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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모연화의 관점] 고려,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6계단(28)

  • 데일리팜
  • 2023-04-05 15:13:31

인스타그램에서 매일 스쿼트 백 개를 실행해 뚱뚱 배가 홀쭉 배로 변신하는 과정을 본다. 오늘부터 운동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생각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왜 이 모양인가 한탄하지만, 안심하라. 인간은 원래 그렇다.

변화에 관한 결심 그 자체는 쉽지만, 변화를 이루는 과정은 단계를 거쳐 아주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게다가 잠깐 한눈을 팔면 스프링의 관성처럼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변화의 단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1970년대 후반,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암 예방 연구 센터의 심리학과 교수인 제임스 프로카스카(James O. Prochaska)와 메릴랜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카를로 디클레멘테(Carlo DiClemente)는 변화의 단계를 범이론모델(TransTheoretical model; TTM)을 통해 설명했다.

이 이론은 300개 이상으로 분할된 변화의 심리치료이론들을 통합하여,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변화 단계(stage of change)를 정립하였다. 행동 변화에 관한 모태가 될 수 있을 만한 이론이기 때문에 '범이론'으로 불리며, 건강 영역에서는 불안과 공황 장애, 고지방 식습관, 복약 이행, 중독 치료, 금연, 다이어트, 운동 증진과 같은 다양한 사례에 적용되고 있다.

범이론모델의 단계는 시간적 차원을 포함하며, 행동변화를 유한한 사건이 아닌 무한한 과정으로 설명한다. 이론에 따르면, 변화는 크게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변화는 그림에서 보듯 사전고려 단계, 고려 단계, 준비 단계, 행동 단계, 유지 단계, 종료 단계이며, 계단을 오르내리듯 퇴보와 전진을 거듭한다.

사전고려(precontemplation)단계는 무관심 단계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행동 변화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여러 차례 변화 시도 실패 후 동기를 상실한 상태이다. 고려(contemplation) 단계는 사람들이 향후 6개월 이내에 변할 마음이 있는 단계이다. 변화의 이익과 비용 혹은 위험 간의 계산을 하며 망설이는 단계라고 볼 수도 있다.

준비(preparation) 단계는 변화의 행동을 막 취하려는 혹은 살짝 그 행동을 한 단계이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금연이나 비만 클리닉 같은 행동 지향적 프로그램에 관심을 둘 수 있다. 행동(action) 단계는 지난 6개월 이내에 자신의 기존 행동을 분명하게 바꾼 단계이다.

하지만 이 행동 단계가 변화의 완성 단계는 아니다. 왜냐면, 사람들은 쉽게 중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단계인 유지(maintenance)가 필요하다. 이 단계는 사람들이 원래의 행동으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변화과정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참고로 미국의 금연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12개월 동안 금연 상태를 유지한 사람 중 40% 이상이 다시 흡연자로 돌아갔고 5년 정도 금연을 유지해야 다시 흡연자가 될 위험이 7%로 떨어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종료(termination) 단계는 더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행동에 관한 완전한 자신감을 느끼게 된 단계이다.

단계마다 수용자가 변화에 관해 갖는 마음가짐은 다르다. 그러므로 수용자의 변화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메시지는 수용자의 마음에 닿기 어렵다. 요즘 말로, 'fit' 이 맞지 않게 된다.

예컨대 사전고려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변화에 관해 별 관심이 없으므로 지식을 넣어주거나, 현재의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인식시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고려 단계에서는 행동의 이득을 강조하거나, 비용이나 장애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

준비 단계에서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 주고, 긍정적인 응원 메시지가 필요하다. 행동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칭찬을 포함한 피드백 메시지가 중요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지지 메시지가 필요하다. 유지 단계에서는 모호한 칭찬보다는 유지 행동 그 자체에 관한 확실한 인정이 필요하다.

만약, 사전 고려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목표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제시되면 어떨까? 혹은, 유지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해집니다"라는 메시지가 제시되면 어떨까?

전자는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에게 서울대 갈 방법을 알려준다는 메시지와 비슷하다. 후자는 이미 삶을 열심히 개척하고 있는 사람에게, 열심히 안 살면 큰일 난다고 겁주는 메시지와 비슷한 결이다. 속된 말로, 맥락에 맞지 않는 꼰대 메시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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