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자본·주가 부진의 청구서…뷰노, 영구채 갚으려 314억 유증
- 차지현 기자
- 2026-09-02 06:00:4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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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증 자금 64% 채무상환 우선…4·5회차 영구CB 200억도 남아
- 딥카스 FDA 지연·신의료기술 평가 변수…최대주주 7%만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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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31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앞서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주력 제품의 국내외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추가 상환 부담도 남아 있어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영구CB 상환에 200억…주가 하락에 전환 대신 현금상환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뷰노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31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새로 발행하는 보통주는 630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의 45.0%에 해당한다. 기존 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새로 풀리는 셈이다.
뷰노가 이번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기존 영구CB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뷰노는 모집예정액 중 200억원을 제3회 영구CB 상환에 가장 먼저 투입한다. 전체 조달액의 63.7%를 기존 기존 메자닌 채권 상환에 쓴다는 얘기다. 나머지 114억원은 연구개발(R&D)과 영업·마케팅, 해외법인 운영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뷰노는 지난 2024년 12월 237억원 규모 제3회 영구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0%로 최초 전환가액은 2만5337원이었다. 투자자가 주식 전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2025년 12월 27일부터 2054년 11월27일까지다. 만기가 2054년으로 설정돼 있지만 회사 선택에 따라 30년씩 횟수 제한 없이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채 구조다.
다만 해당 CB에는 시간이 갈수록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스텝업 조항이 붙었다. 사채 발행 2년이 되는 날부터 매년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에 금리가 4%씩 가산되는 조건이다. 올해 말 스텝업 적용을 앞두고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뷰노는 그 전에 제3회 영구CB를 상환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택한 것이다.
여기에 주가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현재 뷰노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다면 투자자의 주식 전환을 통해 현금상환 부담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뷰노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밑돌면서 투자자의 전환 유인이 낮아졌고 결국 회사가 직접 상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1일 종가 기준 뷰노 주가는 5560원으로 전환가액보다 78.1% 낮은 상태다. 제3회 영구CB 발행을 결정했을 당시 뷰노 주가는 2만4600원 수준으로 전환가액은 당시 주가보다 오히려 3.0% 높게 설정됐다. 이후 주가는 상승해 지난해 초 2만7200원까지 오르며 전환가액을 7.4%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같은 해 4월에는 1만5000원대까지 밀렸다.
올해 들어서는 주가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2월 말 1만9050원까지 내려온 주가는 3월 말 1만5430원으로 떨어졌고 4월 들어 1만9000원 안팎까지 반등했으나 5월 들어 급락했다. 5월 말 뷰노 주가는 8970원까지 밀리면서 1만원선이 무너졌고 이후에도 6000~8000원대에 머물렀다. 이번 유상증자 발표 직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1일에는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4.5% 급락했다.
주가 부진에는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 미국 사업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FDA 510(k) 허가를 추진했지만 지난 4월 기존 허가 제품과의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받지 못해 동등성 증빙 불충분(NSE) 판정을 받았다.
200억 추가 부담 남아…딥카스·최대주주 참여도 변수
뷰노는 만기가 길고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CB를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2024년 3월 이후 제2~5회 영구CB를 네 차례에 걸쳐 발행했다. 회사가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541억3000만원에 달한다.
영구CB는 만기를 장기간 연장할 수 있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어 당장의 부채비율과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발행 초기 이자 부담도 낮아 회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구CB가 회계상 자본으로 잡힌다고 해서 상환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회사가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뷰노 역시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밑돌면서 이 부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문제는 그 상환 부담이 결국 기존 주주에게 돌아왔다는 점이다. 회사가 자체 현금으로 갚는 대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 재원을 마련하면서 기존 주주는 추가 자금을 투입하거나 지분 희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유상증자로도 영구CB 부담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회사가 이번 유상증자 대금으로 제3회 영구CB를 갚아도 제4·5회 영구CB 원금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이 남는다. 제4회 영구CB는 2027년 12월, 제5회 영구CB는 2028년 2월부터 스텝업이 시작된다. 이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회사가 향후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금창출의 핵심인 뷰노메드 딥카스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딥카스는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비급여 사용돼 왔지만 현재 유예기간이 종료돼 본평가가 진행 중이다.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결과 통보 이후 국내 임상현장 사용이 종료된다. 이 경우 현재 전체 매출의 85.8%를 차지하는 유일한 핵심 매출원이 사라질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FDA 허가가 한 차례 불발된 이후 회사는 사용목적 범위를 재설정하고 규제 전문 자문사를 선임해 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허가 시점과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재신청마저 실패하거나 허가가 추가로 지연되면 미국 매출 발생은 뒤로 밀리는 반면 임상·자문과 현지법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 부담은 계속 이어지는 구조다.
최대주주의 낮은 유상증자 참여율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이예하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자신에게 배정되는 물량의 약 7%만 청약할 계획이다. 개인 자금 사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나머지 신주인수권은 매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현재 15.6%에서 유상증자 후 11.1%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유상증자 참여 수준은 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과 향후 기업가치에 대한 내부자의 판단을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회사 사정을 상대적으로 잘 아는 최대주주가 자기 몫을 얼마나 청약하는지가 일반주주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뷰노가 영구CB 상환을 위해 기존 주주에게 대규모 추가 출자를 요청한 상황에서 정작 최대주주는 소극적인 참여에 그치면서 책임경영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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