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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경영 의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주요 제약바이오 20개사 가운데 절반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ESG 경영을 요구하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국내 기업도 ESG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20곳 중 10곳 이사회 ESG위원회…최근 설치 잇따라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20곳 가운데 10곳이 이사회 산하에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ESG를 이사회 차원 경영 의제로 다루고 있다는 얘기다.대상 기업은 GC녹십자, HK이노엔,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광동제약,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일동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한독, 한미약품, 휴온스 등이다.이 가운데 HK이노엔, SK바이오팜, 광동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휴온스 등이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를 뒀다.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은 비교적 일찍 ESG 거버넌스 구축에 나선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2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신설해 환경·안전과 사회적 책임, 고객·주주가치, 지배구조 등 ESG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결정하고 있다.SK바이오팜도 2021년 ESG/전략위원회를 설치했다. ESG뿐 아니라 투자와 재무, 중장기 사업전략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ESG위원회보다 역할 범위가 넓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일찌감치 이사회 차원 ESG 거버넌스 구축에 앞장선 셈이다.제약바이오 업계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는 2023년을 기점으로 본격 확산했다. HK이노엔과 대원제약이 2023년, 동아에스티가 2024년, 유한양행이 2025년 관련 위원회를 설치했다. 올해는 광동제약과 휴온스가 새롭게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가동했다.별도 ESG위원회가 없다고 해서 이사회 차원의 ESG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종근당과 녹십자, 대웅제약, 한독 등은 별도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두지 않고 이사회가 관련 사안을 직접 관리·감독하는 방식을 택했다.종근당의 경우 이사회에서 다룬 ESG 관련 안건이 2023년 3건, 2024년 3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크게 늘었다. 녹십자도 지난해 이사회에서 다룬 17개 안건 가운데 5건이 ESG 관련 사안이었다. 위원회 설치 여부와 별개로 ESG를 이사회 의제로 끌어올리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보령의 경우 이사회 규정에 ESG 경영 성과와 계획에 대한 보고를 명문화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ESG 경영성과와 계획을 결의·승인했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안전보건,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등도 다뤘다.ESG위원회 상반기 평균 2.5회…경영 현안 직접 다룬다ESG 거버넌스 강화 움직임은 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를 둔 10개사의 올 상반기 회의 개최 횟수는 총 25회로 집계됐다. 기업당 평균 2.5회꼴로 위원회를 연 셈이다.SK바이오팜이 5회로 가장 많았고 동국제약이 4회로 뒤를 이었다. HK이노엔과 대원제약, 동아에스티는 각각 3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2회를 열었다. 광동제약과 유한양행, 휴온스는 각각 1회 개최했다.다루는 안건도 구체화하는 추세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나 ESG 평가 결과를 보고받는 수준을 넘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인권, 안전보건, 공급망 등 실제 경영 리스크와 관련된 사안이 위원회에 올라오고 있다.HK이노엔은 지난해 3월 중요성 평가와 위험관리 현황, 5월 환경경영 성과·전략과 기후변화 위험을 다뤘다. 같은 해 11월에는 ESG KPI 결과와 차년도 전략과제를 점검하고 '2026년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계획'과 '2026년 ESG KPI'를 의결했다. ESG 현황을 단순 보고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계획을 이사회 차원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후변화 위험과 기회를 ESG위원회 등 의사결정기구에 보고하고 이를 투자·재무계획 수립과 연계해 관리하고 있다. ESG를 비재무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실제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구조다.셀트리온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 정책뿐 아니라 제품 전과정평가(LCA) 결과와 향후 계획을 ESG위원회에서 다뤘다. 동국제약은 안전보건과 에너지 절약·인권경영을, 휴온스는 올해 신설한 ESG위원회 첫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계획과 ESG 기회·리스크 등을 논의했다.위원 구성에서는 기업별 접근 방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이사회 내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는 10곳 가운데 6곳은 최고경영자(CEO)가 위원으로 직접 참여한다. HK이노엔과 SK바이오팜, 대원제약, 동국제약, 유한양행, 휴온스 등이다. 경영진이 ESG 관련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실행력을 높이는 구조로 볼 수 있다.반면 광동제약과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4곳은 CEO가 ESG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셀트리온은 ESG위원 5명 전원을 독립이사로 구성하는 등 독립적인 감독 기능에 무게를 둔 사례도 있다.ESG 성과를 경영진 보상과 직접 연계한 기업도 눈길을 끈다. HK이노엔은 사내이사의 정량평가 지표 가운데 10%를 비재무적 ESG 성과에 배정하고 있다.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률과 ESG 전략과제 이행도 등이 평가 대상이다. 대표이사의 단기 인센티브 역시 10%를 ESG 전략과제 달성도와 연계하고 주요 임원·경영진도 담당 업무에 따라 변동보수의 5~10%를 지속가능성 과제와 연동한다. 위원회에서 ESG 목표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의 KPI와 실제 보상까지 연결한 것이다.HK이노엔은 위원회 아래 실행조직도 촘촘하게 구축했다.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별도로 경영진이 참여하는 ESG경영위원회를 격월로, 안전환경위원회를 반기 1회 이상 운영한다. 두 회의체에서 검토한 주요 사안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한다.이와 달리 일동제약은 경영진 ESG위원회를, 한미약품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hEHS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사회 밖에 관련 기구를 두고 경영진이 ESG 현안을 직접 챙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경영진 중심 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향후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2028년 ESG 공시 의무화…선제 대응 나선 제약바이오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거버넌스 강화에는 글로벌 투자자의 정보 요구 확대와 ESG 공시제도 변화 등의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글로벌 투자자들은 ESG 등급을 단순한 참고 지표가 아닌, 실질적인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블랙록,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주요 글로벌 투자 기관은 MSCI, FTSE, 서스테이널리틱스 등 ESG 평가등급을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ESG 역량은 실제 매출과 직결되는 '사업 수주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도 부상했다. 실제 일부 빅파마는 자사 ESG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업체와는 공급 계약을 맺지 않는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정부 차원의 규제 환경이 변화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최종안을 확정하고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9년에는 적용 대상을 연결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8~2029년 공시 상황을 평가해 2030년에는 2조원 이상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기업 입장에서는 ESG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까지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의무공시 기준인 자산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도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의무공시 대상이 확대되면 이 같은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향후에는 위원회 설치라는 형식을 실제 경영 성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마다 위원회의 권한과 구성, 회의 빈도, 이사회 관여 수준에서 여전히 차이가 있는 만큼 ESG 관련 기구를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ESG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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