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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신약 임상 연속 실패…차기 성장동력 흔들

  • 손형민 기자
  • 2026-09-12 06:00:48
  • 요약
  • 희귀질환·심혈관질환 임상3상 고배…CAR-T 개발 중단
  • '플루빅토'·'코센틱스' 등 기존 제품 적응증 확대는 순항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노바티스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약 후보들의 임상 개발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근긴장성이영양증과 심혈관질환을 겨냥한 핵심 후보물질이 나란히 3상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데 이어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도 안전성 문제로 일부 중단됐다.

반면 이미 시장에 진입한 주력 제품들은 치료단계를 앞당기거나 환자군을 넓히는 방식으로 적응증 확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16조 인수 핵심 자산 3상서 고배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델-데시란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3상 HARBOR 연구가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델-데시란은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방식의 치료제다. 골격근 세포로 치료물질을 전달해 DM1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 DMPK RNA를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개발됐다.

근긴장성이영양증 1형은 근육이 수축한 뒤 쉽게 이완되지 않는 근긴장증과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심장과 호흡기, 소화기 등 여러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HARBOR 연구에서는 손 근긴장증 개선을 평가하는 비디오 기반 손 펴기 시간(video hand opening time·vHOT)을 1차 평가변수로 설정했다. 그러나 델-데시란은 해당 지표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 

노바티스는 일부 2차 평가변수와 탐색적 분석에서 임상적 활성이 나타났다며 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뒤 향후 개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델-데시란은 노바티스가 올해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120억달러(약 16조원)에 인수하며 확보한 핵심 자산이다. 임상 결과 공개 이후 노바티스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시가총액 약 300억달러가 감소했다.

델-데시란에 앞서 심혈관질환 후보물질 '펠라카르센(pelacarsen)'도 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펠라카르센은 혈중 지단백(a·Lp(a))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치료제다. Lp(a)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혈중 지질단백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펠라카르센은 간에서 아포지단백(a) 생성을 억제해 혈중 Lp(a) 농도를 낮추도록 설계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치료제다.

노바티스가 지난 4일 공개한 Lp(a)HORIZON 3상 결과에 따르면 펠라카르센은 혈중 Lp(a) 수치를 낮췄지만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를 평가한 1차평가변수는 충족하지 못했다.

1차평가변수는 심혈관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입원이 필요한 응급 관상동맥 재개통술 등을 합친 복합지표였다. Lp(a) 감소가 실제 심혈관 사건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CAR-T도 안전성 문제…자가면역 임상 8건 중단

두 건의 3상 실패에 앞서 세포치료제 개발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노바티스는 지난달 = 자가면역·신경계 질환에서 개발하던 CAR-T 치료제 '랩캅타진 오토루셀(rapcabtagene autoleucel·rap-cel)' 관련 임상시험 8건을 자발적으로 일시 중단했다.

임상시험 참여 환자 가운데 3명이 중증 면역반응으로 사망한 데 따른 조치다. 중단 대상에는 전신홍반루푸스와 류마티스관절염, 다발성경화증 등 염증성 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포함됐다. 혈액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rap-cel 연구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바티스 '킴리아'

rap-cel은 환자의 T세포를 조작해 B세포 표면의 CD19를 인식·제거하도록 만든 자가 CAR-T 치료제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병적 자가항체 생성에 관여하는 B세포를 제거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노바티스는 CAR-T 치료제인 '킴리아(티사젠렉류셀)'를 통해 혈액암 분야에서 CAR-T 개발·상용화 경험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세포치료제 경험을 바탕으로 CAR-T 적용 범위를 자가면역질환까지 넓히는 개발을 진행해 왔다.

노바티스는 최근 수주 사이 신규 후보물질 세 축에서 연이어 개발 차질을 겪게 됐다. 특히 델-데시란과 펠라카르센은 향후 매출을 뒷받침할 주요 후보물질로 평가돼 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부담도 커졌다.

최근에는 노바티스의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요 주주인 아티산 파트너스는 아비디티 인수 등을 거론하며 이사회 차원의 인수합병(M&A) 검토 기능 강화를 요구했다.

기존 제품은 적응증·대상 환자군 넓혀

노바티스 '플루빅토'

신규 후보물질과 달리 기존 상업화 제품에서는 적응증 확대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플루빅토(루테튬-177 비피보타이드 테트라세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플루빅토와 안드로겐수용체 경로 억제제(ARPI) 병용요법을 PSMA 양성 전이성 호르몬민감성 전립선암(mHSPC) 치료제로 승인했다.

플루빅토는 기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에 이어 호르몬민감성 전립선암까지 적응증을 넓히게 됐다. 근거가 된 3상 PSMAddition 연구에서 플루빅토 병용군은 표준치료 단독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3% 낮췄다. 노바티스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내 플루빅토 투여 대상 환자군이 약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바티스 '코센틱스'

IL-17A 억제제 '코센틱스(세쿠키누맙)'도 대상 환자군을 넓혔다. FDA는 올해 3월 중등도~중증 화농성 한선염을 앓는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 코센틱스 사용을 승인했다. 기존 성인 적응증에서 청소년까지 허가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코센틱스는 류마티스성 다발근통(PMR)에서도 적응증 추가를 추진하고 있다. 3상 REPLENISH 연구에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한 뒤 미국과 유럽, 일본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을 진행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셈블릭스(애시미닙)'는 신규 진단 환자 1차 치료 영역에서도 허가 범위를 넓히고 있다.

ASC4FIRST 3상에서 셈블릭스는 새로 진단된 필라델피아염색체 양성 만성기 CML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표준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보다 높은 주요분자학적반응(MMR)을 보였다. 144주 추적에서도 기존 TKI 대비 우월한 분자학적 반응이 유지됐다.

노바티스는 이 같은 근거를 토대로 각국에서 신규 진단 CML 환자의 1차 치료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신규 후보물질의 후기 개발에서는 예상치 못한 실패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제품은 전립선암과 화농성 한선염, 만성골수성백혈병 등에서 적응증과 대상 환자군을 넓히며 성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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