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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11건·계약금 3115억…K-바이오 고순도 딜 확산

  • 차지현 기자
  • 2026-08-24 06:00:56
  • 요약
  • 올릭스·네오이뮨텍 등 기술수출 잇따라…알테오젠 올해만 3건 성사
  • 6곳 선급금 3115억, 전년비 69%↑…한미약품 선급금 1129억 '최대'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술수출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이 잇달아 해외 기업의 선택을 받으면서 굵직한 라이선스 계약이 속속 성사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전체 계약 건수보다 실제 확보하는 선급금 규모가 커지는 '고순도 딜'이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릭스·네오이뮨텍 8월 잇단 기술수출…알테오젠도 추가 계약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 21일 중국 한소제약 계열사와 2개 타깃에 대한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을 이전하는 공동연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소제약은 올릭스가 발굴한 염기서열을 활용해 라이선스 제품을 개발·제조·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선급금과 개발·상업화 마일스톤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총 계약 금액은 올릭스 지난해 연결 매출의 10% 이상이다. 지난해 올릭스 매출이 14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규모는 최소 15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네오이뮨텍이 미국 바이오기업 톨러런스 바이오(Tolerance Bio)에 지속형 인터루킨-7(IL-7) 후보물질 'NT-I7'(efineptakin alfa) 일부 권리를 이전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면역 재구성 등 흉선 기능부전 관련 적응증이 대상이다. 미주와 유럽에서 독점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넘기는 것으로 네오이뮨텍은 자사가 집중하고 있는 면역항암 분야는 계약 대상에서 제외해 관련 권리는 그대로 보유한다.

이번 계약은 네오이뮨텍이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체결한 첫 기술수출이다. 네오이뮨텍은 계약금을 현금 대신 톨러런스 바이오의 완전희석 기준 지분 4%로 받는다. 또 임상개발과 매출 목표 달성에 따라 최대 2억6000만달러(669억원) 마일스톤을 수령한다. 상업화 이후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다. 톨러런스 바이오는 29억달러 규모로 사노피에 인수된 프로벤션 바이오 창업진이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이달 4일에는 알테오젠이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를 적용한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상업화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계약 상대방과 대상 품목, 선급금은 비공개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합한 최대 계약 규모는 3억6500만달러(5219억원)다. 알테오젠 역시 상업화 이후 순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별도로 받는다.

연초부터 기술수출 릴레이…알테오젠 올해만 3건

이로써 올해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은 1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 규모를 공개한 9건의 총액은 13조8467억원에 달한다. 선급금 규모를 공개한 계약은 6건으로 이들 기업이 확보한 선급금은 총 3115억원이다.

올해 기술수출의 포문은 알테오젠이 열었다. 알테오젠은 지난 1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SK) 자회사 테사로와 ALT-B4를 도스타리맙 피하주사 제형에 적용하는 최대 42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은 295억원으로 총 계약액의 7.0% 수준이다.

알테오젠은 이어 3월 바이오젠과 ALT-B4를 바이오의약품 2개 품목에 적용하는 계약을 최대 8675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선급금은 300억원이다. 이달 체결한 계약까지 더하면 알테오젠은 올해에만 ALT-B4로 3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쌓은 것이다.

SK플라즈마는 지난 3월 튀르키예 프로투루크와 총 6500만유로(1100억원) 규모 혈액분획제제 기술이전·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튀르키예 현지에 건설될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에 제품 생산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안동공장을 통해 축적한 연구개발(R&D), 제조·생산, 품질관리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프로투루크는 튀르키예 적신월사와 혈장분획제제 생산 플랜트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합작회사다.

같은 달 비상장 바이오텍 피알지에스앤텍도 미국 센티넬 테라퓨틱스(Sentynl Therapeutics)에 소아조로증 치료제 후보물질 '프로제리닌'(Progerinin) 글로벌 권리를 이전했다. 프로제리닌은 소아조로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진행 중인 물질이다. 이 회사는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5월에는 큐라클과 맵틱스가 공동 개발한 망막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MT-103'을 미국 메멘토 메디슨스에 기술수출했다. 총계약 규모는 최대 10억7775만달러(1조5636억원), 선급금은 800만달러(116억원)다. 큐라클과 맵틱스가 수익을 절반씩 나누는 구조로 큐라클은 자신의 몫 58억원 가운데 47억원을 현금으로, 11억원을 메멘토 지분으로 수령했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아리바이오는 5월 중국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7억달러(7조1000억원) 규모로 아리바이오는 옵션 비용으로 총 6000만달러(900억원)을 확보했다. AR1001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올해 주요 결과 공개가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손을 잡았다. 한미약품은 5월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아날로그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 (HM15912)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릴리에 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12억6000만달러(1조8973억원)로 선급금은 7500만달러(1129억원)다. 총 계약 규모 대비 선급금 비중은 6.0%다.

오스코텍은 6월 미국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스에 SYK 저해제 '세비도플레닙'(SKI-O-703)의 글로벌 독점 권리를 이전했다. 선급금 2500만달러(375억원)와 개발·상업화 마일스톤 최대 6억4000만달러(9620억원)를 합쳐 총 9995억원 규모다. 상업화 이후 로열티는 별도다. 세비도플레닙은 면역성 혈소판감소증(ITP) 등 자가면역질환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까지 진행된 임상 자산이다. 오스코텍과 자회사 제노스코는 기술료를 75대25로 배분한다.

계약 규모 23%↑…선급금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계약 규모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말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12건으로 올해 11건보다 1건 많았다. 금액을 공개한 7건의 총계약 규모는 11조2820억원으로 올해 공개 계약 규모가 22.7% 많다.

다만 올해 전체 계약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리바이오 계약을 제외하면 공개 계약 규모는 6조7467억원으로 낮아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2%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에이비엘바이오-GSK 4조1104억원, 알지노믹스-릴리 1조9000억원, 에이비온 1조8007억원, 알테오젠-아스트라제네카 2건 등 대형 계약이 여러 기업에 분산됐다면 올해는 아리바이오 초대형 계약의 기여도가 크다는 의미다.

반면 실제 계약 체결 단계에서 확보하는 선급금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늘었다. 올해 선급금을 공개한 기업 6곳의 선급금 총합은 지난해 같은 기간 공개된 5건의 선급금 1846억원과 비교하면 68.7% 증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각 기업의 선급금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알테오젠은 테사로와 계약에서 총계약액의 7.0%에 달하는 선급금을 확보했고 한미약품도 릴리와 계약에서 6.0%를 선급금으로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에이비엘바이오-GSK의 선급금 비중이 1.8%, 알테오젠-아스트라제네카 2건이 각각 3.3%였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기술수출 성과가 연초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기업의 플랫폼과 임상단계 신약 자산을 잇달아 도입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 기술 경쟁력이 재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기술수출 성과가 후속 연구개발과 추가 사업화로 이어지며 바이오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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