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안전상비약 확대 중단해야…공공약국이 해법"
- 김지은 기자
- 2026-07-24 06:00: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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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입장 발표…"편의성보다 국민 안전 우선"
- 취약지 공공약국·공공심야약국 의무화 등 정책 대안 제시
- "강행 시 국민 건강 피해 책임 정부가 져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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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와 보건의료취약지 판매 규제 완화 방침을 둘러싸고 약사사회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약사회가 공식 입장을 내고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23일 입장문을 내어 단순한 반대 입장을 넘어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보건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립 등 대안을 함께 제시하며 정부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약사회는 "국민은 안전하고 편리한 의약품 이용을 원한다"며 "국민 안전보다 편의성에 치우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와 규제 완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만성질환자와 다제약물 복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일반의약품 역시 약사의 복약지도와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의약품 오남용과 이른바 '오버도즈(OD)' 문제, 해외의 판매 규제 강화 사례 등을 언급하며 "지금은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지 판매 품목을 확대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정부의 안전상비의약품 관리 실태도 문제 삼았다. 최근 3년 간 전국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 결과 대부분의 판매업소에서 판매자 등록 기준이나 준수사항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소한의 관리 기준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품목 확대부터 추진하는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번 입장문에서 약사회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정부 정책 대안이다. 약사회는 현재 전국 242곳에서 운영 중인 공공심야약국이 취약시간대 의약품 공급뿐 아니라 복약상담과 처방조제, 응급실 이용 감소 등 다양한 공공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운영 여부가 달라지는 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별 공공심야약국 운영을 의무화하고 정부 예산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사회는 "정부는 더 이상 의약품 정책을 규제 완화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보건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립, 일반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 같은 경고를 외면한 채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와 규제 완화를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국민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험, 사회적 비용의 책임은 결국 정부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입장문(전문) |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및 보건의료취약지 내 안전상비의약품 24시간 판매 규제 완화 방안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만성질환자와 다제약물복용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반의약품 복용 시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안전관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약물의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반의약품을 임의로 복용할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임상적 위해의 발생 확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을 다량 복용하여 환각 상태를 유도하는 이른바 ‘오버도즈(OD) 파티’나 약물 복용 후 졸음운전 사고, 의도적 자해 및 자살 시도 등의 문제는 최근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편의성을 이유로 일반의약품 소매점 판매를 쉽게 허용했던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고 역으로 소매점 판매를 제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경우, 의약품의 소매점 판매 개시 이후 약물 남용에 따른 치명적인 간 손상 및 중독 사고가 폭발적으로 급증하자 제도 도입 6년 만인 2015년 3월에 정제 형태의 아세트아미노펜 판매 권한을 박탈하고 약국에서만 유통하도록 하는 조치를 감행하였다. 국내 보건 환경 또한 이와 같은 위험 노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2020년 고려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 제도의 시행 수년이 경과함에 따라 약국 외 경로를 통해 취득한 아세트아미노펜 급성 음독으로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하는 환자의 발생 빈도와 노출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대규모 자본을 동반해 확산하고 있는 ‘창고형 약국’의 기형적인 의약품 판매 방식은 환자의 약력을 바탕으로 한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완전히 배제한 채 공산품처럼 의약품을 대량으로 사재기하도록 유인함으로써 오남용 사고의 위험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약물 사용 환경의 안전 보장이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되었고, 일반의약품 판매 안전관리의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약사사회 내·외부에서도 제도적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소매점 판매 품목을 성급히 늘리려는 정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은 오히려 일반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할 때이다. 또한 안전상비의약품 제도의 부실 운영을 방치한 채, 정부가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시행된 지난 13년 동안, 최소한의 의약품 사용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약사법령에 규정된 판매자 등록 기준 및 준수사항에 대한 위반율 및 위반 정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사용의 안전성은 낮아지고 있음에도 보건당국의 사후관리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최근 3년 간 전국 1,000여 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판매자 등록 기준 및 준수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현장 방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22년 95.7%(957개소), 23년 94.1%(988개소), 24년 94.4%(991개소), 25년 97.2%(1,004개소)가 최소 1건 이상 규정을 위반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규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우선해야 할 일은 품목 확대가 아니라 부실한 안전상비약 판매·관리 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다. 또한 정부가 2016~2018년 안전상비의약품 추가 지정을 추진했던 지사제(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의 경우 중금속 위험으로 불과 1년 뒤인 2019년 만2세 미만·임부 금기 성분이 되었고, 최근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만 19세 미만 복용 제한으로 허가가 변경되었다. 섣부른 안전상비약 확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최고수준의 보건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접근성이 확보된 국가이다. OECD 인구 10만명당 평균 약국 수는 29개소이지만 한국은 약 48개소로 압도적으로 많고, 인구밀도도 높아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한 의약품 복용이 가능한 우수한 인프라를 지니고 있다. 보건의료정책은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 환경에 맞게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장점을 살리고 활용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다. 취약 시간, 취약 지역이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보완하면 될 일이다. 개인과 민간에게 그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최근 365일 야간 운영약국이 증가하고 있고 휴일지킴이약국, 공공심야약국 운영을 통해 취약시간 약국 접근성 사각지대가 점차 축소되고 있지만, 정부의 노력과 지원 부족으로 공공심야약국은 전국 242개에 불가하다. 공공심야약국은 취약 시간에 약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보장한다. 경질환·비응급환자의 건강문제를 해결해 응급실 과밀과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야간에 처방 조제 업무까지 가능하다. 그 외에도 전화로 가정 내 상비약 복용 안내나 부작용 등 약물 문제 상담을 하고, 필요시 응급실 방문을 권하는 등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242개소 운영에 정부 예산 57억밖에 들지 않는다. 지역필수의료에 수 조원 쏟아붓는 것에 비하면 한없이 적은 액수이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야간 시간 조제 가능 약국의 필요성도 더욱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공심야약국 확대가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 재정 여건이나 상황에 따른 임의규정에 맡겨져 여력이 안되는 곳은 공공심야약국이 없는 상황으로 지역 편차가 매우 심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약사법 시행령 개정 조치를 착수해 공공심야약국이 지역별로 일정 개소 이상 배속·유지되도록 최소한의 법정 기준을 명문화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의 예산을 확충하고, 더 많은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약국과 편의점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 주간에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고, 품목까지 확대하려는 것은 정부가 오히려 정책적으로 안전하게 약국에서 약사와 상담 후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을 막는 꼴이 된다. 오히려 약국 일정 생활권 이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약국 운영시간 동안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를 막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보건의료취약지’ 문제, 공공약국으로 해결하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취약지의 안전상비의약품 24시간 판매 기준 완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이며, 실제 지역의 상황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정책 판단의 소치이다. 소매점도 거의 없는 지역의 읍·면·리 단위 행정구역마다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가 이미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특수장소에 대한 규정도 있어 오히려 더 가까운 곳에서 지역주민이 상비의약품을 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데, 정부는 그동안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무슨 노력을 했는가? 보건의료취약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고민과 시도가 있었는가?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 대부분 고령층으로 만성질환 보유 및 다약제 복용자이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 그 위험성이 더 높다. 약물 관리와 상담 등 약사의 서비스가 오히려 더 절실히 필요한 지역이다. 그렇기에, 취약지역에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시설을 갖춘 공공약국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그냥 약국이 아니다. 공공약국에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약품 구입과 상담도 가능하고, 약사가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의 비대면 진료를 도울 수 있다. 또한 비대면 진료 시 환자를 도와 약물 이력과 건강 상태를 약사가 의사에게 전달해, 보다 안전한 진료와 처방이 이뤄질 수 있다. 진료 후 공공약국에서 즉시 조제와 복약지도를 받아 귀가할 수 있어 진료, 처방, 조제가 완결되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역 보건의료 허브가 된다. 또한 공공약국 설립은 단순한 시설 건립을 넘어 '지역 거주 전문가(약사)'라는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공공약국에 상주하는 약사를 활용하여 방문 약료,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보건의료원’과의 연계와 상호 보완도 가능하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보건의료취약지’는 대략 556곳이다. 이러한 취약지역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공공약국 600개를 개설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600억 내외의 예산으로 보건의료취약지 문제를 해결하고 고령층의 중복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입원비, 응급실 방문비 등)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필수의료 및 공공의료 확충 예산이 '조 단위' 규모임을 감안할 때, 매우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최상의 정책적 효과를 도출할 수 있다. 공공약국 설립 정책은 보건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비대면 진료의 시행에 맞게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초고령 사회에 필요한 다제약물 관리와 통합돌봄 인프라를 동시에 완성하는 최적의 정책이다.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고 필요한 일이다. 안전성과 편리함 모두 담보할 수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이재명 정부와 어울리는 정책이다. 지금은 일반의약품 안전관리가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시기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편의성에 치우쳐 이를 역행하는 보건복지부의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및 규제 완화 시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하며, 공공심약약국 확대, 보건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립, 일반의약품 안전 사용 강화를 위해 정책적 대안을 약사회와 함께 마련하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있어, 약사의 전문적인 처방검토, 복약지도, 약물사용 관리, 방문 서비스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의료계 위주의 반쪽짜리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일차보건의료의 핵심 축이자, 지역 주민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는 약국과 약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약품 정책을 행정편의주의적 발상과 규제 완화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대한약사회가 제안한 공공심야약국 확대, 보건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립, 일반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적극 수용하여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정책적 경고를 외면한 채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와 규제 완화를 강행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험과 사회적 비용의 책임은 결국 정부가 감당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 7. 23. 대한약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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