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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의 제약업계 진출, 이제 첫 걸음 뗐을 뿐”[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로펌의 존재감이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부쩍 커졌다. 몇몇 업무는 로펌을 통하는 것이 프로세스로 굳어진 정도다. 김앤장, 광장, 율촌, 충정, 엘케이파트너스 등이 앞 다퉈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곳을 뽑으라면 법무법인 광장이다. 헬스케어팀 구성원 면면을 봤을 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김앤장과 함께 업계 1·2위를 다툰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이형근 법무법인 광장 헬스케어팀 대표변호사.24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광장 사무실에서 헬스케어팀을 이끌고 있는 이형근 대표변호사(51)를 만났다.법조계에선 이미 M&A 전문가로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인수·합병·분할·매각을 담당했다. 헬스케어 영역으로 한정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설립이 그의 손을 거쳤다.그에게 너무도 묻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로펌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토록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더 확장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이제야 팀으로서 완성도가 갖춰졌다. 본격적인 활동은 지금부터”라고 답했다.사실 그가 광장에 입사한 1994년(당시 한미법률사무소)에도 헬스케어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시엔 M&A·소송·특허이슈 등 전통적인 분야를 다뤘다.“광장의 덩치가 커지면서 헬스케어 업무가 많아졌다. 특히 보험등재·신청 쪽에서 고객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급여·약가·규제 분야 비즈니스를 확대했다.”이 연장선상에서 광장은 최근 몇 년간 매우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했다. MA계의 실력자로 꼽히던 변영식 전 아스트라제네카 상무와 김성주 전 노바티스 이사가 광장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강경수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과 이욱 전 심평원 차장, 한영섭 전 식약처 과장이 광장에 합류했다. 그에 앞서선 임채민·손건익 전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이로써 변호사·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50여명의 광장 헬스케어팀이 갖춰졌다.이에 질세라 다른 로펌들도 경쟁적으로 인재영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앤장에선 이경호 전 복지부 차관, 전만복·박용현 전 복지부 실장, 김인범·양준호 전 식약처 과장, 이병일 전 심평원 실장 등을 일찌감치 영입했다. 율촌에선 최희주 전 복지부 실장과 류양지 전 복지부 과장, 김성진 전 식약처 과장을 영입했다.“꽤 오랜 기간 변호사 중심에서 벗어나 오랜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기획했다. 아마 업계 최초가 아닐까 한다. 전문가 영입의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고객 만족도와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팀이 꾸려졌다고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 톱이라고 자신한다.”팀으로서 완성도를 이제야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광장은 M&A, 소송, 특허이슈, 컴플라이언스 등 전통적인 업무에 약가와 규제 관련 업무까지 사실상 전 헬스케어 분야를 다룰 수 있게 됐다.“다양한 업무 가운데 앞으로 더 집중하고 싶은 분야는 약가와 규제 쪽이다. 우리가 컨설팅해주는 개별회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급여와 약가는 국민건강과도 직결된다. 사실 약가 관련 규정은 변호사인 내가 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규제가 산업을 이끈다고 하는데, 그 기준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조금 더 명확하고 친절했으면 한다.”국내제약사와 바이오벤처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사실 광장의 주요 클라이언트(특히 약가분야)는 주로 외국계제약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국내사가 신약 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덩달아 이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최근 국내사의 덩치가 커졌다. 기존엔 제네릭과 영업 위주였지만, 최근엔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신약 개발경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최근 국내사들로부터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 바이오벤처 일도 돕고 싶다. 이들의 주요계약(M&A·투자·펀딩) 중 상당수는 불합리하게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마지막으로 장기 비전을 물었다. 예상과는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대형로펌이라면 왠지 실적과 순위경쟁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상했던 터다.“헬스케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1등이 되고 싶다. 그 전에 독보적으로 행복했으면 한다. 우리 헬스케어팀 식구가 다른 곳보다 독보적으로 행복했으면, 그리고 우리와 함께 일하는 고객들이 독보적으로 행복했으면 한다. 독보적인 행복이야 말로 숫자로는 따질 수 없는 진정한 1등의 가치라고 생각한다.”2020-03-26 06:15:00김진구 -
약사의 오랜 꿈이 담긴 그 약국에 가면 강의실이 있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우리 약국은 더 나은 약국 경영의 탈출구를 보여주는 사례는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약사들이 지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하나의 샘플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경기 시흥시 은계지구에 위치한 삼보약국은 언뜻 보기엔 신축 아파트 단지 내 종합상가건물에 위치한 평범한 약국처럼 보인다.하지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약국 안을 한바퀴 둘러본 뒤에는 누구라도 일반적인 약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약 53평 규모의 삼보약국은 조제실(직원휴식공간 포함)을 제외한 내부 공간의 절반에 약국 진열장이 놓여있고, 나머지 절반의 공간엔 교육을 위한 장소가 조성돼있기 때문이다.지난 2월초 오픈해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신규 약국이었지만, 삼보약국에는 김이항 약사(성균관대 약대‧56)의 오랜 꿈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데일리팜은 대한약사회 약바로운동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약사를 만나 삼보약국에 담아내고 싶었던 약사로서의 꿈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김이항 약사. 김 약사는 "앞으로는 국민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케어와 같은 정부 정책의 핵심도 고령사회에서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이들을 지역사회에서 돌봐줘야한다는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약사도 한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김 약사는 "의약품 안전사용교육, 약물오남용교육, 방문약료 등 의약품 사용에 대한 교육은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정말 중요하다. 또 약사만이 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엔 교육을 위해 경로당과 유아지원센터 등을 찾아가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회들을 약국 안에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신축 아파트와 종합상가건물이 아직 입점 초기인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교육을 시작하지 못 하고 있었지만 김 약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육이 시작되면 강의실의 책상과 의자 등 배치를 달리할 계획이다. 약국 브로셔와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하고, 온라인 접수를 통해 주민들이 약국에서 약물교육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김 약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한 교육을 해주고, 지역에 있는 의사들도 강사로 초대해 풍성한 교육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벌써 관내 산부인과와 소아과 의사들도 강사로 초대할 생각이고 이미 얘기를 마친 의사들도 있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아울러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약사들의 스터디나 교육 공간으로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김 약사는 "시흥시 올해 약바로쓰기운동본부, 마약퇴치운동본부 강의도 이곳에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약사들이 모여 스터디를 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럴 때에도 마음껏 활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교육이 없을 때에는 약에 대한 설명과 약을 같이 살펴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마련할 계획이다.약국 내부의 모습. 강의실은 환자 상담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나아가 환자 상담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약국 경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약사는 "이전에 운영하던 약국도 20평 정도였는데 안에 상담공간을 따로 마련했었다. 이처럼 따로 공간을 두고 상담을 해주면 약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쌓이고, 자연스럽게 약국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이어 "약국에서 처방에 의한 조제에만 하루 종일 시달려야 하는 지금의 의약분업 형태다. 물론 조제와 복약지도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모든 약사가 매달릴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가치를 쫓으면 자연스럽게 경영적인 부분이 뒤따라온다. 만약 나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약사라면 우리 약국이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삼보약국이 위치한 종합상가건물에는 아직까지 병의원 입점이 없어 따로 처방전이 나오지는 않았다.향후 병의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또는 여러개의 병의원이 들어서서 처방이 많아지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는 언제나 자신의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답했다.2020-03-20 20:18:58정흥준 -
"신약 개발 노하우 총집결…차별화된 CRO 자신"[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신약 개발에 성공하려면 우선 가능성 높은 후보 물질을 찾아야한다. 다만 '후보 물질 발견=신약 개발 성공'은 아니다.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수차례 임상 증명이 필요하다.신약도 다같은 신약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보유했는지가 클래스를 결정한다. 최초 신약(first in class), 계열 내 최고 신약(best in class) 등 명칭이 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좋은 데이터는 최적의 임상 디자인을 만나야 가능하다. 쉬운 임상은 성공해도 데이터 가치가 떨어지고 고난이도 임상(헤드 투 헤드 등)은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의 상황과 회사 능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임상 디자인이 필요하다.2017년 설립된 디티앤씨 자회사 '디티앤사노메딕스'는 신약 임상(특히 3상 설계) 및 허가에 강점을 둔 CRO(임상시험수탁기관)로 평가받는다. 신생 CRO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12건 이상의 3상 시험을 수주받아 진행중이다.디티앤사노메딕스는 최근 조두연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인적 라인업에 무게를 더했다.조 부사장은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임상약리학자이다. 분당차병원 글로벌임상센터장 출신이기도 하다. 의약품 개발 설계부터 처방까지 다방면 경험이 풍부하다.조 부사장은 "의약품 개발은 결국 end-user(의사)를 고려한 컨셉트를 잡고 3상-2상-1상 임상시험 및 비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며 "디티앤사노메딕스는 디티앤씨 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좋은 CRO 업무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조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조두연 디티앤사노메딕스 부사장. 신약 개발은 크게 연구단계, 개발단계, 상품화단계로 나뉜다. CRO 영역은 개발단계다. 디티앤사노메딕스는 디티앤씨알오와 CR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역할 구분과 시너지는 어떤가.디티앤사노메딕스와 디티앤씨알오는 임상시험과 비임상시험으로 업무 구분을 할 수 있다.디티앤사노메딕스는 1상 중 항암제 및 새로운 물질 신약개발에 관여하고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2상, 3상을 맡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실험실 단계 물질 선택, 제조 및 품질관리 방법 확립, 비임상시험 실시, 생동 및 일반 1상까지 수행한다.일반적으로 비임상시험,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기관들은 따로 있다. 해외도 비임상-임상시험을 한번에 제공할 수 있는 CRO는 극소수에 불과 하다. 그렇다. 디티앤씨바이오그룹(디티앤사노메딕스, 디티앤씨알오)은 제약 및 의료기기 인허가 및 임상시험을 그룹 내에서 진행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같은 로드맵을 보여 줄 수 있는 부분이 타업체 대비 차별성이다.디티앤사노메딕스만의 또 다른 차별성이 있다면.원스탑 서비스 뿐만 아니라 제약 및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오랜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다수 근무한다. 이들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또 다른 장점은 전문성과 소통이다. 이곳 임원들은 15년 이상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 및 인허가 경험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성공한 제품도 있지만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제 및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상의 임상시험 전략 및 운영을 수행하고 있다.디티앤사노메딕스는 신생CRO다. 외부에서 회사 가치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일종의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누구와 손을 잡았는지다. 파트너를 보면 디티앤사노메딕스의 능력도 간접 평가할 수 있다.프로젝트 수행 전에 비밀유지 계약이 이뤄줘 어느 기업과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웃음). 다만 신생 CRO에게 3상 등 회사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를 맡기기는 쉽지 않다. 고객친화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기 임상시험 및 3상 임상시험 문의가 많아지고 있고 현재까지 12건 이상의 3상 임상시험을 수주 받아 진행 중에 있다.임상 시험에서 중요 요소를 꼽자면.준비된 물질(제품), 좋은 연구자, CRO를 3대 요소로 본다. 디티앤사노메딕스는 고대의료원 3곳 (안암, 구로, 안산)과 전략적 파트너쉽을 구축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을 모집해 초기 다국적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디티앤사노메딕스는 임상시험 수탁기관이지만 전기 전자 인증 및 IT 기술에서 최고기업인 디티앤씨 자회사기도 하다. 전통적인 임상시험 CRO 서비스 외에도 IT기술을 접목해 기존 CRO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서비스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해외 사업은 어디까지 진행됐는가.해외 Local CRO들과 연합해 아시아와 유럽 각 9개국, 북미(미국, 캐나다)에서 임상시험 및 인허가를 진행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구축해 놓고 있다.올해 중순쯤 해외 파트너 CRO들과 국내 심포지엄 등을 준비 중이다. 고객들에게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글로벌 수준의 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실용적인 주제로 심포지엄 개최할 예정이다.분당차병원 임상시험센터장 등 의사 출신이다. 경력을 어떻게 사업과 연결시킬 계획인가. 특히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는가.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임상약리학자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환자 진료에 15년 이상 시간을 쏟았다.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은 결국 end-user(의사)가 환자에게 어떻게 처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부터 컨셉트를 잡고 3상-2상-1상 임상시험 및 비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국내 여건상 의사들과 제약 및 의료기기 개발자 간 개발 전략을 논의하고 설정하는 자리가 흔하지는 않다. 지난 15년 간의 환자진료 경험 및 초기 임상시험 개발 연구자 입장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2020-03-20 06:15:49이석준 -
1972년 창업한 한신의 정도경영..."화합만이 돌파구"[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도매업체의 설립자, 도매업계 원로이자 큰 형님, 유통협회와 도매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조언자.약업계 3개 단체가 제정한 '대한민국 약업대상' 1회 수상자에 유통업계 부문 수상자에 선정된 진종환 회장(81)의 별칭들이다. 전과 같았으면 유통협회 정기총회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화려한 시상식이 열렸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기총회도 행사도 취소된 상황. 지난 10일 협회 관계자만 참석한 조촐한 시상식이 열렸다.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 회장은 "유통업계에 훌륭한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데도 부족한 제가 큰 상을 받게 되어 송구하고 감사할 뿐"이라고 멋쩍어했다.진 회장에게 도매업계란 회사를 창업하고 발전시킨 곳, 가정을 이뤄 가족을 부양하고 아들에게 후임을 물려준 터전이다. 그에게 그 간의 시간과 사건에 대해 들었다. 인자한 표정과 겸손한 말투가 주변인들이 '큰형님'이라 부르는 이유를 짐작케 했다.진종환 회장 -수상을 축하드린다. 약업계 3개 단체가 제정한 큰 상의 1회 수상자다. 서울에서 제일 오래 종합도매을 운영했다고 준 상 같다. 1972년에 설립한 도매가 없으니 말이다. 내가 협회장일 때 제약협회장이 강신호 회장, 약사회장이 故김명섭 회장이다. 김 회장 후임이 김희중 회장이고. 그 당시 고생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인 것 같다.-49년 간 쉬지 않고 일해왔다. 지금도 회사에 출근하는지. 시대변화에 잘 대응하는 젊은 세대가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2012년에 아들 진재학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지금은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아들도 내가 관여하지 않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웃음)지금은 2선으로 물러나 가끔 조언하는 정도다. 건강 유지 차원으로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지만, 임직원이 일하는 모습을 둘러보고 일찍 퇴근한다. 여가시간에는 산책과 독서를 한다. 은퇴한 업계의 지인들과 만나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처음 한신약품을 개업했을 땐 어땠나. 의약분업은커녕 의약품 유통이란 개념도 희미했을 것 같다. 처음 이 업을 시작할 때는 전국에 병원도매가 1~2곳 뿐이었고 전부 약국 대상 종합도매였다. 의약분업 전이었으니 약국이 의약품 공급의 유일한 통로였다.그 당시 70년 대엔 가짜약이 엄청 많았다. 테트라사이클린, 클로로마이신 등 이름만 단 가짜약이 판을 쳤다. 제약사가 가짜약을 만들어 유통시키던 시절이다.한신약품은 지방거래도 많이 했는데, 시골에 5일장이 열리면 약국·약방 진열장이 싹 비었다. 사람들이 약이라고 생긴 건 싹 다 쓸어가 약사들이 '약만 보내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그 때는 약이 귀해 약 자체를 구해서 보내주는 게 어려웠다.지금은 우리나라가 의약품 제제도 세계적인 수준 아닌가. 한 해 몇백억 원어치 약이 폐의약품으로 버려지고 있다. 그것도 진짜약들이. 격세지감을 느낀다.-협회장 활동도 오래 했다. 협회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72년 창업 후 바쁜 날을 보냈다. 자연스레 같은 업계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분도 만들어졌다. 당시 서울에는 종오회, 한남회, 동성회 3개 모임이 있었다. 도매업체가 많이 몰린 종로, 영등포, 신설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단체들이다.그 무렵 서울에는 67개 도매상이 있었는데 종로5가에만 38개 업체가 있었다. '종오회' 멤버가 서울지부 회원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영향력이 컸다. 우리끼리도 친해 매일 만나고 단합도 좋았다. 서울지부가 종오회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79년 종오회 회장을 맡았는데, 자연스럽게 81년 서울지부 회장을 하게 됐다. 연임을 거쳐 87년부터 91년까지 중앙회 회장을 했다. 2년 임기이던 시절 연임한 결과다.-당시 협회의 주요 회무는 어떤 것들이었나.제약사 난매 문제였다. 의약분업 때, 의약품 매입 계약을 해놓으면, 약을 서너번 받고 그 다음날부터는 10~15%씩 고정적으로 약 값이 떨어졌다. 제약사가 일단 도매에 팔았으니 나머지를 시중에 싸게 팔고 다른 도매에 더 싸게 팔고 하니 시중가가 저절로 하락한 것이다.그러다 보니 약을 받는 약국들도 약 가격을 덤핑하려 했다. 어음을 주려는 데도 있었다. 거래하기 힘들고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했다.특히 인기품목인 삼진제약 게보린, 조선무약 청심원, 바이엘 아스피린 등이 심했다. 결국 제약사가 가격관리를 안 하니 생기는 문제였다. 제약사에 약 유통가를 관리해달라고 협회가 매일 요청하는 게 일이었다. 제약사만 잘 관리하면 난매는 발생하지 않는다. 도매협회가 이사회를 열면 대응방안으로 지불거절, 판매중지, 단체 반품하자는 얘기들이 매일 나왔다.-지불거절, 단체 반품이라니, 지금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금에 비해면 도매업체가 힘이 있던 시절이다. 종오회만 해도 행사를 하면 제약사들 찬조가 줄을 이었다. 지나고 보니 늘 그래왔지만 영업 환경이 갈수록 척박해져 지금은 다들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다.특히 전국약국 유통망을 책임지는 종합도매는 피로도가 현저하다. 지금 종합도매가 서울에 5~6개만 남았다. 한신, 원진, 보덕, 신덕, 백광, 서울팜 정도다. 이 업체들이 제일 고생한다. 구색과 서비스를 백제·지오영 만큼 갖추면서 시장을 따라가야 하니 말이다. 이 업체들에 상을 줘야 한다. 어디 서울만 그런가. 종합도매가 전국 200여개였는데, 이제 규모 갖춘 업체는 20여 곳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한 길만 바라보던 많은 업체들이 도산과 정리를 선택했겠나.한신약품 연혁 -의약품 유통에도 여러가지 제도가 도입되면서 도매업체에게 쉽지 않은 환경인 건 분명하다.최근 10년 간 보아도 일련번호 제도 도입,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 홍보, 유통체계 선진화 등 많은 제도가 도입되고 그에 따라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유출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망 구축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안전하고 투명한 의약품 유통 과정을 위한 일련번호 제도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초기에는 많은 난관과 저항이 있지 않았나. 업체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장비와 인원 등, 많은 투자를 해야 했다. 지금은 정착되고 있어 대한민국 의약품 유통체계가 선진화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건 분명하지만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특히 전체 제약사의 2만 여개 의약품을 다 구비해야 하는 종합도매의 경우는 입·출고 관련 업무 시간이 대폭증가했다.도매업체가 이런 고통을 감내했기에 의약품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력 추적이 가능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대한민국 제약 및 보건 산업에도 도매업체의 투자와 노력이 귀중한 도움이 됐다고 자부한다.-제도 가운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일련번호 제도다. 최종 요양기관인 병원·약국의 병행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니 반쪽짜리 미완의 제도로 전락할까 하는 우려감이 있다.물론 약국이 제약사별, 도매상별로 약을 구분해 매입 정리를 한다는 게 현실적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오히려 제약사의 반품 거부 빌미로 남용된다. 실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안타까울 뿐이다.-그럼에도 도매업체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그렇다. 제가 협회 일을 할 때 전국 회원사가 360개였다. 협회 가입률이 거의 100%에 달하던 시절이다. 당시 협회 이사회에서 10년 후를 목표로 도매 수를 100개로 줄여 건전유통 체계를 만들자고 결정했다. 시설평수를 661㎡(200평)으로 제한하는 방법이 거론됐다. 30년 전 200평이면 지금 기준으로 6600여㎡(2000평) 규모다. 그런 도매 100개면 우리나라 유통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하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교수들 모셔 자문받고 국회에도 노력했으나 약사법에 올리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30년 전에 100개면 충분하다 봤는데, 지금은 오히려 난립하고 위수탁까지 활성화돼 3000개가 넘는다 하지 않나. 그 속에서 한신약품이 살아남은 건 천운이다 싶으면서도 품목도매 위주로 활성화되는 건 우려가 된다. 이제는 수습할 방법이 없다.-공적도 있을텐데, 자랑한다면. 의료기관은 의약품 도매업 개설하지 못한다는 걸 약사법에 올리느라 1년 여를 고생했다. 그 때 규제를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 병의원들이 하나씩 도매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건 꼭 했어야 할 일이라고 본다.-전직 협회장이자 고문으로서 심정이 잘 느껴진다.협회의 회원사 가입률을 보면 걱정이 된다. 도매허가가 3000개 나갔는데, 가입률은 현저히 떨어지지 않았나. 말이 안된다. 지금 협회는 3000개 업체를 대변할 수 없다. 조선혜 회장과 집행부들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현명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 보는가.회원사를 위해 정부와 소통하고 의견을 개진해 영업환경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 회원사들도 협회와 화합해 힘을 합쳐야 제약사로부터 불이익을 막아내고 유통수수료 인하에도 대응할 것 아닌가. 지금은 수수료도 안나오는 형편이다. 다국적사 의약품 시장점유율 50%를 넘었는데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제약산업 전체가 힘들어진다. 걱정되는 건 이런 도매업계 상황을 대변할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종합도매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려면 위상을 키워나가야 한다. 팀웍이 중요하다. 이대로 가면 모두 고사한다.-개별 도매업체들도 해야할 역할이 분명하지 않나.그렇다. 절대적으로 상생적인 관계 구축, 파트너로서의 협력자, 동반자적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제약사와 종합도매 간에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거래가 자리잡아야 한다. 제약사는 적정한 유통 수수료를 인정하고 지불해야 한다. 구색을 갖춰야 하는 도매업체 특성을 이용해 낮은 수수료로 편승하려는 일부 제약사 행태는 재고돼야 한다.아울러 도매업체도 시장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삼가고 제약사와 정부의 정책 이행에 협조하는 등 서로 간에 보람 있는 결과 도출에 힘써야 한다.도매업체도 공공재란 의약품의 유통을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 단순한 약품 배송이 아닌 정보와 경영 도우미 역할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은. 계속 강조하지만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 대형 업체와 중견 업체 모두 한 몸으로 시장에서의 조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자 업체마다 규모에 따른 역할이 있다고 본다. 서로 건전한 경쟁을 통해 유통 질서를 회복해야 빠른 사회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경자년 한 해 우리 업계의 더 큰 발전을 기도한다. 진종환 수상자 주요 경력 및 수상내역 1979년 경희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수료 1972 한신의약품판매 개업 1981 서울시의약품도매협회 회장 1985 의약품성실조합 부조합장 1987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회장 1991 한국의약품도매협회 고문1985 국무총리 표창 1988 재무부장관 표창 1988 서울특별시장 표창 1991 국민포장 1994 보건사회부 장관 표창 2010 건강보함심사평가원 감사패2020-03-16 06:13:57정혜진 -
"코로나 극복 최우선...대구는 반드시 해낼겁니다"이재태 센터장(자료: 경북대병원)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치료기간동안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으나 처음이라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퇴원 후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모두 힘을 합하여 코로나19를 빨리 퇴치합시다."8일 경북대병원 코로나 19 대구1 생활치료센터를 떠나 집으로 향하는 퇴소자들에게 1건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이재태 센터장(경북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이 보낸 퇴원 축하 메시지다. 간결한 문구지만 의료진들을 믿고 감염병과 맞써 싸워준 환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대구1 생활치료센터는 이날 24명의 퇴원자를 배출했다. 대구시 소속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 138명이 입소한지 일주일여 만에 여성 환자 10명, 남성 환자 14명이 1,2차 검체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센터장을 비롯한 의료지원단은 연일 감염, 사망소식 만을 접해온 전 국민들에게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할 수 있게 됐다며 환호했다.이 센터장은 9일 데일리팜과 전화 인터뷰에서 "비록 몸든 고되지만 대구 시민들과 전 국민들의 성원에 하루하루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말했다.생활치료센터는 감염병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병원이 아닌 시설에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을 수용해 치료를 시행하고, 호전이 되면 가정과 사회로 복귀시키는 제도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2일 중앙재해대책본부의 협조를 받아 대구시 중앙교육연수원에서 경증 환자들의 치료를 전담할 코로나 19 대구1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생활치료센터를 도입한 첫 사례다.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 중 숨지는 환자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가 내린 특단의 조치다.전국 최초로 문을 연 대구1 생활치료센터에는 이 센터장과 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 외에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환경부, 결창철, 소방청, 대구시, 중앙교육연구원 등 정부기관 지원인력까지 100여 명의 인원이 동원된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출신으로 임상과 행정 경력을 두루 갖춘 이재태 교수가는 생활치료센터 운영 결정 직후 센터장직을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발생이 집중되면서 의료기관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데 따른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행보다.대구1 생활치료센터의 군인방호복 교육 장면(자료: 경북대병원) 이 센터장은 "대구 경북 지역에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급증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고립감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생활치료센터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밥값은 하지 않겠나 싶어 덜컥 지원했다"며 수줍게 웃었다.전국 각지에서 일상을 포기하고 대구 경북지역으로 달려오는 자원봉사자들과 몸을 아끼지 않은 채 헌신하는 동료 의료진들에 비하면 나서기조차 민망하다는 겸손의 표현이다.이 이사장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대구1 생활치료센터를 뒤로 한채 이날 오후부터 경북대 기숙사에 마련된 두 번째 생활치료센터에 투입됐다. 경북대병원은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요청으로 대구2 생활치료센터를 열어 490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대구2 생활치료센터는 개소 첫날 병상이 부족한 대구·경북지역 경증환자 193명을 먼저 입소시켜 치료를 시작했다. 9일 오전 10시 기준 대구1 생활치료센터에서는 129명, 대구2 생활치료센터에서는 369명의 경증 코로나19 환자가 격리 중이다.이 이사장은 "대구 지역 모든 시민들은 감염병 극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반드시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말 것이다"라며 "이번주는 어느 때마다 중요한 시기다. 믿고 격려해달라"면서 코로나 극복을 자신했다.2020-03-10 06:10:18안경진 -
"정부, 불순물 사태·바이오약 허가취소 반복은 없다"박명숙 위원장[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명숙 대한약사회 국제위원장(61, 덕성약대)이 국민 불안을 가중하는 의약품 품질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정부조직 혁신을 공약을 강조했다.고혈압제 발사르탄과 위장약 라니티딘 등 발암성 불순물 사태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허가취소 사태 등 불안정한 의약품 인허가 시스템을 안정화 할 입법활동과 조직개편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약사법을 의약품 안전관리 기본법으로 개선하고, 소아용의약품개발지원법, 임상시험관리법,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법 등 특별법 제정으로 국민 의약품 안전망을 법적으로 두텁게 하는 활동도 예고했다.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기자협의회는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한 박명숙 위원장에게 공약과 당선 후 활동계획을 물었다.박 위원장은 보건의료정책 개혁이 개인이나 일부 단체의 부분 활동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절실히 체감하던 중 대한약사회 권유로 지원을 결심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박 위원장은 약사회에서 정책기획단장과 국제이사로 그 간 다양한 전문영역 운동을 약사회 정책으로 적용하려 애썼던 노력을 국회에서 대국민 정책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도 했다.구체적으로 '의약품 남용 시대'에 수요자인 국민 중심 의약품 정책을 설립하고 관리 부실을 타파하겠다는 비전이다.어린이와 노인의 의약품 안전 사용을 강화하고, 발사르탄·라니티딘 사태와 인보사케이주 허가취소 문제의 재발 가능성을 제로에 수렴케 만드는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다.박 위원장은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닌데도 성인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노인환자 약물 과다복용도 심각하다"며 "병원 침대에서 꼼짝할 수 없는 노인과 소아·어린이 등 의료약자를 위한 정책 미비 해소에 직접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박 위원장은 "의약품 허가당국은 발사르탄·라니티딘과 인보사 사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심사인력 부족 등 단순한 문제가 아닌 조직문화·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전문성있는 법안과 관련 예산과 제도·정책을 깊이 고민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그는 당선 시 보건의료 정책 법령체계 정비와 국민참여형 의·약사 협력 행정제 기틀 구축, 의약 정부부처 조직 개선을 개혁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겠다고 했다.현행 약사법을 의약품 안전관리에 방점이 찍힌 '의약품 안전관리 기본법'으로 개편, 공급자 규제 중심에서 수요자인 국민 안전관리 위주로 개편하는 게 법 체계 정비 핵심이다.의약분업 20주년을 맞아 의사와 약사 간 협력풀을 넓히고 국민이 보건복지·의약정책에 직접 참여하는 행정제도 초석을 만드는 게 국민참여형 의·약사 협력행정의 내면이다.의약 정부부처 조직 개선은 의약품 품질 불안, 안전성 이슈와 부실 허가, 방역용 마스크 공급 대란 등 불안정 행정이 반복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박 위원장 목표다.박 위원장은 "국민 안전관리 중심 약사법 개편과 소아용의약품개발지원법, 임상시험관리법,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법 등 특별법 제정으로 의료약자 보호를 가시화할 것"이라며 "과거 의·약사 경쟁시대를 종식하고 의약협업으로 환자, 의사, 약사가 함께 숨쉬는 행정제도 기틀을 닦겠다. 정부와 의·약사, 국민이 함께 하는 보건복지협의체 추진이 동력"이라고 피력했다.이어 "계속 반복되는 의약품 품질 불안과 안전성 문제 등 난맥상에 빠진 인허가 정부부처는 조직문화·시스템 진단으로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며 "질병 앞 모든 환자는 사회적 약자란 생각으로 정책이 생산되는 구조를 현실화하겠다"고 부연했다.2020-03-09 20:16:20이정환 -
배우 한가인, '드시모네' 공식 모델로 1년간 활동[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데뷔 때부터 사랑 받아온 배우 한가인이 프로바이오틱스 드시모네 브랜드 공식 모델로 1년간 활동한다.9일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바이오일레븐(대표 이경민)은 드시모네 모델로 배우 한가인을 선정하고 TV 광고를 공개한다고 밝혔다.바이오일레븐은 "배우 한가인은 변치않는 아름다움과 현명한 이미지로 사랑 받아와 명품 브랜드 프로바이오틱스 드시모네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새로운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한가인 씨가 출연하는 새 광고에서는 국내 유일 '장 면역; 개별 인정형 원료와 국내 최다 4500억 보장균수를 함유한 드시모네를 소개할 예정이다.자신과 가족을 위한 제품 선택에 있어서도 높은 안목을 가진 국내 최고 배우가 추천하는 '반드시 드시모네'를 강조한다는 내용이다.촬영에 나선 한가인 씨는 "가족들과 꾸준히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고 있다"며 "보장균수와 식약처 인정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새 광고는 케이블과 IPTV를 포함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유튜브를 통해 송출된다. 전국 약국 내 포스터와 배너 광고로도 만날 수 있다.바이오일레븐은 "한가인은 연기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역할도 완벽히 소화해내는 팔방미인"이라며 "검증된 원료에서부터 소비자 건강까지 완벽을 지향하는 드시모네의 브랜드 철학에 부합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바이오일레븐은 "드시모네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더불어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2020-03-09 12:36:55김민건 -
1975년 일동과 운명적 만남…"46년 영업외길 행복했다"퇴임을 앞둔 정연진 일동홀딩스 부회장이 일동맨으로서 46년간의 시절을 돌아보고 있다. "가 본부장을 만나면 내 기분이 좋아져요." 그는 목소리가 걸걸하다. 하지만 늘 입가에는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다. 십 수 년 만났지만 단 한 번도 찡그린 표정을 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지만 엊그제 술 한 잔 기울인 것처럼 친근하다.제약 병원영업의 달인. 그렇다.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병원 매출이 회사 전체 실적의 1%였던 1975년, 황무지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병원영업을 시작한 그는 보란 듯이 회사를 큰 나무로 키워냈다.반세기 동안 한 직장에서 한 직종으로 인생을 달려왔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의 대상이다. 바로 정연진 일동홀딩스 부회장(72)이다. 그야말로 청춘을 바쳤다. 46년을 한 곳에서 일했다.정 부회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름다운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대표이사 사장ㆍ부회장까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직위를 거쳤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일을 이뤄냈다.서울 양재동 일동제약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최고경영자 시절 ‘fun 경영’을 앞세웠던 그였다. 여전히 인터뷰 내내 유쾌했다. "가슴으로 영업해야 고객이 감동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는 반세기 일동생활을 돌아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서울약대 엘리트는 왜 영업에 뛰어 들었나1975년 한국나이로 스물여섯 사회초년병의 손에 영업용 가방이 쥐어졌다. 서울약대 출신에 ROTC로 복무하며 통역장교를 지낸 당시 엘리트에게 다소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그러나 ‘발로 뛴’ 이 시기는 그가 일동맨으로 지내는 46년간 큰 영향을 끼쳤다.“군 복무를 마치고 제약사에 입사원서를 냈다. 일동제약을 포함해 여러 곳에 합격했다. 더 큰 회사에 다닐 기회도 있었다. 당시 일동제약은 업계 10위권이었다. 일동을 선택한 계기는 특별할 게 없었다. 대학선배들이 좋다며 추천했고, 당시 살던 집에서 가까웠다.”“입사하자마자 영업부에 배치됐다. 교육을 받는데 자존심이 팍 상했다. 완전히 외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지도교수를 찾아갔다. ‘자네는 영업을 하게, 앞으로는 영업이 꽃이 될 거야’라고 말해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은인이다. 결혼식 때 주례도 서주셨다.”◆불모지 종합병원영업 자원해 1년 만에 10배 실적병원영업을 자원했다.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일동제약 매출의 99%가 약국에서 창출되던 시기였다. 입사동기들도 모두 약국영업을 원했다.그러나 청년 정연진에게 1%의 조그만 틈은 기회로 보였다.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 영향을 끼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담당 매출이 10배 뛰었다.“당시 일동은 사실상 (종합)병원영업이 없었다. 매출 99%가 약국에서 나왔다. 회의를 하면 병원 얘기가 나오는 법이 없었다. 일부러 병원을 택했다.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열심히 키워보고 싶었다.”“종로구 일대가 담당지역이었다. 출장을 나가면 적선동에서 시작해 거래처들을 돌며 신설동 사무실까지 걸어서 복귀했다. 한여름에도 긴 와이셔츠와 양복 상의를 입고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1년 만에 매출을 10배로 성장시켰다.”정연진 일동홀딩스 부회장이 영업사원으로 첫 발을 내디뎠던 46년 전을 설명하고 있다. 4년차 때 주임으로 첫 승진을 했다. 서울 지역 병원영업 전체가 그의 손에 맡겨졌고, 여러 명의 팀원도 거느리게 됐다.그러나 그에게 쥐어진 무기는 많지 않았다. 후루마린, 큐란, 사미온 정도가 전부였다. 지금의 일동제약을 있게 한 품목이지만, 당시엔 존재감이 미약했다.“모 대학병원을 예로 들면 당시 잘나가는 제약회사에서 매달 300만원씩 수금할 때, 우리는 겨우 1만4000원을 하던 시절이었다. 가지고 있는 자원만으로 어떻게든 매출을 늘려야 했다. 몸이 부셔져라 일을 했다. 매년 100%씩 매출이 늘었다.”병원 문을 뚫기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항생제 후루마린의 예가 그랬다. 후루마린 주사는 1g 용량으로 출시됐지만, 케이스에 따라 1g 미만의 저용량으로 나눠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단가도 상대적으로 높아 병원에서 잘 받아주지 않았다.이 점을 극복하고자 후루마린 0.5g짜리를 만들자고 회사에 건의했다. 제조 작업이나 허가사항 변경 등이 필요한 만만치 않은 일임에도 현장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밀어붙였다. 재빨리 0.5g을 내놓고부터 병원에서 주문이 늘기 시작해 매년 크게 성장했다. 후루마린은 지금도 세파계열 항생제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은 병의원사업부의 전문의약품 매출이 회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1%였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부문이 된 것이다.◆“오늘 부도난다” IMF 때의 아찔한 기억1991년 부장, 1996년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처음 임원이 되고 이내 큰 사건이 터졌다. IMF 외환위기였다.일동제약은 형제 회사였던 맥슨전자의 지급보증을 선 상태였는데 맥슨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그 영향이 바로 일동제약으로 닥친 것이었다. 당시 맥슨전자는 국내 기술로는 처음으로 무선전화기 개발에 성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 가도를 달리던 큰 기업이었지만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지급보증을 섰던 일동제약 역시 경영이 극도로 어려워졌다. 정 부회장은 회사가 문을 닫을 뻔 했던 날을 정확히 기억해냈다.“아침에 이금기 회장에게 전화가 왔다. 부도가 난다는 이야기였다. 오늘 돌아오는 어음 12억원을 막기 어렵다. 최종 부도가 날 것이라고 하더라.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추풍낙엽으로 쓰러지던 시기였다.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알고 지내던 모 유통업체 회장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했다.”현 시세로 20억원 상당인 대치동 은마아파트(31평형)가 2억원 남짓하던 때로, 당시 12억원이면 작지 않은 돈이었다. 더구나 전에 없던 경제위기로 모두의 불안감이 극심했다. 흔쾌히 내줄 리가 없었다.“처음에는 어림도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지만, 내가 살던 아파트라도 잡힐 테니 도와달라고 사정했다. 긴 사정 끝에 결국 우리회사 약품 대금을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융통해줬다. 그날 회사에 도착한 12억짜리 외환은행 수표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지금도 그 유통업체 회장을 만나면 ‘내가 당신을 살렸다’는 얘길 가끔 듣는다. 이후로도 몇 차례 더 어음 결제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가족과 가까이 지내던 병원장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지금도 이들은 내가 각별히 모신다.”“일동제약이 없어질 뻔한 사건이었지만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간절함이 있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믿어줬고, 일동을 믿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윤 회장님은 회사를 위해 사재를 내놓았고, 임직원들도 급여를 반납하면서 고통을 분담하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나중에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긴 했지만 다함께 똘똘 뭉친 덕분에 우리는 공적자금 한 푼 받지 않고 3년 만에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수 있었다.”◆“46년 다닌 이유? 일동이 좋은 회사이기 때문”일동제약 대표이사 시절의 모습.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역임했다.이후로 2005년 전무이사, 2008년 부사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엔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2016년엔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부회장직을 역임했다.46년간을 한 직장에서만 지낸 이유 혹은 비결이 궁금했다. 일동제약에 무슨 매력이 있는지 물었다. 우문을 던지자 현답이 돌아왔다.“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다. 전무이사 시절엔 한 번 만난 적도 있다. 아니다 싶었다. 일동이 좋은 이유는 ‘좋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란 것은, 좋은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적이고, 복지도 좋다. 열심히 한 만큼 승진하고 대접받는다.”입사 초기엔 윤용구 창업주와의 인연이 강력한 동기가 됐다.“입사 초기, 윤 회장님과 3~4년간 같이 일한 적이 있다. 건강 문제로 병원을 모시고 다닌 적이 있는데, 그 분 인품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런 분이 또 있을까 하는 정도였다. 일동에서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한 길만 팠다.”◆“갑질 하지 말라, 주눅 들지 말라” 후배에 남긴 메시지그는 일동제약을 ‘친정’이라고 표현했다. 고문으로 한 발 물러서지만, 친정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늘 응원하겠다는 것이다. 그에게 친정에 남기고 갈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우선 간부들에게는 ‘권위적인 상사가 되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말하고 싶다. 직원들이 열정을 갖게끔 도와야 한다. 말로만 열정을 강조하면 안 된다. 배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간절함과 절실함은 분위기가 만든다. 한 마디라도 힘을 주도록 하라.”“요즘 트렌드에 맞춰라. 갑질하지 말라. 난 평생 을로 살았다.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내 뜻에 무조건 따르도록 강요해선 안 된다. 무슨 얘길 하고 싶은지 끊임없이 귀 기울여야 한다. 쓴 소리를 더 새겨들어야 한다. 쓴 소리는 골든타임이 있다. 좋은 소리는 나중에 들어도 된다.”일반 직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주눅 들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라’는 말이었다.“굳은 일에 먼저 나섰으면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의 긴 영업생활 동안 칠판에 적어뒀던 두 문장이 있다. ‘찾아서 일하자, 당장 시행하자’이다. 나는 누가 시켜서 일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병원영업을 키우고 싶었고, 큐란과 후루마린을 1등으로 만들고 싶었다.”“그리고 주눅 들지 않았으면 한다. 자기정체성을 잃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어디 숨어있지도, 묻혀있지도 말길 바란다. 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는 책임을 가졌으면 한다. 월급을 받으면 그만큼 사명감을 갖고 일하길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부모님에게 효도했으면 한다.”◆퇴임 후에도 일동맨 자처 “다른 기업 대신 봉사활동”2014년 은퇴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복만들기 강연회 모습. 영업외길을 걸어오는 동안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마지막으로 퇴임 후 계획을 물었다. 일단 다른 기업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마지막까지 일동과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대신 그는 퇴임을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일은 잠시 내려두고 봉사활동ㆍ무료강의ㆍ저술활동 등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다른 기업에 갈 생각은 없다. 누군가로부터 자기 회사에 와 있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다른 누군가로부턴 기다린다는 얘길 들었다. 그럴 생각은 없다. 내가 일동의 귀신인데 어딜 가겠나.”“그 대신 봉사활동이나 무료강의를 해보려고 한다. 아내가 알코올중독환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으로 '서예치료'를 하고 있다. 그걸 도울 생각이다. 무료강의도 생각하고 있다. 약업계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싶다. 시간이 난다면, 책도 써보려고 한다. 제약영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내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퇴임 앞두고 그가 보내는 메일 “행복했다, 그리고 감사하다”영업맨 출신답게 그는 ‘사람’의 중요성을 안다. 그래서 ‘소통’은 최고경영인 시절 그의 제1경영 키워드였다.이른바 ‘fun경영’의 일환으로 진행한 젊은 직원과의 ‘햄버거 미팅’은 아직도 일동제약 내에서 회자된다. 실무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해 그가 직접 고안한 이벤트였다. 조찬회ㆍ간담회는 딱딱해 보일 수 있어 이름을 붙였다. 업무나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 사적인 고민, 심지어 농담까지 모두 허용되는 허물없는 자리다.햄버거 미팅과 함께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했던 일 중에 하나는 이메일이었다. 201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매달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내용 중에 딱딱하고 권위적인 지시나 충고는 찾기 어렵다. 직원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 그리고 열정과 애사심을 고취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평판을 받았다. 좋은 시구나 글귀도 덧붙인다.그리고 그는 퇴임을 앞두고 주변에 메일을 보낼 계획이다. 그의 생각을 아내가 쓴 붓글씨로 담은 편지다. 아내는 서예가로 유명한 이정민씨다.퇴임을 앞두고 임직원들에 보낸 메일. 그의 생각을 아내가 붓글씨로 대신 적었다. “안녕하십니까? 정연진입니다. 제가 이달 이십일 사십육년동안 몸담았던 일동제약을 떠나게 되어 먼저 글로 인사드립니다.학군으로 군 생활을 마치고 제약영업이 뭔지도 모르고 운명적으로 입사했던 일동제약입니다. 자존심이 상한 적도 많았고 음주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불모지 병원영업을 개척, 지점장ㆍ사장ㆍ부회장이 되었습니다. 좋은 회사 일동제약을 명품회사로 만들기 위해 달려왔습니다.일동제약 성장에 기여했다는 성취감ㆍ자부심으로 행복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늘 버팀목이 되어준 친구들, 까다롭지만 결국은 내 편이 되어준 고객들, 선후배ㆍ동료들 평생 잊지 못할 행운이고 은혜입니다.새봄이 왔습니다. 자연을 만끽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소중한 것들을 찾아 일상을 열심히 살아볼 생각입니다. 제게는 마무리가 아닌 시작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이천이십년 삼월 정연진 배상.”※이력 1968.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3.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1973. 육군소위 임관(ROTC 11기) 1975. 육군중위 예편 1975. 일동제약(주) 입사 1991. 일동제약(주) 부장 1996. 일동제약(주) 이사 2002. 일동제약(주) 상무이사 2003. 일동제약(주) 영업본부장 2005. 일동제약(주) 전무이사 2008. 일동제약(주) 부사장 2011. 일동제약(주) 대표이사 사장 2014. 일동제약(주) 대표이사 부회장 2016. 現 일동홀딩스(주) 부회장◆대담=가인호 본부장 ◆정리=김진구 기자2020-03-09 11:50:00김진구 -
"코로나19·메르스·사스 예방 '백신 플랫폼' 만든다"이수진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2실장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변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면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전 국민이 관심을 쏟고 있다. 이미 글로벌제약사인 사노피파스퇴르, 존슨앤존슨 등, GSK이 백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제약사 중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업화에 나섰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국책사업에 지원하며,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스 같은 신종 바이러스 종류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플랫폼 기술을 만들 계획이다.이수진(46)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2실장은 5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뿐만이 아닌 기존에 없던 신종 호흡기 감염병 바이러스에도 모두 적용이 가능한 백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코로나19는 물론이고, 근친 바이러스인 메르스나 사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종류들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이 실장은 신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개발 실무 책임자로, 세계 두번째 대상포진백신인 '스카이조스터'의 개발자이기도 하다.그는 신종 바이러스 백신 플랫폼에 대해 "이미 개발 과정에 필요한 대다수의 핵심 기술은 확보된 상태에서 주요 항원 물질만 교체하는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백신이 당장 만들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이 실장은 "역량을 집중해 특별한 이슈엇이 진행한다면 백신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까지 수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임상시험은 식약처와의 협의에 띠라 프로세스가 결정되기 때문에 승인까지 걸릴 기간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과정과 준비가 필요하다. 백신 후보물질과 적합한 연구시설 외에도 각 단계별 전문 인력과 생산 시설, 각종 물질들의 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이 실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운영하며 상업 생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빠른 백신 개발을 위해 질병관리본부나 식약처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주요 구성 성분인 항원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세포주 및 바이러스주를 확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요항원을 발현하는 재조합 세포주 및 바이러스주 제작이 완료되면 상업적 생산을 염두해 둔 배양 및 정제 공정, 특성분석, 분석법 개발 등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최적의 배양 조건, 고순도의 항원 단백질 정제법, 면역원성 분석법 등을 구축하게 된다.생산된 항원은 동물실험을 통해 보호면역원성 분석, 독성시험 등이 이뤄지며, 최종적으로 효력과 생산성 측면에서 조건에 부합하는 항원과 발현 시스템을 선정하게 된다.이 실장은 "여기까지가 기초연구부터 비임상 시험 단계"라면서 "이후에는 식약처와 협의를 통해 임상시험 및 허가가 진행된다"고 밝혔다.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자 하는 백신은 안전성과 효력이 담보된 단백질 백신과 바이러스 벡터(Viral vector)다.이 실장은 "글로벌 회사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DNA나 RNA 같은 유전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백신 타입은 개발이 매우 빠르고, 범용성도 우수해 2~3개월이면 충분히 백신 후보 물질 생산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백신은 지금까지 허가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에 상대적으로 안전성과 효력이 우수한 단백질 백신과 바이러스 벡터 백신 형태를 통해 범용성과 안전성, 효력 등 세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7년 메르스 백신 개발을 추진하며 '중동호흡기중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메르스) S 단백질 면역원 조성물 및 이의 제작 방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더욱이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 등 다양한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갖췄다.국내 최초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세계 두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 두번째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백신을 시판하고 있다.여기에 항원 단백질 디자인, 유전자 합성 및 클로닝, 벡터 제작 및 단백질 정제 등의 분자생물학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과제 수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도 신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기대하는 요소다.이 실장은 "SK 바이오사이언스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기술력을 총동원해 이번 신종 바이러스 백신 플랫폼 개발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1회성 백신 기술이 아닌 앞으로 나타날 신종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한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을 표준화하고 시스템을 구축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2020-03-06 14:57:16이탁순 -
학회비를 코로나 성금으로…가정의학회 '착한 아우성'최환석 가정의학회 이사장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일주일 전 대한가정의학회 임원진들은 긴급 회동을 가졌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하던 춘계학술대회를 불과 한달여 앞두고 'COVID-19(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임원진들은 개최 예정지였던 경주를 포함해 대구, 경북 지역이 감염병으로 인한 대형 위기에 처한 터라 행사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그런데 홈페이지에 사전등록금 환불절차를 공지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학술대회 등록비를 환불받는 대신, 대구경북지역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하겠다는 학회 회원들의 문의가 쇄도한 것이다.가정의학회에 따르면 공지가 나간 직후부터 3일동안만 147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학회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대한의사협회에 해당 성금을 즉시 전달하고, 춘계학술대회 등록비를 '코로나19 관련 회원돕기 성금'으로 전환하는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학술대회 홈페이지의 사전등록 환불신청 페이지에서 전액환불 외에 전액기부 또는 부분기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구경북지역에 보내는 응원메세지'를 취합해 성금과 함께 전달하는 형태다. 지난 4일동안 1500만원의 성금이 추가로 모이면서 오늘 오후 의협에 전달하기로 했다.학회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성금과 기부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관련 올바른 의료정보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COVID-19와 실내생활의 올바른 건강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하고, ▲영향불균형이 오지 않는 음식 만들기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 ▲효과적인 실내 스트레칭 ▲집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 ▲이럴 때 보는 명의의 건강포인트 ▲혼자 있을 때 담배 끊어버리기 등의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통한 대국민 건강강좌를 준비하고 있다.대한가정의학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춘계학술대회 등록비환불과 성금모금 안내 규정(자료: 대한가정의학회) 최환석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지난 5일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이 같은 사연을 전하고,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는 1만여 회원들의 아우성과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의협의 모금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동료 의료진들을 향한 회원들의 마음에 감동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그간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정의학회는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지역사회 건강을 수호하기 위한 '일차의료' 지킴이 소임을 담당해 왔다. 지난달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조짐이 포착되자 재빨리 학회 내부에 비상대책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구경북지회 회원의 의료활동 지원대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마스크 부족사태에 대비해 급히 수급에 나섰지만 이미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겨우 1000장을 마련해 전달했다.최 이사장은 "대구경북지회 이근미 지회장님이 거점병원인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 250매씩 전달하고, 나머지 수량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회원들의 병원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가정의학회에서도 부산아시아드요양병원 코호트 격리로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여러 회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부족한 손세정제를 마련해 대구경북지회에 전달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계명대병원 김대현 교수(왼쪽)와 부산가정의학회에서 대구경북지회에 전달한 손세정제(자료: 대한가정의학회) 감염병의 최전선이나 다름없는 대구경북 지역의 사연은 더욱 눈물겹다. 현지 회원들은 진료 이후 저녁시간과 주말 일정을 할애해 선별진료활동에 참여 중이다. 지난주 학회 공문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전국 각지의 회원들의 자원으로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등으로 투입되는 인력이 늘어나자, 계명대병원 김대현 교수는 자진해서 타지 회원들의 숙소 지원에 나섰다.최 이사장은 "가정의학회 회원들이 일차의료의 주역으로서 감염병으로부터 지역사회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동료 의료인들의 노고는 눈물겹다"라며 "이번 감염병을 하루 빨리 이겨내고 장기적으로는 주치의제도 도입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2020-03-06 12:15:33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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