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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약사 배출 절반의 성공…선배약사 넘을까?첫 6년제 약대 졸업생 탄생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6년제는 교육과정 개편, 실무실습으로 임상실무능력을 갖춘 전문 약학사 배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만으로 절반의 성공은 달성했다는 평가다. 반면 전문가들은 6년제 약사가 첫 배출되는 올 한해가 약대 6년제의 제대로 된 성공적 정착을 위한 분수령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 시점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6년제 약대 도입 취지와 배경을 다시 짚어보고, 약학교육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평가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늘어난 커리큘럼…사회약학 등 다양한 경험은 장점 약대가 6년제 전환 후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교과과정과 약사국시의 개편이다. 학교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6년제 표준교육과정에 따르면 전공은 총 160학점으로 4년제 약대보다 전공 수업은 약 50학점이 늘었고, 이수 시간도 1600시간으로 확대됐다. 약사국시는 기존 12개 시험과목이 4개 영역으로 통합됐다. 1965년 이후 50여 년만에 그 틀을 깨고 새로운 평가 방식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약사국시의 변화는 약학교육사에 유의미한 사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커리큘럼, 교육시간이 확대되면서 이전에 쉽게 접할 수 없던 분야를 경험하게 됐다. 보건사회약학 분야와 임상약학 파트 중 조제와복약지도 등을 실무실습 전 미리 선택과목으로 이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6년제 약대 커리큘럼과 약사국시 방향이 교육의 질적 향상을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늘어난 교과목에 교수는 수업을 위한 수업에 그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고, 학생들은 따라가기에 급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A대 약대 교수는 "지금의 교과목이 국내 약사사회로 진출해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모두 필요한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라며 "어떤 과목도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점 채우기에 급급해 허덕이는 상황을 볼 때 분명 정리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B대 약대 학생은 "타 대학이 평균 6~7개 전공과목이 있는데 반해 현재 약대는 전공과목이 워낙 많다보니 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이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된다"면서 "워낙 과목수가 많아 일부 포기하는 과목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각 약학대학 교과과정이 개편된 약사국시에 표준화돼 있는지, 국시의 방향은 6년제 약대 취지 자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업계도 6년제 약사 배출에 기대한 부분이 있었지만 사실 현재 약대 커리큘럼과 약사국시 과목을 보면 제약 관련 부분은 기존 4년제와 큰 차이가 없다"며 "지금의 교육과정이라면 6년제 약사를 굳이 채용할만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6년제 약대 '꽃' 실무실습, 제대로 가고 있나 6년제 약학교육의 핵심은 임상 실무실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 실무실습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문제점, 개선방안 수립 역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6년제 약대 실무실습 교육은 필수, 심화로 나눠 총 1400시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학교별로 실습 시간은 조정해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을 미리 경험하고 더 빨리 진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실습 교육의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에는 학생과 교수, 프리셉터 모두 뜻을 같이했다. 필수실무실습 과정이나 이전에 관심 분야를 찾은 학생의 경우 심화실무실습 기간 진로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경험을 통해 졸업 후 실전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국 35개 약대생들에게 고른 교육기회, 내용이 제공되기 위해선 현행 실무실습 기관과 교육 내용의 적정성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무엇보다 교육 기관별 편차는 6년제 약대생들의 실무실습 교육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다. 지역 약국이 특히 중점적인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약국 특성이나 프리셉터 개인의 능력, 열정에 의해 교육 수준과 질이 좌지우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리셉터 교육 재검토와 이미 실무실습을 진행 중인 프리셉터 약사에 대한 지속적인 재교육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약 분야 역시 교육 기관 부족과 더불어 생산공장 등에 실습이 편중돼 있고, 공직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 학생을 보내지 못하는 학교가 대다수여서 교육 부실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습비, 실습 장소 등에 제한이 따르다보니 일부 대학은 교육 기간이 긴 심화실습을 학내에서 진행하는 '연구 심화 실무실습'으로 돌리고 있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의 한 프리셉터 약사는 "기초, 심화 실무실습은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부실한 실습은 곧 6년제 취지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각 영역은 4년제 약사보다 실무 능력을 갖춘 졸업생을 원하고 있다. 그만큼 대학과 실습 교육기관들이 평가와 반성을 통해 협의점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단된 통6년제 논의, 본격적인 검토 필요 첫 6년제 약사 배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2+4체제를 점검하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통합 6년제 도입 실효성, 타당성에 대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 6년제가 도입된 지 4년여가 지나면서 약대 교수 사이에서도 통합 6년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도 있다. 2011년 교과부는 약학대학 학제개편 검토계획 보고서에 약학대학의 현행 2+4 학제를 개편, 1학년 때부터 약대에 입학해 6년간 교육을 받는 통합 6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4년의 시간이 흘렀고 첫 6년제 졸업생이 배출되는 시점인 만큼 올해는 약대 통합 6년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이 약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교협을 중심으로 교과부와 약대 교수, 약사사회가 동참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약교협 관계자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 6년제 약학교육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한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통합6년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고 현재 상황을 철저히 재검토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2015-01-03 06:15:00김지은 -
업그레이드 된 신인류 '6년제 약사'가 몰려온다오는 23일 전국 35개 약대 6학년 졸업반 학생들이 첫 약사국시 시험을 치른다. 응시자만 1732명이다. 과거 합격률(85% 수준)을 놓고 추정해보면 약 1500명의 6년제 약사가 첫 배출된다는 이야기다. 기존 약사에 비해 2년을 더 배우 약사들이 약국, 병원, 제약-유통, 공직 등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약대 6년제는 제약, 창약, 용약을 균형적으로 배치해 실무능력을 보유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6년제 도입 목표에 충족된 약사들이 배출될 수 있을지는 혹독한 검증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바로 약국, 제약, 병원 등 시장의 평가다. 또한 고객과 환자들의 평가도 중요하다. 6년을 공부한 약사들이라 확실한 달라졌다는 평가 말이다. ◆6년제 약사 배출의 의미는 = 2006년 1월 13일은 약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린 기념비적인 날이다. 바로 약대 6년제를 2009년부터 시행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된 날이기 때문이다. 현재 약대는 2+4 학제다. 2년간 대학교양과 전공기초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PEET(약대 입문자격시험)을 통해 약대에 입학하고 4년 동안 전공수업을 받는 시스템이다. 특히 전공이론 1600시간과 실무교육 1600시간을 최소 이수시간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교육과정과 약사국시도 개편됐다. 시스템만 놓고 보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약사들이 배출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6년제 약사 배출의 숨은 의미를 되짚어 보자. 약대 6년제는 의약분업이 없었으면 도입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분업은 의사와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최적화된 진료, 투약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약사사회는 6년을 배운 의사와 4년을 배운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의사들이 6년제 도입 당시 공청회장을 점검하고 극렬하게 반대했던 이유도 약사가 의사들과 학력적으로 동급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지금도 유효하다. 6년제 도입 당시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한 원희목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4년제에서 2년 6개월간 전공수업을 받았는데 6년제가 되면서 4년간 전공수업을 받게 됐다"며 "분업 이후 보건의료제도권에 약사가 편입된 상황에서 6년제가 주는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약대 6년제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화된 인력 양성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서울대 약대의 한 교수는 "6년제 약사들이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6년제 약사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할 기존 약사들의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6년제 약사 그들은 누구인가 = 지난해 10월 대한약학회 추계 국제 학술대회에서 경희대 약대 송연화 겸임교수는 6년제 약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 528명의 진로분석 결과를 보면 지역약국이 42.8%, 병원약국 39.2%였다. 82%의 학생이 약국과 병원약제부에 취업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약사 진출 18.8%, 대학원 진학은 13.6% 순이었다. 6년제 약사들은 약국과 병원의 임상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연령 분포도를 보자. 실습에 참여한 6학년 학생들 중 23~25세가 39%, 26~29세가 36%, 30대 이상이 24%였다. 6년제 약사 4명 중 1명이 30대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즉 대기업, 타 전공 대학원 출신들이 약대로 대거 유턴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취업연령 등으로 인해 제약, 병원약국 입사가 쉽지 않다. 결국 근무약사나 개업으로 진로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직역확대냐 아니면 개국 쏠림현상의 재현이냐는 키를 쥐고 있는 것도 이들 6년제 약대생들이다. 전국약학대학학생협의회(전약협) 소개로 섭외된 서울지역 약대 6학년 학생은 "졸업후 2~3년 내에 약국 개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실무실습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약국 제도, 세무, 마케팅, 유통구조 등 약사가 배우고 익혀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6년제 약사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고민하는 선배 약사님들이 많은 것 같은데 6년을 공부했기 때문에 4년제 선배약사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목할 부분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동국대, 단국대 등 15개 신설 약대다. 신설약대 출신 예비약사들은 선배가 없다. 신설약대생들은 공식정원만 390명이다. 학연의 끈이 아직까지 단단한 약사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약국-제약-병원의 생각은 = 기존 약사들이 보는 첫 6년제 후배약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일단 '기대반 우려반' 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6년제 약사라는 신인류의 출현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기존 약사들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겸비했느냐는 우려감이 상존하고 있는 것. 특히 2년간 약사 배출 공백으로 후배약사 졸업에 목이 말라 있는 약국장들은 현실적인 고민이 크다. 바로 처우문제다. 약국 취업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신입약사 임금보다 더 줘야 하느냐는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 강남의 H약사는 "6년제 약사라고 해서 대폭적인 임금임상을 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신입약사들이 약국으로 쏠리면 서울지역의 경우 임금이 동결 혹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의 K약사는 "6년제 약사들의 역량과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약국 적응도나 환자 응대, 조제 능숙도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 처우는 자동적으로 개선이 된다. 2년을 더 배웠다고 해서 즉각적인 급여 인상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병원약제부는 더 복잡하다. 바로 호봉체계 때문이다. 특히 국공립병원 약제부는 더 그렇다. 일단 임금인상 보다는 호봉인정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병원 경영진측에서는 6년제 약대생들이 4년제 보다 나아진 점이 있는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지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사립대 병원의 약제부장은 "약대 6년제 졸업자라고 해서 병원 경영진측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특히 의사들이 주도하는 병원 환경에서 6년제에 대한 생각은 약사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6년제 약사들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학력 차별을 통해 능력위주의 인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6년제 졸업생들이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2년을 더 배웠다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6년제 약사에게 석사급 대우를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연봉조정은 가능하겠지만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업체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약사단체와 약대측은 직능발전협의체를 구성해 6년제 약사의 지위 및 처우, 제약·공직 등에 종사하고 있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개국약사들의 미래 등 약사들의 다양한 직능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직능발전협의체가 과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015-01-02 06:15:00강신국 -
"동양인의 눈 브라운 아이즈 제일 어려워"|병원 속 사람들 아홉 번째| 의안사는 무슨일을 할까요? 얼마 전 미국의안협회(ASO:American Society of Ocularists) 정회원으로 선출된 삼성서울병원 안과검사실 박종연 수석. 그는 의안사다. 박 수석은 시카고 ASO 추계학회 마지막 세션에서 국내 의안 제작 기법과 정교하고 완벽한 의안 제작 과정을 소개하면서, 참가한 300여 명의 세계 각국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1957년 설립된 비영리 국제전문교육기관인 ASO. 안과의사, 의안사, 의안제조사 등 60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한국인으로 ASO 정회원은 박 수석이 처음이다. 정회원 선출 소식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학회에서 처음 들었다는 박 수석. 그는 국내 안과교수 2인, ASO 전 회장 1인, 미국 교육의사한 2인 등 2명의 안과의사와 3명의 미국 교육의안사 등 총 5명이 인정한 의안사다. 안과 기술직에서 의안사로 박 수석은 치기공사였다. 치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소위 잘나가는 치기공사로 일해왔다. 그러던 중 1987년, 서울대병원 안과검사실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지인 소개로 기술직 인턴을 추천했다. 서울대병원 안과 기술직 인턴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도 초에 인천의료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삼성서울병원과 인연이 닿은 것은 그로부터 3년 후다.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1994년 안과 기술직으로 발령 났으며, 얼마 전까지 안과검사실을 책임지는 안과검사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금은 수석으로 의안을 제작하고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치기공사였던 박 수석이 안과 기술직으로 일하다 어떻게 의안사를 하고 있을까. 삼성서울병원 입사 이후부터 의안은 접해왔으나, 직접적인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안과 명의로 유명한 김윤덕 교수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의안을 병원 안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는 의안사가 없었고, 의안사를 채용하더라도 1~2년 후 기술을 익히면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박 수석이 직접 의안제작을 배워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박 수석은 "의안사를 두고 있던 김안과병원에서 기초를 배우고, 전 미국의안협회장이 있던 몬트리올에서 2년에 걸쳐 한 달씩 2회 간 노하우를 전수받아 왔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10년 전 박 수석을 의안사로 삼성서울병원에 의안실이 만들어졌다. 만들기 어려운 '브라운 아이즈' 박 수석은 의안사를 '패밀리 테크놀로지(family technology)'라 부른다. 의안사를 둔 국내 병원은 4~5개 정도로, 대부분의 병원은 의안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다. 외주업체는 의료기기상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가업으로 대를 이어 받아 의안을 제작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의안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 자체가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의안사 업무는 폐쇄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ASO 또한 '누구의 제자'라는 라인이 형성돼 있으며, 최신지견은 서로 발표하고 공유하지만 결정적인 '핵심'은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박 수석의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박 수석이 이번 시카고 ASO 추계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의안 제작과정'은 대히트를 쳤다. 가장 만들기 힘들다는 동양인의 '브라운 아이즈' 제작과정을 빠짐없이 공개하면서, 한국인 첫 ASO 정회원의 실력을 마음 껏 뽐내고 인정 받은 것이다. 박 수석은 "아시아의 브라운 홍체를 만드는 건 까다롭고 어렵다"며 "2007년부터 게스트로서 ASO를 방문했던 사람이 2014년에는 한국인 첫 정회원으로서 마지막 세션에서 발표까지 한 것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브라운 아이즈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릴 적부터 취미생활로 했던 그림 그리기 때문이다. 집안의 반대로 미대 진학을 포기하면서, 그림 그리기를 멈췄지만 그의 미술실력이 홍체를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박 수석은 "환자의 눈안에 빛이 비치는 양에 따라 사진 촬영을 해놓고, 중간 색을 찾아 그린다"며 "컬러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의안협회 만들어지길 그는 미국의안협회처럼 한국에서도 의안협회가 만들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박 수석은 "가끔 정말 엉뚱한 의안을 착용한 환자들을 접하는데, 엉뚱한 의안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증거"라며 "패밀리 테크놀로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 배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발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수석은 의안 이외에도 의료용 실리콘으로 귀, 코, 팔, 다리, 피부조직 등을 만드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눈 뿐 만 아니라 다른 조직도 만들어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나를 의안사의 길로 이끌어준 김윤덕 교수를 보면서 '죽을 때까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며 "최고의 테크닉을 연마해서, 내 기술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014-12-29 12:24:58이혜경 -
러시아에서 온 의사출신 병원 코디네이터|병원 속 사람들 여덟 번째|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는 무슨일을 할까요? 순천향대서울병원 국제협력팀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차나탈리야 씨는 고려인 4세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현지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7년 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는 전남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러시아로 출국했다. 다시 한국을 들어왔을 땐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가 됐다. 개원가에서 2년 정도 일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올해 5월에 입사했다. "러시아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서 의사로서 취업이 가능한지 알아봤죠. 의사국가시험을 한국어로 치러야 하는데, 먼저 입국한 의사 친구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러시아 국적을 가진 고려인 4세가 어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의사국시를 치르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를 한국에서 첫 직업으로 택했다. 코디네이터는 외국인 환자의 진료 예약부터 픽업, 통역, 진료와 수술·회복 후 관리, 퇴원 및 귀국 후 케어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한다. 차 씨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러시아 의사 출신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미용·성형 비급여 진료과목에서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개원가와 달리, 대학병원은 중증질환 또는 건강검진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환자가 많다.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현지 진료차트를 함께 첨부해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차트를 보면 어떤 증상인지, 어떤 과에서 무슨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빨리 파악할 수 있죠." 에이전시로부터 병원에 환자 의뢰가 오면 코디네이터가 가장 먼저 서류를 접하게 된다. 많으면 수 십장의 진료차트가 오는데, 차 씨는 한 장으로 정리한 '서머리'를 외국인환자 진료를 담당하게 될 진료과 의사에게 전달한다. 진료차트는 러시아어와 의료용어가 혼재돼 있으며, 러시아 의사 출신인 차 씨는 막힘 없이 번역한다.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로 현지 출신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라마다 다른 문화 때문이다. 외국인환자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정과 심증까지 캐치해야 하는게 코디네이터의 몫이기 때문이다. "외국인환자는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사람들이에요. 만약 언어와 문화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환자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된 진료와 서비스를 받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원가 코디네이터 2년, 대학병원 코디네이터 7개월 차에 접어든 차 씨의 목표는 외국인환자들에게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순천향대병원은 부천병원에서 6년 전부터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서울병원은 4월부터 외국인환자 유치를 시작하고 있으며, 9월부터 부천병원과 서울병원의 외국인환자 마케팅이 통합되면서 '순천향대병원 국제협력팀'이 운영되고 있다. 부천병원은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 몽골,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 1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서울병원은 차 씨를 포함해 2명이 러시아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5년 넘게 일한 코디네이터 선배들이 있어요. 저보다 업무처리가 빠른건 사실이죠. 저도 하루 빨리 병원 구조나 시스템에 적응해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외국인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요."2014-12-22 12:29:00이혜경 -
24시간 대기하는 '병원의 맥가이버'|병원 속 사람들 일곱 번째| 의용공학팀은 무슨일을 할까요? 지난해 강원도로 여름휴가를 떠났던 조원형 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장은 짐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병원에 1대 밖에 없는 CT장비가 고장났다는 호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여름휴가 3일은 CT를 고치는데 써야했다. 하지만 죽어가던 CT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순간, 모든 수고는 한 순간에 날아갔다. 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는 의료기관은 많지않다. 대부분 대학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의료공학팀을 두고 있는데,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 모두 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조 팀장은 1992년 가톨릭의료원에 입사해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모성모병원을 거쳐 2010년 성바오로병원에 왔다. 병원 규모가 클 수록 여유분의 의료장비를 두고 있지만, 성바오로병원은 여유장비가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의료장비가 고장났을 때 신속히 수리할 수 있는 의용공학팀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24시간 대기모드에요. 자고 있다가 콜을 받고 병원에 나오는 일은 부지기수죠. 지방으로 워크숍을 간 적이 있었는데, 응급상황이라 병원에서 앰뷸란스까지 보내서 타고 온적도 있죠." 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은 조 팀장과 1명의 사원으로 총 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둘은 주말에 서로 서울에 있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둘 중 한명은 무조건 서울에 있어야 의료장비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 시 바로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둘 다 서울을 벗어나야 할 경우에는 산하 병원 의용공학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의료장비 사후관리보다 고장예방이 더 중요 의용공학팀은 병원 장비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장비를 배치한다.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도 의용공학팀이다. "의료장비는 생체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아웃라인이 비슷해요.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죠.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생산국에 가서 직접 매뉴얼을 익히거나, 컨퍼런스를 통해 의료장비를 맞을 준비를 하죠." 과거에는 의료장비 A/S(사후관리)가 의용공학팀의 주역할이었다면, 요즘에는 사전 고장예방을 중요시 하고 있다.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예방 및 점검을 항상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조 팀장은 출근과 동시에 병원을 한 바퀴 순회한다. 각 파트별로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서 장비 상태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애를 먹을 때는 진료예약을 한 환자의 진료준비가 완료됐을 때 장비가 고장나는 경우에요." 검사장비나 치료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응급상황에 속한다. 진료 중 장비가 이상을 일으키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 팀장은 응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장비를 다루는 직원들에게 관리방법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병원의 맥가이버, 가끔 고장난 가전제품 들고오는 직원도 병원 근무 20년을 훌쩍 넘긴 만큼, 조 팀장은 병원의 '맥가이버'로 불린다. 그래서 의용공학팀에 고장난 가전제품을 들고 오는 직원도 종종 보인다. "기계를 만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기계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바쁘지 않을 때 고쳐주기도 하는데, 의용공학팀이니깐 당연히 고쳐줘야 하지 않느냐고 대할 때는 자괴감이 빠지기도 하죠." 그래도 조 팀장의 기계 사랑은 남다르다. 맥가이버 보다 순돌이아빠로 불리고 싶다는 조 팀장은 아직은 남들이 고장난 기계로 애를 먹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병원에서 의료장비만 쓰지 않아요. 다양한 기계를 사용하죠. 대부분 급히 필요하기 때문에 의뢰를 한다고 생각해요. 손톱 밑 가시는 작아도 아프?아요. 그 가시를 빼줄 수 있는 부서가 되고 싶어요."2014-12-08 12:24:49이혜경 -
성추행범 잡은 순천향 병원 홍보직원|병원 속 사람들 여섯 번째| 병원을 홍보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10월 초 서울 용산 한남동 일대에서 성추행범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남성이 대학병원 홍보맨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병원 속 사람들' 여섯 번째 주인공은 당시 맨손으로 성추행범을 붙잡은 이상엽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원이다. 항상 병원을 홍보하는데 익숙한 이 씨가 이번엔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자신이 소개된 것이다. "홍보하는 사람들은 병원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저에 대한 기사가 나갔을 때도 병원명이 언급됐죠. 항상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병원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죠." 이 씨의 선행은 순천향대서울병원의 언론 노출, 즉 홍보로 이어졌다. 용산경찰서로부터 성추행범 검거로 받은 포상금은 병원 내 사회사업팀에 기부했다. 일석 삼조의 효과다. 종합병원 이상 대부분 홍보팀 두고 언론홍보 이 씨처럼 병원 홍보맨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원내 홍보팀을 두고 있고, 이들은 한국병원홍보협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교류를 진행한다. 병원 규모에 따라 인원과 홍보업무는 천차만별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4명의 팀원이 있고, 신문·방송 등 언론홍보는 2명이 전담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병원소식지 등 인쇄물 디자이너와 행정업무를 담당한다. 신문·방송 등 언론홍보는 연간 목표를 정해놓고 실천한다. 보도자료 작성을 위한 아이템 개발 또한 홍보팀 업무다. 갑자기 발생한 의료 관련 사건에 대해 재빨리 대응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병원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사들이 많았어요. 언론사들의 니즈를 파악해 해당 교수님을 연결해주고 보충자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도 해요." 병원을 홍보하는 일을 맡아 하는 홍보맨이다 보니, 병원 구석구석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이 씨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80% 이상을 기억하고 있다. "병원 내 80% 이상의 사람들을 알다보니 힘든 일도 있어요. 홍보맨 하면 언론홍보 업무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병원 홍보맨은 솔직히 정형화된 틀이 없어요. 병원의 만능맨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병원 홍보팀은 언론 홍보 이외 원내 행사를 보조해주거나, 사진 촬영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홍보용 사진이나 인터뷰용 사진촬영을 위해 항상 카메라를 매고 원내를 누비기 때문인지 타 부서로부터 사진촬영 요청이 종종 온다. "홍보팀의 능력을 인정해줘서 요청이 오는거겠죠?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본연의 업무인 언론홍보 업무로 치일 때 요청이 오면 힘들긴 해요." 언론 모니터링으로 하루를 시작 홍보팀은 출근과 동시에 언론 모니터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포털사이트 등에 '순천향대서울병원' 또는 '순천향대병원' 등을 검색, 병원 관련 기사내용을 확인해 최종적으로 병원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언론 스크랩도 업무 중 하나다. 언론모니터링이 끝나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다. 기본적인 업무가 끝나면 하루 스케쥴에 맞춰 인터뷰 약속과 원내 및 원외 강의 스케쥴 점검 등으로 진행된다. 이 씨가 병원 홍보팀을 직업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알고보니 그는 5년 간 육군 생활을 하면서 정훈장교로 일했다. 군대에서 나오자 마자 처음으로 택한 직장이 순천향대서울병원 인 것이다. "신문방송을 전공하기도 했고, 정훈장교를 지내면서 홍보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배운 것 같아요. 홍보맨으로 일하면서 인생은 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나를, 그리고 직장으로 있는 병원을 홍보해야 하기 때문이죠." 정훈장교 5년, 그리고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근무 5년차인 이 씨는 최근 '팀어벤저스' 홍보이사로 임명됐다. 평소 운동을 즐겨하던 그가 5개월 전 '1살이라도 젊을 때 바디프로필을 찍어보자'는 목표하에 근력운동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그러다 지난 8월에 열린 '2014 오픈 월드 피트니스 챔피언십(WBC)'에 도전, 머슬-피지컬-모델-비바디 4개 분야에서 3개 분야에 참가해 비바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꼭 운동선수들만 나가는 대회는 아닌데, 직장인은 거의 없었어요. 팀어벤저스는 WBC 우승자들의 모임인데, 홍보맨이다 보니 홍보이사까지 맡게됐죠." 팀어벤저스 홍보이사 직책 또한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맨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윈윈 전략으로 다가왔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강좌를 하면서, 팀어벤저스에서 운동강의까지 곁들여 주기 때문이다. "팀어벤저스 식구들은 재능기부를 해주고, 병원 환자들은 운동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 좋고, 윈윈하고 있죠. 덕분에 더욱 힘내서 일하게 되요."2014-12-01 12:24:58이혜경 -
놀이방 같은 언어재활실의 그녀|병원 속 사람들 다섯 번째| 언어재활사는 누구일까요? 언어재활실은 흡사 놀이방 같았다. 그림을 그리다 만 스케치북, 유아용 의자, 그리고 장난감까지. 언어발달이 늦은 아동이 재활실을 찾으면 금방이라도 말문이 트일 것 같았다. '병원 속 사람들' 다섯번째 주인공인 한양대구리병원에서 2년 째 근무중인 안정현 언어재활사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언어재활사는 음성장애환자의 음성재활, 언어발달이 늦은 아동에 대한 언어재활, 발음이 부정확한 아동 및 성인에 대한 언어재활, 뇌손상, 청각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과 성인에 대한 언어재활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안 씨는 이비인후과 소속으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음성 장애환자로 판단되면 기기와 청지각적 평가를 통해 음성재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비인후과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신경과 등에서 환자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하루 30분 씩 8~10명 가량 언어·음성 재활 한양대구리병원 언어재활실은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음성환자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언어장애환자 재활을 돕고 있다. 병원 내 언어재활사가 안 씨 혼자 뿐인 탓에, 하루 평균 8~10명 환자를 각 30분 가량 언어평가와 재활치료를 진행한다. 우선적으로 음성과 언어장애 평가를 시작으로, 눈높이에 맞춰 재활 스케쥴을 정한다. 안 씨는 "목표에 따라 재활방법이 다르다"며 "아동의 경우 그림도구, 장난감 등을 이용해 아동 눈높이에 맞게 치료를 하게 되고, 성인이나 노인의 경우 또 다른 방법을 이용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교사, 목회자, 텔레마케터 등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음성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언어재활실을 찾고 있다. 그는 "1차적으로 직업과 관련해서 음성평가와 치료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 살, 두 살의 영아도 언어발달이 늦다는 이유로 종종 병원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아의 경우 1대 1 치료가 힘든 만큼, 부모님이 재활치료에 동참하게 된다. 안 씨는 "음성과 언어재활은 초기중재가 가장 중요하다"며 "빨리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언어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언어장애전문가 되는게 꿈" 언어재활사는 2013년부터 국가고시를 치르고 있다. 그전에는 언어재활 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학부 또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한국언어치료전문가협회에서 자격증을 발급받았다. 안 씨는 대학원에서 언어치료를 공부하고, 전문의와 협력해서 다양한 언어 및 환자 케이스를 임상연구하기 위해 대학병원을 근무지로 택했다. 하지만 언어재활 치료는 기기를 다루기 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인 만큼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유발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동기유발이나 공감대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언어장애전문가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요즘 돌아보면 업무를 하는데 있어 전문적인 지식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언어장애전문가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언어장애전문가가 돼야 겠다고 생각을 고쳐맸다. 안 씨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언어재활로 환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사회적으로 밝아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2014-11-24 12:24:59이혜경 -
병원 1곳서 수백명 근무하는 방사선사는 누구|병원 속 사람들 네 번째| 방사선사는 누구일까요? 엑스레이를 찍는 사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사선사의 업무다. 하지만 대형 종합병원의 방사선사는 업무파트가 다양하다. 많으면 200여명의 방사선사를 두고 있을 정도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150여명의 방사선사가 영상의학과팀, 핵의학팀, 종양팀, 심혈관팀으로 나뉘어 근무한다. 가장 많은 방사선사를 두고 있는 영상의학과는 엑스레이, MRI, CT, 초음파 등의 의료기기를 이용해 병상을 찍어내는 역할을 한다. '병원 속 사람들' 네 번째 인터뷰 주인공인 하영웅 씨는 심혈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 씨가 근무하는 심혈관팀은 EP(심장전기생리검사기)를 이용해 부정맥의 원인을 찾는게 주된 업무다. 교수 1명, 펠로우 1명, 간호사 2명, 방사선사 2명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고 있는데, 방사선사는 기계를 다루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의료진과 심혈관팀에서 함께 일하는 방사선사는 전국에 많지 않다. 전국 종합병원 내 EP랩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를 합쳐도 200명이 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방사선사 업무보다 더 전문적인 만큼 하 씨 또한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사선학과를 나와 대학을 졸업하고 방사선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계속 공부중이다. 취업 때문에 방사선사 택했는데...결과는 만족 하 씨는 서울성모병원이 첫 직장이다. 취업률이 높다는 이유로 방사선학과를 택했지만, 2009년부터 병원에 근무하면서 방사선사를 직업으로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처음부터 EP를 다루는 심혈관팀에서 근무할 줄은 몰랐다. 대학을 다니면서 EP랩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 씨는 "첫 발령은 영상의학과팀이었고, 두 달정도 로테이션 하면서 심혈관 부정맥 기기를 다뤘다"며 "서울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병원 규모가 커지면서 기기가 다양해졌고 그 때부터 심혈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혈관팀에서 근무하면서 하 씨는 병원 근처로 이사를 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응급 당직을 서고 있는데, '골든타임'안에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 씨는 "심근경색 환자는 90분이 골든타임이라, 당직 시 30분 이내 병원을 와야 한다"며 "인천에서 사당으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이사 뿐 아니라, 공부 또한 멈추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지만, 3년 정도는 병원에서 또 다시 배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2011년 미국 HRS가 주관하는 국제 인증시험인 'IBHRE(International Board of Heart Rhythm Exam)' 자격을 취득했다. 하 씨는 "6명의 팀원이 모두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라며 "매주 금요일 오전에는 컨퍼런스를 통해 새로운 케이스나 논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근무 스케쥴은 일주일 단위로 나온다.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지만, 오전 7시 20분 경 출근해 미리 기기를 정비한다. 환자 진료 전 기기정비가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 씨는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힘들진 않다"며 "대학에 다닐때 빅5병원 근무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다양한 기기를 만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방사능 위험 노출?...걱정 없지만 뱃지로 방사량 체크 방사선사는 방사능 노출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최근 일본의 방사능 사태로 하 씨의 주변 지인도 방사능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종종한다고 한다. 하 씨는 "방사선사들은 내 몸에 방사량이 얼마나 닿았는지 체크하는 뱃지를 달고 있다"며 "매달 방사량을 체크해서, 기준치 이상이 되면 더 이상 방사선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방사선 기기가 있는 곳엔 납가운을 입고 들어가도록 주의하고 있다.2014-11-18 12:24:59이혜경 -
"데이터마이닝에 주목…잦은 처방변경에 해답"제약업계는 7월부터 시행된 투아웃제는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고 작은 소송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특허만료 품목의 제네릭 발매와 맞물려 '모아니면 도' 식의 공격적인 영업방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문제도 심각히 인식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 따르면, 투아웃제 시행이후에도 제약사들의 처방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 양상은 줄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 대형품목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서 100:300(처방액의 3배를 보전해주는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또 다시 회자되고, 실적을 담보로 한 서약서 작성도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파다하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약사들의 지원내역을 공개하는 선샤인액트(Sunshine Act, 정보공개법) 도입과 의사 수가보전 등의 방안 등은 이미 수차례 공론화 됐었다. 의료기관에 제공되는 제약사의 모든 지원내역 공개를 의무화 하는 선샤인액트는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시행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가성 없는 지원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이렇게 될 경우 고질적인 리베이트 제공과 음성거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윤리경영 선포와 CP규정 강화 등 제약사의 자정노력이 탄력을 받기 위해 의료수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데이터 마이닝 활용한 처방변경 의원 공개도 검토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같은 이야기들은 섣불러 보인다. 따라서 무엇보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문이다. 윤리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다수의 제약사와 의료기관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리베이트 유발자들'을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업계는 이를 위해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심평원은 요양기관의 다양한 처방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다양한 데이터마이닝을 구축하고 있다. 이 분석자료는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 사례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악성 의료기관의 경우 한달동안 비슷한 계열의 품목을 수차례 처방변경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이같은 잦은 처방변경 요인은 리베이트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한다면 처방을 자주 변경한 일부 의료기관 및 거래처인 도매상이 조사 대상이 될수 있고, 주변 약국을 통해서도 처방변경 사례를 쉽게 확인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한 리베이트 조사는 과거에도 일부 시행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가 일회성에 그쳤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처방변경 사례를 분석해 처방변경이 잦은 의료기관을 공개하는 방안 등도 검토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물론 의료계의 반발도 예상할 수 있지만 정부에서 충분한 논리를 개발해 데이터마이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리베이트 살포와 극소수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 사례가 윤리경영 분위기를 희석시키고 있다"며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한 의료기관 공개 여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2014-11-14 06:15:00가인호 -
불법 리베이트 유발자 '빨대'…전국 곳곳에"대전 A원장은 돈에 민감하고 골프를 좋아한다. 인천 모 의사는 첫 만남부터 20% 이하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고 상대도 안해준다." 제약업계 영업담당 임원과 현장 영업사원(MR)들은 전국의 유명한 이른바 '빨대'들을 줄줄 꿰고 있다. '빨대'는 제약업계 은어로 리베이트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일부 의사들을 빗댄 말이다. 리베이트를 유혹하는 제약사를 이르는 '밀대'라는 말도 은어로 통용된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리베이트 관련 품목 투아웃제 시행으로 의사들 상당수는 리베이트 단절을 선포하며 투명한 제약환경 정착에 일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포진(?)해 있는 극소수 빨대 의사들로 인해 의약품 시장의 영업환경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제약사 영업관계자들은 말한다. 제약업계는 빨대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처방변경에 따른 실적 감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투아웃제 시행 이후에도 리베이트 이슈가 여전한 것은 이들 빨대의 영향력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정부 등에서 대대적인 빨대 색출에 나서지 않으면 전체 의사들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 투명경영 정착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담당자 100명을 불러 지역별로 빨대 명단을 제출하라 하면 아마 절반 이상은 동일한 사람을 써낼 것"이라며 "그만큼 업계에서는 리베이트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의사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빨대 의사들 보호정책(?) 지양해야 제약업계는 이와 관련 속칭 빨대 의사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리베이트 근절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사들의 빨대 리스트를 파악하고 타깃 관리를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1차적인 잘못은 리베이트를 주는 제약사들에게 있지만 근본적인 접근은 리베이트 요구 의사에 대한 제재방안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른바 '오제세법'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유통관련자는 누구든지 처벌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리베이트 적발품목을 급여목록에서 퇴출시키는 투아웃제와 맞물려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당사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큰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K대학병원 리베이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병원 내 의사가 리베이트를 수수하다가 적발 되더라도 병원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병원의 경우 양벌 적용이 되지 않는다. 제약업계도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랫동안 불문율처럼 인식됐던 의료기관 보호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름이 알려진 빨대 의사들이 지역별로 있지만 정작 리베이트 조사에서 적발된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일부 제약사들의 대형 거래처 보호 정책도 어느정도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빨대 의사들은 리베이트 제공 제약사의 처방을 담보해준다는 믿음을 주고 있어 제약사들의 보호대상 1순위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엄밀하게 말해 이들과 손잡고 있는 제약사들도 공모자 일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빨대의사 타깃 관리, 의료기관 양벌 적용, 리베이트 수수자 명단 공개 등 받는자에 대한 제재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 정책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투아웃제가 쌍벌제를 넘어서 '주는자를 더 압박하는 제도'인 것처럼 받는 자를 더 엄하게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2014-11-13 06:15:00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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