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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리스크 헤지 초격차 전략은

  • 노병철
  • 2024-09-23 06:00:15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밝힌 경영 금언이다. 창업의 성공조건은 시대를 간파하는 혜안과 용기가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숨은 의미를 담은 말로 해석된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업경영 필수불가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영향권에 속한 제약바이오산업은 리스크 발생 시,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공감대의 확산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분야다. 일반적 관점에서의 기업 리스크는 조직의 성과와 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 발생 가능한 사건으로 정의된다. 과거에는 리스크 관리가 위험을 의미하는 부정적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전사적 통합관리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됐다.

통상의 기업 리스크 유형으로는 임직원의 '배임·횡령, 손익구조, 법적 소송, 보안, 평판 리스크' 등으로 나뉠 수 있다. 헬스케어산업만의 특유의 리스크로는 유통부조리(리베이트), GMP 위반, R&D 실패(신약개발 실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제품 기획, 생산, 유통, 사후관리 등 폭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관리돼야 할 리스크 범주도 여타의 산업에 비해 광범위한 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급여 리스크와 ESG경영 일환인 기후·환경 리스크가 새롭게 관리·통제해야할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는 위험통제자로서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경영학의 정설이다. 먼저 업무 내용(영업·마케팅·연구개발·생산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덧붙여 위험관리자로서 성공·실패 경험 모두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능있는 위험전문가들을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현업 부서의 저항을 설득하고, 컨설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또한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경영을 창출할 수 있는 강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용하기 위한 조직·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리스크와 관련한 중요 의사결정을 위해 각종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를 전담하는 별도의 위원회나 기구를 가지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금융업의 경우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여타의 업종은 관련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별도의 인력구성과 비용이 투자되는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적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당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홍보팀, 감사팀, 경영기획팀, 법무팀 등에서 리스크관리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이들 팀은 주로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부서의 리스크관리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리스크 유형별 내부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리스크 예방관리와 함께 위기대응 활동을 주도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일부 기업은 개별팀 주도로 리스크를 식별하고, 리스크 유형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당 부서에서 사전·사후 모니터링 및 대응활동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리스크 관리시스템은 전담팀 운용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위험요소의 등록과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리스크 영향과 추세의 모니터링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해 리스크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발생가능한 위험인자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시스템은 모든 임직원이 리스크 또는 위기 감지 즉시 보고체계에 따라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제약바이오산업은 그 어떤 업종 보다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고, 사전 예방이 강조돼야 하는 분야로 평가된다. 앞으로의 기업 리스크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관리해온 양상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영속적인 기업 경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기업의 주요 프로세스와 기업 문화에 고스란히 내재돼 있고, CEO를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유기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마련돼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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