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완화에만 주목하는 천식치료는 어리석다"
- 안경진
- 2017-11-14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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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서울아산병원 권혁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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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치료의 골드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GINA(세계천식기구) 가이드라인은 증상완화제인 SABA(속효성 베타2작용제)를 첫 흡입제로 권장한다. 중증도가 높아지는 2단계부턴 SABA 사용을 최소화 하면서 고정용량 ICS(흡입스테로이드)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오랜 기간 굳어져 온 GINA 가이드라인의 원칙을 뒤흔드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름하여 천식 패러독스.

SABA 단독요법의 안전성 이슈 등 ERS에서 발표됐던 최신 연구들도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질병 진행이 가속화 되고, 천식으로 인한 사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던진다. 경증 단계부터 SABA 의존도를 낮추고, ICS 병용을 적극 권장하는 방향으로 천식 치료략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울산의대 #권혁수 교수(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는 "일시적인 증상완화를 위해 속효성 기관지확장제에 의존하다보면 환자들의 폐기능이 나빠질 뿐 아니라 국가사회적으로도 막대한 건강보험재정을 낭비하게 된다"며, "기존 가이드라인의 맹점을 명확하게 짚어낸 사이다 같은 연구다. 1~2단계부터 ICS를 병용하도록 하면 SABA 단독요법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16년 GINA 가이드라인은 1단계로 SABA 단독요법을 권고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2015년 한국천식진료지침에서도 치료 시작단계에 SABA를 최초 흡입제로 권고한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지침이 모순이란 의미인가?
그렇다. GINA 가이드라인은 천식 환자를 5단계로 나눈 뒤 약물치료를 다르게 접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간단하게는 기관지에 염증이 생겼다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착안, 질병조절제(항염증제)와 증상조절제(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염증조절 목적으로 ICS를 사용하되, 증상조절이 어려울 때마다 기관지확장제를 추가하는 원리다.

- 특히 우리나라 환자들은 ICS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또한 가이드라인의 모순과 관련된다. 초기 단계부터 기관지확장제 사용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ICS 선호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천식 치료과정을 스킨케어에 비유해보자. 즉각적으로 기관지를 확장시켜 편안함을 제공하는 SABA를 BB크림, 꾸준하게 사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양크림을 ICS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가령 초기 천식 환자에게 ICS 대신 SABA 단독처방을 하는 건 피부 트러블이 생긴 환제에게 염증케어 제품을 주지 않고, BB크림으로 트러블을 가리라고 얘기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그러다 염증이 심해졌을 때부터 BB크림을 쓰지 말고, 제대로 된 스킨케어 제품을 쓰라고 한들 쉽게 바뀌겠나. 이미 BB크림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장기간 써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쓰기보단 BB크림에 의존하려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SABA 사용을 통해 즉각적인 증상완화를 경험했던 천식 환자들은 SABA를 끊기 힘들다. SABA 의존도가 높아진 환자들에게 즉각적인 증상완화가 없는 ICS를 사용하라고 교육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실제로도 외래에선 진료를 보러 올 때마다 벤톨린(살부타몰) 같은 기관지확장제를 6통씩 처방해달라고 요청하는 환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는 당사자인 환자들에게도 문제지만 천식 악화 빈도를 높여 건보재정 지출을 늘린다는 점에서 국가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 왜 전 세계적으로 차용되는 가이드라인에서 이 같은 문제가 오랜 기간 유지되는 것인가?
가이드라인이 전부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초기부터 모든 단계에 ICS를 사용하도록 일관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는 패러독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LABA(지속성 베타2작용제) 단독사용은 천식 환자의 염증을 악화시키고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절대 금기다. SABA 단독사용이 LABA단독사용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근거 역시 10여 년 전부터 수차례 보고돼 왔다(Chest 2006; 129: 15-26). 즉각적인 기관지 확장효과가 뛰어나다보니 ICS 사용률이 떨어지고, 기관지염증이 악화돼 사망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초기 단계라는 이유로 가이드라인에서 필요할 때마다(PRN) SABA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니 역설적이지 않나. 4시간 지속되는 속효성 기관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환자 입장에선 12시간 지속되는 LABA를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번에 ERS에서 발표된 연구는 그간의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 사이다 같은 논문이라 하겠다.
- 그렇다면 GINA 가이드라인의 실질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천식 조절의 유지 및 악화 시 증상완화제로도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의 MART(Maintenance And Reliever Therapy) 용법이다. 흡입기 하나에 포모테롤(formoterol)과 같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LABA와 ICS를 담아 동시 흡입되도록 하면, 습관적으로 기관지확장제를 자주 찾는 환자들에게 ICS 사용률을 높일 수 있다. 2016년 GINA 가이드라인도 개정당시 MART 용법을 권고등급 A로 설정하면서 강도를 높였다.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번 연구는 1단계와 2단계가 나눠진 현재 가이드라인을 하나로 결합하고, SABA 단독요법을 SABA와 ICS 병용 또는 ICS/포모테롤 고정용량 복합제로 대체하라고 제시한다. 포모테롤이 SABA와 유사한 폐기능 개선효과를 입증했다는 근거를 함께 들었는데, 1단계부터 ICS/LABA를 사용하는 MART 용법이 도입되려면 아직은 추가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SABA 단독사용을 줄이고, ICS 사용을 늘릴 수 있다는 측면에선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이라 생각된다.
- ICS 선호도가 낮은 이유 중에는 스테로이드의 장기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큰 듯 한데?
오해다. 물론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면 골다공증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천식 환자에게 흡입제로 처방되는 저용량 스테로이드는 부작용 위험보다 혜택이 많다. 천식 악화로 응급실에 실려와서 고용량 전신스테로이드를 처방받는 것보다 평소에 저용량 흡입스테로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게 낫지 않겠나. 이론적으로만 따져봐도 흡입 후 체내 도달하면 99% 이상이 간에서 일차분해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전신 영향이 없고 안전하기 때문에 어린 아기부터 노인까지 제한없이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 전문의에 의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 이번 연구가 학계에 미칠 파급력이 궁금하다. 가이드라인 개정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천식 환자가 SABA를 줄이는 건 흡연자에게 담배를 끊게 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들 얘기한다. 그만큼 SABA 의존도가 높다는 뜻인데, 진료현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연구인 건 분명하다. 논문의 주저자인 폴 오번(Paul M. O'Byrne) 교수(캐나다 맥마스터대학)가 유럽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의 핵심멤버인 데다 최근 MART 용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가이드라인 개정 가능성도 없진 않다. 다만 ICS/LABA 병용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1단계부터 ICS 병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추가 근거가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ICS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하는 계기가 되고, 우리나라도 국내 실정에 맞는 논의가 시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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