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에 찾아온 위기, 여보이가 살릴까?
- 안경진
- 2016-08-09 0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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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일차치료 임상 실패 소식에 BMS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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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대안이 전무한 진행성 폐암 환자에서조차 생존율을 1년 가량 연장시키며 가히 '꿈의 약'이라 불렸던 이 약이 1차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3상임상에선 맥없이 실패한 것이다. 다수 언론들이 해당 내용을 앞다퉈 보도함에 따라 주가마저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일본계 오노약품공업과 옵디보(니볼루맙)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BMS는 5일(현지시각)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상대로 항암화학요법과 옵디보 단독요법을 비교했던 CheckMate-026 연구가 안타깝게도 일차종료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예상 밖의 결과…키트루다·옵디보 왜 엇갈렸나= 당연히 성공할 줄로만 알았던 연구가 '의문의 패배'를 당하자 제약업계는 가히 충격에 빠졌다.
CheckMate-026 연구는 항암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41명을 대상으로 옵디보 단독요법과 백금기반 항암제를 비교한 3상임상이다.
옵디보군에 배정된 환자에게는 2주 간격으로 옵디보 3mg/kg 용량이 투여됐고, 나머지 환자에게는 편평형 또는 비편평형인지에 따라 젬시타빈/시스플란틴,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같은 백금기반 항암제가 6사이클 투여됐다. 일차종료점은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다. 허가임상과 비교하면 피험자 선정기준도 PD-L1 발현율 5% 이상으로 높아졌고, 환자범위도 넓어진 터라 회사 입장에선 당연히 반응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했을 터다.

실제 편평형(272명)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CheckMate-017 연구를 보면, 옵디보 투여군은 과거 항암치료에 실패한 뒤 2차치료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2배에 가까운 생존연장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옵디보를 투여받은 환자 중 1년 생존한 비율은 42%, 도세탁셀 치료군은 24%였고, 18개월간 생존한 환자도 28%, 13%였다. 전체 생존기간(OS)은 옵디보군이 평균 9.2개월, 도세탁셀군이 6.0개월로 옵디보 투여군에서 사망 위험이 41% 낮았다.
비편평형 비소세포폐암 환자(582명) 대상으로 옵디보와 도세탁셀을 비교한 CheckMate-057 연구 역시 결과는 비슷했다. 옵디보 투여군의 1년 생존율이 51%, 18개월 생존율이 39%로 도세탁셀군의 기록(1년 생존율 39%, 18개월 생존율 23%)을 월등히 뛰어넘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체 생기간을 3개월 가량 늘렸던 옵디보가 새로운 연구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마저 충족시키지 못했다. 2차→1차치료제로 업그레이드를 노렸던 BMS와 오노 입장에선 이번 결과로 라이벌에 빌미를 내어주게 된 셈이다.
같은 PD-L1 억제제라는 키트루다의 경우, 지난 6월 KEYNOTE-024 연구에서 백금 기반 항암제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율(OS)을 개선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1차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기에 더욱 아이러니하다.

◆옵디보 측, "약효차 아니다. 연구 디자인 문제"= 그러나 이번 결과만으로 키트루다의 승리를 점치기는 이른 듯 하다. CheckMate-026 연구가 목표달성에 실패했다고 해서 두 약의 효능차이로까지 확대 해석할 순 없다는 얘기다.
일단 BMS 본사는 폐암과 관련해 진행 중인 옵디보의 또다른 프로젝트를 알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5일 공식자료를 통해 "CheckMate-026 연구는 일차종료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CTLA-4 억제제 여보이(이필리무맙)와 옵디보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또다른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면서 "CheckMate-227 연구는 PD-L1 양성 환자 대상으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PD-L1 음성 환자 대상으로 옵디보+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을 평가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최호진 한국오노약품공업 상무는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한 가지 임상이 일부 지표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해서 폐암 1차 치료제 개발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지만 연구 실패 원인도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6)에서도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이 상당히 좋은 성과를 보여줬다"며, 향후 CheckMate-227 연구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상 전문가들의 생각은 또 다르다. 약 자체가 아닌 임상 디자인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시각이다. 특히 바이오마커를 배제한 채 임상시험을 설계했기 때문에 애시당초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엇갈린 결과를 보인 것은 PD-L1 발현율 차이 때문"이라며, "키트루다의 경우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 대상이었지만, 옵디보는 PD-L1 발현율을 5%밖에 보지 않았다. 바이오마커 없이는 대조군(세포독성항암제)과 통계적 차이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백금 기반 항암제와 차이를 보기엔 5%라는 PD-L1 기준값이 너무 작았다는 것이다. 치료 경험이 전무한 초치료 환자였기에 젬시타빈/시스플란틴 등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반응률이 높아졌고, 면역항암제와 간격이 좁아졌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첫 째로 대조군이 잘못 설정됐고, 일차종료점과 PD-L1 발현율도 연구 기획상 오류라고 본다"며, "백금 기반 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임에도 표적항암제 만큼 반응률이 좋아 면역항암제와 비교하기엔 애초부터 버거운 상대였다. 무진행생존율(PFS)을 일차 평가변수로 정한 것도 무리수"라고 분석했다.
차라리 장기간 전체생존율(OS)을 비교했더라면 반응하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반영돼 승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려면 본래 종료시점으로 예정된 2018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
강 교수는 "PD-L1이 민감하지 않은 지표여서 발현율이 50%가량 차이가 나지 않으면 대조군과 비교하기 힘들다"면서 "약제 종류와 관계없이 면역항암제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일차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까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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