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허가 제네릭 생동 소모전 또 펼쳐질까…고심깊은 제약사들
- 천승현 기자
- 2026-08-31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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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1차 기등재 제네릭 약가인하 내년 4월로 설정
- 제약사들, 8개월 동안 기허가 제네릭 약가 유지용 생동 고심
- 2020년 약가재평가 당시 생동성시험 급증 사례 재연 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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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이미 허가받은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인하 회피를 위해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시험에 나설지 고심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약가 조정 일정에 따라 약가 인하를 방어할 시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약가 유지를 위해 문제 없이 잘 팔리던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을 수행하는 소모적인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 내년 4월 기등재 제네릭 약가 재평가 1차 조정...약가인하 회피용 생동 시도 가능성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생동성시험 계획 승인 건수는 138건으로 월평균 17.3건을 기록했다. 2024년과 지난해 월 평균 승인 건수 16.4건, 16.6건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제네릭 약가 재평가가 본격화하면 기허가 제네릭에 대한 생동성시험 시도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 재평가에 따른 약가 조정 일정을 결정했다. 1단계 재평가에 따른 약가인하는 내년 4월 시행하고, 2단계 약가인하는 2030년 10월부터 시행해 2036년 10월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네릭 약가 재평가는 이달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한 정책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상한가가 특허만료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복지부는 기존 의약품을 2012년 이전과 이후 등재된 그룹으로 구분해 개정 산정률 45%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네릭과 제네릭 등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약가인하 대상이다.
제네릭 약가 재평가는 낮아진 상한가 기준뿐만 아니라 생동성시험과 같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제품의 약가도 조정한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 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 53.55%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요건이 도입됐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간다.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25.6% 떨어지는 구조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생동성시험 미수행 제네릭에 대해 20.9%의 약가인하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 제네릭 약가재평가 일정을 공고할 예정이다. 1단계 약가조정 제품의 경우 약가가 인하되는 내년 4월까지 8개월의 시간이 남았다는 의미다.
제약사들은 자체 보유 제네릭 제품 중 생동성시험 미수행으로 약가인하 폭이 큰 제품의 수익성을 살펴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예를 들어 기준 요건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인하율을 수용했을 때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 수행 등으로 약가인하를 회피하는 전략을 강구할 수 있다.
2020년 약가재평가 이후 수천개 약가인하...기등재 제네릭 생동으로 혼선
업계에서는 2023년 9월과 2024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제네릭 8000여개 품목의 약가가 인하되면서 발생한 혼선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3년 9월 5일부터 제네릭 735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8.6% 인하됐다.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한 제네릭 약가재평가의 1차 결과다. 지난 2020년 6월 보건복지부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2023년 2월 말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를 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다.
당시 약가인하 7355개 품목은 대부분 15% 인하율이 적용됐다.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아 약가가 15% 인하되는 제품이 속출했다. 인하율이 20%를 상회하는 제품은 145개에 달했다. 125개 품목은 인하율이 27%를 상회했다. 약가 재평가 기준 요건 2개 모두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30%에 육박하는 약가인하를 감수했다.
2024년 3월에는 제네릭 약가재평가의 두 번째 결과로 의약품 948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7.9% 떨어졌다. 제네릭 약가재평가 대상 중 주사제와 같은 무균제제 등 동등성시험 대상으로 새롭게 편입된 의약품에 대해 추가로 약가인하가 적용됐다.
당시 애엽에탄올연조엑스 성분 의약품 12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7.4% 인하됐다. 125개 품목의 평균 인하율은 14.5%다. 애엽에탄올연조엑스는 쑥을 기반으로 개발된 천연물의약품으로 스티렌이 오리지널 제품으로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출혈, 발적, 부종 등의 개선에 사용된다.
스티렌 제네릭 94개 품목과 고용량 제품 스티렌투엑스 제네릭 31개 품목의 약가가 인하됐다.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 제네릭 제품들은 생동성시험이 아닌 비교용출과 비교붕해 방식으로 허가받았다. 제네릭 약가 최고가 요건 중 하나인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지 못해 제네릭 전 제품의 약가가 내려갔다. 약가인하 제품 125개 중 108개 제품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행 요건 미충족으로 약가가 15% 내려갔다.
제약사들은 생약제제 특성상 유효 성분의 혈중농도를 비교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으로 동등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생동성시험 수행을 포기했고 약가인하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약가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약가 유지를 위한 생동성시험 수행 움직임이 또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에서는 많이 팔리지 않는 제네릭은 생동성시험 수행을 포기하고 15% 약가인하를 감수했지만 제네릭 최고가가 크게 낮아지고 생동성시험 미수행시 약가인하율이 커지기 때문에 약가유지를 위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는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가 진행될 당시 제약사들이 약가유지를 목표로 생동성시험에 착수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
지난 2018년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는 178건을 기록했는데 2020년 323건으로 2년 만에 81.4% 증가했고 2021년에는 505건으로 3년 전보다 3배가량 확대됐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기허가 제네릭 제품에 대해서도 생동성시험에 착수하는 기현상이 펼쳐졌다. 제제 연구를 통해 제네릭을 만들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 동등 결과를 얻어내면 변경 허가를 통해 약가인하를 회피하는 전략이다. 이때 위탁제조를 자사 제조로 전환하면서 허가변경을 통해 생동성시험 실시 요건을 충족하고 약가인하를 모면하는 방식이다. 2020년과 2021년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가 급증한 배경이다.
제네릭 약가재평가가 종료되면서 2022년과 2023년 생동성승인 건수는 296건, 229건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24년 197건, 지난해 199건으로 예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실제로 생동성시험을 직접실시한 생동성 인정 품목 수를 보면 2020년 168건으로 2019년 81건에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제네릭 약가 재평가를 대비해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시험을 수행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직접 실시한 생동성 인정 품목도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사들은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시험 수행에 대해 “불필요한 비용 낭비”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미 정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고 문제 없이 판매 중인데도 단지 약가 유지를 위해 또다시 적잖은 비용을 들여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소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생동성비용 1건당 많게는 5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마다 많게는 수십억원을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 비용으로 투입한 셈이다.
다만 정부의 제네릭 약가 재평가 공고 이후 약가인하 적용까지의 기간이 8개월에 불과해 생동성시험 시도 건수가 급증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0년 제네릭 약가 재평가는 공공부터 약가인하까지 3년 이상 소요됐다. 반면 2030년 약가인하가 예고된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 수행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시험에서 비동등 결과가 나왔을 때의 리스크도 대비해야 하는 처지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 7월 약가유지 목적 생동성시험 결과 비동등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와 회수 방침을 공식화했다. 생동성시험 결과 비동등 제품은 3등급 위해성 기준으로 회수 등의 조치를 실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비동등 판정을 받은 제네릭과 동일한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다른 위탁 제품도 회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A수탁사에서 10개 위탁사들에 동일한 제네릭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이 중 1개 제품이 비동등 결과가 나오면 나머지 위탁 제네릭 9개도 부적합을 의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상당수 제약사들은 생동성시험에 실패했을 때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약가인하 수용을 선택한 셈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 당시 생동성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약가가 내려간 제품을 대상으로 약가인하율과 매출 규모를 계산해 생동성시험 수행 여부를 검토하고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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