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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의사 처방 없는 한방과립제 한약사 급여청구 불가"

  • 강신국 기자
  • 2026-08-19 11:20:28
  • 요약
  • 서울행정법원, A한약사가 공단 상대로 낸 요양급여 환수 취소 소송 기각
  • "약국 내 임의 조제 한약제제 행위료·약가 산정 법적 근거 없어"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약 한약제제를 판매한 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은 부당이득 환수 대상이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부)는 A한약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고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한약국을 운영하는 A한약사는 일반약 한약제제인 ‘한신연교패독산연조엑스’, ‘한신형개연교탕’ 등을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내방객에게 판매한 뒤 약가와 행위료 등을 포함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았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해당 비용이 급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에 따라 A한약사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전액(4만 8360원) 환수 처분했다.

그러나 A한약사는 "한의학은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아 약사법상 한의사의 처방 없이도 한약제제 조제가 가능하며, 해당 한약제제가 보건복지부 급여목록에 고시된 만큼 적법한 청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우선 "조제란 일정한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일정 분량으로 나누는 행위인데, 제조업자가 포장한 완제품을 그대로 판매한 것은 '조제'로 볼 수 없다"며 "단순 일반의약품 판매 행위는 애당초 요양급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설령 조제 행위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요양급여는 의학적 진단을 토대로 필요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실시되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약사법상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조제권이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성까지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 없이 조제한 일반의약품까지 급여를 인정한다면, 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을 조제할 때 비급여로 처리되는 약사와의 형평성에도 정면으로 반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건보 수가 체계상으로도 한약사의 단독 처방·판매에 대한 급여 산정 근거가 없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

재판부는 건강보험 행위 급여목록 및 한약제제 급여목록 고시를 근거로 들며 "약국에서 발생하는 조제료 등 행위료는 의사·치과의사의 처방에 따른 조제일 때만 산정할 수 있고, 한약제제 약가 역시 한방병원이나 한의원 등 '한방요양기관'에서 한의사의 처방 하에 소요된 경우에만 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약사가 약국에서 한의사의 진단 및 처방 없이 임의로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조제·판매하고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것은 관련 법령상 행위료와 약가를 지급할 근거가 없는 '부당 청구'라는 판단이다.

한편, 소송 과정에서 건보공단 측이 주장한 '제소기간 도과에 따른 각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환수 방식이 전산상계에서 현금납부로 바뀌며 납부기한과 연체금 등 주요 처분 내용이 실질적으로 변경됐으므로 새로운 처분으로 봐야 한다"며 A한약사의 소 제기 자체는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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