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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형실거래가 유예는 되는데…복지부 노림수?

  • 최은택
  • 2013-12-05 06:25:00
  • 문 장관에 업무보고…국회 "충분한 시간갖고 해법 찾아야"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건강보험 약품비 정책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제도로 지목받아왔다. 처음 제도 도입을 추진했던 당시부터 작동이 일시 중단된 현재까지도 제약산업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국회까지 폐지를 주장한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이후 건강보험 재정은 절감은 커녕 오히려 18개월만에 최대 1600억원 이상 적자가 발생했다. 이 재정누수분은 인센티브 명목으로 의료기관에 지급됐는 데, 이조차 90%를 종합병원급 이상 대형병원이 독식했다.

제약업계가 '갑을관계' 정상화가 아니라 '슈퍼갑'(대형병원)의 횡포를 부추기는 제도라고 볼멘소리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 제도는 복지부가 지난해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과 품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동일성분 동일가격' 정책과 양립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사실 동일가격 정책은 시장형실거래가제도 폐지를 염두에 두고 추진된 것으로 봐야 한다.

두 제도를 놓고 정책효과를 평가한다면 동일약가제도의 위력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1600억원 상당의 재정누수를 가져왔다는 분석까지 나온 데 반해, 동일약가제도는 1년만에 1조4568억원을 절감시켰다.

종합해보면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개선보완이 아니라 폐지가 최선의 대안이다.

김성주 의원이 분석한 자료
복지부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지난달까지만해도 '1년 유예 후 발전적 해소(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정책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또다시 이상기류가 발견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4일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날 오후 문형표 장관에게 간강보험정책국 소관 업무를 보고했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처리방안도 그 중 하나다.

복지부는 1년에서 기간을 줄여 3~6개월 가량 제도시행을 한번 더 유예하고, 이 기간동안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모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복지부의 노림수다. 일단 1년간 유예하더라도 특단의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3개월이든, 6개월이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3~6개월 내 시한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폐지하면 스스로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점이다. 거꾸로 여전히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저가구매 유인이 발생해 건강보험 재정절감과 유통 투명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맹신'이 존재한다. 제도 도입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실·국장으로 요직에서 일하고 있는 영향도 적지 않다.

결국 이번 유예조치가 폐지보다는 제도보완을 위한 '명분쌓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보험상한가와 구입가 차액의 70%를 지급하는 현 인센티브율을 30%로 낮추자는 게 복지부 내부의 복안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회자되고 있다.

국회는 황당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당장 폐지하는 게 맞지만 발전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1년 유예 뒤 해법을 찾아보라는 게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의 의중이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인센티브율 하향 조정 자체가 재정누수를 인정한 것이다. 누수금을 가령 7000원에서 3000원으로 줄이자는 게 해법이 되겠느냐"면서 "적은 비용이라도 잘못 쓰여지지 않게 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 1년간 제도를 유예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 상황에 적용가능한 최적의 약품비상환제 도입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시장형실거래가제 폐지 또는 보완 논의는 그 다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관 보고가 끝난만큼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유예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법시행령 개정안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내주 초에는 입법예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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