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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신약 3품목 '라이센싱 아웃'

  • 어윤호
  • 2013-01-14 06:29:54
  • 유한, 'YH4808' 미국 IND 승인…당뇨·항암 분야 역량 집중

[릴레이인터뷰 3편=유한양행] 남수연 연구소장

새해를 맞는 제약업계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약가인하 여파는 끝나지 않았고 사업계획을 짜지 못한 기업들도 수두룩하다. 그래도 제약사들은 의미있는 한발을 내딛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다수 제약사들의 선택은 그래도 연구개발(#R&D)이다.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국내 제약기업들은 R&D를 포기할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된다.

#유한양행 역시 비장한 각오로 2013년을 맞이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가인하의 타격을 막기 위해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프라닥사', 길리어드의 '비리어드' 등 제휴품목 확보해 주력했다.

일각에서는 '도매상 전락'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선택에 대놓고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유한이 단기적인 위기 극복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아래 미래를 위한 포부를 키워 나가고 있다. 유한양행의 R&D는 어느덧 성과를 이룩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성과의 중심에 남수연(48) 연구소장이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하기 위해 유한양행이 2010년 영입한 남 소장은 지난해 3월 R&D전략실장에서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세대학교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세브란스 병원 내분비 내과 조교수를 역임, 이후 로슈 코리아, BMS 코리아, BMS 싱가폴, BMS 뉴저지 본사에서 신약 개발 전략 및 탐색연구, 전임상, 임상 등을 담당했던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혁신신약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먼저 유한양행 파이프라인의 특징과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임상연구 단계 9개, 전임상 연구 단계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질환군은 글로벌 빅파마, 선진국이 주목하고 있는 호흡기, 순환대사, 중추신경, 항암제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단기적 성과를 위해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고혈압 3제 복합제, 개량신약, 시럽제형 진해거담제, 자체 궤양치료 신약인 '레바넥스' 개량신약, 치주염치료제 등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특별히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

먼저 201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위산펌프길항제(APA) 'YH4808'이 있다. 이 약은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가 이뤄졌지만 최근 유한양행 최초로 미국 FDA IND 승인을 받아내 글로벌 프로젝트 성공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 1상은 hAME 임상으로 2월부터 환자 투약이 시작된다.

류마티스관절염 항체신약인 'YHB1411-2'도 얼마전 고무적인 진보를 이뤄냈다. 이 약은 일종의 바이오베터 개념으로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중인 1상이 4월내 완료될 예정인데, 최근 중국의 메인럭이라는 회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아직 공식 발표되진 않았지만 이 약은 지경부 지원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YHB1411-2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 물질인 TNF-알파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로 항원의 인식부위가 기존의 블록버스터 항체 치료제들과 다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40~50%의 불응환자들에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변비에 모두 쓰일 수 있는 5-HT4길항제 역시 2015년 글로벌 라이센싱 아웃을 목표로 올해 임상에 착수한다.

-그런데 현재 개발성과가 진일보한 품목을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이 없잖아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소화기계 등 앞으로 시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는 분야라 하더라도 기존 치료제들과 다른 혁신성을 띄고 있는 품목들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아울러 해당 프로젝트들은 유한양행에서 이미 오래전부터(남수연 소장 영입 전) 진행에 왔던 것이다. 향후 유한의 R&D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당뇨병, 항암 분야에 역량이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라이센싱 아웃'의 필요성을 항상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단독 개발에 대한 욕심은 없나?

이것은 '욕심'이 아닌 '가능성'의 문제다. 말이 신약개발이지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10억달러 이상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 수준에서 이를 감당하는 것은 무리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

경쟁력있는 물질을 개발하고 2상 정도 단계에서 라이센싱 아웃을 통해 안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때문에 유한양행의 비젼은 2018년까지 3개 신약 '출시'가 아니라 '라이센싱 아웃'이다. 현재 12개 후보물질이 라이센싱 아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중 3개만 성공해도 고무적인 결과다.

유한양행의 R&D 파이프라인
-롤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이 있는듯 하다.

일본 다케다제약이다. 다케다는 당뇨병치료제 '액토스', 고혈압치료제 '아타칸' 등을 아스트라제네카, 리리 등 다국적사에 기술이전하면서 순식간에 글로벌제약사로 거듭났다.

이같은 라이센싱 아웃의 성공이 나이코메드, 밀레니움 등의 인수합병을 가능하게 했고 지금의 다케다를 있게 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빅파마로의 성장을 노린다면 이같은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신약개발에 있어 국내 제약업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이를 위해 정부나 경영진들에게 어떤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전문가의 부재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있어 전문 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법인 근무경험이 있는 이들도 마케팅 쪽에 쏠려있다. 제대로된 연구인력의 확보를 위해 보다 많은 인력이 선진국으로 나가고 또 선진국의 인력을 국내로 끌어 들여야 한다.

정부는 단순히 신약개발이 아닌 경쟁력을 갖춘 신약의 발굴에 힘써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품목들을 찾아내고 지원해야 한다. 해외시장의 니즈를 알고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분별해야 한다.

경영진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기전과 용법을 갖춘 약이 필요한지, 항상 디테일한 정보에 귀기울이고 R&D 역량을 효율적으로 쏟아 부을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끝으로 조금은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다. 사실 국내사에서 연구소장을 의사출신이 맡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의사로서 글로벌사에 근무하다가 최종적으로 국내사를 택한 이유가 있나?

나의 꿈이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시절, 임상시험을 위해 내한한 로슈 본사 직원(의사)을 만나면서 흥미를 느껴 제약업계에 들어왔다. 이후 BMS 본사에서 신약개발 업무를 담당할때 언젠가 국내 제약사에서 세계에 통하는 신약을 개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의사 출신이고, 국내 제약업계의 전통적인 기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목표를 보고 매진하다 보면 분명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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