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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 과다 소비와 오남용을 부추기는 약국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며 논란을 빚은 대형 ‘창고형·도매형 약국’의 과도한 상업적 마케팅을 제어하겠다는 취지다.그러나 이번 약사법 개정이 영업 행태나 유통 구조 등을 직접 손보는 것이 아닌 ‘간판·명칭’에 국한된 규제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아울러 기존에 유사 명칭을 써온 약국들의 행정적 혼선 방지와 향후 보건복지부령에 위임된 세부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국회를 통과한 이번 개정 약사법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 날로부터 3개월 후 시행된다.이번 법 개정으로 약사법 제24조 제1항 제5호가 신설되면서,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 오인 또는 의약품의 과다 소비를 유도하여 의약품을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는 약국의 고유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 시행규칙에 있던 도매상 오인 표시나 특정 질병·의약품 전문 취급 암시 표시 등도 법률 조항으로 상향 규정됐다.이에 따라 현재 ‘도매’, ‘창고형’, ‘할인’ 등 과소비나 유통시설로 오인될 수 있는 단어를 상호나 간판에 사용 중인 기존 약국들은 간판 및 명칭 교체가 불가피하다. 다만 복지부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경과조치를 두었다. 기존에 금지 대상 명칭을 사용해 온 약국 개설자에게는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즉, 공포 후 시행까지의 준비기간(3개월)과 유예기간(6개월)을 합쳐 약 9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기존 약국 개설자들은 복지부가 마련할 하위법령(시행규칙) 개정안의 구체적인 금지 단어와 예시를 확인한 뒤, 관할 보건소(지자체) 안내에 따라 기한 내에 약국 명칭 변경 등록 및 간판 정비를 마쳐야 행정처분 등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즉 기존 00도매당약국 등은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약국 명칭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간판’만 바꾸면 그만?…운영 형태 못 막는 ‘반쪽짜리 규제’ 지적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번 법 개정이 ‘창고형 약국’ 문제를 뿌리 뽑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가장 큰 맹점은 이번 규제가 약국의 ‘실질적 운영 방식(난매·사입가 이하 판매, 대량 유통 유도 등)’이 아닌 ‘외부 표기·명칭’ 규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창고형 약국들이 간판에서 ‘창고’, ‘도매’ 등의 직관적인 문구만 뺀 채 ‘○○약국’으로 상호를 바꾸고, 매장 내부 구조(벌크 진열, 쇼핑카트 배치)나 SNS·온라인을 통한 초저가 대량구매 유도 마케팅을 지속할 경우 이를 제재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핵심은 ‘간판 글자’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가격 파괴와 대량 판매 방식"이라며 "간판만 일반 약국처럼 바꾸고 내부에서 똑같이 공산품 다루듯 약을 쇼핑하는 영업을 이어간다면 간판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공은 복지부로…‘복지부령’ 기준 얼마나 촘촘히 짤까아울러 세부 규정을 담게 될 보건복지부령(시행규칙) 개정 작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률에는 ‘과다 소비 유도 및 남용 우려 표시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표시’로 위임돼 있어, 하위법령에서 금지 대상 명칭의 범위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규정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복지부는 법 시행 전까지 세부 기준을 확정해야 한다. 쟁점은 명확성과 규제의 포괄성 사이다.단순히 ‘창고’, ‘도매’, ‘마트’, ‘할인’ 등 직관적인 단어만 나열할 경우, 신조어나 유사 변형 문구를 활용한 규제 회피를 막기 어렵다.반대로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일반 약국의 정상적인 옥외광고나 명칭 선정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생긴다.따라서 복지부령에는 금지 단어의 단순 예시를 넘어,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을 공산품이나 박리다매 상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문구의 유형화와 명확한 판단 기준이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복지부는 법 시행 전까지 시장·군수·구청장을 통해 일선 약국 개설자들에게 개정 내용을 철저히 안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의 원래 취지인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건전한 약사 서비스 중심 환경 조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명칭 규제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 유통 질서 왜곡 행위 전반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약국 명칭 규제에 대해 "소비자 오인성에 대한 구체적 요건도 없이 객관적 근거 제시가 가능한 용어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약국 시장에서 신규 진입을 제한하고 개별 사업자의 정당한 가격 경쟁 능력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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