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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적응증’ 검토 충분했나…카나브 약가소송 2심 쟁점으로

  • 김진구 기자
  • 2026-09-18 06:00:56
  • 요약
  • 약평위서 ‘단백뇨 감소’ 가치 얼마나 따졌나…심의 과정 두고 공방
법원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카나브 약가는 왜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제2적응증인 ‘단백뇨 감소’는 얼마나 제대로 검토됐을까. 카나브(피마사르탄) 약가인하 취소소송 2심 재판부가 보건당국의 판단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핵심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제네릭 등재 사실만을 근거로 정해진 인하율을 단순 적용한 것인지, 아니면 카나브에만 있는 제2적응증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경쟁 관계까지 따져본 뒤 인하가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인지다.

약평위서 실제 검토한 내용은 무엇일까…심의 과정 쟁점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17일 카나브 패밀리 약제 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변론에선 카나브 약가 조정 당시 제2적응증이 실제로 얼마나 심도 있게 검토됐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카나브는 본태성 고혈압(제1적응증) 외에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효능·효과를 갖고 있다. 반면 제네릭은 본태성 고혈압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다.

보령 측은 카나브가 제네릭에는 없는 별도의 효능·효과를 갖고 있어 두 약을 동일한 경쟁제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약평위가 약가 인하에 앞서 이 차이가 실제 처방과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제2적응증이 있는 카나브와 제1적응증만 있는 제네릭이 실제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인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검토 없이 동일 성분·제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정해진 기준을 적용했다면 약가 인하는 부당하다는 보고 있다.

재판부도 이날 복지부 측에 추가 효능·효과를 고려해 인하 여부와 인하율을 정했는지, 약평위에서 관련 논의를 거쳤는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를 물었다.

복지부 측은 보령이 재평가 과정에서 추가 효능·효과를 근거로 의견을 냈고, 약평위가 이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심의한 뒤 재산정 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약평위는 2025년 6월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 측은 ‘검토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맞섰다. 실제 심의 과정에서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심의자료 등 증거 제출도 요구했다.

제2적응증 실제 처방서 얼마나 중요한가…의사 증인 채택

카나브 패밀리의 원소스에 해당하는 카나브정.

또 다른 쟁점은 카나브의 제2적응증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어느 정도 의미를 갖느냐다.

보령은 카나브와 제네릭이 허가사항뿐 아니라 실제 처방에서도 다르게 쓰인다면, 두 약의 경쟁·대체 관계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카나브를 실제 처방하는 현직 의사를 보령 측 요청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했다. 어떤 환자에서 카나브와 제네릭을 구분해 처방하는지, 제2적응증이 처방 선택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보령 측은 이를 통해 제2적응증이 단순한 허가사항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 처방과 시장 경쟁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는 점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증인 신문 결과는 카나브와 제네릭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1심선 복지부 승 …“별도 적응증 있지만 실질적 경쟁관계” 

이번 소송은 지난해 카나브 제네릭 등재를 계기로 복지부가 카나브 패밀리의 상한금액을 낮추면서 시작됐다.

현행 약가 기준은 투여경로·성분·제형이 같은 후발제품이 등재되면 최초등재제품의 상한금액을 조정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카나브와 듀카브, 카나브플러스 등의 약가 인하를 결정했다.

보령은 후발약이 카나브의 제2적응증까지 확보하지 못한 만큼, 두 약을 동일한 경쟁제품으로 보고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보령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효능·효과 차이가 있더라도 공통 적응증에서 실질적인 경쟁이 발생한다면 약가를 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 재판부도 효능·효과 차이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본 것은 아니다. 두 제품의 효능·효과가 크게 달라 실제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약가 조정 필요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카나브의 경우 공통 적응증에서 제네릭과의 경쟁이 성립한다고 본 것이 패소 판단의 핵심이었다.

2심에서는 이 지점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카나브의 추가 효능·효과가 실제 경쟁 관계를 달리할 만큼 중요한지, 그리고 복지부가 그 차이를 약가 인하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26일 다음 변론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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