 급여등재 관문을 지목했다.설문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시장형실거래가제는 대형품목이라도 경합이 붙게 만들어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할인율이 기본적으로 30%이상을 넘고 있다"며 "원내 주력품목 매출은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제약산업에 대한 경기전망 역시 어두웠다. 응답사 절반인 15개 회사가 2013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그리고 12곳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보다 밝은 경기를 예측한 제약사는 3곳에 불과했다.내수시장 침체는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활로 모색을 부추기고 있다.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2014년 새로운 국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중복 응답을 허용한 해당 질문에서 제약사들은 남미(7곳) 진출에 대해 가장 많은 의지를 내비쳤다.이어 유럽, 중국·일본, 동남아시아가 6곳으로 나타났으며, 미국과 중동 진출을 모색하는 회사도 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사는 2곳이었다.다만 매출의 경우 소폭이라도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이 많았다. 10~12%대 성장을 예상한 곳이 1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4~6%, 0~3% 성장할 것이라고 응답한 제약사가 각각 6곳이었다.7~9% 성장이라고 응답한 회사는 4곳이었고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하는 회사도 3곳 존재했다.고무적인 것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제약사들의 R&D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설문에 참여한 회사 절반인 15개사가 매출대비 5~10%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10곳이 10~15%를 R&D에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매출의 15~20%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한다는 업체도 3곳이었으며 0~5%와 무응답이 각각 1곳이었다.그러나 시장상황에 따른 고통은 확실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특히 약가인하로 인해 상실한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올해는 다수 제약사들이 자진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설문 응답 제약사의 절반 이상인 16곳이 이제까지 자체인하 경험이 없었지만 올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인하계획이 없는 회사는 8곳이었으며 5개 업체는 이미 자체인하를 경험한 상태였다.B사 관계자는 "시장형실거래가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이지, 일괄 약가인하 여파를 극복했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자진인하를 미뤄왔던 제약사들이 2013년을 겪으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가격경쟁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자진인하를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제약산업팀]=가인호·이탁순·어윤호 기자2014-01-02 06:24:56제약산업팀 -
20년 전 아련한 기억들, 내 봄 날은 그때였을까?"얘, 어멈아, 병원 나오는게 어떻겠니?"1976년 3월 약사면허를 땄다. 꼬박 3년 7개월을 이대부속병원에서 일했다. 두 번의 자연유산. 시어머니가 나에게 퇴직을 권했다. 그렇게 나는 병원을 나왔다.만성피로를 달고 살던 몸은 편안해졌지만 일을 하고 싶었다. 내 약국을 갖고 싶어졌다. 병원에 사표를 낸지 6개월 만에 든 생각이었다. 고민 끝에 약국을 차리기로 했다.남편과 얻은 성수아파트를 500만원에 전세 놓고 250만 원짜리 다세대주택 전셋집을 성수동 골목에 얻었다. 눈 여겨둔 약국 자리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0만원이니, 얼추 계산이 맞았다.1980년 4월 서광약국을 열었다. 여름엔 약국 문을 활짝 열어 더위를 식히고, 겨울엔 집에서 구공탄을 들고 나와 약국 주물난로에 불을 피우면서 한 해, 두 해를 보냈다.#2013년 현재 - 처방전에 울고 웃고= '딸랑'. 처방전을 든 환자가 약국을 들어온다. 옆에 위치한 산부인과 병원 환자다.이 곳 약국에서 하는 일은 정해져 있다. 처방약은 한정됐고 간간히 산모와 아이들을 위한 영양제를 판매한다.주 5일 근무. 그 중 병원 오후 진료가 없는 화요일과 목요일은 약국도 조용하다. 문을 열어도 약국을 찾는 환자가 거의 없다.약국 구석진 곳에 놓인 곳에서 20여 년 전 장부를 찾았다.'1987'이 떡하니 적혀있다. 1980년대 후반에 작성했던 장부다. 삼정톤, 진생업, 원비.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창 잘 나가던 드링크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있다.보험청구할 일도, 처방전 받을 일도 없었던 그때. 맞아. 그런 때가 있었다.#과거 1 - 90만원 희망적금 넣고 행복하던 그 시절= "정 약사님, 동전 교환 왔어요. 오늘은 얼마 저금 하실래요?"신협 미스 신이다. 매일 점심시간이 지나면 약국을 들른다. 꼬박꼬박 오천 원씩 저금했고, 동전교환은 만원 정도했다.휴. 오늘은 한 달 치 장부를 정리하는 날이다. 1986년 마지막 달을 정리하려니 왠지 기분이 묘하다.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일요일 4일 쉬었으니 이번 달은 27일 일했다.총 매출은 735만7000원. 동전교환 30만원은 제외했다. 하루 평균 27만원을 벌었다. 뭐, 벌면 뭐해. 지출이 얼마였지.일별로 정리한 장부를 보면서 계산기를 두드린다.어휴. 이놈의 월세는 계속 오른다. 약국 열 때 10만원이던 월세가 18만원으로 올랐다. 주물난로는 기름난로로 바꿨다. 석유 값으로 2만4000원이나 나갔다.담배 판매량은 이번 달도 엄청나다. 자판을 두드리니 80만원어치 담배를 사서 팔았다. 드링크 구입비는 55만 원 정도. 45만원 어치 박카스를 샀다. 삼정톤, 진생업, 원비는 두 박스 정도만 구입했다.신정을 앞둬서인지 이번 달은 유독 드링크를 많이 찾는다.명문약국이랑 나눠서 구입한 약품 값 22만원을 챙겨줬고, 도매상에 약품구입비로 준 돈이 얼마더라. '탁탁탁' 계산기를 두드리니 530만 원 정도다.반회비 6000원, 약업신문 5000원, 동아일보 2700원, 성금 3000원 자질구레한 지출비용을 다 정리하고 나니, 이번 달 희망적금은 90만 원 정도 할 수 있게 됐다.#과거 2 - 피부약 전문, 다이어트약 전문으로 유명세= 약국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이대부속병원 병원약사 근무시절, 피부과 과장의 처방 노하우를 배운 것이 한몫했다.기미, 습진, 땀띠, 손트임 등 피부과 약을 정말 잘 짓는다고 소문이 났다. 명반을 만들고, 글리세롤을 만드는데 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교갑에 담아서 조제해주던 연고도 인기가 많았는데. 이제와 솔직히 말하면 스테로이드제를 아주 조금 섞었는데, 효과가 좋긴 했다. 그러나 곧 그만두었다.1990년 초중반대 성수동에서 분당으로 약국을 옮겼다. 금호상가 1층에서 한약재를 주로 하다가, 다이어트약 조제를 시작하면서 환자가 부쩍 늘었다.21세기 약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금호상가 2층에서 상담전문약국을 운영했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 상담약국이 잘 나가던 이유가 있었다.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1997년 IMF. 민심이 싱숭생숭 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이 들리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약국에 들려 가미온담탕을 찾았다. 놀란가슴을 쓸어내리려 약국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우리 약국은 20대 아가씨들이 다이어트약을 조제하기 위해 많이 찾았는데 IMF 사태를 맞은 이후, 아가씨들 방문이 부쩍 늘었다. 실질한 이후 스트레스를 받아서 살이 찐 여성들이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다이어트약을 찾는일이 많아졌다.#과거, 그리고 현재 - 그리움= 새벽녘 집에서 구공탄에 불붙여 약국으로 옮겨가며 추위를 달래던 그 시절.자정까지 약국을 지켰고, 문 닫힌 약국 셔터를 올려 담배를 훔쳐간 도둑들의 흔적을 아침에 마주할 때면 눈물로 두려움을 씻어야 했다.그래도 그 시절이 나에게 봄날과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것을 배웠고, 얻었기 때문이다.당시 약국 피크타임은 직장인 퇴근 시간 이후였다. 화공약품부터 위생품, 생필품, 화장품까지 약국에서 모두 관리했다.지금은 약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메칠알콜, 염산, 빙초산, 중조, 붕사를 약국에 납품하는 사람을 '화공 아저씨'라 불렀다. '위생 아저씨'는 에프킬라, 생리대 등을 가져왔고, 참존과 릴리에서 화장품을 들여놨다.약국에 손님이 없는 점심시간 이후엔 한약조제를 배우러 다녔다. 경동시장에서 약제를 떼와 약국에서 지어준 것도 이맘때다.사람들이 외국에서 사 온 녹용을 달여 주고, 수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기계를 구입해서 약국 앞에 '수삼을 홍삼으로 만들어 드립니다'를 붙였는데 인기가 최고였다.약국이 동네 사랑방으로 불릴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했다.영희네 할머니는 시간만 나면 홍시 2개를 들고 약국을 찾는다. "정 약사, 단감 나눠먹을 터유?"라며 약국문을 빼꼼 연다. 두 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을까, 영희네 할머니는 백양메리야스를 사서 나갔다.약국에 앉아 있으면 백일 떡, 돌 떡이 자주 들어온다.아, 참. 배불러 다니던 수지네 엄마가 둘째를 낳으면 귀룡탕 만들어 간다고 했었는데. 그 땐 말 없어도 산후보약을 준비했을 정도다.어느 집 누가 아이를 낳고, 어느 분이 돌아가셨는지 가장 먼저 알았던 그 때가 그리워 진다.[편집자주: 이 이야기는 경기도 분당 건강샘약국 정숙희 약사를 인터뷰한 이후 각색한 것입니다.]2013-12-31 06:25:00이혜경 -
리베이트·시장형·법인약국…정부-독자 동상이몽리베이트 적발품목 급여퇴출, 청구실명제, 한약사 일반약 판매 위법 논란, 시장형실거래가제 존폐 논란, 원격진료 허용, 의료민영화, 영리법인약국 도입 등….올해 의약인들은 갖가지 이슈를 겪으며 한 해를 지나왔다. 데일리팜 독자들은 여러 뉴스들 가운데 뜨거운 사안들을 어떻게 보고, 생각했을까.데일리팜 설문 게시판 '이슈&여론'에는 올해를 달군 의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먼저 #리베이트에 적발된 약제 품목을 급여목록에서 퇴출시키는 입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 사안과 관련해 독자 76%가 반대의사를 보였다.독자들은 "뇌물 받은 자는 놔두고 준 자만 패면 해결이 되느냐"며 적절한 판촉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뇌물과 리베이트를 혼동해선 안된다는 의견과 리베이트 수수 의약사에 대한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의약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우선인 데다가 판촉활동 자체를 리베이트로 몰아가는 것은 제약업계의 미래를 옥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신약 허가심사와 약가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급여출시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식약처 업무추진 계획에는 80%가 반대를 주장했다.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 급여심사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상반기, 환자를 실제로 진료 또는 조제한 의약사의 면허번호를 급여비 명세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청구실명제가 예고되면서 의약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이에 대해 독자들은 83%가 반대 의견을 냈는데, 관리약사나 근무약사 모두 심평원에 등록하고 처방전, 조제봉투에도 의사명이 게재되는 상황에서 이중적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지난해에 이어 약국가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청구불일치였다. 대한약사회 산하 지부, 분회가 청구불일치 조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조사거부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약사들은 '탁상행정의 산실', '일방적인 직권남용' 등을 이유로 73%가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성분명처방이 우선 해결돼야 청구불일치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복지부가, 한약사가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경기도 특사경에 보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설문에 참여한 약사 80%가 면허 기능을 훼손하는 문제로 규정하고 반대의사를 표했다.당초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정부의 무원칙 행정에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다수 있었다.연말까지 제약계를 비롯한 약업계에 파장을 몰고온 이슈는 단연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존폐 논란이었다.약업계 독자들은 작년 4월 이미 '반값약가'로 약값이 떨어졌고, 계속해서 인하가 예정된 상황에서 가혹한 제도라며 90%가 반대를 주장했다.약가인하가 과하게 계속되면 의약품의 질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대형병원만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식약처가 임신진단 테스트기 등 체외진단시약을 의료기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놔 업계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독자들은 드럭스토어 진출 등 대기업 유통 판매를 목적으로 한고 판단하고 87%가 반대를 주장했다.해외에서 안전하다고 하면 슈퍼판매를 주장하다가 위험하다고 하면 전문약이 아니냐며 외국 사례만 좇는 정부의 분류 잣대를 문제삼기도 했다. 오히려 처방에 의해 구입할 수 있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전문성은 무시한 채 편의성만 고려하면서 집단이기주의로 폄하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연말을 지나 내년에도 뜨거운 이슈로 이어질 사안은 단연 #원격진료와 #의료민영화다.원격진료 허용과 관련해서는 독자 82%가 반대를 주장했다. 돈으로만 환산해서 의료제도를 만드는 것에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의료의 질을 제대로 담보할 수 없어 위험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이 역시 의료민영화의 맥락에서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목적이고, 국민 건강권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이 주장의 큰 흐름이었다.약국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영리#법인약국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견에 독자 88%가 반대를 주장했다.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라는 것이다.독자들은 대기업에 약국을 내어주면 동네약국 고사는 물론이고 국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강하게 반대의사를 표했다.비약사도 약사를 채용해 약국을 개설할 수 있고, 의산 복합체인 대자본에 약국을 내어주는 꼴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2013-12-26 06:25:00김정주 -
봉사 약품지원이 리베이트? 쌍벌제 맹점들#쌍벌제가 제약업계에 위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처방액의 두 배, 세 배씩 줬다던 과거 현금 리베이트 관행은 실제로 거의 사라졌다.하지만 사라진 건 리베이트 뿐만이 아니다. 쌍벌제 테두리 내 정해둔 합법적 허용범위 외 마케팅 활동들도 보기 힘들어졌다.예컨대 합법적 허용범위에 명시되지 않는 의사 강연료나 자문료를 지급하는 활동들은 크게 위축됐다.제약업계, 자문료·강의료 부담에 마케팅 계획 백지화국내 제약업체 마케팅 담당자 A씨. 그는 쌍벌제 시행 전에는 국산 개량신약을 매출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로 키워내기도 했다.이를 계기로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됐지만, 요즘엔 성공신화는 커녕 실적압박에 시달린다. 2010년 쌍벌제 시행 후 국산약으로 소위 '대박'을 치기가 그만큼 힘들어졌다.그는 "과거에는 강연의사를 초빙해 제품설명회를 한달에 두번 이상을 했다"며 "하지만 쌍벌제 시행 이후에는 그 횟수가 70% 이상 사라졌다"고 말했다.쌍벌제에서 정한 합법적 허용범위에 강연료나 자문료 항목이 없다보니 비용지출에 부담이 생겨 나타난 현상이다.회사들은 자체적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규정을 만들어 50~100만원 수준에서 강연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법령에서 정하지 않은 부분이라 횟수에 제약을 받고 있다. 법률(쌍벌제)에서 위임된 허용 가능한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 *견본품 제공 = '견본품' 또는 'sample'을 표시한 최소 포장단위 최소 수량의 의약품·의료기기*학술대회 지원 = 학술대회 주최자로부터 지원받는 국내·외 학술대회의 발표자, 좌장, 토론자의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록비*임상시험 지원 = 임상시험에 필요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료기기 및 연구비*제품설명회 = 10만원이하 식음료, 5만원 이하 기념품, 실비의 교통비, 숙박. 요양기관 직접 방문시 1일 10만원 이하 식음료(월 4회 제한) 및 1만원 이하 판촉물*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 요양기관이 의약품?의료기기 거래대금 결재시, 아래와 같은 비용할인- 1개월: 거래금액의 1.8% 이하, 2개월: 1.2% 이하, 3개월: 0.6% 이하*시판후 조사 = 식약청 승인받은 시판후 조사는 증례당 5만원 이하(추가조사가 필요한 경우 30만원 이하) 사례비 *신용카드 포인트 = 신용카드 사용시 결제금액의 1% 이하의 포인트 직원교육을 위한 의사 강의료, 제품 개발 자문료 등 의료진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조심스럽다. A씨는 "영업사원 교육도 해당 지역 의료진을 활용하면 학술적인 부분을 강화하는데 효과가 크지만, 이제는 계획 자체가 없다보니 뻔한 내용으로만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강연·자문료 신설뿐만 아니라 제품설명회 횟수제한, PMS(사용성적조사) 사례비 상향 조정 등도 허용범위에 추가하는 방향을 놓고 의료계·산업계·정부가 모인 '의산정 협의체'에서 논의중이다. 외국처럼 지원내역을 공개해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하지만 리베이트를 바라보는 정부와 산업계의 온도차가 너무 커 허용범위 확대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생각은 횡단보도를 10미터 간격으로 놔도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현장에서 리베이트가 사라졌다는 확신을 주지 않는 한 판촉범위 경계를 넓히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해석"이라고 전했다.그러면서 "어떤 마케팅 방법이든간에 기업이나 의료진 스스로 불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솔직히 지금은 공여자나 수수자나 리베이트에 대한 범법의식이 당연시되는 것이 문제"라고 자성을 촉구했다.의료계 "정당한 학술·연구활동 제약"…약국 "금융비용 현실화해야"쌍벌제를 바라보는 의료계 시선은 훨씬 더 차갑다. 악법 중의 악법으로, 개념정립을 넘어 폐기처분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특히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의 범주가 모호해 정당한 학술활동이나 연구활동까지 제약하고 있다는 주장이다.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제약사 의약품 판매를 증대하기 위한 부당한 대가로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만 불법 리베이트로 한정해야 한다"며 "개념 정립이 없는 한 리베이트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함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허용범위의 모호함은 심지어 봉사활동에 필요한 의약품 지원까지 리베이트라는 의심을 받게 했다.모 대학병원은 최근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과거 긴급재난 봉사활동으로 아이티에 다녀왔던 게 화근이 됐다.모든 봉사 비용을 병원 예산에서 사용했지만, 의약품 지원을 병원과 거래하는 제약회사로부터 받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이 병원 B교수는 "거래하는 제약회사에 봉사활동으로 인한 의약품 지원 협조를 요청하면 거절하는 곳이 얼마나 있겠느냐가 검찰 주장이었다"며 "리베이트가 너무 왜곡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 "쌍벌제 때문에 최근 발생한 필리핀 재난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병원들의 봉사활동 소식이 들리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격앙된 표정을 지었다.B교수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없어져야 한다"며 "상당부분 억지스러운 법이기 때문에 최소한 법 개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의료계가 주장하는 쌍벌제 개선안. 모호한 판매촉진 범위와 경제적 이익 문구를 삭제하자는 의견이다.한편 약국은 쌍벌제로 생긴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이 상향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은 1개월 이내 1.8%, 카드 마일리지 1%를 포함하면 최대 2.8%가 제공된다.약사회는 현행 할인율이 약국의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크게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도매업계는 약가인하 등에 따른 이익률 하락으로 금융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할인율을 낮추거나 폐지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2013-11-29 06:25:00이탁순·이혜경 -
"리베이트 꺾였다, 영업은 어떻게 해야 되나""리베이트? 이제 안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영업해야 할 진 아직 모르겠네요."몇십년이 지속돼 왔던 탓일까. 아직 제약업계에게 불법 리베이트 없는 판촉행위는 낯설다. 지금도 정부의 리베이트 조사는 계속되고 있고 혐의를 받는 제약사가 나타나지만 업계가 지난 3년간 '노력'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물론 더욱 더 음성된 리베이트 기법을 시도하는 제약사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체로 확대해석 돼 날아오는 돌맹이가 제약사들은 아프다.원죄는 있다. 다만 갑자기 끊으려니 금단현상이 제법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까놓고 생각해 보면 검은돈 없이 수익 창출이 가능한데, 굳이 리베이트를 제공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관계 중심 영업을 버리면서...리베이트 없이 약을 많이 팔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약이 좋고 독보적이면 된다.이 부분만은 확실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처절하게 제품력 확보를 위해 분투중이다. R&D 투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매출 대비 10%를 상회하는 금액을 쏟아 붓는 회사가 늘고 있다.문제는 그렇다고 당장에 결과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들에겐 시간이 필요하다.오리지널 보유 비율이 현저히 낮은 국내사는 적절한 마케팅 대안을 찾기가 여간 여려운 것이 아니다. 그나마 있던 가격 경쟁력까지 상실한 지금은 더 그렇다.국내 A제약사 임원은 "일괄 약가인하로 제네릭 영업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 규모가 있는데, 무작정 자진인하를 단행할 수도 없다"며 "진심으로 개발중인 신약이 출시돼 하루라도 빨리 데이터, 근거 중심의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고 말했다.벗어나기 위한 시도들, 그리고 불안감리베이트, 가격경쟁력, 제품력이 없다. 그래도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제약사들은 3년간 적잖게 나타났다.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과 시행에 맞물려 상당수 제약사들은 그동안 다양한 기법의 마케팅 툴을 개발해 왔다. 일부 제약사들은 새로운 형태의 영업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B제약사는 각 진료과목별 개원의들의 니즈에 맞춰 일종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의사 인력 확보가 어려운 산부인과에는 헤드헌팅을, 의료기기 구매력이 높은 정형외과, 안과 등에는 저렴한 기기구매 루트를 제공하는 식이다.C사는 개원의들의 최대고민인 세무조사 대처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D사의 경우 의료과실을 대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제약사들의 컨설팅 제공 행위가 리베이트로 간주되면서 또 다시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상당수 제약사들이 CP전담자를 배치하고 영업사원 교육을 강화시키는 등 합법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정경쟁규약을 준용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법인지, 합법인지 그 경계선이 모호한 것이다.C사 관계자는 "또 걸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드니 결국 어렵게 개발한 새 마케팅·영업 기법도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는데, 차후에 조사해서 리베이트라 규정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이게 쌍벌제 시행 3년 대한민국 제약업계의 민낯이다.2013-11-28 06:25:00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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