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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겨웠던 수가협상…제도개선으로 기준점 찾아야"

  • 김정주
  • 2021-06-07 06:18:05
  •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 이해관계자 간 타협 살리는 게 중요
  • "의협 타결, 집행부 의지 반영 결과"...근본 차원의 변화 필요

[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수가협상 결과가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되면서 절반은 끝났다.

협상이 결렬돼 결정이 미뤄진 병원과 치과 유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유형은 내년도 환산지수 가격 결정이 마무리 된 것이다.

그러나 전체 재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병원과 치과 유형의 결렬 원인과 코로나19 시국의 특수성, 그로 인한 가입자의 위기의식 등은 수가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보험자(건보공단) 협상단의 밴딩(추가소요재정)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의 수장인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은 스스로를 '초보 위원장'이라 낮췄지만, 다년간의 건강보험 정책 참여와 기관장 등의 경력으로 이 분야 깊은 통찰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4일 건정심 전체회의 직후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수가협상과 계약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역설했다. 가입자와 공급자 간 적절하게 균형을 맞춰 타협점을 찾는 게 목표라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기준점이 필요한데, 현재 SGR 모형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덧붙여 '플러스 알파'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수가협상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건정심은 오랫동안 참여했었는데, 재정운영위원장은 처음 맡아서 초보자로서 역할을 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작년엔 병협, 의협, 치협이 타결 되지 못했지만 그나마 의협이 타결돼 작년보다 재정운영위 기본 성격에 조금 부합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해하는 재정운영위 역할은 가입자와 공급자간 적절히 균형을 찾아가면서 환산지수 가격 협상에 '타협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협, 병협, 치협이 결렬되면 숫자로는 3개 유형이 결렬된 것이지만 전체 재정 파이로 보면 70% 이상이 결렬된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올해도 전체 볼룸의 50%는 되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작년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진일보 했다고 생각한다. 협상이라는 절충적인 제도 틀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병협 결렬과 의협 타결의 의미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제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는 전체 평균 인상률 2.09%까지였다. 협상단에게 재량을 줘야 실제 타결도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유형에 따라 2.09%란 범위 내에서 협상단에게 재량권을 위임한 셈이 돼서 협상단의 전략과도 상당히 맞물려 있었다고 본다. 제 생각에는 협상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기 보다 최근 의사협회 집행부가 바뀐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지난 집행부에서는 한 번도 타결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협상 정신에 가치를 두는 집행부가 참여하면서 타결까지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추가소요재정이 크게 늘었다. 논의 과정에서 찬반이 있었을 텐데, 재정운영위의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재정운영위는 가입자 단체 대표들로 구성돼 있다. 가입자 분들은 공급자 분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도 이해는 하지만 가입자들의 생활, 즉 삶이 엄청나게 피폐돼 있는 것에 어려워했고 환산지수 인상은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대전제를 갖고 있었다. 과거 재정위 분위기를 들었었는데, 비교해보면 이번 재정위 논의가 역대 가장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타협을 이끌어가는 관점에서 보면 가입자들의 태도가 가장 강경했던 한 해였다. 제가 마지막으로 시계를 봤을 때 (1일) 새벽 4시 50분이었다. 그때까지도 내부 진통이 이어졌다."

▶건정심 보고 때 위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보고안건이다보니 건정심 위원들이 재정운영위에서 의결한 사항에 대해 존중해줬다. 때문에 결과 자체로는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원칙적인 입장에서 가입자 대표들은 '임금인상률 평균 보면 1%가 채 안 되는데 언제까지 공급자에게 2% 이상, 1조원 이상의 수가를 인상해주면서 가야하냐'는 문제의식을 이야기하는 분도 계셨다."

▶이른 아침까지 협상이 진행됐는데, 협상 일정이 무리하게 연장된다는 비판도 있다. 재정위에서 밴딩 부분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나.

"수가협상이 마무리 되고 현장에서 발언을 했었다. 재정운영위원장 역할을 맡은 사람으로서 수가 협상의 기준점을 찾기가 어려운 점이 너무 힘들다. SGR 모형이 협상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참고자료로서만 사용되고 기준점으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시간도 길어지고 내용도 어려워진다. 당장 7월부터라도 내년도 환산지수 계약을 위한 새로운 제도개편을 준비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매년 연말에 공단은 SGR 연구를 발주해 연초에 연구를 시작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 일부 데이터가 나온다. 악순환을 끊고기 위해 올해 7월부터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될 것인데 긴 호흡으로 제도개선에 대해 연말까지 정리하고 연초부터는 관계자들과 토론하는 방식을 하자고 제안했다. 재정운영위 전체회의와 건정심에서 각각 제안했다. 많은 위원들이 동감했다."

▶수가협상이 마감시한을 지나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부분이 해결될 수 있는 건가.

"협상이 길어지는 이유 중에 잘못된 관행도 있는 게 사실이다. 구체적 합의점을 만들어 낼 기준선이 불분명하니 당연히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해가 갈수록 더 길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가 있다. 데이터나 협상 방식, SGR이 아닌 다른 모형을 개발 등 근본적 차원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분들도 공감하고 있다. 난감했던 건 가입자, 공급자 모두 동의하지 않는 모형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20년 세월을 그렇게 해왔으니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을 끊고자 7월부터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의원급과 병원급을 얘기할 때 환산지수 역전현상 지적이 단골처럼 나온다. 이에 대한 고민은?

"지금처럼 하면 점점 더 벌어지게 돼 있다. 물론 병원급은 의원급과 달리 다른 검사나 볼룸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보니 실제 총 진료비 규모에 있어서는 역전은 안 벌어졌을 것이다. 다만 환산지수는 역전이 돼 있다. 의료전달체계를 다시 복원해야 된다는 관점을 봐도, 사실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같은 모형으로 협상하고 타결하면 역전현상은 바꾸기 어렵고 더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제도가 갖고 있는 모순으로 중요한 논거가 되는 부분이 수가 역전현상이다. 지금처럼 그대로 가면 간격이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정위에도 논의됐듯이, 기획재정부가 약속했던 국고를 제대로 지급해야 완충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재정당국으로부터 약속했던 수준으로 국고를 지원받기 위한 동의절차가 부대결의에서도 있었는데.

"재정운영위 전체회의에서도 논의가 됐었고 논의됐던 국고, 즉 기획재정부가 약속한 국고가 제대로 들어와야 완충될 수 있게 맞다. 국고지원금을 정부가 약속했던 수준으로 늘려가야 된다고 본다. 부대결의에 대해서 동의하는 절차가 있었다."

▶공급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가입자 단체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갖고 나왔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보건업만 성장했다는 데이터였다. 여행업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비록 큰 폭은 아니더라도 보건업이 성장했다는 것은 일반적 관점에서 덜 어려웠다는 데이터를 제시한 것이다. 당연히 공급자도 어려웠겠지만 이 데이터가 설득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많이 순증됐다.

"가입자들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일부나마 인정해줬기 때문에 이런 수치가 나온 것 같다."

▶병원과 치과 유형이 남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수가 계약, 어떻게 마무리 될 것 같나.

"수가는 협상을 통해 정해지게 돼있어서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도록 제도가 설계됐다고 믿는다. 안타깝게도 병원, 치과가 결렬됐지만 타협 정신은 계속 갖고 가야 한다. 협상단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도 중요하지만 제도개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타협의 정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져갈 것인지 논의해야 제대로 된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다음주 예정된 건정심 소위에서 '제도개선 플러스 알파'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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