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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오남용약' 지정 반대 여론…"해외 사례는 다르다"

  • 이탁순 기자
  • 2026-04-08 06:00:56
  • 일본과 호주는 유통과 처방 단속 집중
  • 약물 규제는 불법 유통 확대, 환자 접근성 저하 우려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GLP-1 계열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히려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되면 불법 유통 경로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해외에서는 약물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 유통과 처방 단계 단속을 통해 올바른 사용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약처는 8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여부를 논의한다.

현재 오남용우려의약품에는 발기부전치료제와 조루치료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 등이 포함돼 있다.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제품 포장에 '오남용우려의약품'이라고 표시해야 하고,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도 처방전 없이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식약처가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려는 것은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자 비대면 처방, 온라인 암시장 거래, 무분별한 허가 외 사용이 문제가 되면서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서 식약처 등 보건당국은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가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오히려 불법 유통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욱이 오남용우려의약품 낙인을 통해 관련 환자들이 위축될 수 있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때문에 해외 주요 국가들도 약물 자체 규제보다는 유통이나 처방 단계 규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 위고비(세마글루티드)와 같은 성분의 당뇨병치료제 '오젬픽'을 비만 목적으로 처방하는 사례가 늘면서 처방 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도쿄대 연구팀이 일본 의료기관 웹사이트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GLP-1 계열 비급여 처방을 광고하는 기관들의 정보 품질이 현저히 낮았고, 다수가 의약품 광고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

이에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4년 2월 위고비의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면서 처방 기관과 생활 습관에 대한 기준을 설정했다.

호주 역시 불법 복제 GLP-1 제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비공식 유통 경로를 차단하는 데 힘쓰고 있다.  

호주 의약품규제청(TGA)은 2024년 10월부터 GLP-1 계열 약제를 약국 복제 조제 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약국 복제 조제 면제 제도는 의약품 공급부족, 특정 환자 맞춤 조제 등을 위해 약국이 비슷한 약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동시에 광고 규제도 강화했다. 온라인 비만치료제 광고에 대해 삭제를 요청하고,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이뤄진 불법 광고에 대해서는 19만8000 호주달러(한화 약 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일본과 호주는 의학적 근거가 분명하고, 규제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하는 대신 불법 유통과 처방을 단속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WHO 역시 GLP-1의 위조·불량품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12월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규제된 유통망, 자격을 갖춘 의료 전문가의 처방, 강력한 감독, 환자 교육,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요국들은 처방 가능 기관의 기준을 설정하고, 비대면 처방에 대한 제한 규정을 설정하고 있다"면서 "또한 BMI와 동반질환 등 환자에게 기준에 맞는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고, 이상 반응을 더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부와 의료계 역시 미용 목적 사용을 막으면서도 치료가 필요한 진짜 환자의 접근성을 지키기 위해 더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을 통해 약물 자체에 부정적 낙인을 찍히게 되면 고도 비만 환자, 2형 당뇨병 환자 등 제때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은 포장지에 낙인을 찍는데, 그 낙인은 비만 환자 전체를 향한다"며 "동반질환이 있는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2형 당뇨병 환자 역시 '오남용 우려' 문구가 찍힌 치료제를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처방을 받기 어려워진 일부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구매나 불법 유통 경로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법 거래 피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이 이를 더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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