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사회가 약사에게 요구하는 질문과 개입(25)
- 데일리팜
- 2023-03-15 12: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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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약국은 보이는 것보다 다면체적 목적들이 부유하는 공간이며, 사람마다 약국 방문의 소구점은 다르다.
약국 약사는 통상 하루에 100여 명의 사람을 만난다. 사람들의 방문 목적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 사뭇 다르다. 가령, 항생제 처방을 받은 사람의 목적은 항생제가 아닐 수 있다. 왜 자꾸 염증이 생기는지, 재발 감염을 관리할 수 있는지, 잦은 처방의 부작용은 어떤지 등이 궁금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를 뿐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본인의 문제를 전문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소위 'doctorable'하게 표현하는 걸 어려워한다.
즉 약사가 맞닥뜨리는 일상, 조제는 외현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빙산의 일각에 비유되어 'clinical iceberg' 라 일컬어진다. 빙산의 10%만 우리가 볼 수 있고 90%는 바다와 함께 잠겨있듯,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임상적 문제 상황은 고작 10% 정도만 전문가들에게 공유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약사 역할의 중심은 안타깝게도 '약'이었다. 이를테면, 아카데미의 타이레놀은 타이레놀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사례가 아니라, 화학식, 흡수, 대사, 기전, 배설, 효과, 부작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약사들은 "이 약은 해열진통제이고, 술 드시고 드시면 간에 좋지 않습니다."라는 약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인식하는 타이레놀의 가치는 제각각이다. 예방 접종 이후 발열을 대비하는 예방적 가치,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을 없애주는 치료적 가치, 코로나 상비약으로 갖추는 안심적 가치 등 건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핵심가치가 약에는 존재한다.
약은 화학적이고 기능적인 표면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이 사용할 때는 인간 중심의 가치로 전환한다는 의미이다. 이 부분 때문에 현장의 약사들은 역할 갈등(role conflict)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컨대 사람들이 약사에게 "이 약의 효능은 뭐에요? 부작용은 뭐에요?"라고 물어본다면, 약사는 능히 전문가의 언어로 대답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약사에게 약과 사람, 그리고 건강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여정에서 [발생하거나 나타나는 문제와 해결책]을 [친숙한 언어]로 답해주길 원한다면, 약사는 소위 '멘붕'에 빠진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약사가 적극적인 질문으로 자신들이 언어화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해주길 아울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약의 '가치'와 연결해 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이제 약사는 질문을 받는 사람을 넘어, 하는 사람으로, 문제를 보고 받는 사람이 아닌, 발견하는 사람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가령, 약사는 "타이레놀 주세요"라는 고객의 문장에 대고, "누가, 왜 드시려고 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타이레놀의 가치를 알아채려는 '의도'를 가지고 말이다. 만약 고객이 코로나 상비약으로서 타이레놀을 원한다면, 평소에 드신 적 있는지, 어떻게 드셨는지 물어보며 최대 용량과 복용 간격을 언급해 줄 수 있다.
만약 백신 맞은 후 예방적 가치를 위해 구매한다면, 최적의 약리 효과를 낼 수 있는 따뜻한 음식과 충분한 수분을 포함한 생활 양식 교정 방법까지 전달해 줄 수 있다. 타이레놀의 핵심을 [통증이 없어진 상태, 열이 내린 상태]로 삼고, 고객의 필요 가치와 연결할 때, 약사는 고객의 문제에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당뇨약의 혈당 조절이라는 기능적 가치뿐만 아니라, 꾸준한 복용으로 인한 건강 수명 연장의 가치를 알려줄 목적으로 "당뇨약 어떻게 챙겨 드시고 계세요?"라는 질문을, 의도적으로 던져볼 수 있다. 자꾸 챙겨 먹기를 잊는다는 대답이 오면, 혈당을 잘 조절해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그의 문제를 쿡 찔러 줄 수 있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드시면서 불편함은 없으셨어요?"라는 질문도,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 보자는 눈빛을 가득 담아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사소한 불편함이라도 슬쩍 이야기할 수 있다. 다행히도, 고객이 호소하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약사들이 해결해줄 만한 것인 경우가 많다.
[질문-문제 발견-약의 가치와 연결- 문제 해결] 이러한 경험이 쌓일수록 약사는 고객의 삶의 여정에, 건강 관리 부문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약사에게 질문이란, 건강 결과 증진이라는 직업적 목표 달성의 디딤돌이며 사람들의 숨겨진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약의 가치란, 화학적이고 기능적인 전통적 가치를 넘어,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문제 해결 도구이다.
사회적으로 전문가의 역할은 개인의 삶과 연결되어 진화하고 있다. 기술정보사회가 약사와 고객 간 기대하는 관계는 약의 복용을 독려하는 신뢰적 관계, 건강 행동을 위한 동기적 관계를 향해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약사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건강 문제를 해결해주는 커뮤니케이터로 발전해야 한다. 질문하고, 발견하고, 해결책을 연결해줘야 우리 업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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