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태도를 공략하는 메시지 전략(26)
- 데일리팜
- 2023-03-22 14:10:37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설득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대상에 대한 특정 입장'이라는 태도 정의에 주목해왔다. 왜냐면, 어떤 정치인에 관한 입장이 긍정적이라면, 그를 뽑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어떤 약사에 관해 좋은 견해를 가진다면, 상비약은 그 약사가 근무하는 약국에서 구매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태도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 또한 존재한다. 그 정치인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투표는 하지 않았다거나, 그 약사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지만, 구매는 하지 않는다거나!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 교수인 마틴 피쉬바인과 매사추세츠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아이섹 아젠(Martin Fishbein & Icek Ajzen)은 합리적 행위 이론(Theory of Reasoned Action)에서, 앞서 말한 태도와 행동 간의 괴리를 설명하고자 했다.
핵심은 태도가 "다양한 대상"에 관해 생성된다는 것이다. 가령, 투표를 생각해 보자. 한 인간이 투표장에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대상에 관한 입장이 존재하는지 말이다. 먼저 '투표에 관한' 태도와 '투표하러 가는 행동'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투표에 관한 태도를 물으면, 대부분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투표에 호의적이라 해서 투표하러 가는 행동에 호의적이진 않다. 예컨대, 투표는 중요하지만, 뽑을 사람이 없는데 투표하는 것이 옳은가 같은 태도 차이가 대표적이다.
투표율을 높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합리적 행위 이론은 '투표하는 행동에 관한' 태도를 공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가령, 투표장을 알려주고 고작 몇 분이면 된다고 설명하며 귀찮음을 낮추는 것. 투표장에 줄을 선 시민들을 보여주고, 투표하는 행동의 가치를 부여해주는 것. 차선이라도 택하라며 투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상비약 구매라는 행동 역시, 약사에 관한 태도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약국이라는 공간에 관한 태도, 동선에 관한 태도 등 아주 다양한 대상들에 관한 태도가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흔히, 나를 좋아하면 굳이 먼 동선이어도, 내 약국이 구매하기 편하지 않아도, 그럼에도! 나에게 와서 물어보고 살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의외로 드물다.
구매율을 높이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약국에서 구매하는 행동에 관한 태도를 공략해야 하지 않을까? 가령, 구매 동선을 개선하는 전략, 가격을 미리 비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전략, 약사의 설명을 경험하게 하는 전략, 약사의 보증을 경험하게 하는 전략을 활용하며 말이다.
약물치료 영역을 살펴보자. 현재, 국내 처방 약제비 규모는 20조 정도이다. 문제는 이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이 잘 먹느냐인데, 그렇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수조의 약이 사용되지 않은 채 집 안 어딘가에 숨어 있다고 추정된다.
신약을 개발하고, 적절한 처방을 하는 것만큼이나 약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복용하게 하는 영역도 중요하다.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며 사망률을 낮추는 만성 질환약의 경우 특히나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임의 중단이 가장 잦기로 소문난 고지혈증약을 들여다보자. '고지혈증약에 관한' 태도와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행동에 대한' 태도는 어떻다? 다르다!
메시지 전략 차원에서 살펴보면, 고지혈증약의 특징, 기전, 정의에 관한 설명은 고지혈증약에 관한 태도를 주로 형성한다. "고지혈증약을 먹으면(행동) 동맥경화 발생 위험이 내려갑니다" 같은 메시지는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행동에 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지혈증약의 복용률을 높이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행동에 관한 태도를 공략할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대상에 대한 태도와 대상과 관련한 행동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만약에 내 설득 목표가 우선 대상에 대한 태도라면, 대상에 대한 메시지만 개발해도 괜찮다. 하지만 만약 대상의 행동까지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 행동에 관한 메시지도 함께 줘야, 행동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ps 1. 글에 대한 태도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글은 좋아하지만, 써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써내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행동에 관한 설득 메시지가 필요하다(나에게 말이다…).
ps 2. 공부에 관한 태도와 공부를 해내는 행동에 관한 태도는 다르다. 공부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만큼이나 궁둥이를 붙이고 있는 행동에 관한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올 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말이다…).
관련기사
-
[모연화의 관점] 사회가 약사에게 요구하는 질문과 개입(25)
2023-03-15 05:50:10
-
[모연화의 관점] 잘 사용하면 약이 되는 공포소구(24)
2023-03-08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전문가 경험담이 주목받는 이유(23)
2023-03-02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셀 수 있는 수인가…수치를 이해하게하라(22)
2023-02-22 05:50:12
-
[모연화의 관점] 환자가 얻을 이익의 결과를 설명하라(21)
2023-02-15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위험대상 설명: 지각된 취약성 메시지 전략(20)
2023-02-08 05:50:15
-
[모연화의 관점] 위험 설명: 지각된 심각성 메시지 전략(19)
2023-02-01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치료실패 10% vs 성공 90%, 프레이밍 전략(18)
2023-01-25 06:00:17
-
[모연화의 관점] 인지부하 유발하는 부작용 메시지 구조(17)
2023-01-18 06:00:28
-
[모연화의 관점] '고작?' 읽을 수 있다고 아는 건 아닌데(16)
2023-01-11 06:00:23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묻지마 청약' 규제했더니...상장 바이오 공모가 안정·주가↑
- 2"13년 전 악몽 재현되나"…유통·CSO업계 약가개편 촉각
- 3[기자의 눈] 절치부심 K-바이오의 긍정적 시그널
- 4의사 남편은 유령환자 처방, 약사 아내는 약제비 청구
- 5유통협회, 대웅 거점도매 연일 비판…“약사법 위반 소지”
- 6비대면 법제화 결실…성분명·한약사 등 쟁점법 발의
- 7[팜리쿠르트] 삼진제약·HLB·퍼슨 등 부문별 채용
- 8제일약품, ESG 경영 강화…환경·사회 성과 축적
- 9"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 이제는 장기 예후 논할 시점"
- 10약사회, 청년약사들과 타운홀 미팅...무슨 이야기 오갔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