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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1차의료 기반 제한적 도입해야"이상이 교수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원격의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제외한 1차 의료 기반의 커뮤니티 케어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정부와 의료계,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기술을 억지로 막을 수 없는 일이죠.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간 의료전달체계를 보전하면서 지역사회 의료가 원격의료를 기반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초석을 쌓을 때입니다."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비대면 산업을 촉진했고, 이는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원격의료 활성화로 이어졌다.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국가경제의 피해를 타파할 해법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했고 원격의료는 그 한 가운데 위치했다.3일 데일리팜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이자 제주의대 의료관리학 교수직을 맡고 있는 이상이(56) 교수를 만나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원격의료 최적화 방향을 들어봤다.이상이 교수는 원격의료는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의제가 아닌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찬반 양론이 확고하고 진영 논리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상급종합병원과 동네의원, 의료 영리화와 4차 산업시대에 수용해야 할 첨단기술 등에 대해 특정 직능이나 진영에 따라 찬반이 격론 중이란 현실을 고려해 국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이 교수는 자신을 의료민영화 반대론자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격의료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제외하고 1차 의료 기반의 커뮤니티 케어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면 의료 영리화를 피하면서도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를 위해 동네의원 중심의 1차 의료가 해야 할 일과 병원 의료(3차 의료)가 해야 할 일을 명료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원격의료 전면 허용은 상급종병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동네의원을 말라죽게 하는 데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 의료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게 이 교수 견해다.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 역시 이것 때문이라고 했다.이 교수는 "원격의료를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도입한다는 것은 지역사회 의료의 말살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이를 피하려면 1차 의료 강화 방안으로서 원격의료를 커뮤니티 케어 수준에서만 적용하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병원 의료가 해야 하는 역할과 지역사회의 1차 의료가 해야 할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해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정부와 의료계가 고민 중인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에도 한 걸음 가까워진다"며, 이럴 경우 "의료계의 강도 높은 반발도 한층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의료계를 향해 이젠 원격의료를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1차 의료를 살릴 방책으로서 현명하게 생각해서 대안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정부의 숙제로는 의료계가 정부와 현 정권에게 갖고 있는 불신감의 해소를 꼽았다.특히 정부와 의료계,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 원격의료와 1차 의료의 발전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대토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 생각이다.3자가 모두 동의하는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먼저 시작해야 추후 갈등 없는 원격의료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취지다.이 교수는 "원격의료를 향한 의료계 반대를 해소하려면 결국 의사와 정부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다. 의협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게 의정 간 원격의료 갈등의 씨앗"이라며 "의료계, 정부, 시민사회 3자 간의 정치사회적 토론과 대타협을 통해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해당 토론에 포함돼야 할 안건은 커뮤니티 케어 단계에만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차 의료는 지역사회 의료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격의료를 지역사회 중심의 1차 의료에만 적용하면 동네의원과 지역사회 의료를 동시에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1차 의료는 아파서 찾아온 환자를 단순히 치료만할 뿐, 지역사회의 일상적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는 별 관심이 없다. 만성질환 관리, 단골 의원, 단골 약국이란 역할이 빠져있다"며 "대타협을 위한 토론을 통해 원격의료를 제도적으로 본 궤도에 올려놓고 지역사회 의료가 뿌리를 내리면 동네의원의 입지가 한층 커진다"고 내다봤다.결과적으로 이 교수는 원격의료 활용이 우리나라 1차 의료가 발전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물론 원격의료는 철저히 의료 영리화와 선을 그어 따로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동네의원 중심의 지역사회 의료와 병원 중심의 의료를 완전히 분리하는 틀 속에서 제한적으로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정신을 담아내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지역사회 원격의료로 의사 대면진료를 대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자 등 내원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적용해 일상적 건강관리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라며, "노인 장기요양 보험 등급을 기준으로 왕진 서비스와 함께 원격의료 활용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진다"고 피력했다.그는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에서 약사의 역할도 커진다. 원격의료는 책임성과 지속성을 담보한 약물 전문가의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며 "단골 의원이 생기면 단골 약국도 만들어진다. 단골 약사의 역할이 커지면서 지역사회의 약물 오·남용 이슈도 줄어든다"고 부연했다.아울러 이 교수는 정부가 원격의료라는 본질을 명확히 표현하는 용어 대신에 비대면 의료란 대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지능과 초연결의 시대다. 첨단 기술인 원격의료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수구적 태도로, 기술 활용론이 옳다"면서 "정부도 비대면 진료란 단어로 혼란을 유발하기보다는 의료계와 논의를 펼쳐가면서 사회·경제·정치적 공론화를 거쳐 정면돌파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2020-06-04 06:17:34이정환 -
"희귀약센터 운영비 전액 국가지원, 제1과제로 총력"[데일리팜=이정환 기자] "희귀난치질환자 치료제를 책임지는 기관이 기본 운영비 부족으로 애를 먹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기획재정부가 보건의료 사각지대에서 공익을 위해 애쓰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운영비는 국고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원장으로서 바람입니다.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김나경(57·대구가톨릭약대) 신임 원장이 센터의 예산 국고 지원률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희귀필수약센터의 정상 활동에 필요한 기본 운영비가 없어 애를 먹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를 찾아 공감대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2일 김나경 원장은 서울 시청역 희귀약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김 원장은 센터가 기본 운영비 예산 부족으로 어려워하고 있는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특히 김 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수익금 편법 활용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다.이에 김 원장은 운영비 부족 사태와 수익금 편법 활용 의혹 개선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희귀약센터는 식약처 산하 기관으로, 최근 5년 간 운영비 국고 보조율은 평균 37% 수준이다.이 때문에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가 차액을 운영비로 사용하는 관행이 이어져왔다.국회는 이를 편법으로 판단, 식약처를 향해 약가 수익금을 기관운영비로 쓰는 관행을 해결할 것을 주문했었다.김 원장은 식약처와 기재부, 국회에 센터 기본 운영비 국고 지원율 100% 필요성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김 원장은 "예산 부분에서 정부와 언론에 많은 도움을 요구할 방침이다. 희귀약센터가 환자들이 정말 아픈 곳을 보듬어주고 공익을 위한 기관이라면 운영비 정도는 국고로 지원해줬으면 하는 게 원장의 입장"이라며 "식약처와 기재부도 이같은 바람에 공감한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원장은 "(정부가) 어느정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인지 내년도 예산까지 맞물려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희귀필수약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부분을 필두로 예산 작업에 나서겠다. 정부가 수용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특히 환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희귀필수약 국내 수급이 안정화하고 활성화하도록 센터 업무를 풀어나가겠다는 게 김 원장 비전이다.김 원장은 "전국 환자들이 가능한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정부, 약사회 등 유관기관과 힘을 합쳐 어려움을 풀어가고자 한다"며 "약사법적, 제도적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면 식약처와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식약처에서 허가심사를 전담하고 대전청장으로 일하며 공무에 대한 보람도 많이 느꼈다. 공직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종합병원 약사로 일했다"며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센터가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환자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역량을 다 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2020-06-03 20:47:25이정환 -
23년차 병원약사의 인생 2막 개국 도전기[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에서의 생활과 더불어 그간 다방면에서 해온 경험들이 약국을 하는데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약국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거더라고요.”약대 졸업 후 줄곧 병원에서 근무하며 약제팀장까지 지낸 약사가 50대에 첫 약국을 개국했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에 예은약국을 개국한 최혁재 약사(50·경희대약대)는 누구보다 열의에 차 있었다.최 약사는 병원 약사들 사이에서는 꽤 이름이 나 있는 인물이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20년 넘게 몸담으며 이 병원 약제팀장, 한약물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한 데다 병원약사회 홍보위원장, 법제이사 등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병원약사회를 넘어 대한약사회에서도 여러 직책을 맡았었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를 비롯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전문심의위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연구소 운영위원, 대한약사회 약물오남용예방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그런 그가 돌연 병원을 떠나 개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의아해 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개국이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약국을 해 보니 약국장은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더라고요. 저와 같이 직원을 따로 고용할 수 없는 소형 약국 약사는 더 그렇고요. 하다못해 당장 그간 조직 생활을 해 오면서 컴퓨터 당 기기를 다뤄온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또 병원에 있다 보니 끊임없이 공부한 것도 복약지도는 기본이괴 상담과 매약에 큰 도움이 됐고요.”최 약사는 자신의 첫 약국을 개국 위해 병원에서 나온 후 밤낮없이 공부하고, 주말도 없이 다른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했다. 모든 과정이 더 나은 약국을 열기 위한 노력이었다.그의 그런 노력이 통한 걸까. 개국한 지 1년도 채 안된 약국은 어느새 약대생이나 개국을 준비 중인 초보 약사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 됐다.“제가 나온 약대 학생들이 가끔 약국을 찾아 와서 물어보니 실습생들 사이에서 소문이났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근무약사로 일하는 후배들도 찾아와 약국 운영하는 방법이나 상담, 매약하는 모습을 배우겠다며 보고가기도 하고요. 어찌보면 저도 초보 개국 약사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일이죠.”최 약사는 그의 특기인 한방을 약국에서도 적용하고 있고, 이런 부분은 일부러 내세우지 않아도 환자들이 알아주고 있다. 개국한지 오래되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단골 환자가 적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오는 약국이 된 것도 그 이유다.“병원에 있다 보니 전문약과 영약학, 한방 등에 대한 지식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일반약에 대한 정보가 적었어요. 그래서 개국을 결심한 이후에는 잠도 못자고 약국 제품을 분야별로 정리하고 공부하며 저만의 파일을 만들었어요. 그런 부분을 알아주시는 건지 상담을 받은 환자들은 다시 찾아주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병원을 넘어 약국에서 자신의 인생 2막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최 약사. 그는 새삼 약사로 일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했다.“약국에 나와 보니 어렵고 힘든 점도 많지만 확실히 행복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조직 안에서는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개진해도 반영될 수 있는 확률이 적었다면 약국에서는 제 의지대로 여러 시도를 하고,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요. 약국에서 인생 2막을 연 만큼 저와 또 우리 약국을 찾은 환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2020-06-02 16:02:47김지은 -
"회계사 출신 사업부 총괄, 제 리더십은 말이죠"전세환 전무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와 다방면을 아우르는 인재, 기업들이 모두 필요로하는 존재들이다.여기서 한발 나아가, 회사들은 특정 분야에서 출중한 인재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다방면을 아우르는 리더로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에서도 이같은 트렌드는 두드러진다.대부분의 제약사는 마케팅, 영업, 인사, 재무, 법무, 약가, 학술, 대관, 인허가, 품질관리 등 부서의 임직원들에게 포지션 변경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EO 채용에 있어 마케팅, 영업 경력을 필수로 여겼던 제약사들이 변모하고 있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좋은 사례가 있다. 전세환(46)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무는 CFO 출신의 사업부 총괄(BUD, Business unit director)이다. 재무 전문가인 회계사 출신이지만 당뇨순환기사업부의 마케팅·영업을 지휘하고 있다.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마친 그는 글로벌회계컨설팅기업(PWC)에 근무했다. 이후 한국애보트 재무 매니저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고 노바티스 본사와 미국법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합류하면서 재무뿐 아니라 R&D, BD 등 영역에서도 역량을 쌓았고 2018년 당뇨순환기사업부 총괄로 선임됐다.회계사 출신의 사업부 총괄, 전세환 전무를 만나 봤다.-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케이스는 아니다. BUD 이전에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한 업무에 관여했다고 들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CFO 자리를 제안받아 2015년 9월 합류하게 됐다. 재정, IT, 구매 등 제약업계 일반적인 CFO의 영역을 넘어서, 사업개발(BD)과 커머셜 엑설런스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동시에 맡았다.개인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외국 국적의 전임 대표이사(리즈 채트윈)가 고국으로 돌아간 후 6개월 공백 기간에는 대표이사 사장 역할을 대행하기도 했다. 당시 타그리소 2차 급여 등 중요한 미션들이 있었는데,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이후 CVRM(당뇨순환기사업부)으로 넘어와 사업부 총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다양한 나라의 제약 업계 내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현재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고 생각한다.-한국법인과 외국법인 경험을 두루 갖추기도 했는데, 차이점이 있는가?오랜 기간 외국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아스트라제네카의 특성인지 한국의 문화인지는 구별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업무 환경에도 10여년 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리더로 일하는 분들이 무척 어려운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본다면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굉장히 선진화돼 있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약가제도 등 많은 변화의 여지가 있고, 노동 환경도 고려할 점이 많다.이와 같은 다양한 불확실성 요소가 존재하는 다이내믹한 마켓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해야 하므로 한국의 리더들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향후 커리어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내가 목표로 한 특정 포지션이 있다기보다, 해당 업무를 통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더 많이 고려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늘 내가 세운 목표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현재 이후의 JOB을 고려할 때에도 내가 그 역할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같다. 특히 임원급 이상 레벨에서는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요구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든다.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국내 법인의 총괄 자리일 수도 있고, 글로벌 업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커리어 여정 때문에 자신의 의사나 결정과 관계없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고생한 가족들에게는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현재 맡고 있는 사업부 얘길 해보자. 얼마전 녹십자로부터 '아타칸'까지 회수하면서 CVRM은 사실상 내분비, 순환기, 심혈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어떤 콘셉트로 운영되는 것인가?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AZ 본사의 전략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왜 여러 치료 영역의 제품들이 CVRM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는지를 살펴보면 회사가 어떤 전략적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회사는 심혈관(Cardiovascular), 신장(Renal), 내분비(Metabolism) 질환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CaReMe(케어미)라는 콘셉트를 일찌감치 도입하고 2018년부터 사업부 이름을 CVRM으로 명명했다.이는 만성질환 영역에서 AZ 비즈니스의 중심이 제품이 아닌 환자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보면 통합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역할을 아스트라제네카가 담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CaReMe(케어미)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고객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접근할지를 고민하던 끝에 아타칸에 대한 사업적 결정도 이뤄졌다. 아타칸을 2020년부터 CVRM 영업조직에서 직접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 영업조직은 환자와 의료진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아타칸과 브릴린타, 포시가를 통합적으로 디테일링하게 되면서 제품군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이와 같은 노력은 새롭게 추가된 임상적 근거와 허가사항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포시가는 DECLARE 임상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 질환과 심부전에 유일하게 1차 예방효과를 입증했고, ARB 계열 고혈압제제 아타칸이 심부전 적응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부가적인 신장 혜택도 나타낸 바 있어 두 제품 간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그렇다면 단기적, 그리고 구체적으로 CVRM은 어떤 목표를 갖고 운영될 계획인가?CaReMe(케어미) 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포시가'다.현재 다양한 연구 디자인을 적용한 포시가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혜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브릴린타와 아타칸 역시 CaReMe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이러한 사업부의 비전과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만 좋아서는 안 된다. 내부적인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고 조직문화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문화를 다져 나가고 있다.집단지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회사가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 조직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만 있으면 혼돈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잘 개발시키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것을 잘 융합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역량을 잘 갖춰져야 한다.-계속 제약업계에 몸 담을 생각인가?개인적으로 제약산업에 애정이 많다. 계속 남을 것 같다. 부친이 뇌종양으로 투병하시면서 혁신 신약을 통해해 환자의 일상을 실현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제약회사의 가치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제약회사에 왜 다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봤다.과거 미국에서 영업 현장에 나갔던 당시, 한 환자 보호자가 나에게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약을 직접 개발한 사람도 아닌데 어찌 고맙다고 하냐는 질문에, 재무 업무를 통해 회사의 자원이 좋은 약을 개발하는 데 할애하는 것 아니냐고 답하는 말을 듣고 큰 울림이 남았다.2020-05-28 12:20:51어윤호 -
"원격의료, 가야할 길…언제 아닌 어떻게 고민할 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알고 있지만, 4차산업혁명시대 원격의료는 결국 가야 할 길입니다 언제 도입할지가 아닌, 어떻게 합리적으로 도입할지 정부와 의사가 머리를 맞대야 해요. 원격의료가 가져올 약국 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고요."20대 국회 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국회를 떠나는 미래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21대 국회의원을 향해 보건의약계 백년지대계 정책을 당부했다.코로나19 사태로 쟁점으로 부상한 원격의료와 비대면 진료에서부터 공공의대·의사 정원 확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이르기까지 사회에 꼭 필요한 변화가 생기도록 국회가 힘써달라는 취지다.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기자협의회는 김승희(66·서울약대) 의원을 만나 지난 임기간 소회와 코로나 팬데믹 시대 차기 국회 소임을 물었다.김 의원은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직을 내려놓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했다.약사와 식약처장 전문성으로 의정활동에 나선 김 의원은 보건의약계 뜨거운 감자가 된 원격의료를 '언젠간 가야할 길'이라고 표현했다.특히 원격의료를 언제 국내 들일지를 논의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라고 했다.정부가 일방적으로 원격의료 시행 확대를 공표하거나 의료계가 무작정 강경 반대를 외치며 의-정 대립을 반복할 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지 원격의료 모델을 만들 때라는 제언이다.김 의원은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일선 동네의원들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했다.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동네의원 간 자본 격차가 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원격의료 시스템에 반영해야 이같은 의료계 반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김 의원은 "대한의사협회는 수 십년째 원격의료를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원격의료는 언제가 아닌 어떻게 도입해야할지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의사분들도 원격의료의 만성질환, 고령자 선 적용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원격의료는 어차피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의료계의 반대 이유에 공감한다"며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 대형병원과 의원은 규모의 경제에서 자본 격차가 날 수 밖에 없다. (원격의료를)의원급에게만 독점적으로 시행하는 안 등을 논의할 때"라고 설명했다.이어 "1차·2차·3차 의료기관 사이즈가 다른데 대형병원이 고가 장비로 원격의료를 운영하면 환자가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의료전달체계를 잘 만지면서 도입해야 한다. 의협도 무조건 반대보다는 정부와 협상을 잘해야 한다. 동네 의원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1차의료 보호·활성화 의견을 내야 한다"고 부연했다.김 의원은 복지위 계류중인 공공의대설립법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먼저 세울 것'을 당부했다.지금 발의 된 공공의대법안은 의료취약지나 신종 감염병 대응 의료진을 육성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법을 담지 못한 채 특정 지역 의대를 설립하는데 그치거나 의사 정원을 늘리는 수준에 국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김 의원 견해다.실제 김 의원은 공공의대 법안에 모호성과 불합리성을 근거로 복지위 법안소위 통과를 강력히 반대했다.김 의원은 15개 약대가 한 꺼번에 설립된 약학계 케이스를 들어 공공의대법안 미흡점을 지적했다.김 의원은 "15개 약대 증설 전례를 살펴보면 공공의대 해법을 전망할 수 있다. 약대를 늘린 근원적 이유는 공직약사와 제약산업 연구약사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며 "정원 25명 수준의 약대가 우후죽순 생겼지만 여전히 대다수 약사는 산업이 아닌 개국을 선택하고 있다"고 피력했다.김 의원은 "원 취지인 제약산업 전문약사 육성이 무색해졌다. 전국의 약국만 곳곳에 늘어나며 약국 간 경쟁만 심화하는 현실을 낳았다"며 "공공의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않고 무작정 시행한 법안은 의료취약지 문제 해소가 아닌 의사 증원이란 귀결점에 도달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공공의대법안은 여야 합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이 무작정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려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제대로 합의한 뒤 꼼꼼히 논의하고 심사해도 부족할 법안을 강행하면서 강한 거부감을 느꼈었다"고 떠올렸다.특히 선거법 개정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김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는 한 위성정당은 또 나올 수 밖에 없다. 차기 국회가 연비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논의해야 한다"며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간 합당이 이슈인데, 연비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자연히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보건의료영역은 규제와 산업진흥이 섞인 영역이다. 한 마디로 어렵고 까다로워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국가가 잘 활용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창의적 영역이다. 영리적 목적에 매몰되지 않도록, 인간생명을 존중하면서도 규제를 활용해 제대로 발전하도록 전문성을 가진 21대 국회의원들의 법·제도 마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2020-05-25 17:57:03이정환 -
'B타민 시그널', 초고함량 활성비타민 필요한 환자는?약국 내 고함량 종합비타민 제품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엔비케이제약에서 벤포티아민 300mg(B1)과 피리독신염산염 100mg(B6)조합의 두 가지 성분에 집중한 초고함량 활성비타민 벤티브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벤티브는 차별화된 성분 조합으로 약국 내 새로운 경영 옵션이 될 수 있어 약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는데요. 벤포티아민과 피리독신염산염을 초고함량으로 함유한 국내 유일무이한 오리지널 제품으로 어떤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벤티브 웹툰복약지도를 통해 벤티브를 어떤 분들께 권해드리면 좋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B타민 벤티브 약국시그널 벤티브 러브라인 벤티브,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주세요! 1. 당뇨병 환자분들 약사: 메트포르민, 리나글립틴…당뇨병 약을 드시는 이 분들에게는 벤티브가 필요해요! 환자: 손발이 콕콕 쑤셔… 특히!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 등의 신경병성 통증 약을 드시는 환자분들에게는 꼭 벤티브를 추천해주세요. 약사: 당뇨 약과 벤티브를 꼭 같이 챙겨드세요! 초고함량의 벤포티아민과 피리독신은 염증이나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신경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2. 알코올 의존도가 높거나 술자리가 잦은 분들 환자1: 아캄프로세이트, 날트렉손… 환자2: 숙취해소제 하나요~ 약사: 만성적인 음주는 티아민 결핍을 유발하고, 이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벤포티아민과 피리독신은 알코올성 말초신경병증 개선을 도울 뿐 아니라, 알코올로 인한 우울감, 불안 등의 정신신경계 증상도 완화시켜줄 수 있어요. 환자: 우울하고 불안해요.. 약사: 이거 꼭! 드셔야 됩니다! 3.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분들 환자 보호자: 어머니가 치매신데, 드실 만한 영양제 없을까요? 약사: 벤포티아민이 도움이 되죠. 벤포티아민 300mg 복용 후 실시한 인지장애 진단 검사에서, 인지기능개선 및 뇌의 활성도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요즘 전문의약품인 콜린 알포세레이트가 ‘치매예방약’으로 알려져 찾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에게 대신 벤티브를 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벤포티아민은 염증이나 활성산소로 인한 뇌세포 손상을 감소시켜줍니다. 4. 만성피로, 과도한 신체활동으로 인한 육체 피로를 호소하시는 분들 환자: #에너지고갈#근육통#결림 피로 회복제 한 병 주세요 약사: 피곤해 보이세요 티아민은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 및 축적을 억제해서 근육의 통증 및 피로를 해소해줍니다. 약사: 생체이용율이 가장 높은 벤포티아민이 초고함량 들어 있어,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환자: 오! 주세요! 경구피임약, 항생제, 이뇨제, 위장약 등 장기복용 하시는 분들 항생제, 위장약, 피임약, 이뇨제 이 약들은 대표적인 드럭머거들이죠. 티아민과 피리독신도 예외가 아닙니다. 국내 최대용량의 벤포티아민을 담은 벤티브는, 단순한 비타민 보충제를 넘어 신경 및 두뇌, 심혈관 건강 유지를 돕고,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인지장애, 알코올의존증, 육체피로, 드럭머거 등의 벤티브가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꼭 추천해주세요!2020-05-22 17:18:17데일리팜 -
"약국은 환자위한 공간"…특화 문전약국을 꿈꾼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친절하고 복약지도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간이 좋다고 느껴지는 약국을 만들고 싶었어요. 환자들이 약을 기다리며 머무르는 10~20분동안 약국이라는 공간이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조제 중심의 대형병원 문전에서 첫 약국을 시작하는 유지선 약사(30‧대구가톨릭대 약대)의 말이다.유지선 약사(30‧대구가톨릭대 약대). 지난 3월초 서울 강북삼성병원 인근에 오픈한 ‘유약국’은 일반적인 조제중심 약국들과는 크고작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처방 비율이 높은 약국들이 대체로 동선과 공간의 실용성에 집중한다면 유약국은 환자의 ‘편안함과 안정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또한 종이봉투와 박스 등의 패키징부터 가격표와 POP를 손수 제작한 유 약사는 약국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운 ‘인상’을 남겨주고 싶다고 했다.데일리팜은 유약국을 찾아 새내기 약사가 꿈꾸는 문전약국의 모습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입구부터 눈이 가는 디자인..."공간이 주는 힘 믿어요" 유약국은 흡사 카페에 들어서는 듯한 내외부 디자인으로 먼저 눈길을 끈다. 약국임을 알리는 네온사인과 통유리로 된 외벽은 환자들로부터 약국 안을 들여다보게 해 심리적 접근성을 높인다.문을 열고 약국 안으로 들어서면 전면배치된 접수처와 투약구, 이를 마주보고 있는 긴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접수받은 처방전을 조제실에 전달하는 동선 때문에 접수처와 투약구를 출입구 쪽에 배치하지 않지만 유 약사는 환자의 편의와 동선을 생각해 과감히 결정했다. 환자들이 접수 후 약국을 둘러보거나, 테이블에 앉아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지인들과 인테리어업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약구를 전진배치하는 약국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방전을 조제실로 넣는 동선이 고민이었고, 결국 카운터에 스캐너를 놓고 조제실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조제실에선 듀얼모니터로 처방전을 보며 약을 조제할 수 있도록 말이죠.”환자들은 처방 조제가 이뤄지는 동안 카페에서나 볼 법한 긴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들이 처방 접수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상비약 정보지 등을 비치할 계획이다. 테이블에서는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고, 테이블 위에 놓인 일반상비약 정보지 등을 비치해 약의 정보에 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작년 졸업 후 1인약국과 메디컬빌딩약국, 문전약국, 소아약국 등에서 짧지만 최대한 다양한 약국들을 경험하며 머릿속에 그리던 약국의 모습이었다.“공간에서 만족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는 10~20분이 좋은 경험이었으면 했어요. 테이블에는 약에 대한 정보거리가 될 수 있는 읽을거리를 추가해 놓을 예정입니다. 약을 기다리는 시간을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기다리는 공간이 편하고, 볼거리가 있다면 좀 더 편안하고 덜 지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국이란 공간이 환자들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약사뿐만 아니라 종이봉투와 진열대도 환자 어루만져야”직접 제작한 종이봉투와 약봉투 등의 패키징들. 유약국은 진열대의 중분류와 소분류 알림판, 가격표까지 모두 직접 디자인해 제작했다. 약을 담는 종이봉투와 패키징 스티커 등에도 신경을 쓴 이유는 모두 환자에게 줄 ‘즐거움과 인상’때문이었다."환자들이 약을 받았을 때에도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유 약사의 말에서 그가 왜 약국 곳곳의 작은 꾸밈까지도 신경을 쓰는 지 알 수 있었다."진열대를 설명하는 중분류와 소분류 이미지, 가격표, 패키지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약을 받았을 때에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이 잠시나마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가격표에는 환자들의 눈높이에서 알약의 크기가 어떤지 등의 자잘한 정보들을 추가해넣으려고 합니다."이미지 스티커와 가격표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디자인했다. 그가 인테리어와 조명, 공간 배치와 패키징 등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것들이 모두 약국을 찾아온 환자를 어루만져 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여행을 가면 유난히 자주 찾게되는 곳이 있는데, 그건 공간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이 따뜻하고 테이블과 종이봉투가 좋고, 시스템이 친절하다면 비록 약국이지만 환자들도 그 곳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업무매뉴얼로 모든 약사가 똑같은 서비스 제공조제와 상담에 대한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서 ‘잘 만들어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그는 환자들에게 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별히 한 사람의 약사가 상담을 잘해주거나 친절하기 보다 약국에 오면 모든 약사와 직원들에게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고 싶다는 이야기다."시스템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복약지도를 잘 해주는데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니라고 봐요. 친절하게 복약상담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요. 그걸 시스템화해야 합니다. 모든 약국의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 약국이 가진 힘이 되고, 곧 브랜딩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코로나로 인해 병원 출입문을 통제하면서 약국도 아직은 정상운영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업무 매뉴얼 등을 구체화해놓고 환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그는 스스로도 짧은 약국 경험과 문전약국이라는 특수성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에는 꿈에 그리던 약국을 실현해갈 거라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2020-05-21 19:39:43정흥준 -
코로나 위기를 지킨 대구 의료진들의 희망 메시지이재태 경북대병원 교수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레벨D 방호복만 입었을 뿐인데도 땀이 나고, 숨이 막히고, 괜히 몸 이곳저곳이 가려웠다. 분명 바깥은 추운 날씨였는데, 숯가마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땀이 줄줄 흐르고 호흡이 가빠왔다. 고글까지 습기가 차서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 어지러울 때면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괜찮아지길 기다린다. " (박지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63병동 간호사)"2월 23일, 나는 일요일 동산병원 격리병동에 제일 먼저 들어가기로 결심하였다. 대구시의사회장이 코로나 격리병동에 먼저 들어감으로써 의사들의 봉사에 작은 물꼬라도 터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2월 24일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 출근하여 열흘 정도 출근하지 못할 것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의사회 사무처 임직원들에게 자리를 비우는 그 기간 동안 해야 할 사항들을 지시하였다. 집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현재의 어려움과 다가올 엄청난 일들이 머리에 계속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국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100일간 대구에서만 68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 확진자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로 생명을 잃은 249명 중 대부분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2주새 해외 입국자를 제외한 확진자는 많아야 하루 1명 남짓 정도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지난 3월 치열한 현장 속에 있었던 이재태 경북대병원 교수는 "대구가 코로나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았다"라고 회고한다. 이 교수가 엮은 '그곳에 희망을 심었네'(부제 코로나-19대구 의료진의 기록)에는 코로나19 진료현장을 지켰던 의료진 35명의 생생한 경험담이 빼곡하다.책의 4부는 대구 생활치료센터 퇴소자들이 남긴 메시지로 구성됐다. 지역 출판사인 학이사에서 코로나19 대구 진료현장에서 있었던 의료인들의 기억을 우리 시대의 기록으로 남기자고 제안하고, 이 교수가 받아들이면서 출판여정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나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됐던 일선 진료현장의 기억들이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조금이라도 생생할 때 기록을 남기자는 의지가 책을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이 교수는 김미래, 박지원, 이은주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35명의 원고를 의뢰, 취합했다. 마지막 챕터에는 대구 생활치료센터 퇴소자들이 남긴 메시지도 담았다. 퇴소자들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는 텍스트로 저장하고, 손편지는 한장한장 사진촬영한 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소각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대구1,2 생활치료센터의 센터장을 지낸 이 교수가 그 곳을 거쳐간 환자들에게 전하는 감사와 애정, 미안함의 표현인 셈이다.총 350페이지로 구성된 책에는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았던 의료현장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가감없이 담겼다. 대구 경북 주민들을 내 이웃으로 여기는 현지 의료진들부터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국에서 달려온 봉사인력까지 사연은 다양한데, 마음만은 하나다.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이기자는 것. 의료진들이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며 느낀 공포와 피로, 환자들의 사연, 죽음에 이르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느낀 소회 등이 절절하게 묻어난다.이 교수가 책에 담긴 당시 상황을 설명 중이다. 권영재 제2미주병원 진료원장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긴박했던 한달 전 상황을 엿볼 수 있다."나름대로는 방역에 온갖 힘을 다 쏟았다. 4월 초 질병관리본부에서 나와 우리 병원 직원들을 전수 검사했다. 전원 음성이었다. 직원들은 길길이 뛰며 기뻐했다. 정신과 의사인 나는 의사이면서도 감염병에 대해서는 무지했기에 전 직원 음성이라는 결과만 보고 덩달아 좋아했다. 전 직원들과 축하의 의미로 점심을 햄버거 파티로 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이틀 뒤에 열이 나는 환자가 한 명 생겼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다음 날 세 명에게서 열이 났고 검사에서 또 양성이었다."이 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지난 3월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이달 초 40여 일만에 격리에서 해제되기까지 모두 19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중 5명이 숨졌다.당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던 권 원장은 "나이 탓으로 자가격리 처분되었지만 그래도 뿌리치고 직원들과 함께하지 못한 나 자신이 몹시 밉다. 집사람도 원칙을 지킨다며 나를 바이러스 취급해 밥도 따로 먹고 이야기할 때도 마스크를 낀다. 슬프다. "라고 표현했다. 병원 안에 환자와 직원들을 남겨둔 채로 직원들에게 줄 봉급이 모자란다는 걱정까지 해야 했던 현실적 괴로움도 담담하게 적었다.이 교수는 '2020년 대구의 봄'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대구가 코로나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았다"라며 "이 경험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시간 미만의 단기 기억은 신경섬유 간의 접속에 의해 이뤄지나 그 이상의 장기 기억은 이를 위한 특별한 단백질의 생성이 필요하다"라는 의료진 다운 논리와 함께 "이 글집이 대구 의료현장을 기억하는 한가지 단백질이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2020-05-21 06:10:09안경진 -
병원약사들 의기투합…고객지향 약국경영 노하우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유럽의 여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약국 외관. 그 안에는 약사의 오랜 연륜과 꿈이 가득 차 있었다.경기도 분당구에 위치한 바우약국. 약사사회 유명 인사 중 한명인 이병구 약사(68·이대 약대)가 도전한 첫 약국이다.이 약사는 34년간 병원약사로 일하며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을 지냈고, 이화여대 약대 교수 시절에는 6년제 약대 실무실습과 약국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해 왔다. 교편을 떠난 후에는 약학정보원 전문위원으로서의 활동했다.왼쪽 두번째부터 염이경 약사, 이병구 약국장, 이은경 약사와 약대 실습생, 약국 직원. 그런 그가 돌연 개국을 하기로 결심한 데는 그간의 경험을 한데 집약해보고자 하는 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약사로서 그동안 받아온 혜택(?)을 약국에서 시민과 환자를 만나며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결심이 있었다.그런 그의 마음이 통한걸까. 어느덧 개국 3년차를 맞은 바우약국은 지역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명품’ 약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약사로서 최종 지점에 선택한 약국…기획부터 철저히”이 약사는 워낙 다양한 역할을 바쁘게 해 왔던 터라 그 역시도 자신의 인생 스케줄에서 개국을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했다.하지만 그간 쌓아온 소중한 인연들은 그가 개국을 결심하고 준비하는데 큰 이유가 되고, 또 도움이 됐다. 병원약사 시절 같은 병원에 있던 의사로부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는 모임에 합류하게 된 것.그 인연을 계기로 개국을 결심하게 됐고, 약국을 준비하면서 4년 가까이 그가 약사사회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왔던 네트워킹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단순히 약국을 개국한다기 보다 그는 약국의 경영 철학부터 운영 방안, 인테리어까지 사전에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과 도움을 얻어 준비해 나갔다. 또 막연했지만 외국 학회를 하거나 여행을 할 때 찍어 놓았던 약국 사진들 역시 그가 이번 약국의 인테리어 방향을 잡는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 그러던 중 유럽의 약국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약국을 만들자 결심했다.누구나 옆을 지날 때면 한번씩 돌아보고, 최근에는 여러 CF에도 출연하게 된 약국 외관은 그렇게 탄생했다.“약국 외관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취대한 담아 슬로우 시티 운동이 시작된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 분위기를 내어 주민들이 그 옆을 걷기만 해도 행복해졌으면 했어요. 실내는 최대한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려고 했고요. 주민들도 약국으로 인해 동네가 고급스러워졌다며 좋아해 주시고 약국이 길거리 캐스팅 돼 광고나 드라마도 몇편 찍었습니다. 많이 신경쓴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만족하고 있고요.”“전문 인력 확보 주력…병원서 습득한 지식 자산으로”이 약사가 약국을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문적인 인력의 확보다. 여기서도 그의 화려한 경력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병원 약제부장 때 인연을 쌓았던 이대 목동병원 약제부장 출신 이은경 약사는 그의 부탁에 약국 오픈과 동시에 흔쾌히 합류를 결정했고, 현재까지 이 약사와 함께하고 있다.또 이대 목동병원 약제부를 거쳐 약국에서 경험을 쌓아오던 염이경 약사도 개국 초기부터 현재까지 3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대형 병원 약제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3명의 약사가 함께하는 약국이다 보니 이들 약사의 이력만 합쳐도 여느 약국 부럽지 않을 정도다. “2명의 약사가 워낙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저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환상의 팀웍을 이루고 있네요. 약사들 경력을 홍보하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고객들이 오히려 알아봐 주시고 인정해 주셔서 놀라기도 했죠.”이 약사는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며 습득했던 약료 노하우가 약국에서도 실현되는 것을 보면 본인도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최초로 실시한 노인포괄평가를 통해 의료진들에게 수술 후 중단해야 하는 약물, 섬망을 유발하는 약물 등의 정보를 제공했던 게 약국에서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개국 이후 꾸준하게 약대생들의 약국 실무실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그가 대학에서 교수로서 몸담았던 경험이 바탕이 되고 있다.“얼마 전 개국 1000일을 기념한 떡을 먹으며 평가해보니 국내 최고 의료기관에서 습득한 약료 노하우를 약국형으로 재현한 덕에 환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병원과 대학에서는 정보를 창출했다고 하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지식을 만들고 의료진, 환자와 공유하며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약국에서 가능한 것 같아요.”“경영 방침이 뚜렷한 약국…건강문화 주도”바우약국의 경영방침은 ‘Healthy Smile, Care for Family’이다. 고객 지향성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을 이해하며 고객의 요구 사행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고개과 장기적 관계를 갖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 약사는 전문가로서의 약사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시장과 약사의 역할을 잘 파악해 고객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의 처방 조제뿐만 아니라 셀프 메디케이션과 지역에 밀착한 단골 약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약국상이자 목표이기도 하다.이 약사는 최종적으로 약국이 건강문화를 주도해 갈 수 있는 곳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약국이 질병 예방을 위한 토탈 헬스케어의 주축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우리 약국 고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건강파트너로서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약국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단순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케어, 돌봄을 통해 건강과 즐거움이란 가치를 고객과 함께하려 합니다.”2020-05-18 17:45:37김지은 -
코로나 쇼크 없었다...상장제약 3곳 중 2곳 실적 개선[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제약업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혼란 정국 속에서도 호전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곳 중 2곳 가량은 지난 1분기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을 제외한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주요 코스피 코스닥 상장 제약사 30곳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총 매출액은 4조1916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7784억원대비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21억원에서 4407억원으로 41.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3%에서 10.5%로 2.2%포인트 상승했다.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연결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지주회사는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다.주요 상장제약바이오기업의 19-20년 1분기 매출, 영업이익 현황(단위: 백만원, %, 자료: 금융감독원) 30개 업체 중 19곳의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18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늘었다.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년대비 매출증가율은 각각 68.2%와 65.3%로 집계대상 중 가장 높았다.셀트리온은 지난 1분기 매출 3728억으로 유한양행을 제치고 제약바이오업종 매출 1위에 올랐다. 영업이익은 120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55.4%)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유럽에서 세계 최초 인플릭시맵 성분 피하주사제 '램시마SC'를 출시하고,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매출발생이 본격화했다.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발매효과로 해외 매출이 늘어난 점이 실적상승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을 포함한 전체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위탁생산(CMO) 제품이 판매가가 높은 제품군으로 바뀌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종근당(25.2%), 동아에스티(41.1%), 보령제약(13.0%), 동국제약(18.2%), 휴온스(14.5), 경보제약(15.3%), JW생명과학(14.1%), 셀트리온제약(15.0%) 등 8곳의 1분기 매출이 10% 이상 성장했다.녹십자는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283.8% 뛰면서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 규모는 8.6% 확대됐다. 녹십자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은 지난해 1분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다. 부진의 원인이었던 수두백신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독감백신 수출도 증가하면서 호전된 실적을 냈다.셀트리온을 비롯해 종근당(56.1%), 동아에스티(159.4%), 제일약품(153.3%), 셀트리온제약(139.8%) 등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다수 산업군이 실적부진에 빠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주력 품목으로 필수 소비재 성격을 띠고 있어 감염병으로 인한 타격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업은 오히려 비용지출이 줄면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나타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대형제약사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9%와 10.8% 증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 등 자체 개발 복합신약들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선전한 데 따른 결과다.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5.2%와 56.1% 뛰어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품설명회나 학술대회, 심포지움 등 대면 마케팅 활동이 크게 감소하고 3월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비용지출이 줄어든 점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지난 1분기 실적부진을 나타낸 기업들도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이라기 보단 다른 원인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유한양행은 매출비중이 높았던 도입신약들이 특허만료 이후 매출하락세를 지속한 데다 자체 개발한 복합신약들도 판매가 부진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 관련 소송에 거액을 지출하고, 매출 비중이 컸던 위장관 치료제 '알비스'가 발암가능물질 검출 사유로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었다. 일동제약의 적자전환 배경도 항궤양제 '큐란'과 비만치료제 '벨빅' 등 주력품목 2종의 시장퇴출 영향이 컸다는 관측이다.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비중이 낮은 기업들은 실적희비가 엇갈렸다. 의약품보다 식품 부문 매출 비중이 큰 광동제약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1.2% 줄었다. 일양약품은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6.9%와 29.5% 감소했다. 일양약품은 자양강장제 '원비디'의 국내외 매출과 건강기능식품군의 매출 비중이 높다. 활명수, 후시딘 등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비중이 높은 동화약품도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3% 줄었고, 영업이익은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반면 동국제약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일반의약품 외에 전문의약품과 화장품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2020-05-18 06:20:0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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