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서 완제약까지, 글로벌경쟁 자신"
- 이탁순
- 2015-10-05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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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CI로 재출범한 이니스트 김국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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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의약품 원료 도매업체 '동우약품'을 설립할 때만 해도 사업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
지난 9월 1일부터 기존 동우약품·동우신테크·JRP에서 통합 CI로 재출범한 '이니스트'는 중소업체로는 드물게 의약품 원료 유통(이니스트팜), 원료 제조(이니스트에스티), 완제의약품 제조·판매(이니스트바이오제약)까지 아우르는 조직체로 발전했다.
12년간 동화약품에서 영업에 몸담았던 김국현 대표는 직접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1994년 의약품 중간체 도매상인 동우약품을 창업했다. 퇴직금과 은행 대출금을 모아 대림동에 마련한 작은 사무실이 지금 이니스트의 첫 출발지였던 셈이다.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지요. 처음엔 합성의약품 기초원료를 수입해서 제약회사에 납품했어요. 이후에는 원료의약품(API)을 취급하면서 6년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당시 국내 제약시장의 원료는 90%가 해외 시장에 의존했다. 김 대표는 국산 원료로 공급해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싶었다.
더구나 도매마진이 작은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은 늘어나 이익률은 갈수록 하락했다. 이러다가는 한계점에 이를 것을 직감한 김 대표는 원료 제조공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공장은 당시 법정관리중이었던 상아제약 음성공장이었다.
"지금 녹십자 공장 2km 떨어진 곳에 공장이 하나 있었어요. 가보니까 배관은 낡았어도 기계들은 거의 새거더라고요. 법정관리 때문에 인수하기는 어려워 2년간 임대 형식으로 공장을 받았지요. 그게 동우신테크의 시작입니다. 오픈식 때 내로라하는 제약업계 인사들이 많이 오셨어요. 그때부터 저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거죠."
공장을 인수했지만, 허가를 받기는 쉽지는 않았다. 해당 부지가 도로랑 연결이 안 된 '맹지( 盲地)'였기 때문이었다. 알고 봤더니 이 공장에 눈독을 들였던 다른 6개 회사도 이런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김 대표는 도로를 내기 위해 근처 밭주인을 매일 따라다녔다.
"정말 절실했습니다. 도로낼 땅을 사지 않으면 공장 인수가 물거품이 되는 거였죠. 밭주인을 매일 따라다니면서 설득했어요. 의약품도 갖다주고 그랬죠. 그랬더니 어느 날 밭주인이 '꿈 속에서도 귀찮게 한다'며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시가보다 더주고 겨우겨우 땅을 살 수 있었습니다."
동우신테크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좋은 원료를 납품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FDA 진출을 노리던 엘지생명과학의 '팩티브'의 중간체도 동우가 맡았었다. 하지만 FDA 승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해외진출 기회 상실과 함께 어려움이 닥쳐왔다.
김 대표는 작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진출만이 회사가 크는 길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아는게 없었다. 당시엔 우리나라 중소 제약사들은 해외진출 경험이 적었다.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으로 CPhI 등 해외전시회에 참가했다. 직원 5명을 데리고 프랑스 파리로 무작정 날라갔다.
"정말 가서 보니까 우리가 얼마나 열악하고 초라한지 처절하게 느끼고 왔습니다. 많이 창피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외 전시회를 두드렸어요. 그것이 인연이 돼 일본 대표 상사인 코아소지 관계자도 알게 됐어요."
그렇게 4년동안 해외 전시회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한 고혈압치료제 원료 생산기술을 인정받으면서 일본 업체들에게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항궤양제 무코스타의 원료인 '레바미피드'는 동우신테크의 수출역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현재 이니스트에스티는 레바미피드 원료 50톤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레바미피드 해외원료 중 가장 많은 양이다.
또한 무좀치료제 원료 등 10품목을 일본에 수출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40%가 수출로 연결되고 있다.
"꼭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사명변경도 글로벌에 걸맞는 이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결정했습니다. 해외진출을 위해 오송에 cGMP급 항암제 전용공장도 지었습니다."
항암제 전용 공장에서는 국산 항암신약 원료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제약사에도 원료를 납품할 계획이다.

"제가 다 알지 못하니까, 좋은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우리 회사에는 미국 석박사를 포함해 좋은 인재들이 많아요. 한번은 경쟁업체에 유럽 실사관인 EDQM에서 실사가 나왔는데, 말이 안 통한다며 우리 직원을 불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저희 직원은 충분한 경험과 능력이 있습니다. 저를 도와 10년 넘게 일한 동료들도 성공의 밑바탕입니다"
이니스트도 인재경영 철학이 반영된 이름이다. 사람인(人)과 1st의 조합어로 무엇보다 사람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김 대표의 평소 생각이 잘 담겨있다. 김 대표는 "이니스트는 사람입니다. 따뜻한 사람입니다"라며 의미를 전했다.
이제 그는 작년 JRP 인수로 뛰어든 완제의약품 제조판매 사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이니스트에스티에서 만든 우수한 품질의 원료를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이 완제품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판매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영업직 경력사원 30여명도 추가로 채용해 완제의약품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써나가겠다는 각오다.
"저희 이니스트 원료는 어느정도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실데나필 제네릭 원료의 대다수가 저희 제품일 정도입니다. 특히 공전의 히트를 친 한미약품의 팔팔정도 우리 이니스트 원료입니다. 이번 타다라필 성분의 구구정도 마찬가지고요. 품질과 신뢰가 바탕이 된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만큼 우리 완제품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이 만든 제네릭약물은 한 종합병원에 진출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제약회사에서 의료진으로 영업상대가 바뀌었지만, 자신감만 있으면 하지 못할 게 없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2~3년 내에는 주식상장(IPO)도 고려하고 있다. 대학, 벤처 등과 함께 심장조영제, 칼슘채널차단항암제 등 다양한 신약개발도 추진중이다.
인간 김국현의 도전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자신도 있다.
"어릴 때 무척 내성적이었어요. 그러다 군대에서 우연히 웅변대회에 나가 입상한 후 성격이 바뀌었죠. 이런식으로 살면 안 되겠다 싶어 무작정 뛰어든 웅변대회가 제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네요. 요즘도 어려울때면 당시 웅변대회가 생각나요. 지금 내가 못할 게 어딨냐 하면서요. 몇년전 청와대에서 석탑산업 훈장을 받았습니다. 이제 금탑 훈장을 받고 싶네요. 다시한번 열정과 욕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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