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4천개 약가 인하…53.55% 기준 불만 고조
- 김진구 기자
- 2026-08-29 06:00:5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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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53.55%→45% 산정률 적용 기준 시점 ‘2026년 9월’ 확정
- 12년 일괄인하 후 14년간 약가 낮아진 4천개 품목 형평성 논란
- “새 약가제도 출발선, 2012년 일괄인하 후 가격 변화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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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새 산정률(53.55%→45%)의 적용 시점을 ‘2026년 9월’로 확정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2년 4월 일괄인하 당시 등재돼 있던 품목 가운데 이후에도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로 약가가 추가 인하된 품목이 4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처럼 이미 약가가 추가로 낮아진 품목의 현재 가격을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53.55%에서 45%로 산정률을 조정하는 것과 이후 별도로 이뤄진 약가인하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2년 4월 이후 14년간 약가 낮아진 품목만 4000개
29일 심평원에 따르면 9월 1일자 약제급여목록표에 등재된 품목은 총 2만2045개다. 정부는 이 목록표의 상한금액을 오리지널(100%)의 53.55%로 보고, 여기에 45%의 새 산정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제약업계가 기준 시점으로 주장하는 2012년 4월의 급여목록표엔 1만4040개 품목이 등재돼 있다.
이 가운데 2014년 4월부터 2026년 9월까지 급여 지위를 유지하는 제품은 약 6633개다. 성분‧제형‧함량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만 포함한 결과다. 이 중에서도 약가가 14년 새 하락한 품목은 4033개에 이른다. 나머지 약가가 유지된 품목은 1531개, 인상된 품목은 1036개다. 산정불가로 비교가 불가능한 품목은 33개다.

약 4000개 품목의 경우 일괄인하 이후로 사용량-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인하제, 급여기준 확대에 따른 사전 약가인하 등의 사유로 약가가 추가로 낮아졌다.
아빌리파이10mg, 14년 간 9차례 걸쳐 4687원→2175원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정10mg(아리피프라졸)’이다. 이 품목의 경우 2012년 4월 당시 4687원이던 약가가 ▲2014년 3월 3281원 ▲2015년 3월 2510원 ▲2018년 2월 2484원 ▲2019년 9월 2412원 ▲2020년 10월 2322원 ▲2022년 1월 2306원 ▲2022년 9월 2255원 ▲2023년 9월 2189원 ▲2026년 1월 2175원 등으로 낮아졌다. 14년 동안 9차례에 걸쳐 2512원(53.6%) 인하된 것이다.
2014년 3월엔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진입으로 30%가, 이듬해 3월엔 가산기간 종료로 23.5%가 각각 낮아졌다. 여기까진 2012년 일괄인하 때 마련된 ‘53.55% 산정률’에 의한 조정이다.
이후로도 약가는 계속 내려갔다. 2018년 2월엔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인하로 1%가, 2019년 9월엔 사용량-약가 연동에 의해 2.9%가 추가로 낮아졌다. 이후로도 사용량-약가 연동이나 실거래가 인하 등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들이 작동하면서 꾸준히 인하돼 현재 가격에 이르렀다.

제약업계가 문제 삼는 것은 이들 사후관리 제도에 따른 인하 자체가 아니다. 제네릭 진입에 따른 산정체계 조정과 사용량-약가 연동을 비롯한 사후관리에 따른 약가조정은 서로 다른 제도인 만큼, 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격에 다양한 사후관리 인하분까지 반영항 상태에서 다시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할 경우, 품목별로 그동안 누적된 약가 인하 정도에 따라 새로운 산정률의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후관리 인하 사례 제외했더니…아빌리파이10mg서만 연 21억 차이
실제 정부 방침과 제약업계 주장에 따른 손실액 차이는 아빌리파이정10mg에서만 연 2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 방침대로면 아빌리파이정10mg의 경우 2175원에 45%의 산정률을 적용해 ‘1827원’이란 계산이 나온다(2175÷0.5355×0.45). 반면 제약업계 주장대로 2012년 4월 당시 4687원을 100%의 약가로 볼 경우, 여기에 45%를 적용해 ‘2109원’으로 계산된다.
제네릭 진입에 따른 53.55%의 산정률 적용 결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별도 약가관리 장치에 의한 인하만 제외했는데도 1827원 대 2109원으로 정당 282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아빌리파이정10mg의 2025년도 생산실적 약 161억원에 두 약가를 대입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현재 가격인 2175원을 기준으로 형성된 생산실적에 정부 방식의 1827원을 적용할 경우, 161억원에서 135억원으로 26억원 감소한다. 반면 업계 방식의 2109원을 적용하면 156억원으로 감소폭은 5억원에 그친다.
결국 동일한 45% 산정률을 적용하더라도 어떤 가격을 새로운 산정의 출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아빌리파이정10mg 한 품목에서만 연간 21억원에 가까운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플라빅스‧트윈스타‧아모잘탄 등 대형품목들 14년 새 약가↓
아빌리파이뿐 아니라 연간 처방실적 300억원 이상 대형 품목 다수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독 플라빅스의 경우 2012년 4월 1445원이던 약가가 2026년 9월 기준 1081원으로 364원 인하됐다. 사용량-약가 인하와 실거래가 인하 등 별도의 사후관리 장치가 작용한 결과다. 45%의 산정률을 적용한 새 약가는 1214원 대 978원으로 정당 236원 차이가 난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정, 한미약품 아모잘탄정, 삼진제약 플래리스정,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정, 비아트리스 리리카캡슐, BMS 바라크루드정, 보령 카나브정, 한미약품 에소메졸캡슐, 대원제약 펠루비정 등의 약가가 53.55% 산정률 적용 외 다른 장치에 의해 최대 53% 인하됐다.
업체별로는 종근당이 보유한 품목이 115개로 가장 많다. 종근당은 딜라트렌정 3개 품목과 리피로우정 4개 품목 등의 약가가 14년 새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명인제약과 신풍제약 각 90개, 일동제약 88개, 한미약품 81개, 한림제약 75개 등의 순이다.
이밖에 명문제약, 동아에스티, 삼진제약, HK이노엔, 유한양행, 하나제약, 보령, 환인제약, 노바티스, GSK, 이연제약, 화이자, 영진약품, JW중외제약, 삼천당제약이 50개 이상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대비 약가인하 품목이 1개 이상인 업체는 214곳에 달한다.
“새 산정률과 별도 사후관리 약가인하, 구분해서 적용해야”
제약업계가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45%라는 새로운 산정률 자체가 아니다. 45%를 어떤 가격에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이라는 설명이다.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은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를 새로운 산정체계에 따라 조정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53.55% 산정률이 적용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후 14년 동안 약가가 그대로 유지된 것은 아니다. 제네릭 진입 등에 따른 산정체계 변화뿐 아니라 사용량-약가 연동, 실거래가 조사 등 별도의 약가관리 제도가 품목별로 작동했다.

따라서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사후관리 제도로 이미 조정된 가격까지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가격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약가제도의 출발선을 어디로 설정할지가 문제”라며 “2026년 현재 가격을 새로운 산정률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지난 14년간 별도의 제도로 발생한 약가 변동까지 새로운 산정률의 기준가격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약가는 53.55% 산정률만의 결과가 아니다. 이후 별도의 제도와 규정에 의해 추가로 인하된 가격”이라며 “정부가 53.55% 산정률을 45%로 변경하는 것이라면 산정률 변경과 별도의 약가관리 장치에 따른 인하를 구분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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