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 관통한 병원 AX 혁신…이젠 '연결과 생태계' 시대
- 황병우 기자
- 2026-08-20 06:00:47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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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 디지털헬스 12개사 한데 묶어…전주기 연동 모색
- 첫 디지털병리 특별관…글로벌 빅딜 속 제약·진단기업 참전
- 스캐너·AI 넘어 치료·재활까지…현장 활용·수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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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병원 혁신의 무게중심이 개별 디지털 기술의 도입에서 솔루션 간 연결과 실제 활용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2026)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전시장 전반을 관통했다.
대웅제약은 12개 디지털헬스 기업을 하나의 얼라이언스로 묶었고, 올해 처음 마련된 디지털병리 특별관에서는 스캐너와 인공지능(AI), 제약·진단기업이 연결된 생태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고 메쎄이상과 미래의료산업협의회가 주관하는 KHF2026은 "The Intelligent Hospital-AX와 로보틱스가 이끄는 병원 혁신"을 주제로 21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4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전시장에는 디지털병리와 병원 자동화·로보틱스, 병원 AI·보안, 디지털헬스케어, 이노헬스랩 등 5개 특별관이 마련됐다. 지난해 의료 AI의 기능과 가능성을 알리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올해는 기술을 병원 업무에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보다 선명해진 모습이다.

대웅, 12개 기업 한데 묶어…개별 기술에서 생태계로
먼저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중 하나로 대웅제약이 국내 디지털헬스 기업들과 구성한 대웅 얼라이언스 파빌리온이 들어섰다. 약 20개 부스 규모 공간에 12개 기업을 배치해 진단과 모니터링, 만성질환 관리, 디지털 치료, 재활 등의 기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참여 기업은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스카이랩스, 메디컬에이아이, 아크, 티알, 퍼즐에이아이, 아이쿱, 프로메디우스, 에버엑스, 올쏘케어, 휴로틱스, 엑소시스템즈다.
웨어러블 심전도와 커프리스 혈압 모니터링, 심장질환 선별 AI부터 의무기록 자동화, 근골격계 디지털치료기기(DTx), 보행 재활로봇까지 서로 다른 기술이 하나의 공간에 모였다. 대웅제약은 행사 기간 34차례의 전문가 강연과 기술 체험도 운영한다.
이번 전시의 방점은 단순한 공동 홍보보다 개별 솔루션을 연결하는 데 찍혔다. 질병의 예방과 예측부터 진단, 치료,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각 기업의 기술을 조합하고, 대웅제약의 병원 영업·마케팅 접점과 결합해 도입 가능성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들을 이처럼 한데 묶어 보여준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대웅 얼라이언스라는 이름으로 함께 참가했다"며 "결국 서로 간 연동과 시너지까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단순한 기업 나열이 아니라 ▲예측·예방 ▲진단 ▲치료 ▲모니터링·사후관리 ▲진료 효율화 등 5개 구역으로 나눴다.
참여 기업 입장에서도 제약사의 병원 접점을 활용해 단독 전시보다 다양한 방문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변화로 꼽혔다.
에버엑스 관계자는 "단독 부스로 참가하면 회사를 알고 찾아오는 방문객이 중심이지만 이번에는 대웅제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방문하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많은 사람이 부스를 찾는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있다"고 밝혔다.
얼라이언스 부스에서 여러 기술을 살펴본 뒤 개별 기업 부스에서 장비를 체험하는 구조도 눈에 띄었다. 휴로틱스는 대웅 얼라이언스와 별도로 로보틱스 전시관에도 부스를 마련해 보행 재활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휴로틱스 관계자는 "체험이 필요한 기술인 만큼 대웅 얼라이언스 부스 외에도 단독 부스를 설치해 접점을 늘렸다"며 "단독 부스를 바로 찾는 관람객과 함께 대웅 부스를 통해 궁금증을 갖고 방문한 관람객도 다수였다"고 전했다.
공동 전시가 개별 기업의 기술을 한꺼번에 노출하는 창구라면 단독 부스는 실제 사용 과정과 적용 환자군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접점인 셈이다. 대웅 얼라이언스가 단순한 제품 모음에서 실제 사업 생태계로 발전하려면 향후 기업 간 데이터 연동과 병원 도입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첫 디지털병리 특별관…대기업 참전 속 산업 전환
KHF가 올해 처음 마련한 디지털병리 특별관도 전시장의 주요 축을 이뤘다. 특별관에는 슬라이드 스캐너와 병리 AI, 데이터 통합 플랫폼, 동반진단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모였다.
그동안 병리는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환자와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으로 병리 정보가 치료제 선택과 신약 개발, 환자 예후 예측까지 연결되면서 산업적 위상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안치성 디지털병리협회 회장은 "병리는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 그동안 역할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제 환자 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특별관은 병리와 디지털병리의 가치를 환자와 산업계에 대외적으로 알리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는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인수·합병이다. 진단기업과 제약사가 병리 AI 기업을 직접 품으면서 디지털병리가 단순한 판독 보조기술을 넘어 동반진단과 바이오마커 발굴, 신약 개발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산업의 변화는 특별관의 부스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현장에는 조직 슬라이드를 디지털 이미지로 바꾸는 스캐너부터 외부 AI 알고리즘을 연결하는 플랫폼, 바이오마커 판독과 환자 예후 예측 기술까지 디지털병리의 전 과정이 펼쳐졌다.
뷰웍스와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부스에서는 AI를 적용하기 전에 필요한 디지털 기반이 강조됐다. 슬라이드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염색과 스캔, 판독으로 이어지는 병리 업무 전반을 연결해야 이후 AI 분석과 데이터 활용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뷰웍스 관계자는 "디지털병리를 시작하려면 우선 이미지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스캐너가 기반 장비가 된다"며 "이후 AI 분석과 병원 시스템 연결까지 이어져야 통합적인 디지털병리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는 장비 하나의 성능보다 병리 업무 전반을 연결하는 워크플로우에 무게를 뒀다. 먼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병원에서도 일부 과정이 수작업으로 남아 있는 만큼 완전한 디지털화까지는 추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관계자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병리 업무 전체가 디지털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슬라이드 제작과 염색, 스캔을 연결하고 이후 다양한 AI 분석 소프트웨어까지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이 먼저 이뤄진 의료기관에서는 '어떻게 디지털화할 것인가'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어떻게 쓸 것인가'로 고민이 옮겨가고 있었다.
로슈진단은 외부 AI 알고리즘을 연결할 수 있는 NAVIFY Digital Pathology와 병리·영상·유전체 등 여러 임상 정보를 모아 다학제 진료를 지원하는 NAVIFY Clinical Hub를 선보였다. 대형병원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개방형 환경을, 아직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기관에는 초기 도입 부담을 낮추는 구독모델을 제시했다.
로슈진단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리 슬라이드를 디지털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디지털화된 자료를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할지가 핵심"이라며 "디지털 전환과 AI 전환을 순서대로 나누기보다 수가와 인프라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 넘어 치료·재활로…의료 AX 범위 확대
디지털 전환의 범위가 진단과 판독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전시에서 확인됐다. 디지털헬스 기업들은 환자의 상태를 찾아내는 것을 넘어 치료 과정과 재활, 사후관리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혔다.
에버엑스는 근골격계 질환자의 운동과 재활을 지원하는 DTx를, 휴로틱스는 보행 능력이 떨어진 환자의 훈련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공개했다. 생체신호를 연속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병원 내 환자 모니터링, 재활평가 솔루션도 전시장 곳곳에서 소개됐다.
최근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에이아이트릭스와 코어라인소프트 역시 AI 디지털헬스케어 특별관에 참가해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의료 AI와 디지털헬스의 경쟁 기준이 단일 제품의 정확도나 성능에서 실제 진료 흐름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진단과 모니터링, 치료, 재활 단계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해야 환자의 전주기 관리도 가능해진다.

다만 현장 확산까지 넘어야 할 벽은 남아 있다. 병원마다 디지털 인프라 수준이 다르고 새로운 기술에 별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수가체계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디지털병리에서는 대용량 이미지 저장과 시스템 구축 비용도 의료기관의 부담으로 꼽혔다.
결국 KHF2026에서 확인된 변화는 더 많은 디지털 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기술 간 연결과 활용의 구체화였다. 대웅 얼라이언스가 여러 디지털헬스 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고, 디지털병리 특별관이 장비와 AI, 제약사를 연결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전시장에서 확인된 연결 구조를 실제 의료현장에 옮기기 위해서는 기업 간 연동뿐 아니라 수가와 인프라, 임상적 효용을 함께 풀어야 한다. 개별 기술을 넘어 환자의 진단과 치료 전 과정을 바꿀 수 있느냐가 병원 AX의 확산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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