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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최저가·약 배송 부메랑…비대면 플랫폼 떠나는 약사들

  • 강혜경 기자
  • 2026-09-02 06:00:58
  • 요약
  • 자발적 움직임 확산…제도화 앞두고 약국 이탈 가능성 제기
  • "병원서 약국으로 처방전 전송…제휴 불필요"
  • "의료 영리화 막아라"…'공공플랫폼' 필요성 대두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다이어트 주사제 최저가 홍보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문약 쇼핑 부추기기까지 플랫폼의 도넘은 영업행위가 지속되면서 제휴에 나섰던 약국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제도화 편입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교묘하게 법을 피해나가는 플랫폼들의 영업행태를 묵과할 수 만은 없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의료 영리화를 막기 위해서는 공공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는 필요성 역시 대두되고 있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정부의 비대면 진료 약 배송 발표 이후 민간 플랫폼 제휴 약국들의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 제휴가 도리어 약국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부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민간 플랫폼 탈퇴 방법 등까지 공유되고 있다.

가장 많은 이용자수를 확보한 닥터나우에 따르면 최근 기준 제휴 약국 수는 5000곳으로, 전체 약국의 2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약사회 갈팡질팡하는 사이 약국들 제휴→"이대로는 안돼" 회귀

그동안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대한약사회 입장은 강경했다. 약사회는 플랫폼 제휴 약국에 대한 약사윤리위원회 회부 및 약사법 위반에 따른 고발까지 거론하며 회원 약국의 제휴를 막아왔다.

2021년 약사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과 의약품 조제·투약은 복지부에서 감염 방지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 아주 제한적으로 환자와 약사 간 협의에 따라 투약하도록 허용된 것"이라며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의 의약품 배달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듬해에도 "의약품 대면판매 원칙이 준수되고 플랫폼 서비스 업체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함께해 달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대한약사회가 민간 플랫폼에 약국이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2023년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 Public Prescription Delivery System)을 도입했지만 주요 플랫폼들이 제외된 방식으로 현실적 한계에 부딪쳤으며, 같은 해 12월 정부의 야간·휴일 초진 확대 등 추진으로 인해 개별 약국의 민간 플랫폼 제휴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약사회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약국의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제휴가 늘어난 셈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제공하는 '탈모약 최저가 약국 찾기' 서비스.

하지만 닥터나우가 약국간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약국 줄세우기에 나서면서 제휴 약국들의 입장 역시 달리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닥터나우가 자체적으로 약 배송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약사들의 반발 역시 현실화되고 있다.

지역의 약사는 "플랫폼에 제휴해 매달 수 건에서 수 십 건의 처방전을 수용했지만, 민간 플랫폼들의 최저가 경쟁 부추기기와 가격별 줄세우기 등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탈모약, 다이어트 주사제 같은 비급여 처방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면서 탈퇴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결국 약국을 종속시키려는 게 플랫폼의 최종 목적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닥터나우방지법으로 도매 영업이 제한되면서 플랫폼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원과 약국 등이 사용료 등을 일부 부담시키며 종속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약사는 "다만 닥터나우로 인해 비급여 처방·조제로 매출을 올리는 약국이 있고, '온누리상품권 가맹약국' 등 락인(lock-in)을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약국 참여율은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플랫폼 주도 비대면 진료' 정답될 수 없다"

5000곳 가운데 제휴 탈퇴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민간 플랫폼 주도의 비대면 진료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인식 역시 팽배해지고 있다.

사실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제휴하지 않고도 약국이 처방전을 받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비대면 진료 프로세스를 보면, 환자가 플랫폼을 통해 의사를 선택하고 진료를 받은 뒤 병·의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게 된다. 환자가 직접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것은 불가하다.

이 때문에 약국의 플랫폼 제휴·가입 등이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병·의원이 약국에 팩스·이메일 등으로 처방전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만 구축된다면 이용자들이 현재와 같이 비대면 진료·약 전달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민간 플랫폼 중심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의료 영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하고 있지만, 수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공공플랫폼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국의 잇단 플랫폼 탈퇴가 플랫폼 주도 비대면 진료 상황에서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지도 관심이다.

이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 가입자를 가진 플랫폼에 대해 인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의 비대면 진료·약 배송에 대한 회원들 반발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광고·홍보 행위 등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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